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지콰이-춤
표지주신 하루나님 너무 감사합니다.^^! 3년전에 주신 표진가요.. 4년전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위험한 형제
written by.화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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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일 없는 듯 평범한 일상들이 오히려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수능을 3일 앞둔 지금에도 아무 생각이 없다. 기범은 그대로인데, 종현은 괜시리 자신만 이러는게 답답하고 화가 났다. 무의식적으로 샤프를 똑딱거리다가 문제집을 꾹 눌렀다. 짧은 단음을 내며 샤프심이 부러졌다. 다시 샤프의 윗촉을 눌러 적당히 심이 나온 것을 확인 하고서 종현은 다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자꾸 잡념이 드는 건 왜일까? 직후에는 체념해야지, 버틸 수 있겠지 했는데 막상 이렇게 되고 나니 이상하게도 미련이 생기는 것 이다. 이제 덤덤해질 때 도 됐는데... 이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이미 며칠이 지나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도 아직도 기범을 놓을 수 가 없었다.
"진기야, 수능 잘 볼거 같아?"
"아니. 모르겠어, 모의고사 유형이 아니라서.."
"꼭 이런말하던 애들이 뒷통수 치더라."
종현이 펜으로 진기의 책상을 두드리면서 중얼거렸다. 얄미워. 그런 종현의 투덜거림에 진기 역시 같이 웃고 말았다. 슬픈 생각으로 가득 차있던 종현이 무심코 던진 말에 항상 그렇듯 진기가 응해왔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를 보며 웃을 수 있다. 유쾌했다. 가끔은 말도 안되는 개그로 얼어붙게 만들지만 그래도 진기는 역시 달랐다. 반장에다가 전교회장, 그리고 전교 2등이기까지 하니까 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진기에게 있어서 부족할 수 있을까. 종현은 그런 진기가 무척이나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상향으로 콕 점찍어뒀다. 저렇게 될 수 만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재미없는 개그들은 제외하고서는..
"나도 이진기만큼만 공부 잘했으면 좋겠다."
"그건 안되겠는데."
"왜!!! 어째서!!!"
"전교 탑이 두명이 될 수 는 없어."
순간적으로 종현은 싸악 굳었다. 저런 엄친아 같은 대사를 줄줄이 뱉어내다니.. 이진기 오늘 제삿날인줄 알아라. 마음속으로 웅어리진 말들이 정신없이 종현의 마음속에서 뒹굴었다. 그리고 곧 실소를 터트리며 말했다. 그런말은 1등이나 된 뒤에 해. 무언가 잘못 말한 것 같다. 진기의 표정이 조금 굳어졌다. 역시 성적 얘기는 당분간 하지 말아야겠다. 이래뵈도 정말 수능이 내일 모레니까.당분간 진기의 성질을 건드리지 않는게 좋을 거 같다. 솔직히 종현이 전교 2등이였다면 매일 입이 마르고 닳도록 자랑하고 다닐 거 같은데 또 진기의 입장에서 보면 그게 아닌가 보다.사실상 이번 수능은 진기와 규현의 마지막 대결이나 다름없다. 진기가 마지막으로 규현을 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종현은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한 진기가 꼭 성공의 결실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했다.
"진기는 여태껏 잘해왔잖아. 괜찮을거야."
"아 몰라. 야자끝나고 또 학생부 갔다와야 되는데. 그 자식 맞딱들일 생각하면.."
그 자식이라면 아마 규현을 뜻하는 듯 했다. 규현은 전교 부회장이였다. 규현 역시 진기가 전교회장인 것이 못마땅한 것인지. 매일같이 시비를 걸곤 했다. 다 끝나가는 학급회의를 그제서야 타당해보이는 나름 일리있는 의견들로 되받아쳐서 반박해버리곤 해서 학급회의는 더 길어지다 못해 엉망이 되었다. 결국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기 일쑤 였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이대로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전교회장과 전교1등을 맞바꾼 셈이다. 어쩌면 전교 1등이 규현의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나름 있는 집에서 태어나 있을 대로 과외받으면서 자란 규현은 종현의 말을 빌려보자면 그저 다른 세계의 사람이였다.
