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보고싶어?"
"응 보고싶지"
"얼만큼?"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하겠어"
지훈의대답에 전화기 너머 여자 웃음소리가 꺄르르 들려왔다
가식쟁이
"한국가는데로 먼저 연락할께"
"언제쯤 오는데?"
"한 일주일쯤 걸릴꺼야"
일주일은 개뿔 한남동에서 라면이나 쳐먹는 주제에
끊어질줄모르는 지훈의 통화에 지호의 화가 점점 끓어올랐다
"야 표지훈"
"응응. 내가 끝나고 연락할께"
아직까지도 전화기를 붙들고있는 지훈에게 베개가 날라왔다
"응 오빠 먼저 끊..아!! 왜때려!!"
전화가 끊겼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지훈이였다
"야 너 나랑있을때 딴여자랑 연락하지말랬지"
"아...그거 진심이였어?"
"내가 그런거가지고 장난을 왜쳐"
뾰루퉁해진 지호를 지훈이 혼란스럽게 보았다
왜이래 갑자기
"왜?"
"싫으니까 하지마"
"그러니까 왜 싫냐고"
지훈의 말에 대답하기 싫다는듯 지호가 이불을 끝까지 뒤집어썼다
요새 자주 변덕스러운 지호에 살짝 짜증이나는 지훈이였다
"요새 왜그래"
"뭐가"
"다른때랑 다르잖아"
"우리가 얼마나 만났다고 다른때타령이야"
지호를 처음봤던건 삼개월전이였다
끝내주는 지호의 자태에 반해 지호와 몸을섞은지도 삼개월이나 지났다
"삼개월이나됬네"
"하긴 여자를 하루이틀 갈아치우는 너라면 길게 느껴질수도있겠다"
"뭐?
"이번엔 어떤년인데?"
침대에서 몸을일으킨 바람에 지호가 덮고있던 이불이 스르륵 내려갔다
적당히 마른 지호의 상반신에 지훈이 마른침을 꿀꺽삼켰다
우지호 너는..
"말해봐 어떤년이냐고"
"내가 여자만나는거랑 너가 무슨상관인데"
"연애질은 방 나가서 하라고 금방 나랑 뒹굴던새끼가 딴년이랑 히히덕 거리는거 보기싫으니까"
그말을 끝으로 지호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지훈의 손에의해 다시 고개가 돌려졌다
"혹시말이야"
지호의 턱을잡은 지훈의 손때문에 지호의 미간이 좁아졌다
"너 나 좋아하냐"
"라이터로 지져버리기전에 손떼"
말이끝나기도전에 으르렁대는 지호였다
그럼그렇지 너가 그럴리가없지
"알았어 네말대로 연애질은 니가 보지않는곳에서 하도록 하지"
내가 보지않는곳에서?
자신이 마치 지훈을 감시하고있는듯한 뉘앙스가 풍기는 문체에 지호는 몹시 불쾌해졌다
"내가 너를 좋아하기라도 한다는거야?"
"아닐껀 뭐야. 그까짓일로 이렇게 화낼필요는 없잖아"
실실웃으며 성질을돋구는 지훈에 지호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죽어도 너같은 놈을 좋아할일은 없을꺼다"
"지금 한말 후회안할 자신있어?"
번뜩이는 지훈의 눈에 살짝 움찔한 지호였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확신이 생겼다
"절대로 그럴일없어"
"그래?"
말을 마침과 동시에 지훈의 몸이 지호에게로 점점다가왔다
"뭐..뭐야 왜왜 오는데?"
당황한 지호의 얼굴을 잡고 입술을 포개는 지훈이였다
"으..으읍!!"
이내 정신을 차린 지호가 지훈의 어깨를 팡팡쳤다
하지만 지훈은 인상을 조금 찡그릴뿐 지호에게서 떨어질줄을몰랐다
"하아..하아..미쳤어?
한참을 물고빨던 서로의 입이 떼어졌다
수많은 관계를 가질때에도 허락하지않던 입술이였다
딱히 하지말자 라고 말은 안했지만 그것은 일종의 선이였고 암묵적인 둘사이의 룰이였다
"너는 다좋은데.."
"..........."
"너무 말이많아"
지훈이 지호의 입술을 매만졌다
"한번 더 할까?"
이상하게 싫다는 말이 나오지않았다
망설이는게 눈에보이는 지호를 보며 지훈이 웃었다
"뭐야 왜웃어?"
"연애할래?"
왜웃냐는 지호의 말에 돌아온건 일종의 제의였다
연애제의.
아까만해도 너같은놈을 좋아하는일은 절대 없을거라고 큰소리 뻥뻥치던 지호였지만
두근거리는 마음을 감출수없었다
마주치던 시선이 너무뜨거웠고 입은 떨어지질않았다
어떡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