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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되기 5시간 전, 3인방 아침 맞이 하기 12시간 남았는데 이대로 시간을 보낼 수 없는 재민여주. 재민이는 봉식이아범이랑 황인준, 이동혁 만나서 피시방 갔고, 여주는 재현이네 집으로 간다. 재현이네 집 비밀번호 익숙하게 누르고 들어가는데 닫힌 정재현 방 안에서 엄마야? 하는 소리 들림. 여주 일부러 소리 안 내고 재현이 방 앞에 서있고 누가 집으로 들어왔는데 대답이 없자 방 문 벌컥 열어버리는 재현이. 머리는 산발이지. 잠옷 후드 안으로 손 넣어서 배 부비적거리다가 문 앞에 몰래 서있던 여주랑 직빵으로 마주쳤다. 그런데도 놀란 기색 안 내고 뭐야 왜 와써엉 하면서 여주 어깨 잡아서 방 안으로 끌어당기고 여주는 터덜터덜 끌려간다. 침대에 아빠다리 하고 앉은 재현이 옆에 발라당 드러누운 여주가 월요일까지 남은 시간 아까워서.. 라고 말하니까 재현이 아하하 하면서 웃다가 여주 내려다봄
그래서, 응?
그래서 여기 온 거야? 응.
여주 재현이 큰 침대에 대자로 드러누워서 멍때리고 있다. 옆에서 재현이가 손 깍지 껴와도, 자기 옆에 따라누워도 허공만 보고 있음. 재현이도 자기가 옆에서 살살 깔짝거려도 반응 없는 여주 보고 대담해져가지고 여주 얼굴 끌어안다가, 팔이랑 다리로 여주 몸 포박하고 여주 옷 안으로 손 슬금슬금 넣어서 뱃살 쪼물락거림. 여주 재현이한테 잔뜩 엉켜가지고 그만해에.. 라고 하는데 옆에서 여주 귀며, 볼이며, 목이며 여기저기 뽀뽀하느라 정신 없는 재현이.. 그래서 결국 여주가 재현이 얼굴 잡아서 멀리 떨어트려 놓는데 그 손 잡아 치우면서 왜, 시간 아깝다며. 라면서, 입술에 다시 쪽쪽쪽. 그냥 다 받아내던 여주도 어느새 입고 있던 자켓 벗고 재현이 옷 목부분 잡아당겨서 그렇게... 그런 밤..
자고라도 가지. 뭘.
엄마 안 올 거 같은데.
자꾸 어필하는 재현이 뒤로하고 방 문 열고 나오니까 거실 소파에 개빡친 표정으로 앉아있는 재현이 쌍둥이 형 윤오. 재현이네 어머니가 재현윤오 쌍둥이 임신하셨는데 조기 양막파수로 윤오 먼저 낳고 두 달 후에 재현이 낳았다. 그래서 윤오는 고3이고 재현이는 고2. 재현이는 일반 인문계에 공부 적당히 열심히 하지만, 윤오는 무려 외국어 고등학교 재학중인 고3이라 죽어라 공부하는데, 금쪽같은 주말에 김여주 데리고 와서 신경 벅벅 긁어서 윤오 빡쳤다. 떠들어서 시끄러운 것도 아니었으니까.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정재현 옆에서 배실배실거리고 웃으면서 윤오 안녕, 하는 김여주도 진짜.
생각이 없냐 넌? 뭐. 공부하는데 시끄럽잖아 좆같게. 나가서 하든가. 걸레같은 새끼가.
윤오 잘있어. 화나서 방으로 들어가는 정윤오 등 뒤에서 끝까지 얄밉게 굴고 정재현이랑 키득키득거리면서 집 나옴. 엘리베이터 구석으로 정재현 밀어넣고 여주 몸으로 정재현 꾹 밀면서 이따가 정윤오 달래줘. 뭘 달래줘. 공부벌레는 저러다 알아서 풀려. 그럼 내비둬. 내 알 바 아니야. 하면서 재현이 가슴팍에 얼굴 묻고 또 키득키득거린다. 재현이는 여주 엘리베이터 내려 보내고 여주는 재현이네 집 나와서 바로 핸드폰 확인함. 아까 재현이네 집 들어가기 전에 재민이한테 어디냐,언제오냐 카톡했는데 아직까지도 답장 없고. 원래 재민이 답장 빠른 편인데, 밤 늦게 친구들 만난 후 답장 안 오는 이유는 90% 이동혁이 꼬셔서 술 마시고 있다. 이것. 여주 술 마시는 거 엄청 싫어해. 자기들은 아직 미성년자인데, 맛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은 걸 몰래 사서 먹는 거 진짜 극혐한다. 자기는 어른 돼도 술은 꼭 안 마실 거라고 다짐하는데 이동혁은 허구한 날 나재민이랑 이제노 황인준 불러내서 술 마시니까 열받음. 아니 나재민은 왜 불러. 피시방 갔으면 게임만 하고 오지 왜. 아무튼 나재민 거의 12시까지는 연락 안 될 거 같아서 집 가서 후딱 씻고 누운 여주. 여주 이제 슬슬 잠 오는데 상단바에 나재민 카톡 알림 뜬다. 여주 그거 0.1초만에 누름
김여주: 어디가는데? 오후7:03 나재민: 봉식아범이랑 이제노 황인ㅈ ㅇㄷㅎ이랑 피시방 오후7:03 김여주: 언제오게 오후7:12 김여주: 언제와앙 오후7:33 ------------여기까지 읽으셨습니다------------ 나재민: 나 이제 왔어 오후11:57 나재민: 집 오후11:57 나재민: 집 앞 오후11:57 나재민: 인데 왜 ? 오후11:57 나재민: 302동이야 오후11:58 김여주: 아오 진짜 난간 잡고 가만히 있어 제발 오후11:58
재민이 술 먹고 취한 날이면 항상 마지막으로 카톡하는 게 여주인데 그럴 때 마다 여주 집 앞으로 오는 버릇 있었다. 술버릇이 여주 집을 찾아가는 건지, 아니면 제일 마지막으로 연락 한 사람 집에 찾아가는 건지. 아무튼 여주 자기랑 같은 아파트 살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나재민이랑 커플로 맞춘 후드집업 챙겨 입어서 엘리베이터 후다닥 타고 내려감. 1층 내려오니까 공동현관 앞에 우뚝 서있는 재민이 보고 와다다 달려간다. 공동현관 센서 작동해서 재민이랑 여주 사이에 있던 문 열리자마자 재민이 기다렸다는 듯이 여주 꼭 끌어안고 문 안으로 뒤뚱뒤뚱 들어감. 여주도 일단 마주 안아주기는 했는데, 재민이한테 술냄새 진동해서 인상 팍 찌푸리고 야, 한다.
