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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저승의 신 호시랑 제물이 된 여주 보고 싶다... 12 | 인스티즈





 그 일이 있는 후로 며칠이 그냥 흘렀다. 늘 그렇듯 호시가 먼저 일어나 일을 보고 있으면 뒤늦게 여주가 일어났고, 호시는 그런 여주를 다정히 쓰다듬어주며 잘 잤냐고 묻는다. 그러면 여주는 고개만 주억이고는 눈을 벅벅 비비며 일어나서 배고픈 배를 부여잡는데 그러면 둘은 손깍지를 끼고 밥을 먹으러 간다. 도중에 새엄마 방에 들리는 것도 일종의 스케쥴 중 하나였다. 새엄마는 먼저 밥을 먹을 때도 있었고, 일부로 둘을 기다릴 때도 있었다. 밥을 다 먹고 나면 새엄마는 산책을 갔고, 둘은 다시 방으로 돌아온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에도 셋은 따분함을 느끼지 못했다. 행복하다고만 생각했다. 



 하루는 여주가 도겸이네를 놀러간 적이 있었다. 한동안 못 놀러가서 아침부터 들뜬 마음으로 가서 놀 것들을 가방에 넣고 있었는데 의자에 앉아서 그런 여주를 보던 호시가 물었다. 




 - 겸이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솔직히 재미있잖아요, 도겸씨.

 - 나는? 

 에?

 - 아무 것도 아냐, 여주야. 




 호시는 고개를 젓고선 말했다. 요즘 들어서 호시 여주를 부인이라고 안 부르고 이름을 불러주는 경우가 많았다. 부인보다 이름이 더 낯간지러운 거 같았다. 들을 때마다 심장이 몽글몽글해지는 게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여주 짐을 다 싸고서는 일어서서 호시를 안았다. 잘 다녀올게요. 호시 절 갑자기 안는 여주에 놀랐지만 웃으며 안긴 여주 등을 쓰다듬어줬다. 그리곤 머리 여러곳에 입을 짧게 여러번 맞추며 말했다. 응, 잘 갔다와. 











*********************




 태양의 신인 도겸의 궁전은 뜨거웠고, 열정적이었다. 여주 늘상 놀러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도겸의 부하들은 전부 도겸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사람좋게 웃는 미소와, 다정한 말투... 역시 윗사람을 잘 만나야 돼. 여주 가방을 꼭 쥐고선 도겸의 방에 노크를 했다. 안에서 다정히 들어오라는 말이 들렸다. 문을 여니 바닥에 앉아서 이미 게임을 준비하는 도겸이 보였다. 도겸은 여주를 보자마자 웃으며 팔을 벌렸고, 여주는 그런 도겸에게 다가가 꼭 한 번 안아줬다. 





[세븐틴/권순영] 저승의 신 호시랑 제물이 된 여주 보고 싶다... 12 | 인스티즈


 완전 오랜만이다, 여주야. 

 으응 그러게요. 

 너 없을 때 게임 하니깐 엄청 재미없더라. 




 

 도겸은 여주에게 웃으며 말했다. 여주도 덩달아 웃으며 도겸의 맞은편에 앉았다. 도겸은 게임 카드를 섞다가 아, 하고 마실 거 가져다 줄까라고 다정히 물었다. 여주는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 여주 보다가 다시 카드를 섞는 도겸이 아차하면서 꽤나 해맑게 말했다. 제 손에 있는 카드를 여주에게 보여주면서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거 내가 인간계에서 산 거야. 그 카드 게임인데 엄청 재미있어. 

 저 이거 뭔지 알아요!

 이거 막 만화도 있던데 그건 못 샀어. 

 저희 집에 디비디도 있어요!

 헐 나중에 보러 가도 돼? 





 제게 물어보는 도겸의 말에 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겸이 들고 있는 카드는 한 때 인간계에서 유행했던 카드 게임이었다. 여주도 한 때 수집을 해서 집에 산처럼 쌓아뒀지만... 



