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017년 3월 7일
이상한하루였다.
엘리베이터거울에 비친 나는 창백했고, 사람들도 그랬다.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놈이 손가락을물어대며 장난을쳤다. 바보같이웃으며 나도 친구놈의손가락을 물었더니 기겁을하며떨어져나갔다.
.. 한가지 신경쓰이는게있다면, 손가락이달게느껴졌다. 마치 고기처럼.
수업중에도 분필을들고 칠판에글을쓰고있는 담임의손이 맛있어보였다. 아침을못먹고가서그런가.
도서관일을돕다가 책에손을베였다. 피가많이났지만 아프지않았다.
점심반찬으로는 돼지고기가나왔다. 제일좋아하는반찬이었는데 오늘은별로먹고싶지않았다. 그러니까.. 다른고기가땡긴다고해야할까?
별로 배가고프지도않아서 한숟가락도안건드린급식을 잔반통에그대로부었다. 대부분의학생들이 그러는것같았다.
급실실에서 나오고나서는 버릇처럼 김민석의반으로향했다. 복도에서 사람의살과비슷한 뭔가를씹는아이들을본것같다. 껌인가?
종례가끝나자마자 교문을벗어났다. 나는 외진곳에살아서 항상혼자집에가야한다. 무슨일이라도터지면 안전하려나.
교문을나올때까지만해도 하늘이맑았는데 갑자기비가왔었다. 새로산가방이 비에젖는게싫어서 빨리뛰어 집으로갔다.
빗물로젖은 머리를털며 현관문을여니 늘 그랬듯이 --가 웃으며 나를반겼다. 젖은나를보더니 비가오는줄몰랐다며 수건을가져와 내몸을닦아줬다. 상냥한 --.
아. 방금생각난건데, 뉴스에서 이상한걸봤었다. 사람이 사람을물어뜯어죽였다나? 팔하나는 발견할수없다고했다. 설마 먹은건아니겠지.
거울을봤더니 아침보다눈밑이퀭해진것같다. 세끼 다 안먹어서그런가?
--는 퀭해져도 별차이없을거라는생각이들어서 웃음이터졌다. 풉. 진짜별차이없을거같은데.
그나저나 아까부터온몸에힘이없다. 창백하고, 퀭하고, 힘없고, 손가락물고. 이거완전 좀비네 좀비.
내일 다크서클이더내려가기전에 일찍자둬야겠다.
.. 자야지.
괜히 일기형식으로간다고했네요 어색해쥬금 --는 이름을가린겁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