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징+섹피+학생물=?
왜 예전에 매스컴을 한껏 달궜던 일이 하나 있지 않았나. '늑대에게서 키워진 아이' 좋게 말해서 사람이지 행동거지나 눈빛 하나까지 그저 사람의 탈을 쓴, 알맹이는 늑대 그 자체였던. 나 또한 그런 케이스다. 아. 물론 내가 그 아이처럼 으르렁거리고 글씨 하나 제대로 못 쓰는 늑대라고 오해는 하지 말아줬으면 한다. 나를 키워주신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사람의 모습으로 나를 키워주셨으니까. 그래. 나에게 늑대의 모습을 들키시기 전까지는.
햇빛이 따갑게 내리쬐는 바람에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지만 어렸을 때는 나와 자주 어울려 놀았던 찬열이와 헤어져 항상 귀가하던 시간보다 한참은 이른 때에 집 문을 열었었다. 그러고는 보았다. 무엇을? 커다란 늑대 두 마리가 우리 집 안을 어슬렁거리던 것을. 어린 내가 느끼기에도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나의 안전에 예민하시던 부모님은 나에게 항상 경고하셨다. 첫째, 숲 속에서 동물을 만나게 될 시 조그마한 나무패 하나를 보여주어라. 둘째, 그게 통하지 않는다면 살려달라고 크게 소리쳐라. 셋째...., 는 내가 세 번째까지 도달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막상 우리 집을 제 안방인마냥 돌아다니던 늑대 두 마리를 보니 대견하게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우리 부모님은?'이었다. 그런 생각이 내 조그마한 머릿속을 가득 메울 즈음 나를 발견하고는 놀란듯한 늑대의 붉게 칠해진 입가가 눈에 들어왔다. 저 늑대 놈이 우리 부모님을 잡아먹은 거야! 나쁜 늑대! 잔뜩 흥분한 나는 고사리같은 손으로 엊그제 아버지께서 장작으로 쓸 거라며 가지고 오셨던 나뭇가지들 중 가장 두툼한 놈을 골라잡고는 죽죽 흐르는 눈물과 콧물을 훌쩍거리며 조금은 덩치가 작아 보이는 늑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하지만 늑대가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라는 내 예상과는 달리 늑대는 내가 아픔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만 정말 살-짝 나의 목을 물었다.
그 후에는? 당연히 난 그 자리에서 바로 기절. 눈을 떠보니 어느새 난 내 침대에 눕혀있었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한껏 지으신 부모님이 나를 바라보고 계셨다. 두 분이 살아계시다는 안도감에 벌떡 일어나 엄마를 끌어안고 엉엉 울고 난리도 아니었었지. 평소 잘 울지 않던 나의 눈물에 아버지는 따뜻한 그 품 안으로 나를 안아 올리시고는 등을 토닥이시며 말씀해주셨다.
사실 그 늑대는 부모님이었다는 것과, 나는 당시 임신을 하지 못하셨던 엄마가 아이를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커 인간 마을에서 훔쳐온 아이라고.. 왜 우리 집이 이 광대한 숲 속의 가운데에서는 꽤나 거리가 있으면서도 시골이라 매우 한적했던 인간 마을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는지 -이때문에 숲 속 가운데에서 살던 찬열이와 만나는 중간 지점까지의 길이 너무 멀다며 징징 거렸었다.- 내가 어느 정도 숲 속을 돌아다닐 수 있는 나이가 됨과 동시에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라며 주신 나무패에 찍힌 발자국이 왜 늑대의 발자국이었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 이해가 가기 시작했었다. 지금 당한다면 매우 큰 충격을 받고 집을 떠났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때의 어린 나는 그저 부모님이 살아 계시다는 안도감에 빠져 무조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나는 그날 이후로 아직까지 첫 번째조차 제대로 개시해보지 못할 만큼 안전했다.
아니. 안전했었다. 이 짐승 학교인지 동물농장인지 뭐시기인지 하는 학교의 입학 허가서가 오기 전까지는. 어머니, 아버지! 저 그냥 집에서 일이나 도울게요. 입학식에서 사랑하는 아들이 커다란 짐승 놈들 입안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싶은 거세요? 네? 이런 시발! 세상 사람들..., 아니. 세상 동물들 여기 좀 보세요! 어느 부모가 제 자식을 짐승 간식거리나 되라고 학교를 보냅니까!
