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전정국] 첫사랑 보관소
w.1억
아침에 눈을 번쩍 뜨자마자 혹시라도 자신이 자고있는 모습을 정국이 뚫어져라 볼까
이불로 코까지 가린채로 눈을 이리저리 굴렸고,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열두시.."
나 열두시까지 잔 거야? 을이는 고개를 막 저어보고선 보이지도 않은 핸드폰 검은 액정으로 상태를 확인한다.
겨우 머리 정돈을 하고선 거실로 슬금슬금 나오니...
"정국아아.."
정국은 자고있었고, 자는 모습이 어쩜 저렇게 한결같이 잘생겼는지
을이는 괜히 또 입을 틀어막고선 조용히 웃다가 쇼파 밑에 쭈그리고 앉아서는 정국의 얼굴을 살폈다.
"어쩜 이렇게 잘생겼지.."
다시금 입을 틀어막고 자는 걸 구경하는데. 12시면 깨워도 되겠다 싶어서 정국의 어깨를 잡고선 작게 흔든다.
"정국아. 12시야.."
조용히 조심스럽게 정국을 깨우고 있었을까. 정국은 살짝 눈을 뜬채로 을을 보더니 곧.. 자신의 앞을 손으로 팡팡- 친다.
누우라고? 을이의 말에 정국이 고개를 끄덕이자, 을이는 고민을 하다 겨우 정국의 앞에 엉기적 엉기적 다가가 눕는다.
서로 껴안고 또 한참을 있었을까. 서로의 숨소리가 들려오는 게 참 신기해서 을이 웃으며 말한다.
"눈떴는데.. 네가 있어서 완전 좋았어."
"…응."
"잘잤어?"
"응."
"아직도 졸려?"
"조금."
"더 잘래?"
"응."
을을 더욱 더 세게 끌어안고 눈을 감는 정국에 을이는 정국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고선 한참 있다가
천천히 고갤 들어 정국의 얼굴을 확인한다. 오.. 밑에서 봤는데도 잘생겼어.
괜히 정국의 목젖을 또 건드리는 을에 정국은 눈을 감은채로 을이의 손목을 잡고선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조금만 더 자. 보고싶단 말이야."
더이상 대답이 없는 정국에 을이는 시무룩해져서는 눈을 같이 감았다.
"뭐? 물놀이?"
"그래! 이번주에 여름방학 시작이니까."
"시작이니까?"
"애들이랑 하루 펜션 잡아서! 놀러가면 되지! 고기도 먹고!? 딱 좋지!?"
"그래. 애들이 좋아하기는 하겠다만.. 정국이가 가려나? 귀찮은 건 절대 싫어하는 애라."
"노을 가면 가겠지! 안그냐?"
"그런가.."
"그나저나 전정국 얜 뭐하려나? 부모님 어디 가셔서 주말에 안들어오신댔는데.. 전정국네 놀러갈래?"
"그래."
"가자!"
"말도 없이?"
"우리가 언제 말하고 쳐들어갔냐?"
"그건 그렇네."
"자! 한판 끝내고 가자!!"
"지금 그 소리만 다섯 번째야."
태형은 진짜 마지막이라며 마우스를 잡았고, 지민도 같이 마우스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응. 안녕? 빨리왔네?"
"네! 점심 좀 먹고 오느라.. 헤헤."
"점심 뭐 먹었어?"
일단 들어와- 하고 문을 활짝 열어주는 석진에 지수는 웃으며 석진의 집으로 들어섰고
괜히 들어서자마자 양말을 봤는데.. 구멍이 나려는 양말에 지수가 급히 발을 뒤로 숨긴다.
"출출하면 말해. 케이크 있거든."
"아!! 네! 네..! 하하하하..하하하!"
아직 눈치를 못챈 석진은 지수가 왜 저렇게 해맑게 웃는지 궁금했지만
원래 자주 웃던 아이라 평소처럼 행동을 하는 거구나 싶어 고개를 끄덕이고선 게임기를 켜준다.
지수는 최대한 발을 숨기고선 게임기를 켜서 했고, 석진은 옆에 테이블 위로 책을 올려놓고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공부..해요?"
"응. 이제 수능 봐야 되니까."
"아 맞다!"
