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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좋겠다 (찬열 side)

 

 

내 사랑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일은 어릿광대가 외줄타기를 하는 것과 같이 매 순간 순간이 위태롭기만 하다. 흔들리고 비틀거려도, 놓치면 그대로 끝인 것을 알아도, 한 발짝 두 발짝 계속 앞으로 나아갈 뿐 그 줄에서 내려올 수가 없다. 너와 재회하고 난 이래 그것은 쭉 그래왔다, 너와 나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는 이상, 둘 중 한 사람이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그것은 계속되리라. 만약 내가 너를 기다리는 것을, 너를 사랑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 그렇게 한다면 뭔가 조금은 달라질까? 그렇게 생각해봤던 순간이 있었다. 그런데 포기라는 단어를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순간 숨이 턱턱 막혀왔다. 마치 타의로 물 밖에 내쳐진 물고기가 되어버린 기분에 나는 견딜 수가 없어서.


그래서 오늘도 나는 너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결국 너를 완전히 놓을 수도, 잡을 수도 없으면서.

 

 

 


백현이 술에 잔뜩 취해 찾아왔던 어느 날 밤. 그 밤, 찬은 어떤 손님의 지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몇 년만에 오너에게 흠씬 두드려 맞았다. 주방에서 경수가 뛰어 나와 막아주지 않았으면, 찬은 정말 맞아 죽었을지도 모른다. 여기는, 그런 거리니까. 장사도 제대로 못하는 호스트 하나쯤이야 죽어 나가도 쥐도 새도 모르게 묻으면 그만인 비정한 거리. 그동안 단골이라는 이름으로 찬을 보호해줬던 크리스 형의 발길이 끊기자 오너는 그 옛날처럼 찬에게 손찌검을 조금씩 하기 시작했고 그날 밤 찬이 거부한 손님이 꽤 큰 손님이었는지 이성을 잃고 날뛰었더랬다. 옷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부분에 주먹과 발이 서슴없이 날라왔었다. 지친 몸으로 이를 악물고 그 폭력을 버티어 내다가 결국 정신을 잃을락 말락 할 때쯤 상황을 안 경수가 오너를 막아섰고, 다른 이들에게 끌려가면서도 오너는 끝까지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대하듯 찬을 걷어차댔다. 힘겹게 바닥을 긁어가며 몸을 일으켜 휘청 휘청,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비틀대며 간신히 돌아온 집에 백현이 있었고 그 순간 찬은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 못 가 백현의 품에서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백현은 한동안 찾아오지 않았다.

 


.
.

 

 

이게 며칠 만에 보는 네 얼굴이더라? 찬은 입술을 삐죽였다. 너는 알까? 내게는 잠을 시는 시간조차 아깝다는 것을. 너와 보내는 시간을 제외하면 나는 아깝지 않은 시간이 없었다. 이 눈으로 무언가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나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으니까. 갑자기 찾아오는 어둠 속에 갇혀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수록, 급격히 좁아진 시야로 인해 주위 사물을 보지 못하고 발이 걸려 넘어지는 일이 잦아질수록 나는 정말로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에 초조해져야만 했다. 마지막으로 헤어진 이후 한동안 찾아오지 않던 너. 너를 만난 이후 나는 항상 잘 벼려진 칼날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다 정작 네가 발길을 끊으니 나는 마치 아무런 지지대도 없는 허공 위에 내던져 진 것 같은 기분이 되어 너를 만날 때보다 더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다. 아마도 나는 아닌 척 해도 너의 방문을 통해 네게서 완전히 버려지지 않았음을 확인받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백호파의 주인 ─ 백현이 네가 약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내내 네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내가 우스워져서 나는 아프다는 핑계로 집으로 틀어박혀 버렸다. 그러나 너는 또 다시 내 눈 앞에 나타났다. 너를 보지 않으면, 네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네가 내 마음 속에서 지워질까? 그 언젠가 했던 생각을 곱씹어보면서 나는 네 존재를 무시하려 애썼다.

 

 

" 원망도, 그럴만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거지. "

 


