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A4/진영] 한 때 좋아했던 가수랑 결혼한 썰 05
안녕? 나는 내가 한 때 좋아했던 사람과 영원히 사랑하겠다는 약속을 맺은신소율이라고 해.
지금은 한아이, 아니 뱃속의 아기까지 합하면 벌써 세 아이의 엄마야
진영씨 배려 덕에 결혼식도 비공개로 진행 됬고 내 얼굴은 공개되지 않았어
이제 막 결혼 4년차가 됬네, 우리 연애 이야기, 그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 이야기 들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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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번편에 좀... 음 내이야기도 적었어야 했는데ㅠㅠ 내 이야기는 별로 안적었더라고?
일단.. 간단히 내 소개 부터 다시 할게..! 이름은 얘기 했고 일단 지금 나이는 28살, 진영씨가 35살이지
우리 둘이 7살 차이가 나는데... 그래도 같은 90년생이라 그렇게 큰 불편함은 없더라ㅋㅋㅋㅋㅋㅋ
단지 내가 초6일때 진영씨는 스무살이었다는 그런거만 빼고ㅋㅋㅋㅋ
음... 그리고 내가 나 외고나왔다고 말했지?? 외고에서 완전 탑은 아니였고, 그냥 중상위권이었어
외고에서는 영어과였고, 근데 특이하게도 대학교는 방송영상학과를 갔어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대학 졸업하는날 고백을 받았고, 3개월 후에 결혼을 했어 가온이는 25살에 낳았구.
이정도면 대충 설명이 됬으려나...? 혹시나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로 물어봐줘도 돼!
아 그리고... 내가 애정결핍이 있었어. 그리고 가정사가 많이 복잡했고 부모님은 두분다 돌아가셨고
그래서 남한테 의지는 어떻게든 안하고 혼자 버티려고, 그리고 아픈 감정에 무뎌지다 보니까
아무래도 감정표현을 잘 못해서 이것때문에 많이 싸우기도 싸웠었어. 물론 지금도.
오늘은 음.. 내가 가온이 가졌을 때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거든
보통 임산부들 중에 한 10퍼센트 정도가 임신기간 도중에 우울증을 겪는다는데...
나는 임신 중에도 잠깐 우울증을 겪었고, 산후우울증도 겪었어......
가온이 낳고 난 후에는, 내가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 었던 이유가..... 25살이라는.. 어떻게 보면 어린나이에 애를 낳은거잖아
사실 난 직장도 구하지 않았고... 이 나이 부터 애키우고 그러다 보면 정말 내 시간은 하나도 없을거 같은 생각이 드는거야.
내 또래 친구들 보면 아직도 풋풋한 연애하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애가 있는경우는 없었고...
심지어 내가 제일 의지하는 언니가 있거든, 그 언니마저도 나랑 9살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애는 없었어, 결혼은 했지만
거기다가 내가 성격이 얌전하고 그렇지 않고 어떻게 보면 진짜 활발하고 사교성 좋은 그런 애거든
임신 기간 동안은 가온이가 내 뱃속에 있으니까 나도 조심, 또 조심하면서 당연히 집에만 있고 그랬는데
그냥 정말 미치겠는거야 나도 내 또래 애들처럼 가끔 가다는 클럽도 가보고 싶고 나 미팅도 한번도 안해봤거든 그것도 해보고 싶었고
내가 학생때 열심히 공부한 이유가 돈 벌고 싶어서 그게 힘들지라도 그래도 하고 싶었는데
내가 결혼을 선택한거고 분명 내가 좋아서 한건데 너무 힘든거야 이렇게 평생을 그냥 진영씨가 벌어오는 돈가지고 살아야 하나 싶고
나도 분명히 능력이 있는데, 할수 있는데 집에서 가온이나 보고 있고... 애 낳고 나서 아무래도 몸도 변한거 같고. 젖 먹이다 보니까 가슴은 처지려하고
한마디로 정리해서 말하자면, 마치 학생때 난 커서 뭐할까..? 라는 고민을 하며 우울했을때랑 똑같았던거 같아
난 이제 25살밖에 안됬는데.. 내 창창했던 미래를 내가 내 손으로 접었는데.. 앞으로 뭐 하면서 살까, 이렇게 집에만 있을까...
