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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본사에 들어갔을 때였어.
주임이 나에게 심부름을 하나 시켰거든.
간단한 서류배달이었는데 주임이 완전 무섭게 주의를 주더라.
이 서류는 정말 중요한 서류라면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되고 절대 늦어서도 안된다면서 나를 들들 볶았어.
네네.. 알겠다구요... 귀에 딱지 앉도록 주의를 듣고 나서야 나를 마트에서 내보내주더라.
아무리 그래도 서류배달 하나 제대로 못할까.
서류를 품에 꼬옥 안고 눈치를 살피며 마트를 나섬 ^^
마트와 본사는 꽤 떨어져있어서 차를 타고 가야했는데 잠시 고민에 빠짐.
안전하게 택시를 탈 것인가, 싸게 버스를 탈 것인가.
고민은 짧게 넉넉하게 교통비도 받았겠다, 두말할 것 없이 택시를 타기로 함.
택시를 타면서 목적지를 말했는데 백미러로 기사아저씨가 나를 힐끔 보는거야.
내 품에 꼬옥 안겨있는 서류도 힐끔 보는 것 같았음.
아... 나 잘 못 탄건가...?
괜히 서류를 더 끌어안았음.
이게 다 주입식 교육의 문제야...
주임의 주의때문에 기사아저씨까지 의심하는 내 처지를 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역시 쓸데없는 걱정이었어.
그렇게 말걸기를 좋아한다는 택시기사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마디도 안하더라.. ;;
괜히 바들바들 떨면서 앉아있던 내가 얼마나 웃겼을까... ㅋㅋㅋ
아무튼 무사히 본사 앞에 도착하고 나서 들어가려는데 문앞에서 나를 막아섬.
내가 당황당황해서 땀땀 흘리면서 쳐다보니까 존나 강압적인 표정으로 나를 내려다보는거야.
문지기가 키가 꽤 컸거든.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네? 아.. 서류.."
"확인증은요?"
".. 그런건 없ㄱ.."
"출입 불가능 하십니다. 나가주십시오."
........................ㅋㅋㅋ....ㅋㅋ...ㅋㅋ....
이 뭔 개똥같은 상황일까나....??
내가 대답을 마치기도 전에 잔뜩 굳은 표정으로 날 보는데 마치 날 잡상인 취급하는 것 같아.
기가 막혀서 바로 대꾸하지도 못하고 멍하니 서있었더니 내가 말을 듣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는지 내 등을 막 밀더라.
아 ㅆㅂ... 나 직원이라코!!! 확인증 같은거 필요 없따코!!!!
내 말은 듣지도 않고 무작정 쫓아내려는 사람한테 화가 난다!!!!
계속 등 미는 것도 짜증나서 획 돌아서 그사람을 째려봄.
그 사람은 여전히 어서 안나가고 뭐하냐는 표정이야.
진짜 기가막혀 가지고 내가 헛바람을 내쉰 후에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사원증을 꺼내 보여줬지.
"저 exomart 직원인데요."
"아.."
"이제 들어가도 되죠?"
"네. 들어가세요"
까칠하게 내민 사원증을 경비가 확인함.
그런데 당황하기는 커녕 진작 말하지 왜 이제야 말하냐는 듯한 불만가득한 표정이야.
껄끄럽게 날 바라보면서 선심쓰듯 들어가라고 하는데...
ㅇㄴ.... 당신.. 기억하겠어...!!
날카롭게 경비 옷에 달린 명찰을 확인하며 안으로 들어섬.
때아닌 소동에 로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김빠진 표정으로 돌아서는 모습에 더욱 열불이 남.
졸지에 구경거리가 되버렸어............... ㅂㄷㅂㄷ
건물 앞에서도 느꼈지만 부담 쩔어...
건물이 엄청 크기도 했고 사무적인 느낌이 팍팍 뿜어져 나를 압박해온달까.