 둘을 그렇게 게임만 몇 십판 했다. 도겸은 자신이 불리해질 때마다 마법으로 판을 뒤집어 엎었고 그럴 때마다 여주는 도겸이 신이라는 걸 잊고 도겸의 멱살을 잡았다. 그러다가 서로 눈이 마주치면 푸하하, 하고 폭소를 터트렸다. 둘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게임을 했고, 둘의 게임이 끝난 건 여주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날 때였다. 게임을 하다가 꼬르륵 소리가 나니 도겸 여주를 보며 고개 갸웃거리다가 물었다. 배고파? 여주 게임하느라 배고픈 줄도 몰랐다. 도겸이 물으니 여주 고개 끄덕이며 배고프다 했다. 그럼 도겸이 밥 먹으러 가자고 하며 일어서고, 여주 같이 일어서서 도겸 뒤만 따랐다. 



 식탁에 앉아있으니 온통 찬 음식들이 올려졌다. 태양의 신이라 그런가... 따뜻한 거는 아예 없네. 하긴 더운 날씨에 더운 거라니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여주 잘 먹겠습니다, 하고 한 입을 떠서 먹었다. 여주가 입에 넣는 걸 보고 나서야 도겸도 한 숟갈 들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밥을 먹다가 여주가 대뜸 물었다. 



 

 도겸씨는 왜 호시씨랑 놀아요?

 어? 

 그냥 다들 피하는 호시씨랑... 같이 있어주는지 궁금해요. 

 그건 왜 궁금해?



 도겸이 웃으며 되묻자 여주 눈만 깜빡였다. 보통은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는 사람이랑은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친해지지도 않는게 인간들한테는 익숙했다. 그게 이치인 것마냥 모두들 그렇게 행동해서 여주는 신들도 인간과 다를 바 없이 그렇게 할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여주 애꿎은 밥만 숟가락으로 건드리며 말했다. 




 그냥... 궁금해요. 

 그럼 나도 그냥. 내 답도 그냥이야. 

 네?

 나는 그 형이 그런 짓 저지를 거라고 생각 안 해. 어릴적부터 늘 혼자있던 나보고 같이 놀자고 했거든. 사실 내가 먼저 다가간 게 아니라 형이 먼저 나한테 온 거야. 





 도겸은 웃으며 말을 했다. 예상 밖의 대답이라 여주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도겸을 바라보니 도겸이 말을 이어갔다. 





 나는 사실 되게 내향적이거든. 그래서 파티같은 거 열리면 맨날 노는 애랑 놀고... 걔가 안 오면 혼자 있고 그랬는데 호시형이 한 번 말 걸어줬어. 

 ......

 웃으면서 놀 사람 없음 같이 놀자 그랬거든? 어릴 적에 나는 노는 게 제일 좋았으니깐 바로 허락하고 노는데 호시형이랑 노는 날 보고는 사람들이 뭐라고 수근 거리는 거야. 그때는 뭔지 몰랐어. 근데 그 일이 있고 나서야 난 알았어.

 뭐를요?

 신이라는 사람들이 인간만도 못하다고. 그 형은 절대로 그럴 형이 아냐. 




 되게 축 처진 분위기에 도겸 웃으며 밥이나 먹자! 했다. 여주 고개를 끄덕이며 힘없이 숟가락을 들었다. 보기엔 외향적이었는데... 역시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안 됐다. 항상 웃던 도겸의 모습이 어디인가 슬퍼보였다.














**************************


 

 저 이제 갈게요!

 으응, 잘 가, 여주. 




 도겸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여주 가방을 꼭 매고선 절 데리러 온 마차에 몸을 실었다. 이젠 덜컹거림이 심한 이 마차도 꽤 탈만 했다. 승차감 안 좋은 것도 몸이 적응을 해서 그냥 바깥 구경만 하다보면 도착해있었다. 여주 마차 타고 얼마 안 지나 골아 떨어졌다. 덜컥거릴 때마다 얼굴이 흔들렸지만 깨지 않았다. 그만큼 푹 잠 들어버렸다. 꿈 속에서는 행복한 호시와 여주, 그리고 새엄마... 또 우지. 넷이 서있었다. 행복한 꿈이었다, 깨고 싶지 않을 행복한 꿈. 



