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나재민의 하루
(삘리릴리리)
[아침]
1. 재민은 최근들어 고상한 취미가 생겼다. 바로 자는 이름 관찰하기. 재민이 하얀 창틀에 손을 대곤 눈만 내밀어 자는 이름을 빤히 쳐다보았다. 하얀 침대 위에서 몸을 뒤척이던 이름이 무언가 싸늘한 기운에 파르르 눈을 떴다. 흐릿한 시야 가운데 검은 형상이 보였다. 나재민, 내가 잘 때 문 열지 말라고 그랬지. 재민이 활짝 웃었다. 우리 이름이 자는것도 너무 예뻐. 이름이 이를 악물며 재민을 향해 베개를 던졌다. 재민이 웃으며 가볍게 베개를 집었다. 우리 이름이 베개 던젔어요? 이름이 재민의 말에 신경질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시시한 하얀 머리. 재민이 창틀을 풀쩍 뛰어넘어 이름에게 다가갔다. 머리, 정리해야지. 재민의 큰 손이 이름의 작은 머리통을 메만졌다. 이름은 입을 삐죽 내민 채 가만히 앉아있었다. 다 됬다. 어느새 차분해진 머리를 갖춘 이름이였다. 이 요망한 악마. 재민이 웃었다. 넌 천사인데도 더 천사같아. 이름이 재민의 말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재민의 뒤로 검은색 날개가 펄럭였다. 이름의 등까지 오는 하얀 머리카락 사이로 흰색 날개가 펄럭였다. 악마 재민과 천사 이름은 종족을 뛰어넘은 사랑을 하고 있었다.
2. 재민은 가끔가다 자기가 어떻게 천사인 이름을, 심지어 대천사의 딸인 이름과 이어지게 됬는지 생각하곤 했다. ...재민아? 그마저도 반짝이는 이름의 얼굴에 금방 까먹어 버렸지만. 응, 지금 갈게. 재민이 양치와 세수를 하고 나온 이름을 뒤에서 껴안았다. 재민이 이름의 머리 위에 턱을 올렸다. 뭐 먹을래? 에그 베네딕트? 스크램블? 샌드위치? 재민이 이름을 껴안고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난 베데닉트. 알았어. 재민이 이름을 껴안았던 팔을 풀고는 앞치마를 둘렀다. 그리곤 이름의 뽀얀 뺨에 살짝 입맞춤을 하고는 냉장고에서 계란을 꺼내 요리하기 시작했다. 뿌듯한 표정으로 재민을 쳐다보던 이름이 뒤에서 재민을 껴안았다. 요섹남. 재민이 살풋 웃으며 한손으로 계란을 물에다 풀고, 다른 한손으로는 이름의 손을 잡았다. 요리하는 섹시한 남자. 재민이 웃었다. 나 섹시해? 웅. 재민이 기분 좋게 웃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돼. 이름이 웃으며 재민의 넓은 등에 이마를 부볐다. 간지러워. 재민이 뒤를 돌아 이름을 제대로 껴안았다. 왜이렇게 귀여운 짓만 할까. 응? 재민이 이름의 볼을 늘렸다. 느 인그여워(나 안귀여워). 재민이 이름을 꼬옥 껴안고 떨어졌다. 귀여운 천사님. 재민의 긴 손가락 끝에서 시금치가 볶아지고, 수란이 완성되고, 잉글리시 머핀이 녹았다. 에그 베네딕트 완성이요. 재민이 어느새 식탁에 앉아 포크를 꺼내든 이름에게 접시를 내밀었다. 이름이 수란을 향해 포크를 조준했다. 재민이 웃으며 접시를 이름에게서 빼앗았다. 대가는? 이름이 살풋 웃으며 재민의 입술에 가볍게 입맞췄다. 그제서야 재민이 이름에게 접시를 주었다. 이름이 수란을 폭 찔렀다. 노른자가 주르륵 흐르자 이름이 황홀하다는 표정으로 방긋 웃었다. 재민이 이름의 앞에 앉아 이름을 다정하게 쳐다보았다. 이름이 크게 한입을 떠 입에 넣었다. 볼살이 빵빵해질 정도로 열심히 씹던 이름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맛있어. 짱. 재민이 웃었다.