우리 마트의 3층도 부담스러웠는데 본사는 어떻겠어... ㅋㅋㅋ
빨리 심부름을 마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음.
내가 가야할 곳은 15층에 있는 물류팀.
엘리베이터로 가서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고 있었지.
아까와 같은 일이 또 생길까봐 목에 사원증을 걸고 당당하게 서있었어.
땡-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어.
나말고도 두명의 여직원이 같이 탐.
내가 먼저 타서 자리를 잡았는데 여직원들이 나를 보더니 지들끼리 막 수근대기 시작함.
옆에서 대놓고 수근수근 하는데 신경 안쓰이면 개뻥이지.
내 뒤에서 조잘조잘 되는데 무슨 소리하는지는 잘 들리지가 않더라.
진짜 본사 한번 들렸다가기 힘드네...
"솔직히 exomart 직원들, 우리한테 잘해야하는거 아니야?"
"그렇지, 우리 없으면 마트도 없는건데 ㅋㄷㅋㄷ"
.......... 나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음 터질 뻔한거 겨우 참았음.
저거 나 들으라고 한 소리 맞음 ㅋㅋㅋㅋㅋㅋ
지들끼리하는 다른 대화보다 유독 크게 들려왔거든.
거기다 저 여자 둘이 엘리베이터를 탈 때 내 사원증을 빤히 본 것을 알고 있지.
그런데 하는 말이 웃기지 않음?
우리가 본사에 잘해야 하는건 맞는데 너님들한테는 왜 잘해야 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본사에 다닌다고 본사가 지들껀줄 아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그정도로 끝났으면 아무렇지 않게 내릴 수 있었는데 여직원 한명이 한마디를 더하는거야.
"그런데 요새 걔네 기어오르더라? 얼굴 반반해서 놀아주려 했더니 튕기기나 하고 말이야."
"... 풉."
"..."
"..."
"..."
.................... 아, OMG........
나도모르게 내 입에서 웃음이 새어나옴.........
내 웃음과 동시에 여직원의 입이 앙다물어짐.
내가 앞에 있어서 다행이었지...
뒤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시선에 식은땀이 흐르더라.
아니, 근데 너무 웃기잖아...........
회사에서 왠 일진놀이...?
우리가 무슨 기쁨조도 아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어이가 없어서 나온 웃음이라고.
-땡
오, 나이스 타이밍
다행히 여자들이 나에게 말을 걸기 전에 15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재빨리 내렸어.
슬쩍 뒤돌아 여자들 얼굴을 확인했는데 똥씹은 표정이더라..;;;
그런데 문제는 저 여자들만 저렇게 생각하는게 아니었다는거야.
물류팀을 찾아 서류를 전달하는데 날 보는 담당자 표정도 만만치않음.
마치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맞이하더니 자세한 얘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손에 들린 서류를 획 뺏어가.
그리고 앞에 서있는 날 보면서 아직도 안가고 뭐하냐는 표정으로 보는데 괘민망하더라.
아.. 이런 분위기였구나...
새삼 박찬열과의 대화가 떠오름..
여긴 마트직원들을 한참 아래로 보고 있어.
회사 구조가 어떻게 되있었는지 그동안 몰랐는데 아무래도 본사 >>>>>>>>>>>> 마트 인가봐.
하찮은 대우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어쩌겠어.
화를 속으로 꾹꾹 눌러내리며 밖으로 나가려고 걸음을 빨리함.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잠시 기다리는데도 가슴이 답답해서 미칠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는데 헙....
아까 엘리베이터 같이 탔던 여직원 두명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잖아.. ;;;
"..."
"얘기 좀 하죠?"
오매 무서워.... ㅎㄷㄷㄷ
둘다 팔짱을 낀 채로 내 앞을 딱 막고 서서 고개짓을 하는데 옴마 무서워 하면서 따라감.. 은 무슨.
존나 당당하게 따라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장소를 정해도 꼭.....
비상구가 뭐야 비상구가... 안에 카페도 있더만...