 다 도착했다는 말에 여주는 깨어났다. 눈을 비비며 마차 밖으로 나와 궁전으로 들어가니 적막만이 맴돌았다. 눈만 꿈뻑이던 여주는 호시를 불렀다. 두어번 불러도 나오지 않는 호시에 고개만 갸웃거리는데 방에서 새엄마가 나왔다. 한 손엔 책같은 걸 들고 있었다. 




 아들 긴급회의 있다고 방금 막 나갔는데. 

 ...아 그래요?
 되게 급한 일인가봐요. 

 ......

 섭섭해요?

 



 아뇨. 여주 웃으며 대답했다. 새엄마는 그런 여주를 보고 같이 웃었다. 왜 우리 아들이 좋아하는지 알 거 같네. 새엄마 그렇게 생각했다. 




 좀 있으면 올 거예요. 

 네... 식사는 혹시 하셨어요?

 방금 전에 막 하고 나왔죠. 여주씨는?

 저도 거기서 해결하구 왔어요. 




 저희 그냥 걸을까요? 여주의 가벼운 물음에 새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나쁘진 않네요. 

 


 둘은 그냥 목적지 없이 걸었다.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려고 했으나 둘다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할지 모르겠고,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고, 만일 그 말이 실례가 된다면 큰일이니깐 입에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입에 단맛이 돌 때쯔음 새엄마가 화젯거리를 툭 뱉었다. 둘 사이엔 호시와 우지, 그 둘 밖에 공통점이 없으니 둘에 관한 것이었다. 





 호시랑 우지... 많이 살벌해요? 

 .......

 그런가보네...





 여주는 입을 열지 못했다. 만약 그렇다고 하면 새엄마가 죄책감을 느낄까 걱정되어서 그랬던 것이다. 근데 눈치로 다 알아버리니... 이건 어찌할 수가 없었다. 우지랑 호시 둘이 대립하는 모습은 여주도 많이 봤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 짧은 순간순간들에 서로 간에 스파크가 튀는 것이 보통 살벌한 게 아니었다. 호시는 아니지만 우지는 혐오 아닌 혐오적인 눈빛으로 호시를 바라보았던 거 같다. 네가 우리 엄마를 죽였어, 따위의 것들을 눈으로 말하는 거 같았다. 




 

 좋아질 거예요.

 그래야겠죠. 

 ...제가 도와줄 거예요. 




 여주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진심으로 제가 도와줄 것이다, 우지와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여주를 새엄마가 바라보다가 말했다. 




 ......됐어요.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이에요. 

 아...

 제 아들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여주씨. 아, 이제 결혼하니깐... 그냥 편하게 딸이라고 부를까? 우리 딸. 



 

 포근하게 웃는 새엄마의 모습에 여주의 얼굴이 몹시 일그러졌다. 제 엄마가 생각났다. 혼자, 아님 할머니와 같이 있을 제 엄마가 새엄마의 얼굴에 그려졌다. 딸, 오랜만에 듣는 호칭이었다. 아, 울면 안 되는데. 우리 딸이라며 다정히 절 부르는 새엄마에 여주 결국 눈물을 뚝뚝 흘렸다. 향수병 같은 것들은 고칠 수 없었다. 굉장히 고질적이었다. 또 소리 없이 울었다. 새엄마가 다정히 여주를 안아왔다. 호시에게 안겼을 때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품이었다. 엄마, 엄마... 여주는 옹알이하는 애기처럼 엄마를 불렀다. 부르면 부를 수록 멀어져가는 게, 잔상이 흐려지는 게 마음을 쿡쿡 찔러왔다. 괜찮아, 괜찮아. 여기 있잖아. 새엄마는 여주의 등을 다독여줬다. 여주의 떨림도 점차 멎어가고 만난지 얼마 안 됐던 둘은 무언가로 이어졌다.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 여주의 울음 소리를 덮는 새엄마의 다독이는 다정한 말만 울려펴진다. 












********************************



[세븐틴/권순영] 저승의 신 호시랑 제물이 된 여주 보고 싶다... 12 | 인스티즈


 갑자기 부른 이유가 뭐야? 

