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고 앓던 충치를 뽑았다. 썩은 걸 알지만 뽑기에는 무서워서 은니를 씌웠고, 그래서 겉보기에는 멀쩡했지만 속은 썩을대로 썩어 균이 잇몸까지 침투했었다. 너와의 관계도 그랬다 웃으며 내 손을 잡아오는 너의 정신은 딴 곳에 가 있었다. 늘 나만 보던 너는 이제 나와의 데이트에서 늘 휴대폰만 봤다. 네가 바람을 피우는 걸 알면서도 아직 널 사랑하기에 모르는 척 애교부렸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내 속을 곪을대로 곪아서 결국 울며 내 마음에서 널 뽑아냈다. 내게 첫사랑은 일찍 뽑아야하는 젖니와 같았고, 사회에 나온 후의 첫 연애가 충치와 같아서 더 이상 사랑은 못 할 것 같았는데 사랑니가 나버렸다. 아파하며 울던 내게 다가온 그는 사랑니로 자리 잡았지만 아프디 아팠다. 정말 뽑을 생각까지 했지만 충치가 빠지고 난 뒤의 빈 자리가, 내게 너무 크게 느껴졌기 때문에 차마 뺄 용기를 내지 못했다. 꾸역꾸역 자란 그 사랑니는 이제 내 이가 되어갔고, 그 이는 더 이상 나를 아프게 하지 않았다. 양치도 꼬박꼬박하며 그 이를 상하게 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이는 완전한 내 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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