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태운지코] 그것만이 내 세상 - 8
W.양김
수정X 스크랩O 병원은 가지 않았다. 그대로 썩어들어갈 줄 알았는데. 몇년전엔가 읽었던 이야기가 문득 겹쳐진다. 무슨 책이었지..... 아, 그래. 주홍글씨였던가. 주홍색 글씨, 혹은 낙인. 참을 수 없는 쓰라림에 찡그린 미간은 초라하다. 거즈를 덮었다. 내일은 학교에 가야겠다. "...그럼 가짜 우지호도 있냐." "......." "....어헝...씨발놈아...." 아, 나 미치겠네. - "다 울었냐?" 다 큰 놈이 코나 삼키고, 이러고 있다. 별안간 쌍욕을 하며 내 머리통을 마구 때리면서 알수없는 중얼거림과 함께 울어재끼더니, 손에 빵 하나 쥐어주니 쿨쩍쿨쩍거리며 철푸덕, 옆자리에 앉는다. "넌 이새끼야 왜 폰 꺼놔." "....." "집에 찾아가서 문두들겨도 조용하고." ".....야.." "그 성격에 어디서 싸움나 쳐맞고 엄한데 쳐박혀있는지, 뭐에든 치여 뒤졌는지 알게뭐야, 씨발놈." 네 형도 모른다고, 아 그냥 씨발 난 진짜." 손으로 머리를 마구 헤집으며 울먹이는 유권. 우태운이... 모른다고 했단 말이지. 씨발, 존나 재밌네. "야 이새끼야. 난 그동안 얼마나 똥줄탔는지 알어? 씨발 이걸 신고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계속," "....씨발놈..도대체 뭐했냐 그동안.." 네가 아는 그 새끼한테, 아 맞다 목까지 졸렸지 참. 죽고 못살긴 개뿔이. 그 사람은 내가 지금 몇살인지도 모를텐데. 자기 알 바 아니라고 모른대." "...어디어디 간다고 일일이 그 새끼한테 보고할 그런 사이 아니야. 너도 우태운 신경쓰지 마." 물론 그게 네 마음대로 되는건 아니겠지만. 그 이후, 좋다면 좋고 나쁘다면 나쁜 변화들이 생겨났다. 늘 들려오는 목소리가 당연하게 느껴졌으니까. 얼마 후 우연히 보게 된 우태운의 소름끼치는 웃음은 김유권을 향해 있었다. "아 씨발.. 더부룩해." 학생회다 이거지... 노란 화일철을 들고 이름을 적어나가는 학생부원들 몇명과 그 사이에 서있는 우태운이 보인다. 씨발 키 한번 더럽게 크다. 한참 뒤 내 근처에 선 녀석이 날 본다. 눈을 피하고 싶다. "너." 무겁게 내려않는 목소리. 나도 모르게 움찔, 하자 잠깐 멈췄다가 그대로 손을 뻗는다. "너 도대체, 흐윽...!" 어깨에 손을 올리며 엄지로 쇄골 아래를 짓누른다. 탁! 손을 잡아채자,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살짝 웃어보인다. 다음. 어깨를 툭 밀어내며 지나쳐가는 우태운. 상처가 있는 곳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숨을 몰아쉬었다. 안심하지 마. 이대로 벗어날 수 있을것 같지? 긴장 풀지 마. - 아물면서 약하게 덮인 피부가 그대로 밀려나 찢어졌다. 요즘들어 부쩍 보모역할을 하려드는 놈 때문에 교실에 떼어두고 오는데만도 한참이 걸렸다. 그걸, 지금 알았어? 숨이 막히는 기분을 느껴 돌아보면 그가 있다. 소름끼치던 웃음이 아닌 차가운 무표정으로. 머리도 그대로 두었고, 김유권을 잘라내지도 않았다. 이건 저항이 아닌 발악. 우태운은 기회를 주는게 아니라 시간을 재고 있다. 아직도 곁에 붙어있으려는 김유권을 볼때마다 생각한다. 난 이기적이고 나쁘지만, 이건 내탓이 아니야. 더보기
지독하게 곪아가는가 했던 화상은 몇번의 고열을 부르더니 몇일이 지나자 이내 아물기 시작했다.
묘하게 아쉬운 마음으로 대충 붙여뒀던 거즈를 떼었다.