 



 호시 새엄마에겐 긴급회의랍시고 하고 왔지만 사실 우지의 부름이었다. 우지가 갑자기 물어볼게 있다며 천상계로 와라고 했고, 호시는 그 사실을 굳이 새엄마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새엄마에게 알려봤자, 걱정만 줄 것이니깐. 호시 천상계로가 우지의 방으로 들어가니 우지가 소파가 아닌 책상 위에 걸처있었다. 호시 팔짱을 끼고 우지를 쳐다보며 물었다. 우지는 아무런 말도 없다가 부하를 불렀다. 사람 무안하게 하는 우지의 행동에 호시 인상이 찌푸려졌다. 장난 치자는 것도 아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 소리가 들렸고 우지가 들어와라고 하는 말이 끊기기도 전에 벌컥 문이 열리고 사람 하나가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둘 사이에 쓰러지듯 내팽겨쳐졌다. 


 뭔가 익숙한 얼굴에 호시 빠르게 달려가선 바닥으로 박은 고개를 조심스레 들었다. 아. 호시 탄식을 한다. 안 좋은 악몽들이 호시를 야금야금 갉아먹는 거 같았다. 아, 아... 호시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아, 라는 말만 반복했다. 어릴 적 상처 가득한 호시가 내면 안에서 꿈틀거린다. 



 


 야. 너. 빨리 대답해, 빨리.  

 ...커헉, 아, 알겠! ...알겠어요. 

 




 우지는 놈을 발로 차며 말했다. 놈은 피를 한 껏 토해내더니 호시를 흘긋 쳐다봤다. 덜덜 얕게 떠는 모습이 꼭 어릴 때와 똑같은 거 같았다. 놈은 표정 변화 하나도 없이 거짓말을 했다. 





 아니에요. 

 ...또 말 바꾸네.

 진짜로 아니라, 

 제대로 불어라. 





 우지의 말에 놈은 움찔거리다가 아니라며 발뺌했다. 전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호시를 쳐다봤다. 호시는 아무런 말도 없었다. 분노, 광기, 두려움 모든 게 섞인 듯한 표정이었다. 



 상황은 이러했다. 저번에 우지의 부탁에 수소문 끝에 호시를 따돌렸다는 놈을 찾아 데려왔었다. 밧줄로 몸을 꽁꽁 싸맨 놈이 우지 앞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친구가 그랬어요, 그때 먼저 친구가... 놈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처음엔 따돌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우지 인상을 잔뜩이나 찌푸리고 툭툭 건드리며 왜 그랬냐고 수백번 되물을 때쯔음에는 사실조차 부인했다. 우지는 그 날의 사실을 모르니 놈의 말에 또 갈대처럼 마음이 휘둘러졌다. 이렇게 가다간 놈에게 휘둘려져서 놈을 풀어줄 것이다고 생각해 호시를 부른 것이었다. 당사자의 일은 당사자가 잘 알테니깐. 근데 호시는 놈의 얼굴을 보자마자 저승의 신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두려움에 젖어버렸다. 뭐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호시 얼굴에 철판 깔아놓은 듯한 놈에게 결국 어렵사리 한 마디를 한다. 






 야, 적당히 해. 질문이 뭔지 이제 알겠네. 날 따돌린 게 아니라는 거지?

 .......

 그 때만 생각하면 얼마나 좆같은데, 당사자 앞에서 그렇게 뻔뻔할만큼 아니라고 할 수가 있냐? 

 ...증거 있어? 






 증거 있냐고. 뻔뻔한 놈의 말에 호시 인상을 찌푸렸다. 방금과는 달리 섬짓한 눈을 뜨고선 놈의 머리를 잡고 쳐다봤다. 처음이 어려웠지, 막상 입을 여니 억울함들이, 분노들이 와르르 쏟아져나왔다. 





 내가 증거인데, 다른 게 뭐 필요해? 

 ......

 너네가 나한테 한 행동을 똑같이 되갚아주고 싶지만 난 그렇게 무식한 놈이 아니라서. 

 ......

 대가리가 컸음 행동도 같이 성숙해져야 되는 거 아니냐? 