"진작에 공부 좀 할 걸 그랬어.. 너무 공부를 안했어서."
"네에!? 왜요? 지금 오빠 성적으로 아무곳이나 갈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음.. 원래는 그럴 수 있었는데. 엄마가 좋은 대학에 가길 원하셔.
내가 보기엔.. 어디 대기업 들어갈 거 아니면.. 스펙 안쌓아도 될 거라 생각하거든.
대학은 서울대를 나왔던, 지방대를 나왔던 뭔 상관이야? 공부를 할 애들은 하고, 안할 애들은 안하는 건 사실이잖아."
"그쵸.."
"그래서.. 조금은 고민중이야. 내가 뭘 해야할까. 너무 늦었지만 말이야."
"……."
"너는 뭐 하고 싶어?"
"저는.."
"응."
지수는 갑자기 온 현타에 게임기를 바닥에 내려놓고선 한숨을 내쉬었고, 석진은 여전히 너그러운 표정을 짓고선 지수를 바라봐주었다.
생각해보니까.. 뭘 하고싶었는지 생각이 안나. 아니? 생각 조차도 안해본 것 같지 왜?
"그냥요."
"……."
"모아둔 돈으로 카페나 만들래요!"
"카페? 너랑 잘어울려."
"정말요!?"
"응. 옷가게를 해도 좋은 것 같고.."
"정말..정말요!?"
"응. 사무직보단 그런쪽이 잘어울릴 것 같은데? 난 적극찬성."
"오오오오!!!"
"그래도 아직 시간은 있지만.. 이번 여름방학 때. 많이 생각해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라."
"네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가, 나중에 뭘 할지 생각하면 막막한지 시무룩해졌다가 다시금 또 석진의 얼굴을 보니 행복해져 웃고만다.
지수의 다리 옆에 놓여진 핸드폰이 무음인지라 소리도 못내고 전화가 오는 화면만 보이자
석진이 문제집을 보다가 곧 핸드폰 화면을 본다. '김태혀이' 라 저장된 번호에 전화가 오자 석진이 지수에게 '전화'하고 핸드폰을 가리키자
지수는 아! 감사합니당.. 하고선 전화를 받는다.
"여보세요."
- 어디냐? 놀자! 나와!
"나 지금 밖에 나와있는데?"
- 그럼 좀이따라도 만나자. 우리 정국이네 갈 거야. 걔네 집 먹을 거 다 털자.
"너는 전정국 집에 먹을 거 털러 가냐.. 양심도 없는 것아."
- 중요하게 할 말도 있단 말이야.
"뭔데?"
- 우리 애들끼리 물놀이 가자. 펜션 잡고! 어때?
"물놀이? 콜!
- 오케이! 그럼 연락해라. 빨리 와야 돼.
"엉야."
지수가 전화를 끊고서 핸드폰을 바닥에 내려놓자, 석진은 지수를 한참 보다가 입을 열었다.
"물놀이?"
"아, 네! 친구들이 펜션 잡고 놀자고 해서.. 근데 펜션 비쌀텐데. 그쵸?"
"우리 이모가 홍천강 옆에 펜션 오픈했거든. 거기로 갈래? 내가 말해둘게."
"정말요!?"
"응."
"오빠도 가면 안 돼요?"
"너희들 끼리 놀러 가는 건데. 내가 왜 껴~"
"그래도.."
"이모 일도 도와주는겸 들를게. 그럼 됐지?"
"네! 좋아요!!"
"그래. 그러자. 그리고."
"네?"
"실내화 신어. 어제도 보니까 안신더라? 청소 안해서. 신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신으라며 옆에 둔 거실 실내화를 건내주자, 지수는 아! 네! 하고선 실내화를 신는다.
다행이다.. 양말 구멍난 거 가릴 수 있겠다.
지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실내화를 신자, 석진은 문제집을 보는척 하며 작게 웃었다.
을이 먼저 눈을 떴고, 을이 시계를 보고선 헉! 하고 입을 틀어막자
정국도 눈을 뜨고선 시계를 본다. 와.. 우리 1시간을 더 잤네.
을이 먼저 상체를 일으켜 앉자, 정국도 같이 상체를 일으켜 앉았고.. 뒷머리가 다 뜬 정국이 귀여운지 을이 소리내어 웃자
정국이 괜히 자신의 뒷머리를 매만진다.