"아.. 그 생각을 왜 못하고 있었지?"
"왜?"
"그... 너 동생 있잖아.. "
"태민이?"
종현은 말없이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갑작스럽게도 전혀 상황에 맞지 않게 태민이 떠올랐다. 어쩌면.. 태민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려 줄 수 있을 것이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친 이 때에 태민은 반드시 자신을 도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독특한 녀석이긴 하지만 그런데로 나쁜 녀석은 아니니까. 종현에게는 지금 수능도, 기범도 잠시만 접어두고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그런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머리속에 번뜩 스쳐지나간 사람. 그 사람이 바로 태민이였다.
"태민이를 다시 봤으면 싶어서."
"아... 왜?"
"별다른 이유 없어. 그냥 고민이 생겨서."
진기가 씨익 웃는다. 역시 누구 동생인지 몰라도 고민도 들어줄줄 알고, 도덕성하나는 특출나게 뛰어난 것 같다며 연신 자랑을 한다. 용의주도한 녀석. 종현의 싸늘한 얼굴도 보지 못한건지 그저 자랑을 줄줄이 늘어놓다가 슬슬 눈치를 보더니 미안. 이라고 짤막하게 말을 내뱉고선 웃는다. 그런 진기에게 종현도 별 수 없는 것인지 서로 마주보며 웃었다.
"담임 감독이였어봐.."
"그럼 오늘도 재껴?"
"미친.... 수능이 며칠남았다고."
"그래도 담임이 감독 아니니까 그나마 조용히 떠들 수 라도 있지."
그런데 종현과 진기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이 그닥 곱지만은 않은 것같다. 종현이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더니 손가락을 굽혀 검지손가락을 입에다 가져다 대고는 쉿 이라는 모션을 취한다. 그러자 진기가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너가 더 시끄러워. 라는 말을 덧 붙였다. 수능을 앞둔 고3들의 대화라고 보기에는 어리숙하기만 했다. 그리고 순수했다.
*
야자가 끝나고 종현은 앞장서서 진기의 집으로 향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태민이의 집이라고 말해도 과한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진기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태민을 보러 가는 거니까. 그리고 진기는 거의 맨날 보고 사니까. 별로 따로 만날 필요도 없다. 할말 있으면 그 때 그 때 하면 되는 거다. 진기가 조금 앞서 걷는 종현을 보며 한 소리 했다.
"어째... 들떠보인다? "
"하하.. 그런거 아니야."
"내 집이지 너네 집이냐?"
"풋, 네 동생 유별나잖아. 같이 있으면 재밌어."
종현은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달뜬 마음에 주체할 수 없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상처를 다독여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건 지금의 상황이라면 태민만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니까. 생각도 유별날 뿐 더러, 게이니까.
"야. 김종현!! 아.. 힘들어!!"
"그러게 평소 때 운동좀 하지."
"흥. 운동할 시간에 책을 더 보겠다."
"또 재수없는 소리 한다."
무거운 문제집을 한아름 가방에 담고서 어깨가 부러질 것 같다며 투정부리던 진기가 뛰기 까지 하자 더 힘들어하며 종현에게 무어라고 말하자 종현은 그저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공부만 잘하면 뭐해. 사람은 다 하나씩 잘하는게 타고난 건 가봐. 그러니까 나도 희망을 가져볼까봐. 그래, 기범이 아니더라도. 희망은 가져볼 수 있다. 어느 누군가가 눈 앞에 나타나서 마음 속에 들어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어쩌면 너무 집착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오늘 태민에게 다독임을 받고나면 나아질 거다. 그렇게 발판을 마련해 놓으면, 그 사람이 마음에 쉽게 들어올 것 이다.
종현은 대문을 발로 살짝 밀었다. 그러자 쉽게 열리는 대문, 종현은 조금 놀랐는지 뒤에서 지친 듯 걸어오는 진기에게 물어보았다.
"들어가도 되? 문이 열려있네.."
"언제부터 너가 그런거에 신경썼다고 그러냐. 지집인거 마냥 먼저 앞장서놓고선."
"아하하..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 집에 들어가기전엔 물어보고선 들어가는게 예의 일거 같아서."