내가 야 하면, 너는 예.. 너 냄새 진짜 심해. 우응.. 떨어져 봐. 오늘 뭐 해써어.. 정재현네 갔다왔어.
여주 자기가 숨 쉬는 건지 나재민이 숨 쉬는 건지 모를 만큼 나재민 숨 크게크게 쉬었는데 정재현 얘기 하자마자 잠깐 멈췄다. 여주가 응? 할 새에 다시 후.. 하고 숨 쉬고 여주 등 끌어안았던 손 올려서 머리통 감싸안고 고개 꾸벅꾸벅.
가서 뭐 했는데? 그냥. ..밥은 먹었고오? 아니. 배 안 고파? 괜찮아. 나도 너 남자친구야. 당연하지.
재민이 말투에서 서운함 팍 묻어나와서 여주도 곰곰히 생각한다. 요즘 너무 정재현이랑 붙어있었나, 딱히 그런 것 같진 않았는데. 그렇다 해도 재민이가 서운해 할 이유가 없진 않지. 셋이 친해서 그렇지 관계 상 거의 바람 난 거니까.. 여주도 재민이 등 토닥토닥 해 주면서 알았어. 미안해. 라고 함. 그래도 할 말은 해야하는 여주. 밤에 이동혁이랑 놀지 마.
왜에. 걔가 자꾸 술 먹이잖아. 뭔 술이야 어린게. 울 엄마도 뭐라고 안 하거든. 너 경찰서 가 그거.
너는 몰라아..
저 끝까지 튀어나온 나재민 입 철썩 때리니까 아 알아써어.. 한다. 술 때문에 목, 귀, 볼, 입술 다 빨개져가지고 뾰루퉁한 나재민한테 뽀뽀는 덤. 재민이 소식에 잠 확 깨서 내려왔더니 생각보다 멀쩡한 거 보고 다시 졸음 몰려와 눈 반 쯤 감긴 여주.. 그 앞에 재민이도 술기운에 눈 반 쯤 감겨서 둘 다 1층 복도에서 자기 직전이었다. 그래도 정신 멀쩡한 여주가 나재민 집에 데려다줘야해. 정신으로 재민이 손 잡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나재민 몸에 힘 꾹 주고 한 발자국도 안 움직이려 함. 여주가 얼굴에 물음표 잔뜩 달고 재민이 쳐다보니까 나재민 도리질 치면서 나 여기서 잘건데? 시전. 여주 평소같았으면 속터져 죽으면서 끝까지 나재민 집에 밀어넣고 왔겠지만 지금은 피곤+나재민 무거워+나재민 귀여워. 이거임. 나재민이랑 나란히 손 잡고 엘리베이터 타면 재민이 무게중심 다 여주한테 쏟아서 아까 재현이처럼 엘리베이터 구석에 박혀서 머리에 참을 인 새겨가며 재민이 술냄새 온전하게 다 받아들이는 중. 여주 이미 램수면 상태인 재민이 팔뚝 잡고 낑차낑차 자기 침대로 옮겨놓고 이불 목 끝까지 올려주라. 그리고 여주도 후드집업 벗고 이불 안으로 쏙 들어가서 재민이 껴안는데 팔이 엄청 차가움. 요즘 일교차 큰데 반팔입고 밖에 싸돌아다니니 팔이 차가울 수 밖에 없지. 닭살 오소소 돋아있는 재민이 팔 쓰다듬으면서 알람도 못 맞추고 둘 다 곯아떨어졌다.
아침에 일어날 시간인데 여주 방 너무 잠잠해서 여주 어머니가 문 벌컥 열고 들어갔는데 재민이랑 여주 이불 폭 덮고 껴안고 자고 있는거. 여주네 어머니 둘 다 엉덩이 뻥뻥 걷어차면서 깨워서 여주 허겁지겁 씻고 재민이는 집 들려서 교복입는데, 준비 더 빨리 한 여주가 재민이 집 문 앞에서 아, 나재민 빨리 나오라고! 하는데 재민이 몸살 걸려서 몸이 빠르게 안 움직여져서 답답해버림. 재민이도 여차저차 준비해서 둘이 택시타고 학교로 날아간다. 지각은 칼같이 지키는 여주 담임선생님 때문에 택시 아저씨한테 아저씨 조금만 더 빨리요! 하면서 난리치고 옆에 재민이는 여주 어깨에 늘어져있고. 이렇게 월요일부터 난리치면서 시작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