"정국이 너도 사람이구나!"
"그럼 뭔줄 알았냐.."
"그런줄 알았어. 너무 비현실적이게 생겨서..!"
"너무 오래잤다."
"응! 맞아!"
"……."
"……."
"……."
"……."
뭐야 이 정적은.. 이렇게까지 정적이 흐를 필요는 없잖아.
을이 괜히 뻘쭘한지 하하하! 하고 어색하게 웃자, 정국이 손을 뻗었고
을이 고갤 숙여 그 손을 보고선 손을 잡는다.
"아침부터 손잡기!"
"점심인데."
"눈 떠서 밝은 거면 아침이지 뭐!"
"뽀뽀할래?"
"응."
"……"
"어!?! 진짜!?!?"
"응."
"내가 해도 돼?"
"응."
"또 피할 거잖아!"
"안피해."
"진짜?"
"너 걸고."
"나를 왜 걸어!"
"그만큼 진심이라는 거지."
"그래!"
을이 괜히 신나서 정국에게 바짝 다가가 얼굴을 조금 가까이 대었을까.
뭘까 이 어색함과, 창피함은.. 얼굴이 가까워질 수록.. 왜 더 뽀뽀를 못하겠는가.
분명 당당하게 뽀뽀를 한다고 해놓고!.. 해준다고 해놓고.. 다가가니 너무 민망해서 눈도 못마주치겠어.
"……."
을이 정국의 턱을 양손으로 잡고선 얼굴을 갖다 댔지만, 뽀뽀는 커녕 눈도 못마주치자
정국이 웃으며 고개를 뒤로 뺐고, 을이 어어? 하고선 흔들리는 동공으로 정국을 바라본다.
"왜 피해..?"
"하지도 못하잖아."
"할 수 있어! 좀.. 마음의 준비를.."
"뽀뽀하는데 뭔 마음의 준비야."
"처음이니까!.. 나 어렸을 때. 엄마한테 뽀뽀한 것 밖에 기억이 안나."
"그럴 수 있어."
"…그러니까. 잠깐 시간을 줘."
"그러던지."
정국은 이번에 정말 가만히 을을 바라보았고, 을이는 다시금 정국의 턱을 양손으로 잡고선 정국의 볼을 뚫어져라 보았다.
이러니까 더 못하겠어. 뽀뽀를 하고 떨어질 때도.. 그 순간에도 너무 민망할 것 같아.
눈을 꼭 감고선 을이 정국의 볼에 뽀뽀를 하고선 떨어졌고, 정국은 웃기고, 좋았지만 꾹 참고선 을을 내려다보았다.
"오.."
"오?"
"느낌이 되게 새로워!"
"……."
"뽀뽀란 건.. 되게 간지러운 거구나. 괜찮다!"
또 쪽- 하고 볼에다 뽀뽀를 하는 을에 정국이 이제서야 터져서 웃고만다.
을이는 이제 당당하게 정국의 볼에 몇십 번의 뽀뽀를 했고, 정국은 간지럽다며 뒤로 고개를 빼버린다.
"하지만.. 나는 받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너무 순수하게 을이 정국을 올려다보며 말했고
정국은 저 뜻의 의미를 알면서도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선 을을 장난스런 표정을 짓고선 내려다본다.
왜애.. 하고 울상을 짓는 을에 정국이 먼저 일어섰고
곧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던 을이의 핸드폰이 전화 벨소리를 내자, 정국이 화면을 보았다.
지수에게서 오는 전화에 정국으 그 핸드폰을 가져가자 을이 뒤늦게 일어나서 정국에게 손을 뻗는다.
"줘!"
"가져가."
가져가. 정국의 말에 을이 손을 더 뻗어 핸드폰을 가져가려 했을까.
정국이 높이 들자, 을이 손을 뻗다말고 포기하고 정국을 째려본다.
"안가져가?"
"그렇게 높이 드는데 어떻게 가져가?"
"안높은데?"
"높거든!"
얘기를 하는 틈을 타. 정국이 더 높이 들자, 을이 혼자 화나서 주먹으로 콩- 가슴팍을 쳤고
정국은 아직도 알이베긴 가슴팍쪽에 아픈지 조금은 인상을 쓴채로 있다가 표정을 풀고선 을을 본다.
