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단편/조각 팬픽 만화 고르기
기타 변우석 이동욱 세븐틴 빅뱅
구순이 전체글ll조회 742l

 

[EXO/종대] 아름다웠던 추억들 | 인스티즈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익숙하다 못해 지우기 힘든 번호였다.

 

" …oo이니? 나 종대 엄마인데… "

 

종대가 어제 죽었다. 차가운 한강물에서 뛰어내렸다. 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떨려오면 올수록 내 손도 점점 더 떨려왔다. 이미 끊겨버린 수화기의 소리가 희미해질때까지도 내

손의 떨림은 멈추지 않았다. 끊어진 전화를 붙들다 정신을 차리고 나니 시간은 새벽 세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나는 화장실로 발길을 돌려 세면대에 차가운 물을 받아냈다. 멈추

어버린 수도꼭지에서 물방울 들이 하나둘씩 떨어졌다. 그 고인 물에서는 조그마한 물방울 하나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 파동 속에서 나는 종대를 보았다.

 

 

1.

" 학교 안가? 우리 지각인데. "

 

너를 처음 보았을 때는 싱그러운 햇빛이 교실을 비추던 초여름 날 이었다. 우리는 그때 춘추복이 아닌 하복을 입고 있었고 선풍기의 시원한 바람으로도 그 날을 지낼 수 있었던

그런 날씨였다. 그 때 종대는 내 짝꿍이었다.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자 하며 손을 내밀던, 짓던 웃음이. 종대의 분위기를 나타내 주었다.

 

" 니가 무슨 상관이야. "

 

일부로 퉁명스럽게 굴었다. 널 좋아하게 되어버렸으니까. 그것은 아마 졸업할때까지 묻어 내고 살아야 할 것이니까.

종대는 여전히 날 졸졸 뒤따라다니며 캐물어댔다. 왜 학교 안가? 어디가는거야? 집은 어디야? 종대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 목소리에 지쳐 내 발걸음이 학교로 도착하기

전까지도.

 

2.

지겨운 수업이었다. 날씨는 그 때의 싱그러움과 여린 바람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지 무덥고 푹푹 찌는 열기만을 가져다 주었을 뿐이었다. 탈탈 거리며 돌아가는 고물 선풍기

위로 그 무더위에 지쳐 버린 우리는 수업은 듣는 둥 마는 둥 책상에 얼굴을 부비고 있었다. 나 역시 마찬가지 였다. 그 더위를 이겨 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하며

속으로 중얼 거리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 때 종대와 눈이 마주쳐 버린건 왜였을까, 언제부터 날 바라보고 있던 건지 종대는 내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웃었다. 눈이 살짝

접히며 웃고는 손을 작게 흔들어보였다. 나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 멍청이. "

 

종대는 고개를 끄덕이며 더 시원스럽게 웃었다. 한여름의 더위도 종대의 웃음을 이기진 못했다.

 

3.

현장학습이었다. 이 날씨에 무슨 현장학습이에요! 하는 우리들의 원성에도 학교측은 강건했다. 우리는 결국 각자의 가방에 도시락과 차갑게 얼린 물을 들고는 산을 타는 수 밖

에 없었다. 종대는 여전히 내 옆에 있어주었다. 가끔식 휘청거리며 비틀 거리는 나를 잡아주기도 했고 시원한 물기가 느껴지는 수건을 자신에게 가져가다 내 땀을 식혀주기도

했다. 종대가 나에게로 손을 가져갈때 나는 괜시리 얼굴이 빨개지곤 했다. 종대는 그런 나를 앉히고는 걱정했다. 많이 더워? 힘들어? 종대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도리 저었다.

이게 왜 이런건지 그 시절의 나는 잘 알지 못했다. 왜 종대가 날 챙겨주는게 아무렇지도 않았으면서 그게 왜 한편으로는 가슴이 떨리고 얼굴이 빨개지는지는.

 

" 둘이 사귀나봐? "

 

뒤쳐지던 아이들을 챙기던 선생님들은 우리 둘을 보고 놀려대었다. 나는 종대를 올려다 보았다. 종대는 그저 웃었다. 바보. 종대의 얼굴와 하얀 교복 와이셔츠가 땀으로 적셔진

지가 오래인 것도 나는 몰랐었다.