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조용히 따라가니까 둘이 내가 쫄아서 그런 줄 알았나봐.
갑자기 계단도 올라가길래 뭐야.. 하고 쫓아 올라갔는데 계단 중간에서 갑자기 몸을 획 틀어.
뭐,뭐야? 당황해서 여자들을 올려다보니까 겁나 당당하게 비웃음을 걸고 날 내려다보더라.
아오, 목 아프게 생겼네......
그렇게 내 목을 걱정하고 있는데 여자들이 아직 내 목에 걸려있는 사원증을 보며 말을 걸어.
"exomart 직원, 오징어씨?"
"네."
"아까 웃었죠?"
"네."
"왜 웃었어요?"
"제 맘대로 웃지도 못하나요?"
진짜 순수하고 당당하게 물어본거임.
그런데 내 대답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둘 다 기가 차다는 듯이 헛웃음을 짓더라.
말똥말똥한 눈으로 두 여자를 보고 있으니 그녀들의 눈매가 점점 사나워짐.
"아까 우리얘기 다 들었죠? 그럼 알겠네. 우리가 그쪽 위인거 몰라요?"
".. ㅋㅋ... ㅋㅋㅋㅋㅋㅋ"
처음에 작게 새어나오던 웃음을 주체하지못하고 소리를 내며 크게 웃었음.
진짜 다시 들어도 웃긴 말이네.
한참을 배꼽을 잡고 웃다가 눈에 고인 눈물까지 훔쳐내니 두여자의 얼굴은 어느새 빨갛게 달아올라 씩씩거리고 있었어.
"그래서 계단 위에 서신거에요? 우월감이 상당하시네. 마트가 본사계열인건 맞아요. 그렇다고 해서 일개 직원까지 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요."
"무,뭐?"
"난 당신 소속도 아니고 당신하고 계약한 적도 없다구요. 어따대고 갑인 척이세요?"
"이게 진짜!"
마구 웃다가 정색하면서 말했지.
두여자는 처음엔 얼이 빠져 있다가 내 말이 끝나고 한참후에야 발끈함.
그리고 그 중 한명이 한대 치려는 기세로 손을 번쩍 들었고 내려치려는 순간 나는 그 팔을 막았지.
이거 놓으라고 발악하는 여자에게 "앞으로 마트직원 무시하지마세요. 마트에서 벌어다주는 돈이 얼만데. ^^"라고 말했더니 거품물고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그런데 내가 방심했지. 2:1이었는데....
내게 잡힌 여자가 더 발광을 하니까 옆에 있던 여자가 내 어깨를 세게 밀어버린거야.
어?!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손에 힘이 턱 풀리고 그대로 뒤로 밀렸어.
근데 나는 지금 계단이었고 위에 있던 여자들을 보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내 뒤에는.... 아.. 망했구나...
꽤 높이 올라와있던 계단에서 뒤로 떨어지는 순간이 어찌나 천천히 느껴지던지.
놀란 토끼눈을 하고 나를 내려다보는 두 여자들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체념한 채 눈을 감았음.
-포옥
.................... 포옥?
쿠당탕이라거나 퍽이라거나 콰직거리는 스펙타클한 효과음이 아닌 매우 로맨틱한 효과음에 감고 있던 눈을 슬쩍 떠봤더니.
으잉? 난 누군가 위에 올라타있었음.
그리고 내 밑에 대신 깔려 손수 쿠션이 되어준 사람은...
"준면씨?!"
준면씨가 나를 품에 안은채로 바닥에 쓰러져있는거야.
너무 놀라 바로 일어나 쓰러진 준면씨를 부축하는데 이 바보같은 사람은 헤헤 웃으면서 "아슬아슬했네요. ㅎㅎ" 이러고있어 ㅠㅠㅠㅠ
어디 크게 다친데 없나 요리조리 살피는데 속상하게 팔꿈치가 까졌는지 와이셔츠가 붉게 물들어있었어.