"나 나중에 키 크는 수술 받을 거야! 철심 박을 거야!"
"그거 하면 몇년을 휠체어 타야 된다던데."
"그래! 그럼 너는 나 보고싶어도 참아야 돼."
"딱히?"
"와.. 너무해."
다시 정국을 때리려는 을에 정국이 바로 을이의 한쪽 손을 잡았고
나머지 다른 손으로 또 치려고 하자, 그 손마저도 꽉- 잡는다.
두 손목이 다 잡힌 을이 입술을 쭉- 내밀고선 인상을 쓰자 정국이 갑자기 그 입술에 뽀뽀를 했고
을이 기습적인 정국의 행동에 놀란듯 눈이 커져서는 정국을 올려다본다.
"얼굴 터지겠다."
"응!"
"뭘 응이야. 밥 먹어야지. 오늘은 시켜먹자."
"응..!"
"노을."
"응!"
"정신차려."
정국이 을이의 눈 앞에 손을 흔들자, 을이 그제서야 정신이 드는지 눈을 더 크게 떴고
정국이 풉- 웃으며 부엌으로 향한다.
뭘 시켜먹을지 책자를 보고선 고민을 하는 둘은 몇십분째 계속 뭐 먹지..라는 얘기는 했고
갑자기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정국이 올 사람이 없는데.. 하며 인터폰을 본다.
그 사이에 을이는 겁먹어서 돌처럼 굳어서는 정국을 보았고,
인터폰을 본 정국이 한숨을 내쉬었다.
"뭐."
- 문 열어!!! 전정국!!!
익숙한 목소리였다. 태형의 목소리에 을이 다행이다..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정국이 고개를 저으며 문을 열어주었고, 집 안으로 들어 온 태형이 부엌에 있는 을과 눈이 마주치자
정말 오바스럽게 소리를 지른다.
"너 왜 여기있어!?!?!?!?!?"
"어.. 안녕!"
태형이 괜히 을을 삿대질하며 소리치자, 지민이 그 손을 접어주고선 을이에게 안녕- 하고 인사를 한다.
을이 웃으며 인사를 해주자, 태형은 의심 하는 눈으로 을과 정국을 번갈아보더니 정국에게 말했다.
"저 옷!!! 너 옷 아니냐!"
"맞아. 뭐 흘려서 줬는데."
"바지는!?"
"바지까지 흘려서."
"그렇단 말이지?"
"응."
"그렇단 말이지? 그런 거지!?"
"왜 이래."
킁킁- 정국의 목덜미에 냄새를 맡아 본 태형이 갑자기 정국의 목 주변을 열심히 들여다보였고
정국은 고개를 젓고선 태형을 내려다보았다.
"뭐하냐."
"요즘 흔히들 많이 남긴다는! 키스마크"
"…뭐래."
갑자기 을이 얼굴이 빨개져서는 헛기침을 하자, 태형은 수상하다며 을을 이상하게 바라보았고
지민은 자연스럽게 쇼파에 앉으며 말했다.
"남이사 뭘 하던 말던 뭔 상관이냐? 솔로라서 질투하냐?"
"내가??? 질투를????????????"
"물음표가 너무 많네."
"아니거든!"
"아니겠지."
"김지수 얘는 왜 이렇게 안와??"
정국이 문을 닫으려고 했을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살짝 닫히는 문 사이로 발을 넣은 지수가 헤헤- 웃으며 문을 열고선 말한다.
"나도 왔습니다아아!!! 으아아아아 을아아아아!!! 보고싶어쪙!! 전화는 왜 안받어어엉!"
을도 같이 지수와 뛰었고, 둘이 이산가족 상봉이라도 한듯 끌어안자
지민은 그 둘을 보고선 아빠미소를 지었고, 나머지 태형과 정국은 저리도 좋을까.. 어이가 없는지 웃었다.
"내가 아주! 아주!! 신선한 모임 장소를 정했도다."
"뭐. 또 피시방이라고 할 거잖아."
"아니야. 진짜로!! 어디인지 궁금하지!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태형이 바닥을 손으로 막 두드리자, 지수도 재미없다는듯 표정을 지으면서도 바닥을 두드렸다.