 

4.

아이들의 초상화를 그려보자. 미술 선생님은 그 말을 끝으로 잠시 교실을 나가셨다. 더운 바람이 불어오는 미술실 그 안에 아이들은 각자의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연필을 깎기

도 하였고, 포즈를 취하기도 하였다. 나는 아이들을 둘러보다가 결국은 그 시선이 멈추고 말았다. 종대. 하얀 캔버스위를 바라보고 있는 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종대의 눈은 가라앉아 있었다.

 

" 김종대 거기서 포즈 좀 취해봐! "

 

종대는 내 말에 귀엽게 브이를 취했다. 나는 연필을 집어들고 최대의 집중력으로 그림에 응했다. 종대의 모든 것을 이 그림에 담을 수 있을까. 아마 그건 불가능 할 것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다 말고 저 너머 여전히 브이를 하고 있는 종대를 바라보았다. 창가의 옆에 앉아 가을 날의 햇볕을 받고 있는 너. 그리고 그 앞에 서 너를 그리고 있는 나.

괜시리 눈물이 났다. 나는 캔버스 뒤로 숨고 말았다.

 

" 울어? "

 

종대는 어느샌가 내 곁으로 다가와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는 저었다. 눈부셔서 그래. 종대야. 니가 너무나 눈이 부셔서 나도 모르게.

 

5.

아마도 그 시절의 종대는 학교에서 유명했었다. 노래 잘하는 애, 귀엽게 생긴 애, 착한 애… 종대를 수식하는 말들은 너무나 많았다. 종대는 그 누군가에게 그렇게 불리우면 괜

히 쑥스러운 듯 신발 앞 코를 땅에 툭툭 치기도 하였고 고개를 숙이며 웃거나, 에이, 아니에요. 하며 고개를 젓거나 그러곤 했다. 나는 그런 종대가 싫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는 종대가 미웠다. 그 미움은 질투심이었다. 쓸데없는 질투심에 멀어 나는 그날 밤을 지새우거나 혼자서 엉엉 울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더

이상 종대에게 눈길을 주지도 받지도 않았다. 종대도 그런 나를 멀리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모르던 바보였다. 그 동안에 그 누군가가 시린 겨울날 내 자리에 따뜻

하게 데워진 핫팩을 놔두고 간건지, 일기예보에도 없던 눈이 여리게 내리던 날 왜 나에게는 우산이 있었던 건지, 잠이 많은 나 대신에 왜 내 공책에 필기가 되어 있었던 건지

왜 나는 그때 알지 못했던 건지. 왜 나는 너의 싱그러움을 잊어버린 건지. 나를 용서해주겠니 종대야

 

6.

종대는 결국 죽었다. 한강에서 뛰어내렸다. 나는 결국 장례식장 까지는 가지 못했다. 종대가 자연으로 돌아가던 날 나는 집 안 구석에 박혀 혼자 흐느꼈다. 왜 고등학교의 마지

막 시절을 나는 그렇게 모질게, 바보같이 굴었던 건지. 나는 몸을 웅크리고 옆으로 쓰러지듯 누웠다. 차가운 바닥이 내 몸의 온기를 앗아갔다. 눈을 감고 생각했다.

종대야, 너도 이렇게 춥고 차가운 물 속으로 뛰어들었던 거였니. 또 눈물이 흘렀다. 그 차가운 곳에 뛰어들기 전까지 종대는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우리의 시절을 생각했었을

까. 차가운 물 속에서 종대는 끝까지 나를 생각했었을까.

 

7.

나는 결국 한숨을 자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방을 청소하고 빨래를 했다. 커튼을 걷으니 따사로운 봄 햇살이 방 안을 비추었다. 벚꽃의 꽃잎도 은은하게 날리고 있었다.

