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슈/루디/루민] 참깨와 솜사탕 02
" 아저씨. 저기요 "
제 눈 앞에 손을 휘휘 저으면서 부르는 목소리는 들리지가 않는지
계속해서 아까의 그 두 사람의 모습이 떠올라서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 루한이었다.
" 아까 그 사람이 민석이란 사람이에요?
표정 보니까 딱 봐도 차였네. 차여서 그런 거죠? "
어렴풋이들은 이름 석 자에 욱한 심정을 음식을 먹고 있던 경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 싱글벙글 웃는 얼굴에 금새 당황하여 손을 놓았다.
' 내가 어린 얘 앞에서 무슨 꼴이람 '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바라보자 조그마한 입술을 떼어내며 말하는 경수 였다.
" 아까 이름 불렀잖아요. 잘 때.
내 이름은 도경수이니까 다음에 기억해주세요 "
" 하. 입 다물고, 남은 음식 맛있게 먹고 가라. 나 먼저 간다 "
" 가세요. 다시 나랑 못 만날꺼 같죠? 난 다음에 볼 것 같은데. 잘가요 아저씨 "
알 수 없는 말을 내 뱉으며 연신 웃는 경수는 신경하나 쓰지 않는 듯 가게 밖으로 나왔다.
미련이 남아서 그런 것인지, 벌써 옆에 자신이 아닌 타인이 있다는 것 때문인지.
뭐 하나 후련하지 못했다.
아니, 아직도 나 혼자 추억의 감정에 잠겨 있나 싶어서 화가났다.
바닥에 있는 누가 마시다 버린 찌그러진 콜라 켄을 있는 힘껏 발로 차며 화를 풀다.
이러면 안된 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화를 걸었다.
지우지 못한 번호가 긴 수화음으로 이어졌다.
' 받지 않는구나.'
역시 라는 생각과 자신이 무슨 짓을 한 것지에 대한 자괴감을 느끼다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 자리에 굳어있을 수 밖에 없었다.
*
팔짱을 끼며 귀찮게 붙는 세훈의 힘에 못 이겨 식사를 하였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이라면 행복해 하는 단순한 저이기에 레스토랑 안의 분위기에 취해 기분이 좋았었는데.
왜 항상 사람의 감정은 하루동안 수백번 수천번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잘 모르겠다.
낯익은 얼굴 하나는 내 머릿 속에 계속해서 머무는 사람. 멀리서 뒷통수만 봐도 너인걸 알 수 있는. 그게 너란 걸.
저멀리서도 풋풋해보이는 커플로 보이는 둘의 모습에
애써 굳은 표정을 지워보이며 아니라며 속으로 되내었다.
헛것을 본거겠지 김민석. 정신차려 정말.
제 상태가 좋지 않아서 하루 밖에 되지 않은 헤어짐이 이리도 쉽게 사라질 수는 없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이 아니였음을 깨닫는 건 시간 문제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제가 가야할 길에 서있는 신호등 앞으로 다가가면 갈수록 드는 이 기분은
화가나는 것도. 슬픈 것도 아닌. 형용할 수 없으며, 가져선 안 될 감정들이였다.
제 분위기를 눈치 챈 세훈은 어느새 곁으로 가까이 붙어 더 다정하게 보였다.
" 우리도 저기 들어 갈까요? "
보란 듯 귓속말로 하는 소리는. 그저 헛 소리.
" 뭐? "
반사적으로 나온 큰 소리에 제 입술 위에 손가락이 얹어졌다.
" 쉿. 오해하시는 모양인데 척만 하자구요 척만. "
대화가 끝나자 어느 덧 초록색으로 변한 신호등에 우린 엇갈리게 걸어갔다.
그 옆엔 서로 다른 사람과 함께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