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은 작가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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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1. 민석이는 답답할 뿐
*
“ 루, 한, 형 밥 맛있게, 먹, 어요. 됐나? ”
“ 어. 이정도면 된 것 같은데. 보내봐. 하트도 넣어서 ”
“ 하트는 당연한 거고 !!! 아 떨려 .. 답장 안오면 어떡하지 ? ”
“ 네 얘기 들어보면 이 사람 성격이 그리 나빠보이진 않던데. ”
호들갑을 떨면서 루한 형에게 카톡을 보냈는데, 어째서인지 1분이 지나도 답장이 오질 않는다.
원래 내 성격상 답장은 1분 안에 받아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초조하고 불안할 뿐이다.
내가 게이인것도, 이런 성격인것도 잘 알고 있는 친구 종인이는 그런 나를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다!
절대 초조하지 않아, 하하하. 애써 쿨한 척 해봐도 눈은 자꾸만 핸드폰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니, 그래 루한 형은 직장인이잖아? 나는 수업이 끝난 대학생이고! 그래그래. 그런거야.
그래도 오늘 아침에도 회사 잘다녀오라고 카톡도 못했는데, 점심 잘먹으라고 점심카톡도 못했는데 ..
루한 형이 날 잊은 건 아닐까 ? 앞으로는 한 시간에 한 번씩 카톡을 보내야하나 진지하게 고민까지 하고
어느새 집으로 가버린 종인이를 뒤로 하고 카페에 빈둥거리며 앉아있는 내자신이 초라하기도 하고.
그러는 와중에도 핸드폰은 울릴 생각을 않고 !!
“ 미치겠네 .. ”
커피 잔은 이미 비워진지 오래였고, 조각케잌 두 조각도 아까 다 먹어버려서 지금쯤이면 소화가 되고도 남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이렇게 집착하고 싶진 않은데 형이 너무 잘생겨서 내가 소홀히 대한 사이에 다른 여자, 남자가 채갈까 불안하단 말이야!
그래서 표현도 더 많이 하고 어쩌다 미친 짓도 했지만 그게 내 진심인걸 어떡하냔 말이야!
발만 동동 구르며 애꿎은 핸드폰만 신경질 적으로 바라보는데 오 ! 카톡왔어 !!!
빛보다 빠르게 카톡을 확인 하는데, 아이씨 게임카톡이야.
“ 씨발 ... ”
[ 개새끼야 게임초대 보내지마 ㅡㅡ ]
[ ㅇㅇ - 개세훈 ]
짜증나, 짜증나!
1.
일단 루한 형에게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된 것은 지금보다 더 오래 전인, 7년 전의 일이었을 것이다.
웬 윗집남자가 이사를 왔다는데 그 어린 나이에도 나는 이 남자에게 사랑(?)인지 동경인지 모를, 아무튼 묘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아마 그 땐 사랑보단 동경의 마음이 더 컸을 것 같은데. 키도 작고 별 볼 일 없던 내 앞에 그런 완벽한 남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굉장히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 엄청 잘생겼었지. 지금도 무진장 잘생겼지만 아마 7년 전이 루한형 리즈시절이 아니었을까 싶다. 하루하루 리즈시절 갱신 중이긴 하지만, 그 때가 제일 잘생겨보였어.
적어도 어린 내 시선 속에서는 말이지.
내가 루한형 앞에선 욕도 안하고 귀엽고 순수한 척을 한다고 해도 같은 나이 애들한테는 굉장히 욕을 찰지게 하고, 루한형 대하는 모습과는 180도 다르게 행동한단 말이야.
그래서 가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때면 나도 모르게 욕을 하게 되는데 그 욕을 루한형 앞에서 쓰게 될까봐 굉장히 두렵다.
욕 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더이상 날 봐주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요즘은 욕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중이긴 한데, 오세훈 김종인 이런 놈들이 내 성질을 건드려 놓는다.
