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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남우현 

민망한 성우 오타 조각(feat.자X) 

  

  

  

  

  

*  *  * 

  

우현은 쪼개질 것 같은 머리를 싸매며 부어서 떠지지도 않는 눈을 뜨며 일어났다. 도대체 어제 얼마나 마신거야…. 띵한 머리로 대충 어제의 상황을 떠올리던 우현이 영 아니다 싶어 머리를 휙휙 흔들었다. 어제 사귀던 여자친구에게 축구공처럼 뻥 차인 성열이 우현을 붙들고 엉엉 울어재낀 덕분에 우현은 새벽 3시까지 눈물젖은 소주잔을 들며 성열의 신세한탄을 들어줘야만 했다. 그 뒤로 누군가 자신을 집으로 데려다준 것같은데 도통 누군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여튼, 이성열 이 개새끼는 술버릇 참 지랄맞아요.. 꿍얼꿍얼 성열의 욕을 하며 입을 쩍벌리며 하품을 한 우현이 아직 가시지 않은 졸음에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띠리링, 이제 막 고개를 앞으로 쳐박기 전이었던 찰나에 들려오는 알람소리에 우현이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성규형 생일♥」

잠금을 푸니 익숙한 이름에 잠시 우현이 눈을 깜빡 깜빡. 그러다 오늘이 4월 28일인것을 알자 우현이 고개를 벌떡 들었다. 헉. 진짜 오늘이네. 평소였음 제 생일은 까먹어도 애인인 성규의 생일을 기억하고 있었을 우현이건만 요 몇일째 냉전상태였던 사이에 생일은 무슨 간신히 참았던 성규에 대한 섭섭함과 원망이 밀려들어왔다.
 

"치, 생일이면 생일이라고 말을 하던가, 진짜 연락 안하는것 봐."


그러니까 몇일 전, 성규는 회사 생활로, 우현은 새학기를 맞아 둘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와중에 우현은 성규가 우현 몰래 선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이럴수 있냐는 우현의 말에 성규는 자신의 부모님 때문에 강제로 나간 선이라며 우현을 달래려 했지만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끝나버렸다. 연락하지마! 라는 외침과 함께 씩씩거리며 성규의 자취방을 뛰쳐나온 우현을 성규는 끝내 잡지 않았다. 그이후로 진짜 지금까지 문자한통 안주고… 우현은 울먹이며 다시 눕고선 이불을 팡팡 차댔다. 김성규 개새끼! 나쁜 새끼!


그렇게 성규대신 이불에게 화풀이를 한 우현이 어기적어기적 덮고있던 이불에서 나와 충혈된 눈으로 휴대폰을 잡았다. 그래도 생일은 챙겨줘야지 라며 조금은 풀린 마음으로 화면을 꾹꾹 눌러댔다. 자존심이 조금 상했지만 그래도 이쯤 되자 성규가 보고 싶은 우현이었다.  형, 바지 사이즈 몇이야? 전에 성규가 사고 싶어하다가 못산 바지로 선물까지 다 생각해낸 우현이 전송버튼을 눌렀다.

전송 완료!



* * *


「형 자지 ㅅㅏ이즈 몇이야?」


푸읍-. 성규는 하마터면 마시고 있던 아메리카노를 뿜을 뻔했다. 세상에, 이게 뭐야. 숨 넘어갈듯 끅끅 웃어대는 성규에게 회의 중이었던 모든 사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성규씨, 조용히 합시다. 잠시 회의 중이었던 것을 망각한 성규가 부장의 말에 재빠르게 상황파악하고 멋쩍은 웃음을 내뱉었다. 하하, 회의 계속 하시죠.
 

안그래도 어제 일 때문에 우현에게 문자를 보내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왜이렇게 바쁜지. 그놈의 업무 업무 업무! 새삼 세상이 자신과 우현과의 연애를 방해하는 느낌이었다. 무튼, 회의를 마치고 돌아와 의자에 앉은 성규가 아빠미소를 지으며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우현이 보낸 문자를 보고, 또 보고, 캡쳐까지 완료. 흐, 이 귀여운 놈. 아마 자신의 생일인걸 알고 선물때문에 문자를 보낸 모양인데 요로코롬 오타를 내버린 우현이 너무 귀엽고, 귀엽고, 귀엽고 ….  

  

사실 성규는 우현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연락을 안할진 몰랐다. 아무리 싸워서 우현이 연락 안하겠다는 말도 작심삼일. 3일 안으론 '형 아직도 화났어?' 아님 '자기야 미안해ㅠ♥' 등 애교섞인 문자를 보내기 마련인데 이번엔 꽤 강아지가 많이 화가 났었는지 어제, 친구와 술마시고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서 김성규 해삼말미잘 소치 같은놈부터 시작해서 보고싶다며 엉엉 우는것을 끝으로 잠들었는지 전화가 끊어져버렸다. 어제 일을 회상하며 괜히 괘씸한 마음에 우현에게 답장을 보냈다. 

  

" 맛 좀 봐라, 요 똥강아지. " 

  

*  *  * 

  

  

성규에게 문자를 보낸뒤 꾸역꾸역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선물로 줄 옷을 보고 있었던 우현이 시선은 화면으로 고정한채 진동으로 울리는 휴대폰을 잡아 들었다. 어랏, 문자 왔네. 화면에 뜨는 성규형이라는 이름에 괜히 기분이 좋아져 히히 웃으며 문자를 봤는데… 으악! 이게 뭐야! 우현은 먼저 자신이 보낸 문자에 1차 멘붕, 그 다음 성규에게 온 문자로 2차 멘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렇게 궁금하면 우리 강아지가 확인해 보면 되지 」 

「 오빠 오늘 일찍 갈게, 자지말고 기다려. 」 

「 ♥♥ 」 

  

  

  

  

  

  

문자 본 우현이 좋아 죽었다는 건 안비밀. 

  

  

*   *   * 

  

  

이 조각을 쓰게 된 계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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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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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오랜만이에요 작가님!!!! 오타가 ㅋㅋㅋㅋㅋ 참 귀엽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알면서 그렇게 대답한 성규도 센스 터져요 예! 소치같은놈ㅋㅋㅋㅋ 오랜만에 보는 욕이에요. 시험기간의 피로를 없애주는 거 같아요 잘 봤습니다!
10년 전
독자2
대박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고보니 자판이 옆이네요.... 그렇게 성우는 밤에 화해하나요?ㅋㅋㅋㅋㅋㅋㅋㅋ 글 잘 읽고가요!
10년 전
독자3
으아ㅋㅋㅋ 귀여워요ㅋㅋㅋ성규답장 귀요미ㅠㅋㅋㅋㅋ ㅋ잘읽고가요~~
10년 전
독자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친구도 저런적 있는데 진짜 ㅋㅋㅋㅋㅋ박장대솤ㅋㅋㅋㅋㅋ
10년 전
독자5
세상에ㅋㅋㅋ저 짤은 많이 봤는데 이렇게 쓰니까 완전 색다르네욬ㅋㅋ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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