그대로 패닉상태가 되어 울쌍을 지어보이니까 몸을 일으켜 내 머리에 손을 턱 얹고 마구 헝클임.
그리고 괜찮다면서 오히려 내몸을 살폈어.
"징어씨는 다친데 없어요?"
"준면씨... 지금 준면씨가 다쳤잖아요..."
"징어씨만 안다치면 되죠."
"김준면씨."
자기 상처는 생각도 않고 나부터 챙기고보는 준면씨의 모습에 짐짓 화난 표정으로 그의 이름을 불렀어.
나를 아껴주는건 좋지만 그때문에 오히려 준면씨가 다치면 어떡해.
정말 바보같은 짓이라고... 고맙지도 않아...
화났다는 것을 알고 난감했는지 준면씨가 말을 돌리더라.
"일단 여기 상황부터 정리할까요?"
"?"
몸을 털고 일어난 준면씨가 웃으면서 하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잊고있던 두 여자를 떠올림.
고개를 돌려 여자들을 보니까 많이 놀랐는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덜덜 떨고 있었어.
저런 간땡이로 잘도 사고치려했구나 생각함.
두 여자를 보면서 혀를 차고 있는데 갑자기 준면씨가 그의 손으로 내 두 귀를 꽉 막아버림.
뭐,뭐야?
눈을 크게 뜨고 준면씨를 봐도 아무말도 없이 씨익 웃어보일 뿐이야.
내 두 귀를 막은 준면씨는 그대로 고개만 돌려 여자들을 바라봄.
나를 보던 눈과 달리 차갑게 식은 눈동자에 두 여자가 더욱 경직되버림.
준면씨의 입이 움직일 때마다 얼굴이 더 새하얗게 질려가더라.
뭐라하는지 궁금한데 준면씨의 손때문에 하나도 들리지가 않아.
할말을 다했는지 손을 뗀 준면씨는 어느새 다시 사근사근한 준면씨로 돌아와 나를 보고 웃음.
오우... 당신 역시... 지킬앤하이드??
"가요, 징어씨."
"아.. 네..."
준면씨의 안내를 따라 비상구에서 빠져나가기 직전 남아있던 두 여자를 힐끔 바라봤어.
한동안 멍하니 있었던 두 여자가 어느새 주저앉아 울고 있더라.
속으로 꼬시다라고 생각하다가 한편으론 준면씨가 뭐라고 했길래 저리도 서럽게 우는가 싶었어.
준면씨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건물밖으로 빠져나오다가 그의 상처를 떠올리고 질색하며 포지션을 바꿈.
준면씨를 끌고 건물 근처 벤치에 그를 앉혔지.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약국으로 냅다 달림.
약사를 재촉하며 최대한 빨리 준면씨에게로 달려가니 오히려 준면씨가 얼떨떨한 표정이야 ㅋㅋㅋ
내가 손을 내밀었는데 알아듣지 못하다가 팔, 하니까 얌전히 다친 팔을 내밈.
소매를 걷어올려 상처를 확인하는데 은근히 커다란 상처에 속이 쓰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귀한 몸에 이게 뭐야 ㅠㅠㅠㅠㅠㅠㅠ
울면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으니 준면씨가 말없이 나를 빤히 보고 있었음.
소독약을 바를 때 윽, 하는 신음을 흘리다가도 체면 차리려고 바로 안그런척 헛기침을 하는 모습에 웃음이 나더라 ㅋㅋㅋㅋㅋㅋ
"끝!"
"고마워요. ^^"
"그거 제가 할말이잖아요."
"ㅎㅎ"
"또 웃음으로 넘기려고 하는거죠? ... 진짜 고마워요. 그런데 앞으로 이러지 말아요. 더 속상하니까..."
"..."
진심이었어.
나때문에 다치는거 정말 보고싶지 않았거든.
하지만 준면씨는 끝까지 대답을 하지 않았지.
대답을 끝까지 받아내려다가 결국 포기함..