근데 그런생각이 들다가도 항상 결론은 내가 열달동안 품고 배아프게 낳은 가온이한테 너무 미안했어
엄마답지 않게 이런 생각이나 하고... 그래서 애써 웃으며 지냈지 가온이 깨있을때는
근데 밤에 잘때, 중간에 가온이가 깨서 달래서 재우고... 그러고 오면 정말 내 감정을 주체할수 없을만큼 우울해졌어
그래서 혼자 화장실에서 물 틀어놓고 운적도 여러번 있고... 가온이 토닥토닥 재우다가 눈물 한방울 떨어질때도 많았고
그래도 밤에 잘때는 진영씨가 왠만하면 집에 있었거든 일찍들어왔어 그리고 내가 자존심이 쎄서 누구 앞에서 눈물 보이는거 싫어하는 그런게 있어서
진영씨가 집에 있을때는 울거나 그러진 않았단 말야... 내가 혹시나 질릴까봐, 그런생각도 들었고.
근데 진영씨가 빠지면 안되는 스케줄이 생겨서 잠깐 밤샘촬영을 하고 온 날이 있었어
진영씨가 그 때 알았지. 나한테 산후 우울증이 온걸...
보통 산후우울증은 애 낳고 2주쯤부터 온다는데 그때가 가온이 낳은지 한달이 넘어가던 때였거든
나도 그걸 어떻게 2주나 숨길 생각을 다했는지, 참..
내가 아마 이때 가온이가 깨서 나도 깨서 다시 재우고 나니까 나는 잠이 깨버린거야. 이른 새벽이었거든
그래서 얼굴 무릎에 파묻고 소파에 앉아서 점점 날이 밝아오는거나 보고 있었는데
창문에 비치는 모습이, 너무, 벌써 아줌마같고, 늙은거 같고... 날은 밝는데 내 인생은 어두워지는거 같고 그런 생각이 들어서
거기다가 진영씨도 없으니까 나혼자 청승 맞게 눈물만 계속 흐르고... 처음에는 가온이가 들을까봐 속으로 눈물삼키고 있었는데
갈수록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가 안 날 수가 없는거야... 근데 또 가온이 깰까봐 손으로 입 틀어막고 울고
그러던 와중에 진영씨가 집에 온거지, 나하고 가온이 둘 다 자고 있는줄 알고 문을 조용히 열고 들어와서
나는 진영씨가 들어온지도 모르고 계속 울고 있었고....
사실 진영씨가 내 이름을 몇번 불렀었는데 그것도 못듣고 누가 날 갑자기 끌어당겨 안는걸 느끼고서야 진영씨가 온걸 알았어
너무 심하게 울고 있어서 차마 멈추지도 못하고 그대로 품에 안겨 울다가 아마 쓰러졌을꺼야. 말 한마디 못하고
진영씨는 얼마나 걱정 됬겠어. 아까 자기 전까지만 해도 웃으면서 통화해서 얼른 촬영끝내고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집에 왔을텐데
들어와보니까 나는 울고 있고, 심지어 울다가 쓰러지고...
내가 눈을 떴을때는 저녁이었어, 거의 하루를 꼬박 잤나봐 근데 또 눈 뜨자 마자 걱정되는게 우리 가온이.
침대에서 일어나서 바닥에 발 닿자마자 진짜 휘청 했는데 내 상태가 신경쓰이는게 아니라 그저 가온이 생각 밖에 안나는거야.
지금이야 가온이 방이 따로 있지만 이땐 가온이 침대가 우리 침대 옆에 있었거든, 거기에는 없길래 더 걱정이되고,... 원래 잘시간인데
무거운 몸 겨우 이끌고 거실에 나가보니까 진영씨가 냉동실에 넣어둔 모유 저장팩 꺼내서 중탕해서 조심히 먹이고 있더라
긴장이 풀려서, '하아' 하고 한숨을 크게 쉬었는데 그걸 들은건지
"소율아 깼어?"
"..."
"더 쉬지 왜 나왔어, 힘든데 서있지마. 여기 앉아 있어 가온이 재우고 올게"
"아니 오빠, 그냥 나 줘요 가온이"
"쓰읍. 앉아있어. 너 지금 가온이 들 힘도 없어 보여. 잠깐 앉아있어."
솔직히 나는 진짜 나 보자마자 다그치거나 그럴 줄 알았거든. 정말...
