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파티에 참석하는 모든 학생들은 학교에서 모여 파티가 열리는 호텔로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리무진을 타고 이동하도록 지정 되어 있었다.
학교에 도착해 재민이의 손을 꼭 잡고 들어서자 먼저 도착해있던 친구들과 그 외에 우리 둘을 알던 학생들이 둘이 사귀는거냐며 말을 걸어왔고 나 보다 나재민이 더 먼저 맞다며 맞잡은 손을 붕붕 흔들었다.
재민이의 오른쪽에서 교장 선생님의 짧은 에스코트를 받으며 로드를 걸어 내려오자, 미리 와 있던 학부모들과 게스트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는데 어찌나 민망하던지.
아마 짙은 화장이 아니었다면 새빨개진 내 얼굴이 다 드러났을 터였다.
치렁치렁한 드레스 자락을 꼭 잡고 한걸음 한걸음 걸음을 내딛는데 하이힐에 익숙치 않다보니 다리가 절로 휘청거렸다.
몇번이나 넘어질 뻔 하자 결국 재민이가 내 허리를 살며시 잡아왔다.
"발 아픈데 신발을 왜 이렇게나 높은걸 신었어요."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나중에 발 아프다고 징징거릴거면서."
"안그래. 신발 벗고 있으면 되지."
조금은 못마땅한 듯, 작게 한숨을 폭 내쉰 나재민은 대기하고 있던 리무진에 날 태웠다.
파티장은 깜깜했고 반짝반짝한 불빛만이 은은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힘들게 서로의 얼굴을 알아보고서 테이블에 앉자, 곧 식사가 시작 되었다.
대부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파티가 시작되길 기다렸고 귓가에 익숙한 노래가 흘러 나오자 하나 둘, 용감한 몇몇이 스테이지에 올라가 우스꽝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다들 웃음을 터뜨리다가 슬금슬금, 스테이지로 올라갔고 나는 춤 추지 않겠다고 우겼지만 친구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내 손을 잡아 스테이지로 끌고 들어갔다.
마치 내일이 없는 것 처럼 (실제로도 프롬이 끝난 후엔 방학이었지만) 춤을 추고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소리를 지르던 애들은 다 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BLACK EYED PEAS의 'I GOTTA FEELING' 을 따라 불렀다.
정신 없는 와중에 나재민도 나와 멀지 않은 곳에서 친구들과 깔깔 웃으며 뛰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를 붙잡고 신나게 춤을 추는 미아 때문에 나도 어쩔 수 없이 몸을 함께 움직이는데, 나재민은 그런 나를 보고 웃었다.
그 웃음이 짓궂음이라곤 하나도 없이 그저 예뻐서 결국은 나도 함께 웃어버렸다.
한 시간 쯤 지났을까, 좀 지쳐서 테이블에 가서 앉으니 어느샌가 나재민이 다가와 물을 건네주었다.
"힘들죠"
"조금. 근데 재밌어"
"발은 안아파요?"
"괜찮아, 견딜만해. 중간에 벗어서 별로 아프지도 않아"
"무리하지 마요."
"응."
조금 땀에 젖어 헝크러진 앞머리를 정리해주니 푸스스 웃는게 예뻤다.
우리 말고도 많은 학생들이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려고 의자에 널부러지듯 앉아 있었고 대부분은 5분도 채 넘기지 않고 다시 춤을 추러 벌떡 일어나 사라졌다.
스테이지는 붐볐고 그 중간에선 한창 루카스가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의 주위를 작게 둘러싸고 환호성을 보내는게 웃겨서 동영상도 찍었다.
며칠 전 프롬 날짜에 맞춰 홍콩에 있는 여자친구가 오려고 했지만 결국 못오게 되었다며 칭얼거리던게 떠올랐다.
며칠을 우울해 했었지만 여자친구가 여름에 홍콩에 돌아오면 파티를 열자고 했다며 기뻐하던 루카스는 내가 걱정하던게 무색하게도 혼자서도 무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빠른 비트의 댄스 음악 대신 잔잔한 선율의 노래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미친듯이 춤을 추던 녀석들은 어느새 둘씩 짝을 지어 천천히 몸을 움직였다.
스텔라는 재스퍼와 살랑살랑 스테이지 안쪽에서 박자를 무시한채로 꼭 붙어 춤을 추고 있었고 루카스는 테이블로 내려와 누군가에게 영상 통화를 걸고 있었다.
"춤 출래요?"
"이 노래에? 나 춤 못춰."
"나도 못춰요. 나 엄청 용기내서 물어본건데."
시무룩한 척,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리는 나재민에 못이기는 척 넘어가 그의 손을 잡았다.
내가 두 손을 어찌할 줄 모르고 멀뚱히 서 있자 빵 터진 나재민은 내 두 손을 자신의 어깨 위에 올려놓고 내 허리를 잡았다.
"그냥 왼쪽 오른쪽 왔다갔다 하죠 뭐."
"으으, 뭔가 민망하다."
"민망?"
"Embarrassing 하다구. 그 동안은 애들이 나랑 너 사귀는거 몰랐잖아. 이렇게 대놓고 보여주니까 뭔가..."
"쑥쓰러워요?"
"응. 맞아."
그 말에 피실 웃은 나재민은 그저 가볍게 잡고 있던 허리를 끌어당겨 나를 감싸 안았다.
까만 수트에 혹시나 화장이 묻을까 걱정하는건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아- 좋다- 만 연발하는 그 애 때문에 결국은 나도 포기하곤 마주 끌어 안았다.
"이러고 있으니까 진짜 좋다."
"...나도 좋다 재민아."
시간이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리 사이의 시간이, 결국은 과거로 흘러가지 않고 현재에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하나의 계절 빼고는 모든 계절을 함께 한 너와, 모든 사계절을 함께 했으면 좋겠어.
"...사랑해."
내 입에서 흘러나온 고백에 재민이가 웃었다.
잔잔하게 귓가에 퍼지는 노래 소리와 그의 웃음 소리가 듣기 좋았다.
"늘 내가 더 사랑해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였다.
나재민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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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학교 프롬은 비틀즈의 렛잇비를 떼창하며 끝났었죠...(아련
나름 제 기억에 의존해 썼습니다. 다만 재민이 같은 파트너가 없을 뿐...
물론 제 파트너는 제 친구였죠.ㅎ
암호닉 신청은 더 이상 받지 않습니다.
공지에 생각보다 훠얼씬 더 많은 분들이 암호닉을 신청 해주셔서 당황했습니다...
지금까지 어디 계셨어요 여러분...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지막 글도 빠르게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해요!
ㅜㅜㅠㅠㅠ초록글!! 감사합니다!
+암호닉
쟌니
재민이랑 설렘 주의보
재민아
쥬아앙
코발트블루
반쪽즈
포카리
나나완댜
푸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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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스윗남 재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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