 호시는 놈의 머리를 잡고 있다가 아무렇게나 툭 놔버렸다. 아윽...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놈이 소리를 내었고 호시는 피가 묻은 손을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여주가 보면 걱정할텐데... 그런 호시와 놈을 번갈아보던 우지가 얼추 상황 파악이 다 된듯 싶었다. 호시의 말과 놈의 말을 보면 분명 따돌림을 당한 게 맞는데 놈의 말처럼 심증 말고는 없으니 쉽사리 믿지도 못했다. 그런데도 우지 제 마음의 한 켠에 자리 잡던 호시에 대한 증오의 씨앗들이 줄어든 거 같았다. 우지 놈을 내려보다가 부하를 다시 불렀다. 부하는 놈을 다시 끌고 갔고, 방에는 호시랑 우지 밖에 없었다. 정적이 방 안을 맴돈다.





 아직은, 아직은 호시 널 못 믿겠다. 

 믿는다는 기대도 안 해. 

 그 놈 말대로 심증 밖에 없잖아. 난 심증으로는 못 믿어.  

 




 ...나도 알아. 호시는 그렇게 말하고 뒤를 돌았다. 가볼게, 더 할 말 없으면. 호시의 말에 우지는 알겠다고 하며 걸처앉은 책상에서 내려왔다. 둘은 함께 방에서 나왔고, 각자 다른 길로 향했다. 




 

 




 **************




  왔어? 호시 도착해 방에 들어가니 절 반기는 여주는 침대에 누워있었고, 새엄마가 옆에서 여주를 토닥여주고 있었다. 여주는 조금은 눈이 부은 채로 곤히 잠에 빠져있었고, 새엄마는 힘들지도 않은지 일정한 박자, 세기로 여주를 토닥이고 있다. 호시 눈만 꿈뻑이다가 그런 여주와 새엄마를 번갈아서 보았다. 새엄마는 그런 호시를 보고 옅게 웃고선 말을 꺼낸다. 울다가 잠들었어. 호시 울었다는 말에 인상을 잔뜩이나 찌푸리고 되묻는다. 




 울어요? 

 엄마가 보고 싶은가봐. 딸이라고 불러주니깐 울더라. 

 ......




 호시 찡그린 얼굴을 피고선 금세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고 있는 여주에게 다가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그렇게 보고 싶으면 말을 하지 그랬어. 호시 혼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끙끙 앓는 여주를 생각하니 제 마음이 저려왔다. 새엄마와 호시 둘 다 여주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새엄마가 다시 입을 연다. 




 우지랑은 많이 심각하니?

 네?

 우지랑은 사이가 안 좋아?  

 ...사실대로 말하면 원수 지간이죠. 




 호시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우지랑 저 그 때의 일이 있고 난 뒤로부터는 정말 원수 지간과도 같이 지냈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새엄마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죄송해요. 

 뭐가?
 어릴적부터 다투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하셨는데...

 난 너네 둘 다 이해 돼. 그러니깐, 괜찮아. 그나저나 잘 풀렸음 좋겠네. 

 잘 풀려야죠. 




 호시는 그렇게 말하고선 뭔가가 머릿속을 빠르게 지나갔다. 우지와 제 사이를 풀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뭔가가 번쩍하고 떠올랐다. 아, 그래 그게 있었지. 호시 잠시 서재에 갔다 오겠다고 한 뒤 방을 나섰다. 나서기 전에 여주의 얼굴을 한 번 쓰다듬었다. 여주는 그것도 모른 채 아직까지 죽은 듯 잠들어있다. 



 호시 서재에 들어가서 마법에 관한 책 여러권을 꺼냈다. 꽤나 두께가 나가서 무거웠지만 우지와의 제 사이를 풀기 위함이라면 별 거 아니었다. 호시 빠르게 종이를 넘겨 쪽수를 찾았다. 그러니깐 이게... 호시 잔뜩이나 인상을 찌푸리고 책을 살폈고, 호시가 원하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호시 답답한 마음에 짜증이라도 부리고 싶었지만 꾹꾹 참으며 다른 책을 꺼내서 훑으며 종이를 넘겼다. 100쪽 넘길 때쯔음 원하는 내용이 나왔고 호시는 그 책을 들고서는 의자에 앉았다. 책에는 크게 어둠의 마법술이라고 적혀져 있었고 밑에는 피같이 새빨간 글씨로 절대 사용금지라고 적혀져있었다. 