나때문에 진영씨는 일도 못나가고 하루종일 집에 있었을거 아냐... 생각해보면....
가온이한테도 엄마로서 너무 미안하고, 진영씨한테도 아내로서 너무 미안해서 생각 정리 하고 있었는데 진영씨가 나왔어
"가온이 자요?"
"응. 바로 잠들었어."
"미안해요 오빠."
"..."
"그냥 내가 정말 미안해서..."
"됐고, 일로와. 안겨 빨리. 안올거야?"
"내가 아직 엄마 자격이 없나봐요. 나 어떡해요 정말."
"아니야. 너 충분히 자격있어."
"아니에요. 나 진짜 자격없어..."
"쓰읍. 아니라니까? 자격 있어. 봐봐 너 지금 너 몸상태는 알아? 온 몸이 불덩이잖아.
어제 그렇게 쓰러지고서 자고 일어났다고 몸이 괜찮아 지지는 않을텐데. 그래도 가온이 걱정된다고.
일어나자 마자 급하게 나왔잖아. 그럼 된거야. 엄마 자격 있는거야. 괜찮아."
"...오빠 오늘 회사도 못가지 않았어요? 괜히 나 때문에 또.."
"오늘 토요일이잖아 이 바보야. 왜 이렇게 다른 사람 걱정부터해, 내가 너 자신부터 챙기랬지?
네 몸은 네가 챙겨야 하는거야, 네가 말해주지 않는 이상 나도 이렇게 모르잖아."
"..."
"어제는 왜 울고 있었어. 아팠으면, 힘들었으면 나한테 얘기를 하란 말야. 나 네 남편이야.
다른 사람 힘들까봐 나눠가져도 되는 짐을 너 혼자 이고 가려고 하지마. 응? 그런거 원래 내가 하는거야."
"..."
"이것봐. 얼굴 다 상했네. 눈도 붓고. 눈 찜질 해줄까? 잠깐만 있어봐."
"아니. 오빠 가지마요. 나.. 안아줘. 응?"
"봐봐 진작에 이렇게 안기지, 얼마나 예뻐."
"..."
"울어? 왜 울어, 왜. 혹시 내가..."
"오빠"
"응. 소율아"
"그.. 나 정말... 음... 우리 여행가면 안되지?"
"여행? 아직 가온이도 어리고, 너도 몸 완전치가 않은데 갈수... 있겠어?"
"...그렇지? 못 가겠지?... 아니에요. 그냥... 나 밖에 나가고 싶어서."
"..."
"나도... 나도 친구들처럼 놀고 싶고, 취직하느라 스트레스도 받아보고 싶고, 그냥 사람 많이 만나고 싶은데."
"..."
"그게 그렇게 내 맘대로는 안되네. 아니에요 그냥. 좀 우울해서..."
"..."
"나 되게 ... 아내자격도, 엄마자격도 없다니까.. 다 냅두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나하고.. 철이 없는건가."
"그만 울어, 이러다 또 쓰러질라. 들어가서 자자. 얼른."
약간 내가 한말이 진영씨한테도 충격이었나봐.
내가 그저 몸이 아프고, 그래서 이렇게 울고 쓰러진거라고 생각했나봐, 정말.
진영씨 표정을 보니까...놀랐더라고 많이. 하.. 그럴수록 내가 그렇게 철없는 생각을 한거같아서 막 마음까지 아프고.
같이 침대에 눕고, 나도 살짝 울어서 그런지 금방 잠이 들었어. 근데 머리속이 복잡해서 그런건지... 금방깼어...
진영씨를 깨우기는 너무 미안하고, 하루종일 애 돌봤을 사람인데...
마음 정리도 할 겸, 정신도 차릴 겸 잠깐 베란다에 나가 있었어
얇은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나가서 그런지 벌써 겨울이 다가오는 건지 날이 쌀쌀하더라
겨울이 다가온다는걸 생각하니까.. 내생일이 생각나는거야. 10월 말이거든. 항상 이렇게 쌀쌀했는데
내가 가온이를 낳은건 9월 말, 정말 오랜만에 핸드폰을 켜보니 지금은 11월... 아, 내 생일은 아미 지났었어..