물론 이 녀석들은 내 사정을 굉장히 잘 알고 있는 고마운 녀석들이긴 하지만 가끔 내 속을 긁어놔서 굉장히 짜증난다고 !!
“ 씨발놈들아 !!! ”
“ 어구구구, 너가 욕하는거 루한 형이 알면 어떻게 될까 ~ ? ”
“ ... 잘못했다. ”
이 새끼들은 루한 형을 만난 적도 없으면서 내가 무슨 짓만 하면 루한, 루한. 진짜 지겨워 죽겠어. 근데 루한형 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 드는 것이
진짜 내가 루한형을 좋아하긴 좋아하나보다 ..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온 나에게 루한형은 빛이 되주었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 7년 전, 아니 이제 6년 전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사를 간다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 치는 소리와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된 나는 안된다고 갈 수 없다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집안사정이 너무나도 큰 일이었기에,
더이상 떼를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울적한 마음으로 루한 형한테 소식을 알리러 오르는 계단, 발걸음은 또 어찌나 무겁던지. 한숨만 푹푹 나왔다.
그런데 집에 루한 형이 없었다. 아무리 벨을 눌러도 집 안은 잠잠했고 아무도 나오질 않는 것이다. 그 땐 내가 무슨 생각이었는진 몰라도
일단 무작정 기다리고 봤다. 몇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때 나는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몸이 힘든 것보다 루한형을 보고 싶다는 내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 누구세요오 .. ”
아, 루한 형이 돌아왔는데 술에 취한 것 같았다.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날 알아보지 못해서 민석이라고 말하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비틀거리는 걸음을 옮기는데
진짜 안아주고 싶었다. 아 물론 덩치는 내가 한참 작지만.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까 대답을 않는 루한형에게 조금 섭섭하기도 했다. 나한테 고민 털어놔도 다 들어줄텐데.
“ 형 군대가 ... ”
응? 순간 나는 일시정지 상태로 그대로 멈춰있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군대라고 했나? 순간 내 뇌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루한 형의 나이가 계산 되었다.
21살, 그래 21살. 아니 뭐 이 나이 쯤이면 남자들은 누구나 군대에 가겠지만. 나도 그에 대해서 그동안 많이 생각을 해오긴 했지만 막상 루한형 입에서 저렇게 나오니까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는 내 눈을 때려주고 싶었다. 울면 안 돼. 울지마 바보야, 너보다 더 슬픈 건 군대에 가는 루한형이야. 울지마 !!
울먹이는 목소리로 잘 다녀오라고 말하고 그대로 집으로 와버렸다. 아, 어떡해 어떡해 !!!
이렇게 와버리면 어떡해 !!! 하루하루가 이제 고달플텐데 조금이라도 얼굴 더 볼 생각은 안하고 !!! 다시 가볼까 생각 했지만, 이미 집으로 들어갔을테니 ..
그리고 기분도 안좋아보이던데, 내가 뭐라고 가겠어 .. 굉장히 우울했다.
“ 짐 다 챙겼지? ” 짐을 챙기느라 땀이 분수처럼 흐르는 부모님의 말씀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 나는 차에 몸을 실었다.
어찌나 타이밍이 안맞는지, 짐을 이삿짐 차에 실으면서 루한형 집 쪽을 힐끗힐끗 봤는데도 루한형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렇게 헤어지는구나.
그래서 다음에 찾아오려고 집을 찾아갔더니, 이미 집을 비운 상태였다. 아, 갔구나 군대.
굉장히 허무한 마음에 하루종일 울기만 했던 것 같은데.
2.
20살, 조금은 일찍 군대에 다녀와서 제대를 한지 몇 달이 지났다. 성숙한 남자가 되있을 거라고 기대했건만 내 성격은 어째서 변하지 않는 것인가.
아 물론 이 새끼 뭐이리 몸집이 작냐고 갈굼을 당하면서 들은 욕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써먹긴 한다만 나머지 성격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상남자가 되고 싶었는데.
