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나님께서 주신 표지입니다.. 몇년뒤에 다시 쓸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ㅠㅠ...
원래 트윈북..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치못한 사건에 무산되어버리고.. 아쉽네요.. 보고싶다 이느나.ㅠㅠㅠ
위험한 형제
written by.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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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다 못해 조금은 여성스럽게 자리 잡은 종현의 쌍꺼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밤새 울던 종현의 눈이 보기 흉하게 부어 있었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알람을 끄고 일어났다. 몸이 말이 아니다. 침대 옆을 보니 역시나
또 기범은 벌써 나간 모양이였다. 또 홀로 남겨진 것이다, 일부로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니, 생각하고 싶다.
중학교 때 우리가 흔히 지칭하는 노는 아이들의 무리들 중 거의 대부분은 머리가 길다거나 교복 변형을 했다거나 하는 이유들로 교문에 잡히지 않게 항상 선도부 애들이 정문에 나오기 전에 일찍 등교하곤 했다. 기범도 그런 노는 아이들 축에 속하는 애였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여 사소한 것으로 고민하는 것 같아 괜한 자괴심에 빠졌다.
욕실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본 종현이 낮게 한숨을 쉬었다 제 자신이 보아도 초췌하고 안쓰러워 또 눈물이 맺히려고 한다. 간신히 참으며 샤워호스에 몸을 맡겼다. 따뜻한 물에 몸이 나른해진다.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다. 샤워를 끝마친 후 뿌옇게 흐려진 거울에 무어라고 적었다.
신이 정말 있다면, 내가 김기범을 사랑하는 것이, 친동생을 사랑하는게 정말 죄악이라면. 그 벌 고스란히 받을테니, 한 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김기범이 나를 사랑하게 해주세요.
종현은 제 자신이 보아도 어처구니가 없는 그 글을 손으로 다시 지웠다. 그리고 나타난 익숙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자신이 보아도 많이 여위었다.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까맣고 갈비뼈가 앙상하게 도드라져있다..제 자신이 안쓰러워 눈에 고여있던 눈물이 욕실 바닥으로 한 없이 추락했다. 엉망이된 얼굴을 다시 말끔히 세수 했다. 옷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혼자 놓여있는 교복을 집어들었다. 역시나 내 교복옆에 나란히 놓여있어야할 기범의 교복이 없다. 빈 옷걸이만이 종현을 씁쓸하게 반겨주고 있었다.
*
학교에 도착하자 역시나 진기가 일찍 와서 공부를 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문제집을 풀던 손길을 잠시 멈추고 종현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반겨주었다. 이럴 때에는 정말 친구 밖에 없다는 말이 사실인가 보다.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친구.
"또 공부중인거야?"
"그럼. 이번에는 아쉽게 놓쳤던 1등 한 번 해봐야지."
"나는 꿈도 못꾸는데, 이진기 가끔 딴 세계 사람 같아."
"아냐, 그런거. 그냥 자존심..? 1등녀석, 과외받잖아. 지 혼자 공부안하고. 그게 얄미워서 그렇지 뭐."
진기가 지칭하는 1등녀석은 우리 옆반이였다. 작년엔 같은 반이긴 했는데. 굉장히 재수 없는 녀석이였다. 이름이 뭐랬더라 규현이랬나?, 전교 1등은 물론이거니와 비싼 과외까지 받을 만큼 부유한 가정에서 살고 있다, 현대 엄친아의 완벽한 표본이다. 그러면 뭐하나 성격이 거지같은데. 게다가 이미 학교에선 꽤 유명한 편이다. 잘 놀고 공부잘하는 기본적인 날라리라고 볼 수 있다. 재수없게 공부도 잘하면서 놀건 또 잘노는 거다. 그런 녀석이 얄미운 건 진기와 종현 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그나저나 너.. 눈.."
"아.. 이거? 모기 물어서.."
종현은 자신도 모르게 어색하게 대답했다. 원래 거짓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말 자체에 어색함이 베어있었다. 진기도 그런 종현을 감지했는지, 종현을 다시 쳐다보며 말한다. 정말, 정말이니? 라고 되묻는 진기의 말에 종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 거렸다.
"정말 괜찮아. 아무것도 아냐."
"아무것도 아니긴.. 너 표정이 세상을 다 포기한 것 같아보여, 축 늘어져서는."
"그냥 조금 울고 잤는데. "
"조금 울었는데, 눈이 그래..? 평소에 김종현 답지 않아."
"하... 그런가..?"
"월래 까무잡잡한데, 조금 창백한 거 같기도 하고.."
진기는 풀던 문제집을 한쪽편에 치워놓고서는 조심스레 종현의 머리위에 손을 얹었다. 진기의 손이 생각보다 차가웠다. 그 탓에 종현이 살짝 흠칫했다. 이에 개의치 않고 진기는 그 손을 종현의 이마에서 떼지 않고 꾹 누르더니 자신의 이마와 번갈아가며 손을 올려 놓았다.