 책을 천천히 겉핥기하듯 읽던 호시의 눈이 어느 한 곳에 멈춰섰다. 그래, 제 예상이, 제 추측이 맞았던 것이었다. 호시 그 내용을 몇 번이나 곱씹었다. 곱씹고, 또 곱씹고. 여러번 곱씹고서는 책을 소리나게 덮었다. 그리고는 서재에서 나가 부하를 불러 빨리 제 아비가 있는 신전으로 가자고 한다. 그럼 부하가 마차를 끌고 오고, 호시 꽤나 섬짓한 눈으로 마차에 탄다. 





 ' 금지된 어둠의 마법술을 쓰게 된다면 그 시대의 신들의 왕인 이에게도 느껴지게 된다. 이 사실은 몇 세기가 흘러도 변치 않을 것이며, 신들의 왕은 이 사실을 꼭 알아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로 인해(금지된 어둠의 마법술로 인해) 발생할 모든 책임은 그 시대의 신들의 왕에게 있다. ' 










*****************************


여러분 안녕하세용 저승의 신으로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당~!~! 여러분도 읽으시면 아시겠지만... 점점 끝나가는 저승의 신이랍니다... ((끝난다는 말만 몇 번째...?))

차기작으로는 말씀 드렸겠지만 배구부 여주와 국대 준비하는 태권도하는 순영이 그리고 반인반수 호랑이 순영이 둘 중 투표를 해서 더 많은 거를 쓸 계획이에용. 

항상 감사드리구 사랑해용~!~! 



 저의 사랑 암호닉 ♥ 

예수국수 김왈왈 lia 순영쓰 뿜뿜이 뿌뿌젤라 8월의겨울 호우쉬 순빵 한콩 영앤  

호시시해 뷔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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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뿜뿜이입니다!!!아버님 이제 큰일나실 준비 하셔야겠네요!!!!!!!!!!!왜때문에 호시한테 그렇게 엄격하신거였습니까!!!!!!!!
6년 전
독자2
예수국수입니다 세상에 우지와 호시의 사이가 풀릴만한 단서가 하나 더 나타나다뇨ㅠㅠㅠㅠ 세상에ㅠㅜㅜㅜㅜ 너무 기뻐요
6년 전
독자3
작가님 후 아유입니다!! 계 속 보기만 하다가 이렇게 흔적을 남겨요ㅠㅠㅠㅠ드디어 우지랑 호시의 사이가 좋아질 기미가 보여서 너무 좋아요ㅠㅠㅠ 단서도 더 나타나고ㅠㅠㅠ하루 빨리 여주의 꿈에서 나온 거처럼 네 명다 행복한 날만 있었으면 좋겠어요ᅲᅲ
6년 전
독자4
헣!!!!! 저 지짜 암호닉 신청하고 싶었는데 제가 맨날 어 읽구만 갔네요!!!! 저 몬으로 신청해두 될까요!!!!! 저도 엄마랑 떨어져있어서 이거 읽구 하루 종일 울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아 눈물 나 엄마 보고 싶네 하루 빨리 구름이 걷히고 둘 다 사이좋은 좋은 말만 들었으면 좋겠어요...
6년 전
독자5
호시시해입니당 얼른 호시랑 우지 사이가 좋아져서 잘 지내는 모습 보고싶어요ㅠㅠ 여주가 엄마 그리워하는 장면 진짜 저두 울 뻔 했구요...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당
6년 전
독자6
8월의 겨울이예요 오랜만에 생각이나서 찾아왔어요 ㅠ 완결나지않은게 정말정말 슬프지만 언젠간 돌아오실거라 믿어요 작가님 ㅠㅠ
5년 전
비회원105.141
작가님 너무 보고 싶습니다... 작품도 작가님도 전부 보고 싶어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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