아직 벌겋게 드러난 내피가 선명한 그곳을 바라보고 았자니,
내 몸에 남은 그것을 살짝 쓸어보다 입술을 깨물었다.
발길질에 터져버렸던 입술의 상처, 얼굴에 든 멍은 사라졌다.
"아...아."
짓눌려 엉망이던 목소리도 어느정도 돌아왔다.
남은건 쇄골 아래의 흉한 그것 뿐이다.
"헐....우지호다."
멍하니 들고 있던 핸드폰을 떨어뜨리며 유권이 바라본다.
"너 진짜 우지호야?"
말을 잇지 못하고 멍하니, 정신을 놓고있더니 자기 눈을 부비적대고 연신 꿈뻑거린다.
"...진짜네."
쟤가 왜저래....
"..야, 너 우냐?"
"이 씨바알...개새끼야..."
쿨쩍.
야, 애들 쳐다보는거좀 봐. 쪽팔리지도 않나.
"씨발, 애새끼도 아니고 왜 질질 짜."
나라고 네 목소리 무시하는게 속편한 일이었겠어.
"씨발, 일산에 잠깐 누구 만나러 간다는 놈이 2주가 넘어가도록 안와."
그냥 걱정했다고 말하면 될걸, 울먹거리면서도 할말은 다 한다.
"너 어딨냐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 다 모른대. 담임도 모른다고 짜증이나 내고.
"야, 아 진짜 미안하다고. 야...그만 좀 울.. 아오."
"알았어 알았어. 미안해 야 빵 먹어라, 어?"
밟히고 강간당하고 담배빵까지 맞아서 버러지처럼 빌빌댔어.
이렇게 말하면 착한 김유권은 어떤 표정을 지을까.
"...일산 가있을 때. 할아버지한테 연락 왔어."
"....."
"알잖아, 그 영감 노망나서 손자한테 죽고 못사는거."
미리 짜놓은것처럼 술술 거짓말을 내뱉는 혀가 징그럽다.
"빨리오려고 했는데 비서인지 뭔지가 들러붙어서... 아니 진짜. 2주나 있으려던건 아니었는데."
"연락은."
"어?"
"....왜 전화 한통도 안해줬는데. 왜 꺼놨어..."
"..일산에서 떨궈갖고 폰 벽돌됐어. 그때 하필 비가 오고 난리."
"...."
"아 미안하다고 새끼야 좀. 야, 와 이거봐. 너 스티커 루피나왔다 응?"
"씨발 니나 가져. 루피 존나많아."
그래도 입이 댓발 나와 툴툴거리는 게, 대충은 풀린 모양이다.
하긴, 답답했겠지. 연락도 안되고 어디 박혀있는지 보이지도 않으니.. 김유권 성격에 잠이나 왔을까.
"야, 근데 선배는 왜 네가 어디있는지도 몰라?"
"....어?"
"그렇잖아. 찾아가서 너 어딨냐고 왜 학교 안나오냐고 물었더니 막 노려보데.
"........"
"아니 내가 뭘 잘못했는데 그래 그형은? 왜 노려봐, 노려보길. 입은 또 웃고있어서 겁나 소름돋았어. 뭐가 좋다고 웃어."
말도 섞지 말고.
김유권은 내가 애라도 되는마냥 전보다 더 심하게 들러붙었고, 내가 눈에 띄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했다.
졸졸 따라다니는 김유권이 귀찮기는 했어도 싫지는 않았다.
가끔 마주치는 우태운은 무표정이었다.
여느때처럼 끌고가거나 불러내지도 않았다.
지레 겁을 먹고 굳어버리는건 오히려 나였다.
몇주에 한번씩 억지로 당하던 기억에 몸은 점점 더 공포심을 키워갔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도 몇번이나.
그리고, 나는 그것을 모르는척 했다.
-
"그러게. 아 점심이 저게 뭐냐 반찬이."
그냥저냥한 급식에 툴툴거리며 복도를 지나오는데, 김유권이 징징댄다.
"우지호. 매점가자, 어? 야...나 빵먹고싶어."
"아 그놈의 원피스빵 그거, 맛도 더럽게 없는걸 뭐가 좋다고 쳐먹어."
"씨발... 원피스빵 욕하지 마. 아 맛없어서 급식 버렸단 말이야. 어?"
"구라치지 마 새끼야 너 스티커,"
"아니거든!!"
