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씨 다젖겠네 " 연필 한자루를 사고 나오는길에 소나기가 내렸다. 밤 늦은 시간이라 불이 켜져있는 가게가 몇 없는듯 했다. 하는 수 없이 손바닥으로 정수리를 덮고 뛰었다. 한참을 뛰었더니 길을 잃은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익숙한 간판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왔던길로 뛰어가려고 하던 순간, 불이 켜져있는 작은 꽃가게가 보였다. 신발까지 흠뻑 젖은터라 다시 돌아가기도 애매했다. 약간의 고민 후 불이켜진 꽃집으로 뛰어갔다. " 어서오세..." 꽃집 문을 벌컥 열었다. 문을 열고 고개를 든 동시에 한 남자가 보였다. 작은 코 동글동글한 눈을 가진 남자였다. 언뜻 보면 귀여운 얼굴인데 또 자세히보면 꽤 남자다운 인상을 가진거 같았다. 장미꽃을 정리하다 찬찬히 고개를 들며 인사하던 남자가 내 축축한 꼴을 보고 조금 놀란 눈치였다. " 이리 들어오세요 " 남자는 언제 놀랐냐는듯 다시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내 손목을 쥐고 카운터 안에있는 의자로 끌었다. " 아 저기 잠시만 " 비를 홀딱 맞은 탓에 안젖은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의자에 앉기가 조금 미안해졌다. 내가 조금 주저하고 있다는걸 느꼈는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앉으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어쩔수없이 어정쩡한 자세로 의자에 물이 최대한 안 떨어지게 앉았다. 그 모습이 꽤나 웃겼는지 남자가 고개를 돌리고 살풋 웃었다. " 웃지마세요 " " 미안해요 근데 그자세는 너무 귀엽잖아 " 고개를 돌리고 웃는 남자가 조금 얄미워져서 약간 퉁명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러자 남자는 웃음기를 조금 없애며 나를 돌아봤다. 그와 동시에 조금은 부끄러운 말을 내뱉었다. 귀엽다니. 22년만에 아마 처음 듣는 말일거다. 얼굴이 붉어지는게 느껴져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자 또 남자가 웃었다. 아까보단 조금 커진 웃음 소리였다. 크게 웃던 남자가 목을 가다듬더니 내 볼을 가볍게 쥐고 올렸다. 덕분에 남자와 눈을 제대로 마주칠수 있었다. " 내이름은 김민석이에요. 보다시피 꽃집 사장 " " 아 제이름은 김여주요. " " 근데 왜이렇게 젖었어요? " " 깜박하고 우산을 안가져.. " 계속 눈을 쳐다보며 얘길하니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래서 눈을 살짝 피하며 대답을 한 순간 남자의 얼굴이 내 얼굴과 매우 가까워졌다. 꽤나 진지해진 남자의 얼굴을 보고있자니 얼굴이 더욱더 화끈거렸다. " 얼굴이 너무 뜨거운데.. 어디 아파요? " " 아 아뇨.. 아니에요 " " 음... " 남자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 볼을 조심스럽게 놨다. 그와 동시에 내 이마를 짚었다. 남자의 적극적인 행동에 얼굴이 점점더 뜨거워졌다. " 왜이렇게 뜨거워요. " " 아.... " " 젖은 머리카락에 뜨거운 얼굴까지.. 너무 야하잖아 " " 네? " 갑작스러운 남자의 말에 피했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남자는 크게 웃으며 내 이마에 짚었던 손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귓가에 입술을 가까이했다. " 너무 예뻐 그쪽 집에 보내기 싫을 정도로 " 비지엠이 너무좋아서 글이 너무 쓰고싶어져서 야심한 시각에 단편글 올려봐요! ㅎㅎ 근데 똥글이네요.. (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