[점심]
3. 한번만 봐주세요. 그건 실수였다구요. 재민이 제 앞에 무릎을 꿇고 우는 한 남성을 차갑게 쳐다보았다.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해서 교통사고를 낸게 실수였다? 그러게 술을 왜 쳐마시곤 차를 몰아. 넌 그냥 무기징역. 재민이 법봉을 두드렸다. 재민은 지옥에 온 사람들을 분류하여 지옥에 있는 기간을 정했다. 생계를 위해 물건을 훔친 사람들 부터 살인을 저지르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까지. 재민은 약한 자에게는 약하게, 악한 자에게는 악하게 판단했다. 어디서 실수라고 말해? 재민이 케로베로스에게 목을 물려 질질 끌려가는 남자를 한심하게 쳐다봤다. 지옥에 평생 갇혀있어야 정신차리지. 재민이 책상위에 쓰러졌다. 이름이 보고싶다...
이름은 그 순간 귀를 후볐다. 누가 내 욕하나? 그리곤 제 앞에 쌓인 서류 산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거 다 언제 처리하지. 이름은 대천사의 딸로써 다음 대천사 자리를 물려받기 위해 후계자 수업을 받는 중이였다. 이름의 등 뒤에 돋아있는 세 쌍의 날개가 대천사의 후계자라는 증거였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지. 이름이 결연한 표정으로 서류산 맨 위에 올려져있는 서류를 집어들었다. 기각. 빨간 도장이 서류 위에 찍혔다. 이건 수렴.
4. 아침을 먹지 않은 재민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이동혁! 나 점심 먹고 올게. 엉. 재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옥의 가장 깊은 곳으로 향했다. 가장 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였다. 그들이 재민을 보자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철장에 달라붙었다. 재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철장에서 멀리 떨어져 걸었다. 악한 사람들은 말할 권리도 주지 않았기에 혀를 잘라버린 탓에 그들은 말을 하지 못했다. 재민이 혀를 찼다. 그러게 왜 그랬어. 재민이 눈에 보이는 아무에게나 다가가 손을 뻗었다. 검은 영혼이 재민의 손길에 빨려 올라갔다. 재민이 영혼을 먹었다. 악마들이 먹을 수 있는 것. 사람의 영혼. 재민이 빨갛게 물든 입가를 쓸었다. 맛도 드럽게 없어요. 재민은 전에 이름의 어깨를 깨물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이름이는 맛있었는데. 재민이 침을 삼켰다. 이름은 모르는, 악마의 비밀. 악마는 천사의 기를 흡수할 수 있다는 것.
5. 이름의 서류 산이 어느새 반절 줄어들었다. 이름이 죽는 소리를 내며 책상에 엎어졌다. 쉬엄쉬엄 해. 제노가 옆에서 처리된 서류 뭉치를 들고 말했다. 쉬엄쉬엄하면... 재민이를 볼 수가 없어. 재민이 보고싶다. 제노가 소름이 돋은 팔을 쳐다봤다. 야 미친, 나 소름돋았어. 이름이 푸핫 하며 웃었다. 부러워? 부러우면 여자친구 만들어. 제노가 환하게 웃으며 날개를 펼쳤다. 신개념 날개 싸다구 한번 맞아 보실래요? 이름이 빠르게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미안한 줄 아세요. 이름의 집무실 환히 열린 문 사이로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제노와 이름이 동시에 문을 쳐다보았다. 이름이 점심 먹었어? 민형이었다. 아니이. 민형이 활짝 웃으며 이름에게 샌드위치를 내밀었다. 오늘의 점심은 샌드위치에용. 고마워용. 이름이 샌드위치를 한입 크게 물었다. 맛있당. 민형이 부끄러운듯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식사담당 민형은 식사에 대한 칭찬을 하면 유난히 부끄러워했다. 근데 사실 오빠, 재민이 샌드위치가 더 맛있어. 이름이 뒷말을 삼켰다.
