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생X익이니]
“ 선생님! ”
“ 어? 햄토리구나! 햄토리! ”
“ 아..진짜....햄토리 아니라니깐! ”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안아프게 통통 팔을 때리자 선생님은 아프다며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고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이런거마저 설렌다..어떡해.. 물론, 선생님이 나에게 하는 행동이 아무것도 아니란걸 알지만 갈수록 좋아지는건 어쩔수 없는거같다. 선생님. 선생님. 괜히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생님을 불러보았다. 내 부름에 친절하게 왜? 되묻는 선생님에게 나는 콩닥콩닥 가슴이 뛰어왔다. 어쩌지...뭐라고 질문하지?
“ 애..애인있어요? ”
“ ......나 미혼이야. ”
“ 미혼이 뭐야...단어선택이 아저씨같아- ”
괜히 뻘쭘해서 아무말이나 뱉어보지만 이미 내 얼굴은 뻘겋게 달아올랐을거다. 아- 뜨겁다. 뜨거워- 손부채질을 연신하는 나를 본 선생님은 더워? 물어보고서는 자신도 팔을 걷어붙이고서 내 얼굴에 손부채질을 해준다. 이..이제 괜찮아졌어요! 손사레를 치며 뒷걸음질을 치는 내모습에 선생님은 웃으며 내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 이렇게 머리가 기니까 덥지- ”
“ ...그런가? 그럼 머리 잘라볼까.. ”
“ 아니, 자르지마- 넌 안자르는게 더 이뻐. ”
더 이뻐. 더 이뻐. 선생님 입밖에서 나온 이쁘다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아....미치겠다..이런게 너무 좋단말이야. 선생님! 하고 저 멀리서 부르는 남학생들에 선생님은 내옆에 앉아있던 엉덩이를 털고서는 그쪽으로 걸어간다. 뒷모습을 멍- 하니 쳐다보다 내 볼을 찰싹찰싹 때렸다. 선생님이잖아..선생님.....아직도 볼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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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면 선생님이 떠난다. 싫다...이제 다시는 못보는건가 싶어 급격하게 우울해졌다. 요 몇일간 어떻게 친해졌는데....에휴- 한숨을 폭 내쉬며 체육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 수업까지 합치면 총 세시간...딸랑 세시간밖에 안남았네. 터덜터덜. 신발로 갈아신고 운동장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가기싫다...양호실이나 가있을까? 이미 운동장에 집합한 아이들사이에서 혼자 신이나서 떠들어 대는 선생님의 모습에 더 기분이 쳐졌다. 뭐야...우리랑 헤어진다는데 왜 저렇게 좋아해....치.. 괜히 심통이 났다. 선생님에게 걸어가서 톡톡 어깨를 치니 햄토리왔구나? 하며 이빨을 들어내보이며 웃는다. 우씨...이와중에 웃는건 잘생겼네.....
“ 양호실 가도돼요? ”
“ 어? 어디아파? 어디어디- ”
손을 쭉- 뻗어서 내 이마에 얹더니 심각한 표정을 짓는 선생님의 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올뻔했다. 큼큼, 괜히 헛기침을 해보이고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이 선생님의 손을 치우고서는 앞머리를 정리했다. 그냥..아파요. 그냥. 계속 아프다는 말을 내뱉는 나를 측은하게 보는 선생님의 눈길에 찔렸지만 나는 기침까지 해가며 열연을 펼쳤다. 그제서야 알았어. 조심해서 가- 하고 출석부에 뭔가를 적는 선생님을 보고나서 나는 바로 양호실로 향했다. 양호실문을 열자 아무도 안보였다. 괜시리 혼자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울적해졌다. 그냥 얼마안남은 시간..조금이라도 같이 있을걸 그랬나...후회되는 심정에도 이미 양호실까지 와버렸으니 어쩔수없다. 침대에 폴짝- 뛰어올라가서 조심히 배게에 머리를 기댔다. 아- 이러고 있으니까..
“ ...보고싶다.. ”
“ 누가 보고싶은데? ”
“ 그거야.....헐! 왜 여깄어요? ”
익숙한 목소리에 하마터면 끝까지 대답할뻔했다. 커튼을 걷으며 들어오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눈만 꿈뻑거렸다. 선생님은 의자를 끌고와 내가 누워있는 침대옆에 자리를 잡더니 지긋이 나를 바라본다. 왜..왜요- 왜 쳐다봐요-
“ 걱정돼서 왔는데 멀쩡해보여서. ”
“ .......... ”
“ 알고보니까 상사병이었네. 누가 그렇게 보고싶은데? ”
선생님의 물음에 나는 대답을 할수가없었다. 당연히 선생님이지- 하고 대답을 할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대답없이 고개를 숙인 내가 이상했던지 선생님은 얼굴을 불쑥 내밀어보였다.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요! 이불을 움켜쥐는 내 모습이 웃긴건지 큭큭- 숨죽여 웃는 선생님의 모습에 부끄러웠다. 이런 반응을 보이는 난 아직 어린것같다. 선생님의 손이 내 손위로 겹쳐졌다. 따뜻한 온기에 잠시 멍해져있다가 손을 잡고있다는걸 인식하자마자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
“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
“ .........뭐야.. ”
“ .....아님 말고- ”
그에 쏙- 손을 다시 빼버리는 선생님의 모습에 나는 허- 어이없는 바람소리만 내뱉었다. 뭐야...진짜.. 선생님이 의자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놀려는걸 보니 이제 나갈것만 같았다. 여기까지 왔으면서 벌써 가는건가? 싶었는데 진짜로 갈채비를 한다. 나는 헐레벌떡 선생님의 옷자락을 쥐어잡았다.
“ 보고싶었어요. 선생님이. ”
“ ......... ”
“ ......아..아니..그니까.... ”
“ 응. 나도 보고싶어서 왔잖아. ”
의자를 다시 가져오기 귀찮았는지 선생님은 침대위에 털썩- 소리나게 앉았다. 아- 어떡하면 좋지... 선생님이 너무 좋다. 선생님. 내 부름에 선생님은 고개만 끄덕거렸다.
“ 가지마요... ”
“ ...나도 가기싫다. ”
“ ............”
“ 햄토리가 주인님 없어서 이렇게 또 상사병 걸릴까봐 불안해서 못가겠어. ”
“ ....햄토리 아니라니까.. ”
선생님은 투덜거리는 내 말에도 별말이 없었다. 그러다 정적을 깨고 한다는 말이
“ ..사귈래? ”
나는 웃어보일수밖에 없었다.
- 으엌ㅋㅋㅋㅋㅋ똥글...익이니..미안하오........ㅁ7ㅁ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