그래도 친한친구들한테 생일 축하메세지는 와있어서 이제야 봤다며 미안하다고 하나하나 답장을 보내고
내가 아까 제일 친하다고 했던 언니 있지? 그 언니한테도 25번째 생일 축하한다고, 가온이는 잘 크고 있냐고 메세지가 와있어서
늦은시간인거 알면서도, 전화를 걸었어. 아 참, 사실 그언니가 나 진영씨랑 결혼한거 아는 유일한 지인이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언니, 잘 지내요? 저 소율이"
"어... 어???? 소율아!!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뭐해 안자고?"
"아... 언니 자다 깼어요?... 그럼 다시 자요 그냥."
"어?? 아냐아냐 얘기해, 전화한거 보면 할말 있는거 같은데?"
"아니 그냥... 생일 축하한다는 메세지 이제야 봤어요. 고맙단말 하려고."
"ㅋㅋㅋ가온이때문에 정신 없구나??? 내가 언제 한번 보러 가야되는데 시간이 안나네ㅠㅠ 잘크고 있지?"
"네. 건강하게 잘 크고 있어요. 괜찮아요. 시간 될때, 봐요."
"근데 너... 목소리가 왜그래? 무슨일 있지, 응? 언니한테 말하랬잖아 힘든거 있으면."
"아니 그냥... 나 오빠한테는 진짜 못할말인거 같아서"
"뭔데 그래, 이 언니 한테 얘기해봐, 몇시간이고 들어줄게"
"언니, 나... 음... 산후우울증인가...? 아마도 그런거 같아요. 그냥 우울해서."
"그게 왜 말 못할 일이야, 남편이랑 얘기를 하면서 풀어야지. 네 속만 상한다 그러다??"
"근데.. 나한테 충분히 잘해주고 있는사람한테 어떻게 그래요 내가..."
"..."
"내가... 자꾸 나가고 싶고 또래 애들 처럼 울고 싶고 그러고 싶다고 말하면 나는.. 오빠랑 결혼한거를...
이렇게 일찍 결혼한거를 후회하는 꼴 밖에 안되잖아요... 출산 직전에는 언제 애나올지 모른다고
2주 넘게 스케줄 빼고 회사도 안가고 옆에 있어준 사람인데... 그래서 요즘 바쁜거 같아보이는데
내가 거기다 대고 어린애 처럼 투정 할 수도 없고, 생일 모르고지나간것도.. 서운하다 할 수 없고
애 봐줄 사람도 없는데 나가고 싶다, 직업 가지고 싶다 그럴수도 없잖아요."
"아니야. 그래도 얘기를 해야지. 오늘 얘기 꼭 해. 응?"
".... 일단 알겠어요. 나 언니 남편한테 미움 받겠다 이시간에 전화했다고."
"아니야ㅋㅋㅋㅋㅋㅋㅋ우리 원래 이시간에 깨있는거 알면서 그래ㅋㅋㅋㅋㅋ"
"그렇긴해도... 알겠어요 끊을게요."
나는 막상 위로를 받고자 전화한건데... 언니 목소리 들으니까 약간 막 친정 간 기분 나고... 좋긴 했는데
뭔가 전화 끊으니까 더 우울하더라.
언니는 되게 결혼 늦게한 편이었거든.. 그런데도 되게 좋은 분 만나서 행복하게 둘이 잘 살아
언니가 매사에 긍정적인 그런면도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냥 참 둘이 잘어울리고 큰 문제 없이 사는데
나는 왜 이런건걸까. 사랑한다는 마음만 믿고 너무 서두른건 아닐까...싶은 생각도 들고...
찬바람 쐬면서 정신좀 차리려고 했는데 또 내 생각은 우울의 끝자락으로 빠지더라
그리고 내가 울어서 지친게 아니라 진짜 아프긴 했는지 몸에서 열이나는것도 같았고
아까 진영씨가 내몸을 우선적으로 챙기라 한게 문득 생각이 나서 여기에 계속 있다가는 진짜 앓아 누울거 같다는 생각에 들어가려고 뒤를 딱 돌았는데
진영씨가 서있었어
"소율아, 내가 미안해."
"....오빠."
"그냥 아픈게 아니라, 마음이 아픈거였는데, 내가 몰라줬네. 미안해."
"..."
"내가, 너무 성급했나보다. 우리 소율이, 더 놀고, 행복하게 해주고, 일도 해본 뒤에"
"..."
