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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박찬열] 어떤 안녕 | 인스티즈

 

 

 

 

 

 

스웨덴 세탁소 - 안 돼

 

 

 

 

 

 

 

 

 

또 연락이 없다. 매번 제 기분 내키는 대로 불쑥 불쑥 날 찾아와 데이트라고 하기도 뭐한 만남을 끝내면 또 다시 연락이 끊긴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연락이 끊기면, 난 그 속에 갇힌다. 아무도 없는 외로움에 괴로워서 내 자신을 가둬버린다. 그를 되돌리려 울어도 보고, 그를 타이르고, 그에게 애원도 해봤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 어쩌면 지금도 그는 다른 여자와 하하호호 떠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변해버린 우리 사이에 대한 자책감에 매일 욕조 속 찬물에 몸을 담구는 나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환하게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게 헤어지자는 언질도 없이 이랬다 저랬다하는 그에게 나는 일종의 보험일 수도 있다. 찔러보던 여자가 지겨워지면 내게 돌아와 잘해주는 척하다 다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흥미가 생기면 떠나가는 모험. 그럼에도 내가 그를 밀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내가 아직도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갑작스레 도착한 그의 일방적인 통보와 같은 문자에 허겁지겁 씻고 있다. 하얀 원피스를 단정하게 차려입고 집에만 박혀있어 그런지 정돈되지 못한 머리가 거슬렸다. 준비를 끝마치고 남는 시간에 미용실에 들렀다. 머리카락 끝을 살짝 다듬고 긴 머리카락에 웨이브를 넣으니 입은 옷과 잘 어울렸다. 남자친구를 만나러 가냐는 직원의 물음에 그저 웃음으로 답하고 미용실을 나서며 약간은 어색해져버린 머리칼을 만지작댔다. 비가 올 것처럼 우주충한 하늘이 거슬렸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미용실에서 횡단보도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횡단보도 맞은 편에 익숙한 얼굴이 웃고있다. 사이가 틀어진 이후로 내겐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그 옛날, 그의 웃음이다. 낯선 그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다보니 신호가 바뀌었다. 고개를 푹 숙여 그가 좋아해서 그와 사귄이후로 한 번도 자른 적 없던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렸다. 내 약속따윈 잊어버렸다는 사실보다, 나를 봤음에도 옆의 여자와 함께 스쳐지나가는 그를 보자 날씨보다 더 비참해졌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가 뚝뚝 떨어질 것 같고, 그가 내 생일선물로 사준 스니커즈 운동화는 내 눈물로 젖어가고 있었다. 그는 어디까지 걸어가 어디까지 내게 멀어졌을까. 초록불이 깜빡거리다 다시 빨간불로 신호가 바뀌었다. 이미 너무 오래 신고 다녀서 닳아빠진 스니커즈를 멍하니 바라보다, 자꾸 떨어지는 눈물을 내버려둔 채 도로로 발을 내딛었다. 스니커즈를 받고 좋아하던 내 목소리와, 생일 축하한다며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속삭여준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발길이 가는대로 횡단보도를 건너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한다. 영화에서처럼 내 옆으로 클락션 소리가 울려퍼지고, 내 몸이 붕 떴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도로로 떨어진 내 원피스가 피로 물들어갔다. 새하얬던 옷이 벌개질 때쯤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아픈건지 아닌지 실감이 나질 않았다. 그저 흐려진 시야로 멍하게 누워있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그를 닮은 목소리가.

 

 

 

 

"ㅇㅇㅇ!"

 

 

 

 

내가 그에게 안겨 친구들과 여행을 가겠다고 징징댔을 때 외박은 절대 안 된다며 펄쩍 뛰던 그 목소리같다. 세세한 추억까지 떠올리는 내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내게 달려와 애써 미용실에까지 가 정돈된 피가 덕지덕지 묻은 머리를 받치고 나를 안아든 그가 내 피에 아연질색했다.

 

 

 

 

"ㅇㅇㅇ. 눈 떠봐. 응?"

 

 

 

 

귓가에 웅웅대는 말 중에서도 그가 불러주는 내 이름만은 정확하게 들렸다. 얼마만에 그의 목소리로 들어보던 내 이름인가. 죽어가는 와중에도 나는 그 사실이 기뻤다. 어서 눈을 떠서 그를 봐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힘겹게 눈꺼풀을 들어올려 바라본 그는 여태껏 봐온 그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약하게만 보였다.

 

 

 

 

"나 봐봐, 나 보여? 응?"

 

 

 

 

눈물때문에 그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아 무겁게 느껴지는 손을 뻗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내가 하는대로 가만히 내버려두는 그의 태도가 생소했다. 차갑기만 했던 그가 미간을 좁히고 우는 얼굴을 하고 있다. 내가 불러도 뒤돌아보기는 커녕 날 제대로 봐준 적 없던 그가 나를 끌어안고 울먹인다.

 

 

 

 

"죽지 마.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죽지 마."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내 손을 꼭 붙든 그의 손을 맞잡아주며 누가 신고를 했는지 시끄러운 사이렌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흐릿한 정신사이로 정확하지 않는 발음으로 웅얼거리는 내게 귀를 바짝댄 그에게 더듬더듬 말을 잇고 까마득한 어둠으로 눈을 감았다.

