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통수가 따끔거리는게 너무나도 불편했다.
슈야의 무리는 저번처럼 직접적으로 방해하지는 않았지만
유즈루는 괜히 정신적으로 피해를 받고있다고 생각했다.
유즈루는 결국 나중에 연습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며 빙판에서 발을 떼었다.
"악!"
뒤에서 자신의 다리를 차는 스케이트날에 유즈루가 앞으로 고꾸라져 벤치위로 쓰러졌다.
"이게 무슨...!"
"벗겨"
슈야의 침착한 목소리에 당황한 유즈루가 재빨리 일어서려 했지만
슈야의 무리가 달려들어 유즈루의 옷을 벗겨내었다.
한명도 아니고 여러명이었다.
갑자기 스즈키가 생각난 유즈루가 발악을하며 일어나려 했지만
한명이 여러명을 당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즈루는 자신의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스즈키와의 기억때문에
끅끅대며 울었다.
하지만 다행인건지 유즈루가 남자들이 다 동성애자일거라고 극단적인 판단을 내린건지
유즈루에게 속옷만 입혀둔채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다시 스케이트 신겨."
또 다시 들려오는 슈야의 명령에 다같이 유즈루의 발에 억지로 스케이트화를 신기기 시작했다.
당황한 유즈루는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며 어이없다는듯이 그 무리를 바라보며 스케이트화를 신기게 놔뒀다.
유즈루의 꼴은 너무 웃겼다.
이 추운곳에서 속옷과 스케이트화만 걸친 꼴이라니..
"걱정마 나쁜짓은 안해, 범죄자 되고싶지는 않거든."
슈야가 킥킥대며 웃었다.
"그냥 내가 너 알몸으로 스케이트 타는것만 찍어서 올릴거야."
너무 당당하게 말하는 슈야덕에 유즈루는 피식 웃었다.
"제가 미쳤다고 그짓을..."
"너 숨은 안막혀?"
슈야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유즈루가 당황한 나머지 말을놓고 뭐? 라고 하자
슈야가 유즈루의 곰돌이푸 가방안에서 흡입기를 꺼내들었다.
"너 할때까지 이거 안줄거야."
유즈루는 심장이 철렁- 떨어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것도 범죄에요... 제가 죽으면 살인자 되는거 아세요?"
"야 천식 하나갖고 너무하네, 뭐 심각한 병도 아니면서 죽느니마네 말이많네."
천식이 심각한 병이 아니라고 믿는사람이 너무 많았다.
고등학교 다닐 시절에도 유즈루가 인기가 좋아지는걸 시기했던 질나쁜 학생들이
유즈루의 흡입기를 뺏어갔다 유즈루가 쓰러지려하니 그제서야 심각성을 느끼고는
웃기게도 괴롭히다 말고 사람 하나 살리겠다고 유즈루를 들쳐메고 허겁지겁 뛰었다.
슈야의 말에 발끈한 유즈루가 말없이 스케이트 끈을 푸르고선 스케이트화를 슈야에게로 던졌다.
그리고선 유즈루의 이미지와 맞지않게 개새끼야!- 라며 속옷차림으로 슈야에게 달려들어 주먹을 날렸다.
패트릭과 준은 점심시간이 되자 같이 연습장을 빠져나왔다.
"유즈루도 이제 연습 그만하라고 해야겠죠?"
"그래 얘가 또 금메달 따버리면 어떡해."
둘이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을때 유즈루가 있던 연습장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옷을 제대로 입지도 않고 거의 걸친채로 유즈루가 뛰쳐나왔다.
"어... 유즈루..."
"준.... 씨! 패트... 끄흐.... 릭씨!"
유즈루가 숨을 몰아쉬며 옷을 주섬주섬 껴입었다.
"뭐하냐?"
패트릭이 유즈루에게 질문을 하자 또다시 문이열리고
슈야와 다른 세명이 튀어나왔다.
슈야는 얼굴에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다.
"이런 개새....!"
슈야가 욕을 하려다 말고 패트릭과 준을 발견하고 흠칫 멈췄다.
"패트릭씨, 슈야.... 하..... 흡입....."
유즈루가 숨을 쉬지 못하고 끅끅대자 패트릭이 표정을 굳히고 슈야를 쳐다보았다.
"흡입기 뺏어갔냐? 내놔라. 애 죽는다."
너무나도 침착하게, 하지만 살벌하게, 말하는 패트릭을 슈야가 한번 노려보고는 흡입기를 패트릭쪽으로 던졌다.
패트릭이 받고 유즈루에게 줄 시간도 없이 유즈루가 먼저 손을뻗어 흡입기를 받고 약을 들이마셨다.
숨을 한동안 못쉬다 달콤한 공기를 마신 유즈루의 눈가엔 눈물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지금 얘 꼴을봐서는 한대 치고싶은데 그전에 죽을거같아서 그냥간다."
패트릭이 심기가 불편하다는듯 말하자 슈야가 그제서야 이마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것을 알아채고는
허둥지둥 난리를 치며 이마를 부여잡고 보건소쪽으로 뛰어갔다.
"네가 저랬어?"
준이 놀랍다는듯이 유즈루에게 물어보았다.
"스케이트 날로 찍었어요."
패트릭과 준은 스케이트날의 위험성을 잘 알기에 입을 쩍 벌리고 어버버- 말을 잊지 못했다.
"진짜 죽이려고 찍은거 아니에요 그냥 던졌는데 하필 날이 이마를 스쳐서.."
"근데 너 괜찮아? 무슨 일이야?"
준이 다시한번 물어보자 유즈루가 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었다.
"좀 그런일이.."
"너 혼자 다니지마."
패트릭이 꽤나 화난 표정으로 유즈루의 엉망인 꼴을 흝어보며 말했다.
"다음부턴 나랑 같이다녀."
유즈루는 씨익 웃으며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저번화가 늦게와서 이번화는 좀 일찍 써봤어요!
아직 저번화에 댓글이 하나밖에 안달린건 비밀 흡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