지민도 따라 바닥을 두드리자, 을이 웃으며 따라 두드린다. 정국을 제외한 모두가 두구두구! 하며 태형을 보았을까..
"물놀이!! 어때? 우리끼리 방 구해서! 어때!?"
그 순간 그래! 하고 지수가 먼저 대답을 했고, 지민은 자신은 상관없다는듯 표정을 지었다가 을을 보았다.
웬일인지 평소처럼 웃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을에 지민이 이상함을 느꼈고
먼저 눈치를 챈 정국은 고개를 저으며 태형에게 말했다.
"물놀이 말고, 다른 거."
"다른 거? 여름에 물놀이 하지 그럼 어디가냐? 스키장이라도 갈래?"
정국이 대충 눈치를 좀 채라고 인상을 쓴채로 눈치를 줘도 태형은 뭐- 하며 정국을 보았고
곧 지수도 눈치를 채고선 아.. 맞다.. 하고서 입술을 꾹- 깨문다.
태형도 뒤늦게 눈치를 채고선 어떡해... 하고 작게 혼잣말을 한다.
정국은 팔짱을 낀채로 태형을 보고선 고개를 저었고, 곧 을을 내려다보자
을이 표정이 좋지 않았다. 모두가 을이의 눈치를 보았고..
"야.. 미안해. 노을.."
"……."
"내가.. 그.. 일부러 그런 건 아닌데.. 그게.. 아.. 그래! 그냥 우리끼리 바다.. 아아아! 바다래! 나 미쳤나봐."
갑자기 혼자 뺨을 툭- 치는 태형에 웃으면 안되는 상황이지만, 지수가 먼저 웃음이 터질 뻔한 걸 꾹 참았고
태형이 무릎까지 꿇고선 을이에게 말했다.
"피시방 어때.. 이 무더위를 이겨줄 곳은 피시방밖에 없걸랑.. 에어컨에 선풍기에.. 와.. 천국이 따로 없걸랑!"
고개를 숙인채로 말이 없는 을에 태형이 난 x됐다.. 하고 입모양으로 지민을 보았고
지민이 대신 을이에게 말을 하려고 했을까.
"가자."
"어?"
"물놀이 가자! 나도 가고싶어."
예상치도 못한 을이의 말에 태형이 침을 꿀꺽 삼키고선 애들 눈치를 보았고
정국이 을이의 머리를 헝클어주자, 을이 웃으며 애들에게 말했다.
"눈치보게 해서 미안해! 내 눈치 안봐도 돼. 나도 물놀이 가고싶었어."
"……."
"어른이 되어서까지 물을 무서워 할 수는 없잖아! 도전!"
을이 너무 해맑게 웃자, 지수는 괜히 슬픈지 훌쩍거렸고
태형은 야 너 우냐!?! 하고선 지수에게 두루마리 휴지를 던진다.
그래. 정말.. 이렇게까지 피하고 싶지는 않다.
지수와 태형 그리고 지민이 셋이서 거실에서 영화를 볼때
정국이 방에 들어와 밥 배달을 시키는동안 을이 정국의 방에 들어왔고
전화를 끊은 정국이 을을 향해 웃어주었다.
"영화 재미없어?"
"응! 그냥 잔인하기만 해."
"잔인한 거 안좋아하는구나."
"응.."
"근데.."
"응?"
정국이 침대에 앉아서 자신의 옆자리를 팡팡- 치며 을이에게 오라고 했고
을이 그 옆에 앉아서 정국을 올려다보았다.
"근데?"
"물놀이말고.. 다른 곳으로 놀러가도 되는데."
"아, 아니야! 나도 괜찮아."
"많이 힘들텐데?"
"음.. 그래도 괜찮아.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극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엄마?"
"응!"
"웬 엄마?"
"우리 엄마는 물을 엄청 무서워하셔. 세수를 할 때. 남들은 1분이면 끝나는 걸.. 엄마는 3분을 넘겨야 하고.
된장찌개를 끓일 때도.. 물이 무서워서 겨우겨우 냄비에 물을 담느라 10분 안에 끝날 걸 30분이 지나야 끝내.
나보다 트라우마가 더 심하신 거지.."
"아.."
"비오는 날에는.. 내가 우산이 없어서 비를 맞고 집에 오는데. 엄마는 트라우마 때문에
내가 비에 맞는다는 걸 알면서도 마중을 나와주지 못하셨어."