"아이는 그 때 가졌어도 되는데. 그렇지? 나는 너 닮은 아이는 얼마나 예쁠까, 사랑스러울까. 그래서 빨리 가지고 싶던거였는데"
"..."
"내가 내 생각만 했네, 미안해. 너도 좋을줄 알았어. 어떡해, 생일도 까먹어서. 더 미안해."
"..."
"생일 날 만큼은 우리 가온이 잠깐 맡겨두고 드라이브라도 갔다올걸, 계속 집에있어서 답답했을텐데."
"..."
"네가 까먹어도 나는 까먹으면 안되는건데, 뭐라고 변명할 말도 없어. 그냥 내가 다 미안해."
"..."
"내가 또 착각 했다, 이렇게 겉은 나보다 어른스럽고, 그래도 속은 훨씬 여리고 어린 아이인데 아직 해보고 싶은 것도 많을텐데."
"...오빠 그만 울어요."
"가온이 가졌을때 같이 밖에 많이 나가줄걸, 위험할까봐 내가 너무 집에만 있게 했지. 많이 답답했지 미안해."
"아니야 오빠, 그냥 내가 못된거에요. 오빠 잘못한거 없으니까. 응? 그만 울어요"
"내가 예쁜입으로 그런 나쁜말 하지 말랬지. 이럴때는 그냥 나 때리고, 욕하고, 나쁜사람이라고 해도 되는거야"
"..."
"미안해. 앞으로는 잘할게. 정말. 내일 잠깐 드라이브라도 다녀오자, 백화점 가서 생일 선물도 고르고."
"..."
"결혼할때 눈에 눈물은 안 흘리게 만들겠다고 했는데, 미안해. 그래도... 가온엄마. 나랑 행복하게 살자. 앞으론 행복하게만 해줄게"
내가 통화한걸 다 들은 진영씨가 저렇게 울면서 얘기하는데, 뭔가 가슴에서 응어리 져있던게 확 내려가는 기분이 들더라고
답답했던게 다 풀리고, 진짜 그 다음날 가온이 어머님께 맡기고 드라이브도 다녀오고 맛있는것도 먹고 오랜만에 둘이 데이트 하면서
나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고, 행복한 나날들의 연속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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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리고 이건 임신 중에 잠깐, 우울증 겪었을때 얘기랄까?
어... 위에 적었다 시피 내가 부모님이 돌아가셨다고 했잖아.
음... 불의의 사고나 그런걸로 돌아가신건 아니야. 그러면 지금처럼 이렇게 미안한 마음은 크지 않겠지
아빠가 약간 주식투자.. 그런거에 중독이라고 해야하나 매번 돈잃고 그러시면서도 절대 그만 두지를 않으셨어
이것 때문에 엄마와 많이 다투셨고, 그래서 이혼을 하셨어.
근데... 이혼 하는 과정에서 돈문제가 또 생기고 아빠는 그렇게 엄마를 힘들게 만들고 엄마가 빚도 다 갚았는데
끝까지, 그렇게 포기를 안하더라, 한 푼이라도 더 가져가셔서 도대체 뭘 하시려고.
엄마가 어느 날 쓰러지셨어. 화병으로, 안그래도 몸이 약하신 분이었는데... 그래도 많이 버티다 가셨어
그리고 아빠도... 당뇨병...으로 앓아 누우셨고... 사실 아빠 돌아가시기 직전에 아빠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았어
사실 아빠랑 사이가 많이 안좋았거든, 첫째는 강하게 키워야 된다면서 나는 엄청 맞으면서 자랐고
2살차이나는 여동생은 막내라고 완전 예쁨받으면서 자랐어, 아마 이런 환경때문에 내가 애정결핍이었을거야
아무튼 그래서.. 이혼하고 나서는 나한테 아빠가 연락을 하셔도 정말 미워서 너무 미워서 연락 한번 안 받았는데
몇년 만에 본 모습이, 내가 알던 그 아빠가 아닌거야. 너무 미웠던 사람인데 이렇게 아파서 말한마디 못하고 누워있는거보면
엄마를 그렇게 만들어서 이런 벌을 받나 싶으면서도 그렇게 갔으면 좀 잘 살지란 생각도 들었고....
