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마이너스의 손)
한가로운 오후
오랜만에 알바도 쉬는 날이고 해서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만나고 분위기 있게 북 카페에 들어왔건만
사람이 우리 말고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내 옆에서 찡찡거리는 소리만 더욱 더 크게 들린다...
"응? 아, 징어야아... 소개해 주면 안 돼? 응?"
어디서 개가 짖나, 왜 자꾸 귀가 아프냐
"쟤는 지금 뭐를 그렇게 소개시켜달라고 난리냐"
"아까부터 그런다. 뭐가 그렇게 소개 받고 싶은지... 뭔데 징어야?"
"응? 아, 내가 알ㅂ..."
"말하지마, 말하지마 오징어! 말하면 분명히 쟤네도 소개시켜달라고 난리난단 말이야"
'쟤네가 너같은 줄 아냐 정수정' 목 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애써 삼키며 꿋꿋하게 말을 이어 같다.
"내가 이번엔 알바한다는 편의점 있잖아, 내가 일하다가 심심하다고 했더니 정수정이 찾아와서는 손님들 보고 저러는 거야"
"왜? 어떤데? 손님들이 왜, 잘생겼어? 물 좋아?"
아니, 편의점이 무슨 클럽이냐 물 좋다고 물어보게?
"아니, 그냥 잘나가는 회사랑 좀 비싼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이라 그런지…”
“잘 생긴 사람이 겁나게 많아요, 겁나게”〈o:p>〈/o:p>
제발 수정아...〈o:p>〈/o:p>
“겁나게?”〈o:p>〈/o:p>
“응, 진짜 겁나, 완전, 많이”〈o:p>〈/o:p>
“징어야, 진ㅉ… 오메, 오징어 어느 사이에 없어졌냐”〈o:p>〈/o:p>
“헐? 오징어 감?”〈o:p>〈/o:p>
“나 아직 소개 받기로 약속도 못 받았는데? 아, 오징어 이 년!!”〈o:p>〈/o:p>
왠지 얘들에 욕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거 같냐…〈o:p>〈/o:p>
그때 괜히 심심하다고 정수정한테 연락 해서 이런 일만 생기고 내가 바보지〈o:p>〈/o:p>
그래〈o:p>〈/o:p>
밖에서 봤을 땐 한 없이 멋지고 멋진 남자들이겠지〈o:p>〈/o:p>
물론 편의점이 아닌 밖에서 봐야…〈o: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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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일을 시작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찾아오는 앞 회사 정체를 알 수 없는 직급의 김준면 씨,
그래도 올 때마다 물건을 계속 사주는 고마운 사람들 중 하나
근데 김준면씨를 어쩌다 기억력도 안 좋은 내가 기억하게 됐냐하면...
"...어서 오세요!"
알바를 시작한 지 별로 안된 시기에 항상 불안해하는 마음을 가지고 카운터에 앉아있을 무렵
문이 열리는 공포에 소리가 들려 자동적으로 인사를 하며 일어났다.
아, 제발 진상 손님만 아니여라...
"......"
"...?"
문 앞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는지 인사하는 나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이 남자...
내 얼굴에 뭐 묻었나? 왜 자꾸 쳐다봐 부담스럽게
"뭐 찾으시는거라도...?"
내가 조심스레 물으니
"아, 아닙니다"
내가 묻는 말에 잠깐 놀란 듯 싶더니 사람 좋은 웃음으로 대답한다
뭔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아 다시 자리에 앉아 사장님이 알려주신 주의사항을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우당탕-'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자동적으로 일어나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입을 내밀고 선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 앞엔...
분명히 아까까지 내가 예쁘게, 힘들게 정리해 놓은 음료수들이 왜 쏟아져 있는 거죠?
마치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 하며 나를 바라보는 남자
손님이라 뭐라 할 수도 없고... 어쩌지
"진짜 죄송해요, 문을 열었는데 그게 갑자기 쏟아져서..."
"아, 아니예요! 괜찮아요"
어떻게 문을 열었는데 저게 갑자기 쏟아지겠어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에 손 사래를 치며
쭈그려 앉아 쏟아져있던 음료수들을 하나둘씩 집어 들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행동을 심각하게 쳐다보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어딘가 연락을 한다
"계산이요"
"네?"