은근히 고집도 있는 준면씨의 모습을 또 발견함... ㅋㅋㅋ
"그나저나 준면씨도 본사에 있었구나.."
"매출보고하러 왔었어요. 아까 로비에서 징어씨 비슷한 사람을 본 것 같아서 신기했는데.. 이런 일이 있을 줄 알았으면 좀 더 빨리 갔을거에요."
".. 충분히 빨랐어요."
"윽!"
속상함이 가득한 준면씨의 말에 코끝이 찡해졌어.
그래서 짖궂게 준면씨의 상처를 톡 건드리면서 대답했지.
근데 많이 아팠는지 준면씨가 크게 신음을 내뱉잖아 ㅠㅠ
놀라서 많이 아프냐고 기겁했더니 준면씨가 실눈을 뜨고 피식 웃어.
아, 진짜 놀랐는데......!!!
"아까 그사람들한테는 뭐라 한거에요?"
"아, 별말 안했어요."
"별말아니니까 말해줘요."
"혼날거라고 했어요."
"네? 그게 뭐에요 ㅋㅋㅋ"
진지하게 표정을 바꾸길래 뭔가 심상치않은 말이 나오려나 했다 ㅋㅋㅋㅋ
근데 초등학생 혼내는 수준이잖아 ㅋㅋㅋㅋㅋㅋ
빵 터져서 웃음을 터뜨리니까 준면씨도 덩달아 같이 웃어.
하여튼 능구렁이 같은 면도 있다니까.
별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이상 묻지 않았어.
그러고보면 입사한 뒤로 준면씨한테 도움을 참 많이 받은 것 같아.
진상손님 나타날 때나 내가 실수할 때나 어려운 일을 겪을 때면 항상 준면씨가 히어로처럼 짠 하고 나타나서 해결해준 적이 많아.
준면씨가 점장이니까 그런가보다했는데 오늘 일을 보면 그것을 훨씬 웃도는 도움이야.
자기 몸에 상처까지 내면서 나를 위해주는 모습이 기분은 좋은데 너무 미안해지기도 해.
이런걸 물어봐도 되려나...
손을 가지런히 모아 꼼지락거리며 질문을 할까말까 고민하고 있었어.
"저... 준면씨.."
"네?"
"뭐 하나 물어봐도 되요?"
"아프게 물진 마세요."
"..."
"..."
어떡하지... 이 어색함...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행히 마음은 한결 편해짐.
머리를 긁적이며 재미없었나.. 하는 준면씨의 중얼거림에 ㅋㄷㅋㄷ 웃다가 속시원하게 묻기로 함.
"준면씨, 저한테 왜이렇게 잘해주세요?"
"좋으니까."
"네?"
"말했잖아요. 반했다고. 좋아하니까 챙겨주고 싶어요, 계속."
"..."
"일방적이라도 좋아요. 그냥 옆에서 보기만 해도 좋아요. 그러다가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날이면 더 좋아요.
그러니까 내가 계속 좋아할 수 있도록 잘해줘도 되죠?"
"준면씨..."
"너무 부담갖지는 말아요."
"..."
"그래도 안되나..?"
너무도 벅찬 말들에 감동받아 대답을 못했어.
그러니까 준면씨가 내 눈치를 살피는거야.
그냥 웃었어. 마냥 웃다가 한마디만 했지.
그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음.
"고마워요."
내 대답에 그제야 준면씨가 안심한 듯 안도의 한숨을 쉬고서 이쁘게 웃어보이더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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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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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텐
재미있는 색칠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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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선택지가 얼추 몇명으로 추려졌구나!
그럼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해?
얼른 한명을 선택해서 알콩달콩하는 모습을 보고싶어?
아니면 좀 더 다양한 사람과 즐기다가 마지막에 선택하는게 나을까?
독자들의 의견에 따라 글을 쓰려고 해.
포인트 회수하는 김에 의견도 적어주면 고마워,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