청소를 하다말고 나는 내 발치에 떨어지는 앨범에 결국은 앉아 먼지가 쌓인 앨범표지를 열었다. 고등학교 시절의 종대와 내가 보였다. 그 시절의 종대였다. 다갈색이 나는

눈썹을 살짝 보여준 머리 그리고 웃고 있는 너, 그리고 한장 한장 넘기다 찍은 사진들이 앨범에 끼워져 있던 것을 발견했다. 장난스럽게 브이를 하고 있는 종대와 그 옆에 웃고

있는 나, 현장학습날 땀을 전혀 흘리지 않아 멀쩡한 모습의 나와 그때는 몰랐었던 땀에 흠뻑 젖어 머리가 이리저리 엉켜 붙어 있는 얼굴이 상기됀 종대. 내 추억의 절반은 너였

었다. 그리고 반의 전체사진을 보고 나는 작게 웃고 말았다. 맨 끝에서 붙어 있는 나와 종대.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나와 나를 바라보고 있는 종대였다. 여전히 난 아무것도 몰

었구나. 나는 흐트러진 사진들을 모아 앨범에 끼워넣었다. 그리고 닫았다. 먼지가 풀썩 날려 허공으로 떠올랐다. 너와 나의 추억도 여기서 이제, 안녕.

 

[EXO/종대] 아름다웠던 추억들 | 인스티즈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독자1
종대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왜 왜 때문에ㅠㅠㅠㅠㅠ(오열)
10년 전
독자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ㅠㅠㅜㅜㅠㅠㅜㅜ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변우석 [변우석] 저는 불륜녀입니다_046 1억09.04 22:47
세븐틴 [세븐틴/권순영]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5 커피우유알럽08.27 19:49
기타귀공자에서 폭군으로1 고구마스틱08.26 20:47
기타 [도윤/윤슬] 우리의 노래를 들으면 그때로 돌아가는 - 카페베네 과일빙수1 한도윤09.05 23:47
      
빅뱅 [뇽토리] 브로콜리中4 느타리 12.23 11:49
빅뱅 [뇽토리] Happy Birthday to V8 and 12.23 03:38
블락비 [블락비/지코피오] 새벽 2시12 RZ 12.23 00:25
빅뱅 [뇽토리] 생일(수정)2 and 12.23 00:19
기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0 하마퉤퉤 12.22 22:40
인피니트 [인피니트/야동] 칸타빌레 로맨스 014 르미 12.22 22:12
인피니트 [인피니트/수열] 오도독11 노텔 12.22 21:57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33 sugary 12.22 21:08
인피니트 [수열] 너는 펫 00535 수열앓이 12.22 19:10
인피니트 [인피니트/다각] 마이크를 건네줘! 0119 지원 12.22 16:19
인피니트 [인피니트/엘성현ᆞ현명/단편] 어느별에서 왔니? 0219 육십갑자 12.22 12:52
빅뱅 [탑뇽/유수] 어쩌자고 우리는 일곱살6 BOMBOMBOM 12.22 00:18
빅뱅 [뇽토리] 브로콜리上5 느타리 12.21 22:56
인피니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70 부농부농 12.21 21:43
기타 [동성愛] -男男 3년친구 -123 까만여우 12.21 18:09
빅뱅 [뇽토리] 내가갈게.5 느타리 12.21 18:03
인피니트 [인피니트/다각] 마이크를 건네줘! 0024 지원 12.21 17:27
인피니트 [인피니트/엘성] 프리즘 -上-4 푸들 12.21 10:28
인피니트 [인피니트/현성] 성규도 이럴때가....46 sugary 12.21 00:39
기타 동성애자에 대해 궁금한걸 물어보세요 56 12.20 22:53
인피니트 [인피니트/엘성현ᆞ현명/단편] 어느별에서 왔니? 0130 육십갑자 12.20 22:42
기타 [야동] RED POISON _ THE PAST #068 애증 12.20 22:26
인피니트 [수열] 너는 펫 00430 수열앓이 12.20 21:07
기타 [럽실소] 밀당신10 쏭주 12.20 01:05
샤이니 [샤이니/호현] 몽매난망8 쫑and밍호우 12.20 00:33
샤이니 [샤이니/호현] 淚 - 111 쫑and밍호우 12.19 23:18
빅뱅 뇽토리 새드물14 여신 12.19 22:43
전체 인기글 l 안내
9/25 5:32 ~ 9/25 5:34 기준
1 ~ 10위
11 ~ 20위
1 ~ 10위
11 ~ 20위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