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본 건 비오는 어느 날. 힘이 풀린 체 둘 곳을 잃어버린 눈동자. 그 눈동자와 눈을 마주쳤을 땐 난 그 눈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이 어지러웠고, 너 또한 내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우연일까, 운명일까. “집까지 데려다줄래요..?” “그래도.. 될까요?” 서로에 대한 끌림이였을까. 우산도 없이 비를 맞고 서있는 너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싶었다. 아니 사실 그 집이 누구집이든. 불순한 행동일 순 있겠으나 난 남자. 너 또한 남자. 어떤 일이 일어나야만 그것이 불순한 행동이 되는건지는 잘 알고있었던 나인데. 지금의 행동은 길을 가다 마주친 비에 흠뻑 젖은 한 남정네에게 베푸는 호의 정도로..그 정도로. 생각했던 내가 미웠다. 이렇게도 깊이 상처받을지도 몰랐던 내가. 미웠다. [그 곳에선 어떤 일이.00] “미안해요..” “네? 아, 아니에요.” 짧은 대화. 굉장한 어색함. 이럴 줄 알았으면 몹쓸놈이 되더라도 그냥 지나칠 것 그랬나..아니지 이런 생각하고다니는거 알면 김태형한테 혼나겠지. “그런데..이 동네 사시나봐요? 한번도 못뵌거 같은데..” “...” 난 대체 누구랑 대화를 하고 있는거지.. 옆을 힐끔 보니 비틀비틀 꼭 술에 취한 사람처럼 걷고있었다. 어쩌지.. 부축이라도 해줘야하는건가. 난 지금 우산도 들고 있는데.. 부축을 하자니 빗물에 내 옷도 젖을 것 같고..그렇게 집까지 가기엔 찝찝할 듯 했다. 그래도 이왕 호의 베푸는 김에 완벽한 매너남(?)이 되기로했다. “아참, 그러고보니 통성명도 안했네요..전 박지민이라고 합니다” “통성명은 집에 가서 하죠. 전 지금 꼴이 말이 아니거든요” 으..응? 어딜가든 호감을 받지는 못 할 타입. 괜히 말 걸었나 싶기도하고 결국엔 이름도 듣지못하고 내 이름만 밝히고나니 왠지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 이런게 바로 아무 소득없이 신상털이 당했다는 건가. “걷기 힘들어보이시는데 제가 부축 좀 해드릴까요?” “아뇨. 혼자 걷는게 편해요.” 거절. 이것도 거절, 저것도 거절. 거절 투성이냐.. 뻘쭘해진 내 오른쪽 손을 안보이게 재빨리 거두고는 앞만 보고 걸었다. 한참을 걸었더니 숨이 찼다. 아니 평소엔 짧았던 골목이 오늘 따라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비는 더욱 세차게 퍼붓고 천둥까지 치니 이건 완전 호러 영화 수준. 무작정 앞만보고 걷다보니 뭔가 옆이 휑한 것을 느꼈다. 불안한 예감은 왜 한번도 빗나간 적이 없는가.. “저..기 정체모를 사람씨?” 이게 뭐야 정신 나간 사람도 아니고 정체모를 사람씨라니. 그는 주저앉아있었다. 내가 너무 걸음을 빨리 했나.. “이 집이에요. 다왔으니까 어서 들어오세요.” “아..네..” 그는 일어나서 익숙하게 문의 비밀번호를 누른 후 사람 냄새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집 안에 들어왔고, 문을 조심히 닫고 곧 뒤를 돌아봤을 땐 ‘털썩’하는 소리와 함께 그 사람은 이미 자신의 집. 차디찬 거실바닥 위에 쓰러져있었다. 20년 인생 살면서 이렇게 당황스러운 순간은 처음인 것 같다. 어떻게 해야하지..119에 신고? 아니야 이럴 땐 심폐소생술을 해야한다고 배웠어. 그래도 학교에서 배운게 있어서 다행이다. “저-어기..실례 좀 하겠습니다.” 쓰러져있는 정체 모를 사람씨를 바로 눕힌 후 심장 소리를 듣기위해 젖은 셔츠위로 귀를 대보았지만 내가 의사도 아니고 들릴리 없었다. 다급해진 나는 그만 그의 검은 셔츠를 걷었다. 셔츠를 걷자마자 보이는건 시퍼런 멍자국과 상처나고 아물고를 반복해서 생긴 자국들로 가득. 셔츠안에 아무것도 안입고 있을 줄이야. 당황해서 가만히 상처들만 보고 있었는데 거친 숨소리와 함께 들리는- “당신.. 게이야?” 첫 만남. 그렇게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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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첫 연재를 시작한 머스타드입니다!! 사실 글방엔 첨 와봤어요.. 제가 좋아하는 멤버의 글이 많이 없길래 어떻게 할까..고민하는 와중에 결국은 자.급.자.족 하기로 했다죠.. 연재를 하면서 수위글도 들어갈거구요 총수..가 아마..될거에요 첫 시작은 궁금하게..ㅎ 사실 전 신알신이니 암호닉이니 그런거 하나도 몰라요..ㅋㅋㅋ 그냥 순수하게 글만 올리는ㅋㅋㅋ다음편도 기대해 주실거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