(부끄 민형)
[저녁]
6. 거기 개새끼분, 당신은 절대로 천국에 못가요. 우리 이름이 눈을 더럽힐 수는 없거든. 재민이 살벌하게 웃었다. 재민의 눈 앞에 무릎꿇은 이 남자는 무려 6명이나 죽인 연쇄살인범이였다. 지옥에서도 무기징역 감인 사람이 감히 천국에 가고 싶다며 재민에게 살풋 웃으며 말했던 것이 화근이였다. 재민이 손을 흔들자 사인검이 나타났다. 사인검에 새겨진 별자리가 반짝였다. 넌 그냥 소멸해라. 다시 태어나지도 말아. 재민이 남자의 목을 베었다. 남자가 순식간에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재민아? 재민이 퍼득 고개를 들었다. 저를 빤히 쳐다보는 이름의 모습이 보였다. 이름이 언제왔어? 재민이 사인검을 놓자 검이 사라졌다. 이름이 어색하게 웃으며 재민에게 다가왔다. 일이 일찍 끝나서 바로 왔는데... 이름이 재민의 시선을 피했다. 왜 내 눈 피해? 재민이 이름의 손을 잡았다. 피하는건 아니구... 눈 빨간색인거 오랜만에 봐서 어색해. 악마 특유의 눈동자 색깔, 빨간색. 재민은 이 색깔이 싫어 연갈색이나 검정색으로 눈동자 색을 바꾸곤했는데, 이름은 사실 빨간색이 좋았다. 농염한 분위기를 낸다고 할까, 그냥 뭔가 섹시해보인댈까... 손끝으로 느껴지는 빨라지는 이름의 심장박동에 재민이 웃었다. 왜 긴장해? 긴장하긴 뭘 긴장해! 이름이 떵떵거리며 재민을 쳐다보았다. 재민이 이름을 당겨 안았다. 순식간에 서로의 코끝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름이 침을 꿀꺽 삼키며 재민의 붉은 눈동자를 응시했다. 지금 긴장했잖아. 아닌데? 아니라구! 재민이 이름의 허리를 안지 않은 손으로 이름의 턱을 붙잡았다. 거짓말. 재민이 입을 맞췄다.
7. 이름의 하얀 깃털이 침대 위에 흩날렸다. 재민이 흩날리는 깃털을 잡았다. 잘도 자네 우리 이름이. 재민이 품속에서 꿈틀거리는 이름의 봉긋한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이름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재민이 검은 날개를 펼쳤다. 커다란 날개가 이름을 감싸안았다. 재민이 하얀 이름의 어깨를 살짝 깨물었다. 재민의 검은 눈동자가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변했다. 맛있다. 재민이 입술을 혀로 쓸었다. 그 순간, 이름이 눈을 떴다. 지금 뭐해? 재민이 당황하며 이름을 쳐다보았다. 이름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자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악마군, 지금 뭐했던 거에요? 재민이 겨우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뭐했긴요, 그냥 뽀뽀했는데요. 이름이 재민의 품에서 버둥거리며 벗어났다. 어- 순식간에 이름이 재민의 손목을 붙잡았다. 악마는 천사의 기를 흡수 할 수 있다면서요. 재민이 커다란 눈동자를 요리조리 굴렸다. 아...니요? 거짓말. 이름의 연갈색 눈이 파랗게 빛났다. 이름아? 재민이 순식간에 바뀐 이름의 분위기에 당황하며 이름을 불렀다. 사실, 천사도 악마를 먹을 수 있어요. 이름이 재민의 손목을 물었다. 맛있다. 이름이 활짝 웃었다. 재민이 웃었다. 재민의 타오르는 듯한 눈동자와 이름의 청명한 눈동자가 마주쳤다. 악마 재민과 천사 이름은 서로 불타오르는 사랑을 하고 있었다.
*
재민 능력물 쓰겠다고 했는데 생각나는게 이거였어요 낄낄 조커 재민 이으려다가 그 분위기를 못낼것 같아서... 희희
악마 재민군과 천사 이름양 무언가 물과 기름같은 사이같아 보이지만 절대 아니라는 차이점이!
우리 사랑은 불 장 난~~~ 이런 느낌으로 쓰고 싶었댈까... 흠 잘 전해졌을 지 모르겠네요 희희
오랜만에 암호닉 확인 한번만 할게요 새로 갱신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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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옥시 도화원에만 암호닉 새로 신청해주실 분들은 도화원 제일 최근 글에다가 해주시면 되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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