"……."
"근데.. 나는 이게 조금은 익숙해져도.. 서운하고 서러운데.
나중에 아무것도 모르는 내 자식이 내가 엄마랑 같은 행동을 하고 있으면.. 나보다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
"그래서 나도 나름 극복 하려고 노력하는 거니까! 내가 억지로 가려는 거라고 생각 안해도 돼.
어차피 나는 너희랑 놀고 싶었는 걸!"
을이 말을 다 하고선 어우~ 속 시원해.. 하자 정국이 웃으며 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헝클어주는 것이 아닌..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 말이다.
을이 꼬리 흔드는 강아지처럼 해맑게 웃자 정국도 따라 작게 웃는다.
"예쁘네."
"……."
그리고 문 앞에서 귀를 대고서 안에서 얘기하는 걸 엿듣던 지수와 태형이 서로 안들린다며 밀어내고 있었을까.
갑자기 문이 열리자 둘이 바닥에 나동그라진다.
그 모습에 정국이 쯧쯧 혀를 차며 그들을 지나쳤고, 을도 어색하게 웃으며 따라 나와 거실 쇼파에 앉는다.
"아오! 진짜아! 그러게 내가 그만 듣자고 했지!"
"야 너 되게 웃긴다!? 어디가! 야!!"
비하인드
[일요일 저녁]
정국이 을이와 집에서 논 게 떠올라 괜히 혼자 웃으며 창문 밖을 보았을까.
엄마가 왔는지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엄마는 노크도 없이 방에 벌컥 들어와 정국의 뒤에 서서 정국에게 소리쳤다.
"정국아!! 좋은 소식!!"
"…좋은 소식이요?"
"응!! 축구선수 박지석! 박지석이!"
"……."
"너를 가르치겠대. 네가 예전에 그토록 원했던! 박지석!"
"……."
"좋지 않아? 표정이 왜.."
"제가 원했던 게 아니라.."
"……."
"엄마가 원하셨잖아요."
"그래서.. 별로인 거니? 무려.. 박지석이야. 박지석..여기서 싫다고 하면 넌.."
"하면요."
"……."
"하면 저는 어떻게 되는데요."
"너도 그 선수처럼 유명한 축구선수가 되는 거야. 정국아."
"……."
"박지석이.. 네가 경기했던 영상들을 보고.. 특별히 너만.. 전국에서 너만 제자로 삼겠다고 했어."
"……."
"거절부터 하지말고. 생각을 좀 해봐. 예전에 있었던 뉴욕에서 널 가르치겠다던 코치와는 전혀 달라.
미래 보장도 가능하고.. 다음 월드컵때 네가 나갈 수도 있는 거라고.. 남들처럼 고삼 생활도 안해도 되는 거고.
바로.. 바로 너는 축구 연습에만 신경써도 되는 거야."
"……."
"이제 너도 졸업하면 뭘 해야할지 막막했잖니. 어차피 대학도 체대 가야했고. 내가 친구들한테 자랑했더니.
다들 대단하다고! 아들을 잘뒀다고.. 얼마나 뿌듯하던지 말이야."
"…생각해볼게요."
"그래! 잘 생각해보고."
"네."
"엄마가 네 선물 사왔다."
쇼핑백에서 꺼낸 것은.. 다름아닌.. 역시나 축구화였다.
남의 집 엄마처럼.. 먹을 것도, 기념품도 아닌.. 항상 어딘가에 여행을 가면
나라에 제일 유명한 축구화를 사온다.
"감사합니다."
"그래. 잘생각해봐. 여름방학이 끝날 때까지 말이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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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일찍 왔죵?? 피곤해서 얼른 쓰고 자려고 헿
그리고... 내일은 아마도 오후에 저녁 전에 낼 수도 있는데 ㅠ_ㅠ 써ㄴ놓고 새벽에 낼 수도 있어용 ㅎㅎ
낼 친구랑 오랜만에 만나기로.. 하.... 너무 귀차나여.. 이게 친구가 귀찮지 않고
날씨가 더우니까.. 너무 짜증나여 귀찮고 어우우웅
신작
안녕, 꿈 <- 많이 사랑해줒헺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