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서 고개를 돌린 채 욕설을 나즈막히 읊는 기성용을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마 네가 날 직접적으로 도려낼꺼라 생각하지 못했던 난 충격을 받았나보다.
눈보다 코가 빨랐다. 이 복잡한 감정을 슬픔으로 치부하고 코가 먼저 시큰거렸다. 그리고 한 박자 늦게 눈물이 흘러내릴때,
홍정호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쳐왔다. 그는 능숙하게도 한 손으론 내 얼굴을, 한 손으로는 내 허리를 조심스레 감싸안고 입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의도가 그랬을까.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말라버린 내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천천히 감싸안는 그는 날 위로하는 것만 같았다.
그냥, 다 잊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만은 원망스러운 너도, 동생도, 나도. 전부 다...
그래서, 난 눈물과 함께 눈꺼풀을 아래로 떨쳐냈다.
".....씨....발....."
"서..성용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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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눈물로 뒤섞인 씁쓸한 키스가 끝나고 홍정호는 '울지마'라며 머리를 한 번 쓰다듬곤 사라져버렸다. 황량했다. 집도, 내 마음도
기성용, 네가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간 건 흔들려서일까 아니면, 내가 보기 싫어서일까. 머리 밑으로 끝없이 구멍이 뚫린것 같았다.
그리고 그 구멍은 곧 길이 되어 맨 발의 내가 정처없이 걸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어두운 앞을 바라보며, 계속
-
조용히 며칠이 흘렀다. 그의 생각에 눈물이 자연스레 흐르기도 했고 동생에 대한 분노로 가득차서 아무 죄없는 한쪽 벽만 몇 시간씩 노려보고 버텨앉아있기도 했다.
밖엔 나가지 않았다. 이 조그만 방 안에서도 그의 향기가 퍼져나가고 있는데 밖에 나가면 거리하나하나마다 다 생각날 것 같아서였다.
이렇게 아리게 그를 잊지 못하고 있다. 사실대로 말하면 별로 잊고 싶지도 않다. 나에게 그다지도 상처를 준 기성용인데 잊고 싶지 않다.
내 모든 것 하나하나마다 그가 마법을 걸어논 것 같았다. 심지어는 내게 고개를 돌리며 욕설을 읊조리던 그 입술도 기억 속에선 섹시해보이기까지 했다.
우우우웅_
"여보..세요.."
'야 넌 복수한다는 애가 왜 이렇게 근성이 없냐. 5시, 너희 집 주변에 00까페'
근성이 없다라, 홍정호에겐 이런 내가 그렇게 느껴졌으리라 생각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냥 난... 모르겠다. 아프고 증오하는 마음만 내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미안해졌다. 가슴 한 켠이 아릿하게 내 마음을 조르고 있었다. 모든 책임은 홍정호에게 떠넘기려고 했었던가보다. 아무렇지 않게 살인을 청구한것도
왜 빨리 죽이려들지 않냐고 그를 타게 재촉한것도...
"미안..해요 정호씨.."
'ㅁ..뭐가..너 갑자기 왜그래?'
"그냥..모르겠어요..미안해요..5시에 나갈께요.끊어요"
'야..뭐라는거야.ㅇ...'
뚝_
-
"오늘은 뭐 할거에요?"
"저번에 그 새끼 욕하면서 나갔지? 백퍼야 너한테 홍갔다니까?"
"..난 모르겠던데..뭐할 꺼냐니까.."
"야!!남자는 남자가 더 잘 알지!!!!!확실하다니까!!!!!!좀 있으면 너한테 넘어가!!그니까 2단계로 넘어가자. 아 원래 이게 5단계 였는데"
"또..집에 가요?"
"노노_뭘 맨날 집에 가냐 오늘은 그 새끼 동선파악해서 앞에서 얼쩡거릴거야"
"어디가는 줄 알고 그걸 다 파악해요!!!!"
홍정호는 마냥 신난 얼굴이었다. 마치 큰 막대사탕을 들고 놀이공원에 온 아이같았다.
.....웅덩이가 더 크게 일렁이는 느낌이 들었다.
-
홍정호는 그런 작전은 먹혀들지 않을거라며 극구 거부하는 나를 어르고 재촉해 결국엔 그의 일과를 알아내기에 이르렀다.
난 모르겠다.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해서 니가 나한테 돌아올 수 있을까. 결국엔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것도 다 널 위해선데...니가 없으면 하루가 어둡고 죽을 것 같아서인데
난 끝없이 두려워지고 있어 기성용. 그냥 조용히 내 곁에 돌아와주면 안될까. 그럼....동생 일도 없었던 걸로 해줄 수 있는데...
"아 모르겠어_ 모르겠다고!....미안..진짜 오늘은 안되겠다..어..어.."
오랜만에 본 너의 모습은 다소 신경질적이었다. 아마 오늘 또 나를 본다면 니가 그런 표정을 짓지 않을까. 널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애타게 너에게 매달리고 있다.
넌 알까. 내가 이렇게 필사적인걸.
"야. 가자"
"..어..어딜!!"
"근데 이 주변에서 뭘 할 수 있..!!"
"서..설마..정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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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까끌러워 입니다. 어제 올린다는게 피곤해서 그냥 자고 지금 일어나버렸네요..ㅠㅠ 죄송해요 그래서 오늘은 최대한 빨리 뒷 편 올릴게요. 오늘 편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헿ㅎ헿헿ㅎ 저녁이나 밤에 어울릴 것같은데 그쯤에 올릴ㅎㅎㅎ게욯ㅎㅎㅎㅎㅎ헿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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