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
[다각/피코] 아저씨, 아저씨 w.큰코가 지코
형을 아직 놓지 못해서 환상이 보이는 걸까.
*** 01.
"좋은 아침입니다-"
2시간이나 지각했으면서도 넉살 좋게 인사를 건네는 지훈. 그런 지훈에게 누구 하나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무래도 지훈이 '팀장'이라는 위치에 있어서일것이다. 또한, 지훈이 지각하는 일은 가뭄에 콩 나듯 드문 일이었기에 팀원들 모두 그냥 저냥 넘어갔다.
[선배, 회사예요? -승현]
자리에 앉자마자 주머니 속에서 띠링- 문자음이 들렸다. 문자를 확인하니 승현의 것이었다.
[응] [어제 제가 고생 많이 한거 알죠? -승현]
이건 '내가 어제 그 생고생을 다 했으니 오늘 점심은 네가 쏴라.'라는 암묵적인 뜻이 담긴 문자였다. 승현과 알고 지낸지 10년이 지났는데 이걸 모를리가.
[알았다, 알았어. 내가 점심시간에 홍보팀 쪽으로 갈게.]
'예썰!'이라 적혀진 승현의 답장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일을 시작하는 지훈이었다.
-
약속대로, 12시가 되자마자 홍보팀 층으로 향하는 지훈. 자신이 장(長)으로 있는 개발팀과는 달리 홍보팀은 항상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사람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승현만 없었더라면 이곳은 절대 올리 없겠다고 지훈은 생각했다.
[이 자식아, 얼른 안 나올래? 나 지금 자판기 쪽에 있다.]
승현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10분이 지나도 답장이 없었다. 나보고 자기가 있는 곳까지 직접 오라는 소리야, 뭐야. 그래도 어제 일을 생각하면 뭐라 할 수 없는 지훈이라 투덜대면서도 결국 자신이 직접 홍보팀실로 들어섰다.
멀리서 보이는 승현은 누군가와 대화 하고 있는 듯 보였다. 아…저래서 답장을 못했나보군.
방금전까지 승현과 이야기를 하던 상대방은 대화가 끝난건지, 고개를 숙이고 돌아섰다. 그리고 승현을 기다리던 지훈은, 그의 얼굴을 보고 모든것이 멈춘 것만 같았다.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고, 20년 전으로 잠시 돌아온건가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내 눈이 잘못 된게 아니라면, 지금 내 눈에 비추었던 사람은 분명‥형이었다. 20년전에 죽은 내 연인이었다.
그러나 그는 저를 보고 있는 지훈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홍보팀실을 나섰다. 승현이 지훈을 반갑게 불렀지만 지훈은 들리지 않는건지 얼른 그를 따라 나갔다.
밖으로 나온 지훈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그의 손목을 우왁스럽게 잡아챘다. 자연스럽게 그 역시 지훈을 바라보았다. 약간 아픈지, 인상을 쓴 채 말이다. 그 모습이 지훈에겐 더욱 더 자신의 연인을 떠올리게 했다.
환상? 신기루? 그것도 아니면‥ 정말 형인걸까?
"‥뭐예요." "…"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얼굴 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똑같다. 20년, 길다고 하면 긴 시간동안 잊지 않고 형의 목소릴 기억한 나였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던 그 목소리였다.
"아파요. 놔주세요." "‥아.."
그제서야, 그의 손목을 놓아주는 지훈. 그리고 마침 띵-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그는 지훈을 이상하다는 듯 훑어본 뒤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때까지도 지훈은 어떠한 말도,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지훈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사고 회로가 정지해있던 지훈의 정신이 돌아왔다. 때마침 승현도 지훈을 뒤따라 나왔다.
"아, 선배! 갑자기 그렇게 나가면 어…" "방금 너랑 이야기 하던 그 사람, 누구야?"
지훈이 다급하게 묻자 승현은 잠시 당황했으나, 곧 지훈의 물음에 답해주었다.
"방금 저랑 이야기 하던..아, 그 고등학생 말하는 거예요?" "고등학생?" "네, 저희 회사가 이번에 광고 한편 낸다고 했잖아요- 그 광고에 쓰일 BGM 만들어줄 얘예요. 아는 사람이 실력 좋은 고등학생 한 명 안다고 소개시켜줬거든요. 그게 쟤고요." "…이름이 뭐야?" "우지호..라고 했던가? 근데 갑자기 그건 왜.."
승현의 말을 들은 지훈은 넋이 나간 표정을 지었다. 믿기지 않았고, 또한 믿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내 죽은 연인과 이름까지도 같은 너와의 첫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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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까 아고물+환생물이네욯ㅋㅋㅋㅋ
헿헿 신작알림 해주신 착한 이기니분들 모두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