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석]하지 못할 부탁 3
당신을 죽이기 전에 당신에 대한 무언가를 알아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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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말고도 시골로 내려온 것을 후회하는 것이 하나 더 있다.딱히 할 것도,할 곳도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그 탓에 남자와 나는 무엇을 할까 한참 고민을 하다가 가볍게 산책을 하기로 했다.시내 외각으로 조금 걸어가면 바다가 나오기에 바다도 가보기로 했다.내가 앞질러서 걷고 있었고 남자는 나의 발자국을 뒤쫓기라도 하듯이 내 뒤에서 느리고 가벼이 따라왔다.손목시계를 보니 4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오늘은 좀 구름없이 해만 내리쬐었던 탓인지 해안선 위로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그냥 정처없이 걷다가 모래사장 바닥에 앉았다.붉은 석양이 강하게 빛나고 있었다.그냥 이 끝이 바다가 아니였다면 아마 나는 태양 속으로 사라지듯 걸었을 것이다.아무런 길잡이 없이,그저 아무생각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그냥 누군가 아는 나 이전에 그저 나약하고 여린 한 사람으로 돌아가 도피하고 싶다.태양빛에 실컷 데여 한 줌의 재로 없어지길 바랬다.마치 태어나지도 않았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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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먼저 도착해 모래사장 위에 앉아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강한 태양탓에 눈이 아플법도 하지만 여자는 오히려 내가 질릴 정도로 태양만을 바라보고 있었다.태양빛에 손을 들어 눈가를 가려 여자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가까이서 본 여자는 마치 죽은 사람같았다.어느 무엇을 보아도 아무런 느낌도,감정도,생각도 하지 못하는.그런 사고가 정지된 죽은 사람같았다.되려 내가 그 여자를 보고 있자니 죽어가는 느낌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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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으로 다가와 앉은 남자에게선 시원한 향이 났다.전에 그곳에 처음 갔을 때부터 궁금해 했던 향이 바로 이거였나,싶었다.시원하고..또 청량음료를 들이켰을 때 느끼는 톡 쏘는 느낌과 속이 트이는 느낌.그런 것이 느껴졌다.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특이한 점이 아무것도 없는 눈매임에도 불구하고 진한 느낌이 났다.외국제 남자들이 쓰는 그런 진한 향이 나는 향수같은 눈빛이였다.나를 이곳저곳 찔러 모든 것을 꿰뚫어보기라도 하는 듯했다.
"당신이 살아온 얘길 해줘요.듣고 싶어."
내 말에 남자는 잠시 나를 바라봤다가 눈을 감고 그대로 모래사장 위로 엎어졌다.그에 따라 나도 머리를 손으로 짚고 넘어졌다.남자는 눈을 감고 깊게 심호흡을 했고,나도 그런 남자를 따라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그렇게 정적 속에 있길 한참,눈을 뜨고 하늘을 올려다봤다.구름 한 점 없는 빈 하늘이 꼭 텅빈 내 속 같았다.구지 안 닮은 점을 꼽자면 내가 무채색인 것 정도.내 쪽으로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고 시선을 맞춘 남자가 그제서야 운을 뗐다.
"내 얘기를 듣기 전에,당신 얘길 먼저 해줘.당신을 죽이기 전에 당신에 대한 무언가를 알아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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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짧아요.
열여섯바퀴의 폐혜
개학에,반배정에,폭풍진도에
체력이 남아나질 않아요.엉엉엉어엉
멘붕크리 속 박독도의 결혼소식.....추카해요.
앗챰 이건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거에요.그냥 내 만족
내 속을 풀고 싶다.실뭉텅이처럼 쭉 뽑아서 아무것도 안 나올 때까지
드라마 볼려 했는데 일찍 자야 할려나...어깨고 허리고 허벅지고 종아리고 성한데가 없다.
그냥 힘들다.
많이 힘들다.
누구라도 있으면
좋으련만.이제 아무도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