내게는 처음부터 너를 원망할 자격이 없었다. 네가 정상적으로 좋은 집안의 아가씨와 결혼을 해서, 너와 닮은 아이를 낳고 그래서 언젠가 그 아이를 내게 데려와 소개시켜준다 하면 그 잔인한 베품에도 감지덕지해야 하는 것이 지금의 내 처지였다. 네 약혼 소식에 배배 꼬였던 심사가 무색하게도 나는 네 말에 다시금 무기력해졌다. 나라고 처음부터 너와 나는 안되는 사이다, 라고 딱 선을 긋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 줄 알아? 하지만 내가 그렇게 말하면 뭐해. 너를 아는 다른 이들이 내게 와 넌 내가 알던 4년 전의 변백현이 아니라고, 다치기 전에 내가 먼저 놓으라고 그렇게 말하고, 내게 가까이 갈 엄두도 내지 말라고 나를 막아선다. 내가 얼마나 더 멀어져야 할까? 내가 얼마나 너에게서 더 멀어져야 나는 너에게 한 발짝 다가가보지도 못하고 쳐내어져 버렸다는 사실을 네가 알아줄까.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들 말에 겁이 나 네게서 도망간 겁쟁이니까 너를 원망할 자격도, 너에게 다가갈 자격도 없다. 아무도 내가 너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허락해주지 않았으니까. 나는 너에게 손도 내밀 수가 없어 … 네가 먼저 다가와 손을 내밀어 주어야 간신히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는 게 내 위치야. 우습지 않아? 네 말처럼 너와 나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은 것 같은데, 변한 게 없다고 말하고 싶은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너와 나만 빼고 세상 모든 게 다 변해버렸으니까.   

 


" 내가 너에게 어떤 존재인지, 나는 잘 모르겠어. "

 


스스로 입에 올리지만 사실 찬은 그 말이 진실이 아니기를 바랬다. 아니, 제 머릿속에서 맴도는 생각과 다른 답을 백현이 내놓기를 바랬다. 그것이 그저, 부질없는 바람일지라도, 집착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과거의 편린, 그런 것이 아니라 내가 네게 절대로 없어서는 안될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드러내놓고 아껴줄 수는 없을지라도 유년기의 장난감과 같이 쉽게 가지고 놀다 버릴 수 있는 그런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네 집착이 과거의 연정과 함께 스러져 버릴 그런 것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너와 나의 거리는 마치 별과 별 사이의 거리처럼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한없이 멀어서, 나는 항상 기대하고 또 … 절망한다. 그 언젠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던져졌던 어느 날에 했던 생각을 나는 또 다시 해본다. 놓아주어야 해. 끝까지 붙잡을 수 없다면 일찍이 놓아버려야 나중에 내가 덜 아파. 너는 감히 내가 욕심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하지만 내가 어떻게 너를 놓을 수 있을까. 너를 놓는다는 생각만 해도 심장이 부서질 것처럼 아파오는데. 아직은 이렇게 널 붙잡을 수 밖에 없는 나라서, 나는 매 순간 순간 신께 기도한다. 제발 이 나약한 죄인을 용서해달라고.

 


" … 알았어. 먹을게. "

 


하잘 것 없는 내 존재가 너에게 한 줄기 위안이 되었다면, 그것으로 나는 다행이라 여겨야 하겠지. 네 말에 문득 나는 너에게 내가 아주 별 것 아닌 존재는 아니었구나 싶어서 아주 조금이지만 애써 얼어붙게 만들었던 마음 한 구석이 따스해졌다. … 이러면 안되는데. 이렇게 다정한 모습으로 나를 안심시켜 놓고 결국 얼마 못 가 다시 나를 기다리게 만들 너임을 알면서도 나는 또 이런 네 모습에 섣부른 기대를 갖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나는 이렇게 된다.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하지 말아야지 해놓고도 또 기대해버린다. 결국 이건 내 마음의 문제였다. 너를 놓지 못하는 미련투성이의 내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찬은 백현이 건네는 그릇을 받아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쭉 들이켰다. 입 안에 확 퍼지는 쓰고 텁텁한 맛은 코 끝이 찡할 정도로 별로였지만 이상할 정도로 다정한 오늘 백현의 미소는 그것을 사탕처럼 달게 느끼게 만들 정도였다. 심지어, 이상할 정도로 달아오르는 얼굴과 빠르게 달음박질치는 심장조차 네 미소의 여파인가 싶었을 만큼.

 


그리고, 어둠이 찾아왔다. 아주 오래 전부터 예고되어 있던 긴 어둠이.

 

 

-

 

 

오늘의 마지막 업뎃 XD

새벽님 루루님 짱구님 산딸기님 잘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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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헬로 암 새벽 투
이번편도 박찬열 무한 삽질ㅋㅋㅋㅋ바보
아프지 말고 참지도 말고 펜잘 변,
이제 린우 글도 읽었으니 오늘의 일과 끝ㅋㅋㅋㅋㅋㅋㅋㅋ

11년 전
린우
새벽님, 낙원의 박찬열은 삽질이 매력포인트...는 드립이고, 내 글 읽는게 일과의 마지막이야? (수줍수줍
11년 전
독자2
헐 산딸기..헐..어둠이 찾아왔어..안돼ㅠㅠㅠㅠ
11년 전
린우
산딸기님 뚝하세염 ..! ;ㅁ;ㅁ;ㅁ;
11년 전
독자3
짱구에여,.....으허야ㅠㅓㅑ어ㅠㅠㅠㅠㅠㅠㅠ어둠이......오면안되는데ㅠㅠㅠㅠ어흐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린우
짱구님 뚝! ;ㅁ;ㅁ;ㅁ;ㅁ;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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