술이 땡겨서 애들이랑 술을 마시러 갔다. 그러고보니 여기 내가 살았던 아파트 근처네? 루한형 생각 난다.
사실 나도 루한형을 거의 잊다시피 지냈지만 마음 한 켠 속에 ‘루한’이라는 존재를 나는 무의식적으로 생각해왔나보다.
여기 오니까 루한형 얼굴 생각나 .. 지금은 어떻게 지낼까? 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은 우울한 기분을 애써 감춰 술집에 들어왔다.
김종인은 소주를 마시고 싶어했다. 그래서 맥주랑 소주를 같이 시켜서 얘기나 나누고 있는데 일행 한 팀이 들어왔다.
우리처럼 남자로 구성 된 일행이었는데 하나같이 다 잘생겨서 눈길 가게 만드네.
“ 맘에 드냐? ”
“ 뭐래. 즐이나 먹어라! ”
가볍게 엿을 날렸지만 눈길이 가는 것은 사실이었다. 남자 셋으로 구성 됐는데 멀리서도 풍겨오는 훈훈 스멜에 아빠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근데 어째 루한형을 닮은 남자가 있어. 후드티 한 장에 바지만 입고 왔을 뿐인데, 7년 전의 그 사람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루한형도 저런 옷 즐겨입었는데.
얼굴까지 빼다 박은 것처럼.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우리 팀을 놔두고, 더 재밌어보이는 저 쪽 일행의 얘기를 슬쩍슬쩍 엿듣는데 거리가 있어서 그런가 잘 들리진 않았다.
그러다가 루한형 판박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바로 고개를 돌려버리더라.
내가 계속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그 사람도 내 시선을 슬금슬금 의식하기 시작하는데, 그 순간 내 귀에 아주 익숙한 이름이 들려왔다.
“ 루한 넌 요즘 일 안힘드냐? ”
루한?
루우우우우우하아아아아안? 내가 아는 그 루한형? 루한이라는 이름이 흔한 이름도 아니고, 아니 대한민국에선 굉장히 듣기 힘든 이름인데.
아, 대박. 진짜 루한형 맞나봐. 순간 마음 속에서 울컥 무언가가 차올랐다. 눈은 계속 마주치는데 더이상 나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할 수도 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가 그대로 품 안에 안겨버렸는데, 젠장 눈물 터졌어 !!
진짜 루한형 맞아. 내 이름도 알고 있고, 그 때처럼 다정하게 날 민석이라고 불러줬어.
3. (전편을 보고와야 내용 이해 가능합니다 아 물론 1,2도 그동안 이야기를 다 읽고 오셔야 하고요)
루한 형은 날 어색하게 느끼는 것인지 끝까지 카톡 답장을 해주지 않는 것 같다. 벌써 저녁 시간인데, 이제 퇴근시간일텐데 !!!
어제 내가 잠시 미쳐서 나도 모르게 본능을 따른 것뿐인데 이렇게 대해주니 섭섭할 수밖에 없다. 하소연 할 곳이라고는 김종인, 오세훈, 김종대.
사실 그나마 제일 착한 건 종대이긴 한데 종대는 웬 남자랑 데이트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이름이 크리스? 크리스라고 했나.
“ 어떡하지? 진짜로 답장이 오질 않아 .. 나 어떡해 .. ”
“ 너가 미친 짓을 했잖아. 나라도 안할듯 ”
“ .... 아 내가 왜그랬지? 그냥 곱게 도시락만 주고 나올 걸 .. ”
도시락을 주고 같이 사이좋게 먹은 것까진 좋았다. 아니 근데 와이셔츠 단추를 하나 푸는 건 대체 뭔데? 이게 얼른 먼저 다가오라는 뜻이 아니면 뭐냔 말이야?