"예의....? 예의지키는 애가 윤리점수가.."
"............."
종현은 말없이 진기의 등짝을 내리쳤다. 진기가 -윽 하며 장난스레 오버하며 아프다고 말하며 웃었다. 덕분에 종현도 같이 웃었다. 둘이 같이 있게 되면 웃게 된다. 어느 하나라도 먼저 할 것 없이, 진기의 미소가 편안하다고 종현은 생각했고, 진기 역시 종현의 미소가 아이처럼 밝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거다.
"어.. 현관문도 열려있어."
"뭐..?"
"도둑이라도 든거 아냐?"
종현은 살짝 열려져 있던 현관문을 마저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에 인기척이 없는 건 아니였다. 그런데 그냥 일상생활에서는 들을 수 없는 소리들이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종현은 그 소리에 이끌려 정신없이 걸었다.
"하아... 읏...아읏... 태민아."
헉.. 이게 무슨 소리일까. 익숙하다 못해 소름까지 끼칠려고 한다. 야동에서 나오는 듯 한 소리. 그리고 집안의 분위기 낌새를 눈치챈 모양인지 뒤에서는 진기가 빠른 걸음으로 걸어와 종현의 손목을 잡고서는 조용히 귓가에 대고서는 속삭였다
.
"미안. 태민이가 친구를 데려온 모양이야. 오늘은 불가능 하겠어."
".........아냐 괜찮아."
그리고 종현은 거침없이 그 문을 열어 제꼈다. 문이 생각보다 쉽게 열렸다. 문도 안잠그고 하는 건가. 팔자 한 번 좋다고 생각했다.
침대에선 역시나 예상했던 광경이 펼쳐져있었다. 그리고 태민은 종현을 보고 꽤 당황을 한건지, 급하게 옷을 추스려입고선 역시 그 친구라던 사람에게도 급하게 옷을 추스려 입혔다.
"아, 최민호. 이제 가봐. 아는 선배 왔네."
"진짜..? 아 어떻게.."
"너만 쪽팔린거 아니니깐. 그냥 아무말없이 가."
"아아.. 그럼 태민아 잘있어."
키가 크고 눈이 큰 그 민호라는 아이는 큰 손으로 얼굴을 거의 다 가리다 싶이 하며 민망한 듯 빠르게 방을 빠져나갔다. 태민은 조금 지금의 상황에 당황한 듯, 어색하게 웃으며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미안해요.. 말이라도 하고 오셨으면.."
"아.. 괜찮아, 뭐 그럴 수 도 있지."
게이랬으니까. 당연한거겠지. 종현은 그 말을 곱씹으며, 태민에게 정말 자신은 아무렇지 않다고 말했다. 태민은 역시 조금 신경쓰이는지 조금 멍해져있다가, 다시 하여금 종현에게 말을 걸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어요?, 형이랑 공부하러 오셨으면 진기형방으로 가셨을 거 같은데."
"실은 너한테 할말 있어서 왔어."
"무슨 말이요?"
"나 기범이랑 끝났어."
마지막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눈에서는 고여있지도 않았던 눈물이 삽시간에 맺혀 볼을 타고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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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다모다... ㅋㅋㅋㅋㅋ 작가의 마이너 적인 성향이 여기서 다 들어나는군요.
키쫑 자체도 마이너의 커플링인데.. 거기에다가 탬호까지 트리플로 집어넣었다니..
대책없군요. 그래도 진짜 민호 비중없어요.. 그리고 다른 멤버들이 다 나왔잖아요.. (핑계)
그나저나.. 이게.. 4년전인가엔... 1편이.. 댓글 50개엿는뎅.. .물론.. 달려주시는 분들이 광댓글을 다셔서..ㅋㅋㅋㅋ
하긴 이런 공개적인 사이트에 저같은 마이너가 글을 올리니 인기가 있을리가 없죠.ㅠㅠㅠ 그래도 믿어요.. 제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이 계시다고.ㅠㅠ
댓글 하나하나 다시는 분들이 있기에.. 저는 비축분을 아낌없이 털어냅니다.. ..
제가 화련이라는 증거짤은 1편에 있습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