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12년이나 된 친구를
나는 주변에 아는 동성애자가 없지만
인터넷이나, 여러사람을 통해서 알게 된 이야기로는
동성애자들은 오히려 자기랑 친한 친구한테는 안 끌린다고 하더라?
근데 왜 난 끌려?
12년이나 된 제일 친한 친구한테?
내 생각엔 그게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고 착각해서 그러는 거 같아
제일 친한 친구니까, 계속 옆에 있던 친구니까 가슴 떨리고 설레는 게 좋아하는 감정으로 다가오지 않고
그냥 평소의 그것들처럼 느꼈던 게 아닐까
돌이켜보면 그게 좋아하는 감정일 수도 있었는데...
나는 지금 내 제일 친한 친구를 좋아하고 있어
좋아하고 있는 건가? 사실 잘 모르겠어
내 성정체성을 안 건 꽤 됐어 5년 전?
동성도 되고 이성도 되지만 지금은 같은 성을 가진 애를 좋아하니까 지금은 동성
분명히 예전에도 내가 얠 좋아하는 건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냥 넘겨 짚었어
그냥 내가 얘랑 제일 친하니까 그러는 거겠지...
근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다른 애들한테는 안 그러는데 얘한테만 더 잘해주게 되고...
어딜 가든 꼭 얘한테 먼저 같이 가자고 얘기하고
영화나 밥 먹는 거 티켓 2장이 생기면 망설임 없이 먼저 얘한테 연락하고
얘가 된다고 하면 다른 애들한테는 얘기도 안 하고
얘가 안 된다고 하면 그제서야 다른 애들한테 전체카톡
내가 스킨쉽이 좀 심한 편인데 다른애들보다 얘한테 유독 더 심해
허리 감싸는 거 좋아해서 얘가 옆에 있으면 그냥 자동반사로 얘 허리 잡아, 되게 말라서 팔에 다 들어오거든? 완전 기분 좋아
물론 변태라면서 욕을 한바탕 붓지만 그래도 웃어 넘기니까 뭐...
친한 애들끼리 단톡방을 만들었는데 얘도 거기에 끼어있어, 나도 끼어있고
근데 난 맨날 얘한테 갠톡해
그냥 우리 둘만 얘기하고 싶어서
얘기가 길어졌네...
그냥 제일 친한 친구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그냥 그러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길어졌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