"열있는 거 같아."
"조금 어지러운 거 같긴 하다."
"조퇴는 무리 겠지..?"
"응. 고3이잖아.."
조퇴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다. 아무리 아프더라도 수업은 들어야 한다. 학원도 과외도 뭣도 없이 공부하는 종현은 학교이외의 다른 공부방법을 모색해본적이 없다. 학교수업만 듣고 집에서는 주로 인강이나 문제집 같은 것을 병행하는 일반적인 고3들의 자율학습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종현이 그렇게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였으나. 그다지 잘하는 편도 아니였기 때문에 고3이 되어 수능이 얼마 안남은 지금까지 정말 평소 때 보다 더욱 열심히 공부했던 것은 사실이다. 성적이 오르기는 했으나 아직은 잘 모른다. 수능과 모의고사는 별개의 문제이니까.
"조금만 엎드려서 수업들을께, 혹시 이대로 잠들거나 하면 깨워야되."
"응."
*
종현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지금 몇시일까..? 아 진기.. 잠들면 깨워준대면서.... 왜 안깨운거지..? 옆의 시선을 돌려 진기를 보니 어느 때와 다름없이 문제집을 풀고 있다.
"뭐야, 깨워준대면서.'
"너무 곤히자길래 깨우기가 좀 그랬어.. 열도 높았고 푹 자는게 좋을 거 같아서."
"에이씨.. 나 학교에서 배우는게 전부인거 알잖아.."
"오늘배운거.."
".....?"
"가르쳐줄테니까 우리집에 올래?"
종현은 내심 고민했다. 가르쳐주겠다는 호의는 고맙지만, 야자를 끝내고 가면 꽤 늦은 시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진기의 집에도 해가 될 수 있고 혹시나 부모님이 정말 오늘 들어오신다면, 늦게 들어온 것에 대해 잔소리를 하실 것이 틀림없다. 아무리 공부를 했다고 하더라도, 늦게들어온 것은 죄였다. 중학생 때 말도 안하고 독서실에서 공부하고 늦게 들어왔을 때. 그 때 아버지에게 심하게 맞았던 것같다. 아무리 공부를 하고 왔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들어오면 항상 말을 해야했다. 그러나 요즘 부모님은 바쁘시다.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응, 갈게."
"솔직히 오늘 배운거 정말 별거 없는데.."
"그래도 괜찮아. 그게 전부라서."
"아 맞다. 내 밑으로 동생하나 있다고 말했었잖아. 집에 가면 걔 있을거야."
"아.."
"그냥 아무렇지 않다는 듯 편하게 행동해, 걔 어색하거나 부자연스러운 거 싫어해."
타이밍이란게 기가 막히게 잘 들어 맞는다. 일어나고 몇마디 나누지도 않았는데 금세 야자가 끝나버렸다. 어차피 지금 집으로 돌아가서 기범의 얼굴을 본다한들 이득될 것 이 없다. 연속적으로 이루어진 행위, 오늘이라고 안할 이유는 없다. 그저 도피하는 거다. 오늘만은 기범에게서 벗어나는 거다. 그리고 공부 하는 거다. 진기처럼 공부 잘하는 애가 가르쳐 준다고 하면 이 것도 일종의 과외인데, 친절히 가르쳐 주겠다는 것은 종현에게 큰 호의 였다.
*
야자를 마치고 나오는 어두운 밤길, 아직 가을인데도 제법 쌀쌀하다. 겨울 같다고 생각한다. 가을은 그저 계절의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 것 이다. 추우면 겨울이고 더우면 여름이다. 편한 사고관념을 가지고 생각하는게 머리에 덜 아프다. 지금은 더욱이나 그랬다. 고3이니까. 공부외의 별개의 문제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사소한 것에 얽매여 이리저리 끌려다닐 수 없다. 그러나 이미 기범은 점점 그 속을 비집고 들어와 종현을 무척이나 혼란 스럽게 만들었다.
"아.. 춥다."
"바람부네?지금 그 몸상태에 바람 같은 거 안좋은데."
진기가 교복마이를 벗어 종현의 어깨위에 얹혔다. 종현은 아직도 춘추복이였다. 동복과 춘추복 혼용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마이를 입고 다니는 사람은 적었다. 이유인즉 동복은 춘추복보다 폼이 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종현도 은근히 그런 거에 예민해서 친구들이 입지 않으면 자신도 입지 않았다. 진기는 별로 그런거에 개의치 않았다. 학생회장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의 모범적인 우상이 진기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진기도 사실 그닥 모범적인 생활을 하진 않는다. 할땐 하고, 놀땐 논다. 그 구분이 확실해서 공부를 잘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한다.
"조금 덜 추울거야."
"응. 고마워.."
"우리집 되게 오랜만에 가보는 거지?"
"응 그러게. 고1 때 이후로는 한 번도 안가본 거 같아."
