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촬영 중.미션지를 받아 낸 종석이 씨익 하고 웃었다.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우빈.지나치게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척 하며 우빈의 팔을 잡고 매달렸다.
"내가 잘 하는 말~ 내가 자주 하는 말 있잖아~"
팔을 흔들 흔들, 그러면서 더욱 꼭 쥐었다.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지긋이 종석을 바라보던 우빈.눈꼬리가 휘어지는 종석을 보며 느꼈다.이건 의도한 거다. 내 입에서 그 말을 듣고 싶은 거다.자존심 강한 내 입에서 나오는 걸 보고 싶은거지.일부러 더 말을 안 했다.결국 다른 사람들한테도 못 들은 종석은 실패.잠시 카메라가 테잎을 갈 동안 강당 벽에 기대있는 우빈에게 종석이 다가왔다.
"못됐어."
"뭐가?""알면서."
입술을 얇고 길게 앙다물고 쳐다보는 종석의 시선을 피하며
우빈이 강당 천장을 올려다본다. 뭐가.. 말꼬리를 늘어뜨리며.하지만 그것도 금방 막혀버린다.우빈 앞에 서 있는 종석.꾸욱 한껏 누른 미간으로 우빈을 내려다 본다.우빈은 눈을 동그랗게 뜬다.
"왜?"
"평소처럼만 하지. 늘 하는 말이면서."
종석의 말에 크게 뜬 우빈의 눈이 주위를 살핀다.
"살 맞댈때만 사랑하눈거야?"
배시시 웃으며 말하는 종석 때문에 급하게 일어나는 우빈.
"야, 야!"
"왜? 사실인데.. 나 아프게 해놓고 사랑해 하고 속삭이는건 너잖아.""그.. 그건 아니잖아.""그럼? 왜 말 안했어?"
펑 터지듯이 발개지는 볼을 감추려 고개를 숙인 우빈.
우물우물 웅얼거리는 우빈을 살피던 종석이 얼굴을 더 가까이 댔다.
"뭐어~ 뭐어어~~!"
자꾸 재촉하는 종석을 보며 큰 손으로 앞 목부터 뒷 목까지 쓰다듬으며 꾹 뒷덜미를 잡은 우빈은 종석을 끌어당겨 귓가에 속삭인다.
잠시 놀란표정이던 종석은 이내 배시시 눈꼬리를 휘며 웃는다.만족스런 웃음을 보며 우빈은 속으로 생각한다.저 불여우!우빈의 눈빛에도 아랑곳 않은 종석은 우빈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너무 자연스러울까봐..."
리얼을 추구할테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