....저새끼는 나이도 먹은게, 왜 저렇게 유치해.
한숨을 한번 내쉬고, 아직도 원숭이마냥 빽빽거리는 김유권을 질질끌고 걸어가는데.
"...야, 김유권. 저기 뭐냐? "
복도에 왜 사람이 이렇게...
"헐. 야, 선도 도나봐. 아 씨발 나 명찰."
어쩔수 없이 오른쪽으로 붙어 서며 망했다, 를 연발하는 유권.
굳이 찾을거 없이 머리통 하나가 삐죽 올라와있는게,
저러니 남을 내려다 보는게 일상이지, 개새끼.
심드렁하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와선 기분나쁜 무표정으로 날 내려본다.
"......"
뭐야. 삐딱하게 눈을 올려 쳐다보니, 언제봐도 몸이 움츠러드는 시선이 날 마주한다.
마주친 시선이 끊이지 않는다.
표정에서는 아무것도 읽을 수 없다.
팔을 든다.
뭐하는거야.
올린 손을 펴서, 손바닥으로 머리 끝을 툭.
".....!"
팔을 쳐내려 했지만 바로 치워져 사라지는 감촉에 미간을 찡그렸다.
"...탈색 풀어."
낮고 건조하게 내뱉은 우태운이, 고개를 돌린다.
"...넌 명찰. 적어. 2학년 6반 우지호, 김유권."
"...네?"
화일철을 든 학생부원이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든다.
"적으라고. 안들려?"
"두발자유래서 했는데 뭐가 문제야."
"....."
"그렇게 따지면 여기 머리로 걸릴 놈만 몇인데, 씨발."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본 우태운이 고개를 살짝 숙여 말한다.
"...내가 거슬려."
"...뭐?"
"거슬린다고. 대가리 노랗게 물들이고 얼쩡대는게."
꾸욱.
갑작스러운 고통에 이를 악물었어도 신음이 새어나왔다.
"....눈에 너무 띄어. 검사할거야."
씨발새끼....
잠깐 잊었던 위압감이 순식간에 나를 삼켜내는것 같다.
상처를 누르던 손은 그 나름의 경고.
무심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노려보며 욕을 작게 내뱉고 느릿하게 고개를 돌리니 김유권의 굳은 표정이 보인다.
"......"
"...우지호."
"뭐."
"......."
놀란 듯 화난듯 표정을 풀지 못하는 유권의 입에선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조용히 쫒아간 그의 시선 끝에는,
씨발.
또다시 욕을 중얼거릴수밖에 없었다.
살짝 구겨진 와이셔츠에 점점 배어드는, 붉은 피.
끔찍하게 쑤셔오는 고통을 눌러 참으며 보건실에 가서 거즈로 틀어막았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냐고 끈질기게 물어오며 상처를 보자는 김유권 때문에 애를 먹었다.
그리고 더 기분이 가라앉은것은,
"...너희 형 이상해."
"....."
"너하고 형... 이상하다고."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거 같아.
불안감과 위화감, 걱정과 경악으로 가득한 그 눈을 바라보며, 나는 할 말을 찾을수 없었다.
하루이틀,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다.
어디서든 나를 주시하고 있을것만 같은 공포.
나는 아무것도 그만두지 않았다.
너에겐 미안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야.
오늘껀 그냥 그렇네요 별 내용이 음슴
김유권은 진짜 걍 불쌍함...
하지만 어쩔수없어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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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라고 할수있을정도로의 그런건 아닌 뭣도 아닌 그냥 뭐 거시기지만
1.
친형제 엮지 말라고 하시는 분이 계셔서요
거부감 드셨다면 죄송합니다.
그런데 한 그룹 멤버들끼리 엮어서 근친물로 쓰는 건 괜찮고 이런건 안되는건가요
계속 고민해봤는데 제 생각이 많이 짧았던것 같아요. 그런 문제에 대해선 생각도 못해봐서 경솔했던거 같습니다
반응보고 글 싹 내리던지 하겠습니다.
2.
댓글 달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나중에 텍파 나눔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반응 보고 결정하려고 해요.
그리고 저 위에 1번에대한 생각 있으시면 써주세요
살살.. ((((나))))ㅠㅠ
시간 없으시면 뭐 안써주셔도 되고 제 글 읽어주신걸로도 뭐 감사합니다 으헣ㅎ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