그렇게 아버지도 보내고 고모가 학비는 지원해주셔서 고등학교는 다녔고, 대학교는 장학금으로 다녔어
나한테 혈육이라고는 이젠 여동생 밖에 없지, 근데.. 여동생은 지금 해외에 있어. 외국으로 대학을 갔거든.
암튼 원래 임신하면 호르몬 변화가 심하고, 되게 몸이 엄청 변해, 나는 입덧도 굉장히 심했고
그것만으로도 몸이 지치고 피곤하거든, 물론 내 배안에 내 아이가 있다는 생각은 항상 하니까 우울하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근데...입덧 한창하고 좀 몸이 버거워지기 시작할때가 딱 부모님 기일인거야. 엄마돌아가신후 딱 1년뒤에 아빠가 가셨거든
내가 진영씨랑 연애할때도 그때즈음해서 나 기분 굉장히 착 가라앉고 그렇다는걸 진영씨도 알아...
나도 기일이 다가오는건 알았는데 막 그 전날 까지만 해도 우울하거나 기분 안좋거나 그러지는 않았거든
근데 딱 기일날에 아침에 일어났는데 기분이 너무 안좋은거야. 항상 기일에는 납골당에도 갔었는데 갈수가 없었거든
내가 자궁이 되게 약한편이라고 병원에서 임신 초기에는 절대 안정 취하라고 했거든
그리고 입덧때문에 거의 아무것도 심지어 물도 입에 잘 못대니까 갈 기운조차 없는거야
근데 내가 한 아이의 엄마, 한사람의 아내가 되고서는 처음 맞는 기일이잖아, 그래서 뭔가 기분이 좀 더 달랐어
엄마도 나를 임신했을때는 이렇게 행복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냥 이런 저런 생각 들다가
아빠도... 내가 어렸을때는, 뱃속에 있었을때는.. 좋은말은 해주셨을까, 그때도 엄마를 힘들게 한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터
내가 애써 감춰놨던 내 머리속의 기억들이 올라오는거야 자꾸...
아마도 이때 부터 막 우울증 증상이 보인거 같아
안그래도 음식은 시원한 과일이나 젤리, 냉면 같은건 먹을 수 있었는데 정말 그나마 괜찮아서 먹었던 것들도 아예 입에 못대고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헛구역질만 계속하고
잠을 계속 설치다가도 어느날은 죽은것 처럼 잠만 자고
하루종일 멍...했어 거의 매일매일이... 근데 진영씨는 이게...음.. 그냥 임신 증상 인줄 알았나봐
그래서 같이 초음파찍으러 산부인과에 갔을때 그 증상들도 임신했을때 나타나는 거냐고 물어봤는데
의사 선생님이 그건 아니라고, 임신중 우울증 증상이라고 딴건 몰라도 밥은 꼭 먹이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시켜주라고 했다는거야
이때 진영씨 진짜 놀라서 내가 싫다고 해도 밥 죽어도 한공기씩 억지로 비우게 하고 그랬는데
먹은거 그대로 토하는거 보면서 막 미안하다고 눈시울 붉어지고 그랬었어 암튼 이때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어서
우울증이 금방 사라졌어 입덧끝나고? 없어졌어
오히려 입덧 끝나고는 밤에 자꾸 먹고 싶은게 생겨서 진영씨가 밤에 되게 고생이 많았지
밤에 족발 먹고 싶다고 해서 사와서 같이 먹다가
"아... 맞다.... 자기야 나 내일 촬영있는데... 먹으면 얼굴 붓겠지...?" 이런적도 있고
한번은 한 여름에 겨울이 제철인 석류를 먹고 싶다고 해서
"진짜 석류를 먹고싶은거야...?" 이렇게 어이없어 한적도 많았어
하지만 그렇게 불평을 하면서도 꼭 사다주고
내가 먹는 모습을 보면서 항상
"아이고 잘먹네, 이렇게 잘먹으니까 얼마나 예뻐, 우리 가온이, 더이상 엄마 아프게 하지말고 예쁜 모습으로 보자-"
이렇게 웃어주는 정진영은, 사랑입니다.
더보기 |
주중에는 매일 못올거 같아서 오늘 분량을 좀 길게 썻어요...근데 뭔가 횡설수설 한거 같다는건 제 착각 이겠죠 ㅠㅠ 항상 댓달아주시는 독자님들 ㅅ...사..좋아해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