 

 

 

 

"사랑해."

 

 

 

 

 

 

 

 

 

 

*          *          *

 

 

 

 

 

 

 

 

 

"또 왔어요?"

 

"네 남자친구니까."

 

 

 

 

머리에 붕대를 칭칭감고 여기저기 타박상 난 몸에 거즈를 붙인 내가 깨어난 건 사고를 당한 2주 뒤였다고 했다. 이것도 아무 기억이 없어서 의사 선생님이 알려준 거였다. 그리고, 내가 기억 안 나는 것 중 하나가 저 남자였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저 남자뿐이어서 누구냐 물었더니 망연자실한 얼굴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 다음 날부터 저렇게 유치한 꽃다발을 매일매일 사들고 오며 어색하게 남자를 대하는 내게 남자는 제가 내 남자친구라는 걸 자꾸 인식시켰고, 추억들을 하나하나 가르쳤다. 우리가 언제부터 사귀었는지, 기념일은 언젠지, 서로의 생일은 또 언젠지, 우리가 했던 일은 뭐가 있었는지, 내 병원 침대 옆에 앉아 나를 바라보며 지치지도 않는지 매일 내게 알려주었다. 만약 내가 기억이 났더라면 함께 켜켜이 쌓아갔을 기억들이 남자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다. 그리고 남자는 내게 큰 잘못을 했다고 그랬다. 어쩌면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나를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 이름은?"

 

"박찬열."

 

"우리가 처음 사귄 날은?"

 

"5월 30일."

 

"내가 제일 잘하는 건?"

 

"음… 잊어버렸다."

 

 

 

 

 

기억에도 없는 남자친구면서 자상한 눈을 하고서 나를 설레게 한다. 어느 새 병실 한 쪽에 쌓인 꽃다발들이 따스한 봄 햇살을 차례대로 받았다. 내 옆에 앉아 그가 잘하는 것을 몇 번을 알려줬는데도 또 잊어버린 나를 껴안고 내게 파묻혀 꽃다발에게 향하는 햇살을 막았다. 내 허리에 두른 손을 영원히 풀지 않을 것처럼 굴던 그가 입을 열었다.

 

 

 

 

 

"계란말이잖아."

 

"아아- 맞다. 깜빡했다."

 

"다음에는 꼭 백점 맞아야한다?"

 

"네네-"

 

 

 

 

건성으로 대답하고 다시 누우려는 내게 자리를 비켜준 그가 제 팔에 나를 눕게 했다. 환자들만 가득하고, 냄새라곤 약품냄새뿐이었던 병실에 꽃 냄새가 채워지고, 내 특별한 사람이 내 옆에 누워있다. 밤이 되면 가끔 꾸는 꿈 때문에 잘 자지 못하는 내가 잠들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어주다 가는 것도, 내 상태를 병원에 올 때마다 물어보고 가는 것도, 내가 약을 먹고 주사를 맞을 때마다 밖에서 혼자 전전긍긍해하는 것도 나는 알고 있다. 단지 내게 했던 잘못때문에 그가 그 모습들을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하는 것도 안다. 내가 잠들 수 있도록 내 등을 토닥여주는 그가 매번 해줬던 말을 반복했다.

 

 

 

 

"병원에서 나가면, 계란말이 꼭 해줄게."

 

"응."

 

"아프지 말자."

 

 

 

 

젖은 목소리로 말하는 그의 눈가가 목소리처럼 젖어있었다. 항상 이제 다치지 말자, 라는 말로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내 어깨에 그가 얼굴을 묻었다. 난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내가 무어라하기라도 한 것처럼 중얼거렸다.

 

 

 

 

"나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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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확인해주세요! 빠지신 분 있으면 꼭 말해주세요!

오랜만인만큼 단편도 오랜만이네요. 메이드는 내일쯤 올라갈 것 같아요!

폭연하게 얼른 방학했으면 좋겠지만 아직 3월..................

 내일 봐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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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으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진작잘해주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6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잘해주지ㅠㅠㅠㅠㅠㅠ꼭 아프거나하면 정신차려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7
으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슬퍼요.. 진작 잘해주지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하ㅠㅠㅠㅠ이런 거 좋다ㅠㅠㅠㅍ교휸을 주는 글.. 옆에 있어줄 때 잘하자! 찬열이는 운이 좋네요ㅠㅠ이자시가 좀 잘해!
10년 전
독자9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10
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찬열아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휴...그러게 있을때잘하지그랬어.... 그래도 여주가 안즉어서 다행이다ㅜㅜㅜㅜㅜㅜ
10년 전
독자11
흐엉ㅠㅠㅠ진작좀잘하지그랬어 찬열아!!!!!!1
10년 전
독자12
호류ㅠㅠㅜㅜㅜㅜ차녀라ㅠㅠㅜㅜㅜㅜ처아뷰터ㅜㅠㅠㅠㅠㅠㅜ처음뷰터ㅠ아렇게잘해줫으며뉴ㅠㅜㅜ좋앗잖아ㅜㅜㅜ왜그럇어ㅠㅠㅠ
10년 전
독자1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번외도 보고싶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노래도 우울우울하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픈건 싫지만 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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