정장 입은 루한형이 왜이리도 섹시하던지 .. 편한 사복만 보다가 딱 핏이 갖춰진 정장 입은 모습을 봐서 그런가 설렘이 두 배였던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돌진했어 !! 입만 맞췄는데 나도 모르게, 그래!!! 그렇게 되버렸다고 !!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루한형의 표정이 생생히 기억난다. 솔직히 귀여웠어.
“ 아아아아, 답장 언제 와 .. 언제언제언제 .. ”
“ 좀 기다려. 그 형도 바쁠텐데 ”
넌 지금 이 상황에서 게임을 하고싶냐 ?!?! 소리를 빽 지르면서 쿠션을 던지니까 바로 받아치면서 다시 게임에 열중하는 오세훈이다. 저런 개세훈 ...
퇴근시간 한참 지났는데에에에, 뭐하는거에요 루한 형... 설마 여자랑 노는 것은 아닐지 이젠 집착까지 하고 싶을 정도였다.
“ 어?!?!? 답장왔어 답장 !! ”
그 순간, 딱 답장이 왔다 !!! 기쁜 마음으로 잠금을 풀고 카톡방에 들어가보니까 이모티콘과 'ㅋ', 'ㅎ' 따윈 존재하지 않는 딱딱한 답장이 왔다.
[이제 봤어 미안] .
아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편한 답장 좀 보내주지는 .. 그래도 답장 온게 어디야. 아, 밀당해야하나 ? 한 3분 뒤에 보내면 되려나?
그러나 김민석 성격에 밀당이 가능할리가 없지. 보자마자 너무 기쁜 마음에 바로 카톡을 보내렸다.
[그럼 잠깐 만날 수 있을까요?!]
4.
앗싸, 잠깐은 볼 수 있다는 루한형 말에 신나서 개세훈 집을 뛰쳐나왔다. 지금 내 얼굴이 폐인같지는 않을지 몇 번이고 확인 하면서 밖으로 나오니까 거리가 좀 한산한 것이
딱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이 밤중에 루한형이 날 만나준다는 것은 루한형도 나한테 호감이 있는 것이 틀림없어! 나 혼자만의 그린라이트를 울리면서
루한형을 기다리니까 저멀리서 걸어오는 멋진 실루엣이 딱 봐도 루한형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어쩜 얼굴이 안보여도 저리 잘생길 수 있는 건지 ..
“ 형 !!! ”
“ 아, 많이 기다렸어? ”
아, 멋있다 진짜. 정장에 코트를 걸치고 왔을 뿐인데 어쩜 저리 왕자님 같을까. 만나서 할 얘기도 없는데 보고싶어서 무작정 부르고 나니까,
진짜 정적만 흐르네. 루한 형은 계속 내 눈 피하는게 느껴지고. 왜 자꾸 피하는 거지? 난 어제 일 다 잊었는데.
“ 카톡 안보길래 얼마나 섭섭했는데요! ”
“ 미안해, 바빴어. ”
“ 피곤하겠어요 .. ”
“ 응, 좀. ”
진짜로 피곤한 건지 오늘 말도 별로 없고 .. 내심 걱정되서 편의점에서 비타500이라도 사준다고 말하니까 괜찮다고 애써 웃어보이는데,
역시 직장인의 삶은 참 힘든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물론 나도 시험기간에 이럴 정신은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루한형만큼 피곤하고 바쁘진 않을테니.
이래뵈도 내가 여자 마음은 잘아는데 이상하게도 같은 남자의 마음은 잘모르겠다. 내 마음은 잘아는데 내 마음이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 마음까지 똑같은 것도 아니고.
여자는 표정과 말투, 행동에서 모든 것이 드러나는데 남자는 아닌 것 같다. 루한형만 봐도 그랬다. 그래서 더 어렵고 신비한 존재인 것 같다.