----------------------------------------------------------------------------------------------------------------------------------------
입 학 허 가 서
푸른 봄 따스한 햇살 아래에서 행복한 사냥 즐기고 계신지요? 혹여나 나날이 발전해가는
인간들의 과학에 우리 사랑하는 아이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되시나요? 그렇다면 인간들보다
한 발 앞선 지식을 심어주며 짐승 특유의 그것 그리고 특별한 재능을 살려드리는
짐승연합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신 자녀분과 귀하께 축하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이제부터 진정한 짐승으로써의 절차를 밟게 될 모든 금수 여러분들을 환영합니다!
1. 입학식 날짜: 201x년. xx월. xx일.
2. 준비물:
기숙사 입실 보호자 동의서.
교복 외 사복.
교과 준비물-
인간의 과학은 과연 우리들의 것보다 나은가?
인간 세상에서 활약하는 짐승들!
일찍 일어나는 금수가 사냥감을 잡는다.
....
....
...
그 외의 것들은 모두 학교에서 지원하게 됩니다.
짐승연합고등학교
----------------------------------------------------------------------------------------------------------------------------------------
김민석
고등부 3학년-X
코디악 불곰
교내가 뭐 이렇게 떠들썩 하나 했더니 사라지셨던 늑대 아주머니 아들이라고? 근데 겨우 E클라스? 꼴을 보아하니 어울리기는 하네.
루한
고등부 3학년-X
타이판 독사
남징아. 너도 내가 사슴으로 보여? 아님, 널 죽일 독사로 보여?
김준면
고등부 3학년-A
백곰
네가 남징이야? 늑대 아주머니 아들이라는. 그런데 왜, 아주머니하고는 하나도 닮지를 않았을까? 어쨌든 잘 지내보자.
레이
고등부 3학년-B
독수리
남징, 인간 맞지? 그렇다면 어서 도망가는 게 좋을 거야. 인간이라면 자다가도 발톱을 세우는 놈들이 즐비한 게 이곳이니까.
고등부 2학년-A
흰머리 수리
남징아. 그거 알아? 독수리는 사냥을 하지 않지만 흰머리 수리는 사냥을 아주 좋아한다는 거 말이야.
김종대
고등부 2학년-B
아프리카 사자
내가 왜 B반이냐고? 어.. 이건 남징이 너한테만 알려주는 건데 사실 나는 나 자신을 잘 컨트롤하지 못해.
다중수격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사고 좀 몇 번 쳤더니 강등을 시키지 뭐야?
*다중수(獸)격=다중인격의 짐승화.
박찬열
고등부 2학년-A
엑소와 독자님들께 사과의 말씀 |
안녕하세요 교회 언니입니다! 우선은 가지고 오라는 13명썰은 안 가지고 오고 이상한 거나 달랑달랑 들고 와서 독자님들께는 항상 죄송한 마음입니다ㅜㅜㅜ 그리고 이런 망글에 항상 얼굴과 이름을 빌려주는 엑소에게도 큰절을.. 음 제가 예전에 13명썰 후속으로 검은양복썰을 쓴다고 말씀 드렸었지만 아마 그 썰은 너무나 많은 부분을 고쳐야하는 상황이라 삭제를 하거나 더 이상 올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섹피가 자리를 대신하고자 가지고는 왔는데..ㅎ..ㅎㅎ.. 마음에 드시는지... 요즘 반인반수에 미쳐있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독자님들이 남징의 입장이 되셔야 하는데 너무 남징을 든든한 놈으로 만들어서 남징 팬만 늘린 것 같아서 이번 소설에서는 조금은 다르게 해보려고 합니다! 아 물론 빠른 연재는.. 보장..할..수가...ㅇ... 아무튼간에 이번편은 프롤로그라서 짧았던 거 다들 아시죠? 이 소설은 완벽한 섹피관이 아닌 그냥 섹피에서 아주 살짝 떠와서 제가 만든 세계관에 넣은 거라서 앞으로 차차 연재하면서 어떤 세계관인지 알게 되실 겁니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다음편에서도 뵈요~~ 제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