이 쪽 모퉁이만 돌면 조금 낯익은 초록대문의 집이 보일 것이다. 우리 집과는 반대이긴 했어도 고1 때는 나름 여유있게 들락날락 거렸던 곳이기도 하고 진기와 친한 종현을 달갑게 맞아주던 진기의 어머님도, 그리고 동생이 집에 잘들어오지 않는다고 월래 동생이 자기 밑으로 더 있다고 연신 말해대던 진기의 모습. 그러고 보니 진기의 동생과 마주친 기억이 없다. 어떤 애일까..
"저기지?"
종현은 들뜬 마음으로 손가락으로 초록 대문을 가리켰다. 진기는 그런 종현의 모습을 보고 살풋 웃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거린다.
"응 맞아. 용케도 기억하네?"
"고1 때 너네집에 자주 갔었잖아."
"그랬었지.."
진기는 초록대문을 열고 익숙하게 현관문에서 열쇠를 꺼내 문고리에 넣었다. 쇳소리가 났다. 달칵이면서 문이 열렸다. 아마도 진기의 동생인 듯 한 남자가 쇼파에 기대어 TV를 보고 있다가 들어오는 종현을 보고는 진기에게 묻는다.
"누구야?"
"아 형 친구, 저번에 말했던 애."
"그 종현이 였나? 그 형?"
"응 맞아. 공부하려고 데려왔어."
종현을 잠시 보더니 별로 신경쓰지 않는 다는 듯 다시 TV로 시선을 돌린다. 종현은 아까 진기의 말이 생각나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했다. 남의 집에서 모르는 사람, 친구의 동생과 맞딱들인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했지만, 진기가 당부했던 말이 괜히 한 것은 아닐거라고 생각했다. 무슨 이유가 있는 거겠지.
진기의 방으로 조심스럽게 따라 들어갔다. 스탠드를 키고 진기가 오늘 배운 과목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이해하기 쉽게 말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전교순위 탑권의 아이다. 오히려 선생님보다도 더 잘가르치는 것 같다. 어려운 말은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더 머리에 잘들어 온다.
"국파산하이석시,이게 뭔줄알아?"
"나라가 망한다는 거 였지?"
"응 맞아.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나라는 깨어지고, 국토도 옛날과 다르다는 말이야."
"주제가 백제의 옛일을 회고하는 거지?"
"응, 맞아."
옛 내용을 복습하면서 다가올 수능에 대하여 공부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사실 이것보단 외국어나 영어가 더 중요하긴 한데. 그건 고2때 죽어라 공부하면서 영문법같은 것 은 거의 마스터 해논 상태기 때문에 영어는 자신이 있었다.
"물 마셔도 되?"
"응 부엌에 정수기 있어."
"응"
종현은 부엌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런 종현을 보고선 아직도 TV를 보고 있는 그 남자가 노골적으로 쳐다본다. 종현은 진기의 말에 따라,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그 집요한 시선에 어쩔 수 없이 돌아보게 되었다. 그런 종현을 보고 남자가 살풋 웃는다.
"종현형."
"응?"
"진기 형한테 얘기 많이 들었어요."
"아.. 그래..?"
"내 이름 아직 모르죠?"
"응."
"내 이름 이태민이에요. 기억해둬요."
그리고 다시 아무렇지 않다는 듯 TV로 시선을 돌린다. 그런 태민의 모습을 보다가 종현도 다시 컵을 들고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셨다. 별거 없는 것이다. 그렇게 나쁜 애 같아 보이지도 않고. 내가 혹여나 부자연스럽게 행동했다고 하더라도 별일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물을 다 마시고 싱크대에 컵을 놓았다.
"형, 게이라면서요?"
"뭐...?"
"놀랄거 없어요. 원래 우리 형하고 저는 비밀이 없는 사이니까, 완연한 형제사이죠. 그쪽 형제들과 다르게."
".........."
문득 들려오는 태민의 목소리, 그리고 태민의 말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서 꽂혔다. 도대체 얘는 어디까지 알고 있고, 진기는 그 것을 왜 태민에게 말한 것일까..? 궁금함은 점점 증폭되어갔다. 머리에 1000t짜리 망치를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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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솔직히. 4편싸그리 문체 수정하고 싶네요.. 그시절에도 머리싸매고 수정하고 수정해서 나온 글이였는데.
몇년만에 읽으니 제 머리가 자란건지.. 너무 못써서.. 제손이 다 접어지네요.. 역시 이방 연재속도는 좀 빨라야할거같아요..
하루에 두개씩도 안되겠음.. .ㅠㅠ 어제 새벽 2시까지 20편을 쓰다가 잠들었네요.. 근데, 아직 중요부위 들어가지도 못함.ㅋ..
완결의 시작단계.. 못들어감..ㅠㅠ으엉... 어떻게 써야 잘쓸 수 있을까요. 어렵네요.. ㅠㅠㅠ
제가 화련이라는 증거는 1편에 증거짤이있습니당..매번 쓰니 피곤피곤.ㅠㅠ 그래도 태클들어올까봐 씁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