“ 안들어가? 내일 학교 안 가? ”
“ 조금만 더 있다가 갈게요. 형 얼굴 보고 싶어서 그래요. ”
해맑게 웃으면서 말하니깐 루한형도 어쩔 수 없다는 듯, 져준다는듯 알았어알았어 이러면서 공원 벤치에 털썩 앉는데, 세상에 .. 여자를 설레게하는 남자의 행동이
저런 건가? 근데 난 여자도 아닌데 이렇게 설렐 수가 있나? 루한형은 신경도 안쓴다는 듯이 지긋이 눈 감고 벤치에 기대서 앉아있는데 나만 이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5.
아니 그래, 솔직히 제가 매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여자들도 나 귀엽다고 난리고 가끔 가다가 남자들도 나보고 귀엽다면서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
제가 못생긴 얼굴도 아니고 이정도면 귀엽잖아요? 오히려 예쁘다고 칭찬 듣는 얼굴이라고요! 진짜 사람들이 환장하는 얼굴인데 !
몸도 아담해서 품 안에 쏙 들어오고! 노래도 잘부르고 한 사람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스타일인데 왜 절 안데려가냐 이 말이에요. 나 진짜 어이가 없어서.
내가 대쉬해서 안넘어오는 사람 없는데 형만 그러네요 형만. 형 왜이렇게 철벽을 쳐요? 진짜 베를린 장벽같은 남자. 아니 베를린장벽도 허물어진지 벌써 몇 년이에요?
이젠 루한장벽도 허물어질 시기가 왔어요! 처음 시도만 힘들 뿐이지 나중엔 쉽다고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처음엔 내가 부담스러워도 나중엔
제 매력에 푹 빠져서 결국 헤어나오지 못하고 나중엔 형이 더 안달날텐데. 진짜 형은 너무 바보에요. 내가 이렇게까지 티를 내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진짜로 모르는 건지!! 어유 답답해!!! 이 쯤 되면 제 마음을 받아줄 때도 됐잖아요! 안 그래요? 저도 이제 슬슬 지치려고 하는데 받아주시죠?!
“ .... 그거 다 들으라고 하는 얘기 맞지? ”
“ 어, 형 제 혼잣말인데 들으시면 어떡해요! ”
“ 옆동네까지 들릴 정도로 큰 소리여서 안 들을 수가 없었어 ... ”
그래요? 그러면 계속 들으시고요!
그러면서 막 자기 자랑과 얘기를 늘어놓으면서 넘어오라고 뭔 이상한 말을 하는데, 몇 번이고 재차 강조를 해서 하는 말인데 난 네가 그저 애기로만 보인단다 애기야.
민석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짝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마음을 알아주고 받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나의 경우는 아니다.
남자와 남자, 5살 차이. 이정도면 말 다 한것이 아닌가? 내가 철벽을 치고 싶어서 치는게 아니고 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는 적어도 민석이의 아름다운 사랑이 여자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게이가 싫다는게 아니고 그 상대가 나라는 것이 문제다.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는데 정말 끈질기게 나만 좋아하겠다고 하니까 나도 어찌할 수가 없다.
철벽을 더더더 치려고 해도 내 마음이 따르질 않으니 어쩌겠는가.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난 민석이가 싫은게 아니야. 귀엽고 애기같고 진짜 아껴주고 싶은 존재인데 ..
나도 내 복잡한 마음을 모르겠어서 아예 연락을 끊어야하나 고민도 된단 말이야.
“ 형 !! 듣고 있어요? ”
“ 응? ”
“ 안듣고 딴 생각 하고 있었어요? 완전 중요한 얘기였는데 !! ”
“ 아, 미안해 .. ”
제 부탁은 하나에요! 제 고백 받아주면 되요! 그뿐임!
결국 마지막은 고백 받아주라 이건데. 딱히 애인을 사귀고 싶은 마음은 없는데 .. 주변에서 결혼하라, 애인 만들라 지들이 더 난리를 치긴 한다만
막상 이렇게 복이 굴러와도 내가 차는데 어떡하겠어.