내가 잘 못 들었나? 지금 계산이라는 소리를 들은 거 같은데
"이거 다 계산 해주세요"
"...이걸 다요?"
음료수 병이 족히 30병은 넘어 보이는데 이걸 다?
"아니, 설마 미안해서 그러시..."
괜히 미안해서 사는 거 같아 말리려는 순간 문이 열리며 남자가 한 명, 그 뒤에 검정 옷을 입은 남자 두 명, 세명, 네 명, 다섯...
그 뒤로 줄줄이 들어오는 검정 옷의 사람들. 뭐야 왠지 조직 같은 포스...
"니가 이런데도 오냐? 놀랍다 정말"
"너 미쳤냐, 얘들 다 데리고 오면 어떡해"
"에이, 나머지는 다 밖에 두고 왔는데 뭘"
아는 사람인지 들어오자마자 남자에게 놀랍다는 듯 말을 거는 뭔가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남자...
밖을 내다보자 편의점 바로 앞에 검 정차들이 서 있고 그 차 주위엔 지금 편의점에 들어와 있는
검정 옷의 사람들처럼 험악하게 생긴 사람들이 서 있... 오메, 나 지금 이 상황 좀 무서워
"그래서 이거 다 산다고? 사고도 존나 크게 친다, 김준면"
"여자 앞에서 존나가 뭐냐, 존나가"
응? 갑자기 얘기에 내가 왜 들어가는데?
"매너 있는 척은... 계산이요"
"...이거 진짜 계산 해요? 미안해서 그런거라ㅁ..."
"여기는 팔아야 좋은 거 아닌가? 그냥 팔아요, 저 미친놈이 이걸 사야 그 쪽... "
"조용히하고 그냥 사라"
아니, 그렇다고 껄렁껄렁하게 말하실 필요까지야 ㅠㅠㅠㅠㅠㅠㅠ
에라이 무서워서 무슨 말이라도 하겠나
그때부터는 그냥 아무 말 안 하고 바코드만 주야장천 찍기만 했다
슬슬 팔이 아파질 무렵
"십만원이요..."
조심스레 가격을 말하니 쿨하게 카드를 내미는 우두머리(?) 남자
"야, 잘 들고 따라와라"
카드로 긁고 사인까지 마치니 쿨하게 뒤에 있던 검은 옷 사람들한테 봉지를 각각 들게 하곤 나가는 우두머리(?) 남자
얼굴은 저렇게 안 생겨놓고 포스는 장난 아니네
"안녕히 가세요"
검은 옷 사람들이 다 나가자 남아 있는 건
"......"
"......"
환하게 웃고 있는 손님
상대편에서 웃는데 보고만 있는 건 예의가 아닌 거 같아 같이 웃으니 더 환하게 웃으시더니 나한테 다가와 말을 건다.
"맨날 이 시간에 일하는 거예요?"
"아, 네"
"몇 시부터 몇 시까지요?"
"5시부터 새벽 2시까지..."
나도 모르게 묻는 말에 꼬박꼬박 대답을 해버렸... 아니! 왜 내가 이런 질문에 대답을 해야하지?
"그럼 내일 봐요"
"아... 안녕히 가세요"
자연스레 내일 보자는 말을 남기고 나가 밖에 세워진 검은 자동차를 타고 가는 남자
진짜 다음 날 왔냐고?
당연히 왔지 그리곤 오는 날마다 만지기만 하면 사고를 치고 가시는 김준면씨
그 사고를 계산으로 수습한다는 게 당황스럽지만...
지금은 부자인가 의심스러움
얼굴은 진짜 정상이다, 근데 왜 하는 짓들은 다 나를 괴롭히는 건지
진짜 편의점 관둬야 하나 고민을 심각하게 하게 되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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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글 쓰는데 잘 썼는지 모르겠네요 ㅠㅠㅠ
아직 스토리 구성도 엉망진창인데 빨리 쓰고 싶어서 맛보기 용으로 한 번 올려봤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복받으실거예요♡
-오타나 지적은 둥글게 말해주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