“ 내가 철벽을 친다고 원망을 할 수도 있겠지. 이해하는데, 형은 진짜 안 될 것 같아서 그래 .. ”
“ 왜 안 된다고만 생각해요? 해보지도 않고? 형 겁쟁이네요! 나약한 사람!! ”
너가 딱 5살만 더 먹고 내 심정을 느꼈으면 좋겠다. 너무 철없이 발언하는 것 같아서 약간 좀 그렇기도 하고.
더이상 얘기해봤자 통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피곤하니까 자자고 달래고 달래서 집으로 돌려보냈다. 민석이는 헤어지기 직전까지도
한 번만 생각하라면서 내 손을 꼭 잡고 얘기해주었다. 흔들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정신을 더 차려야지.
6.
[ 형 - 민석이 ]
[ 뭐하세요? ㅎㅎ - 민석이 ]
「 나 잘 준비중이야 」
[ 진짜요? - 민석이 ]
[ 오늘 일하느라 피곤하셨죠!! (눈물) - 민석이 ]
[ 그래도 힘내세요 (반함) - 민석이 ]
[ 안녕히 주무세요!! (하트) - 민석이 ]
「 너도 잘자고 좋은 꿈 꿔~ 」
너무 딱딱한 것 같아서, 물결 하나 넣었는데 역시 오글거린다. 안되겠다. 다음부턴 그냥 딱딱한 말투 이어가야지.
자기 전에 항상 사람들 카톡 프로필, 상메 확인하는 이상한 취미가 있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휠 쭉쭉 내리면서 확인 하는데
민석이 상메가 [진짜 답답해!!!]로 바뀌어있었다. 뭐가 답답하단 건지.
뭐가 그렇게도 답답하냐고 먼저 톡을 보내려다가, 그냥 관두기로 했다. 졸리니까 자야지.
7. 다시 민석 view
어으엉윽, 졸려 .. 학교 갈 준비를 마치고 이어폰을 꼽은 채로 핸드폰을 켰다. 카카오톡에 접속해서 언제나처럼 사람들 프로필 구경하고 있는데
바뀌지도 않던 루한형 상메가 바뀌어있길래 후다닥 확인해보았다.
* ♥루한형♥
[ 뭐가 그렇게 답답해? ]
010-xxxx-xxxx 보이스톡
헐, 저거 내 상메에 대답 해주는거? 대박 .. 완전 귀엽다 이 형 ..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 상태메세지가 [진짜 답답해!!!] 이건데 톡으로 물어보긴 좀 그래서 상메로라도 저렇게 쓴 거 아니야 !!!
대박이다 진짜 !!!!! 루한 형도 나한테 관심 있는거 맞네 !!!
기쁜 마음으로 후다닥 상태메세지를 바꿨다.
[ 형때문에 !!! ]
*
언제쯤 우리 루루와 밍석이가 행쇼 할 수 있을까요. 얼른 불맠 글을 쓰고 싶어요 ..
늦지않게 행쇼시켜야겠어요, 왜냐하면 루루도 밍석이가 싫은게 아니고 망설이는 것이라는 것을 이 글을 통해 밝혔으니까요 !!!!
하하핳하ㅏ하 루민은 행쇼해야 제맛이죠!!
불맠이 아니라서 실망스럽다고요? 괜찮아요 나중엔 질리도록 쓸텐데요 뭘 !!
전 글을 쓸 때마다 그 사람 감정을 느끼면서 쓰는데 왜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 건지 솜씨를 좀 더 늘려야겠어요 ㅜㅜㅜ
항상 그랬지만 글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글을 쓰니까 더 쓰고 싶은데 피곤해서 못쓰겠어요 .. po시험기간wer ..
아무튼 항상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감사하고 전 그 누구보다도 독자님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사랑합니다. ♡
불맠글 아니라고 댓글 안남기지 마시고 그래도 짧은 댓글 하나정도는 남겨주시면 제가 그 두 배로 답글 달아드리니까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