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의 남편, 최고의 사업 파트너, 김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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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끝난뒤 준면은 서재에 들어가 한참 동안 나오지 않았다. 다른 남자와 정분이라도 나면 금방 날 죽여버릴 것 같은 눈빛으로 말하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뇌리에서 가시지를 않는다.
홀로 앉은 다인용 소파는 무척이나 넓어 보였다. 그래서인지 외로운 느낌은 배로 들었고, 한 가지 나를 더 비참하게 한 것은 홀로 있는 넓은 거실 벽에 달린 55인치 TV에서는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 아빠를 둔 사랑스러운 어린 아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교육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한 시간 전에 켜놓은 TV에서 무엇이 보이고 들리는지도 모를 만큼 내가 잡생각을 아주 깊이 하고 있었나보다.
"여보."
언제 나온 건지 모를 만큼 조심스레 나온 그였다. 내가 발을 끌어안아 모으고 앉은 소파 모서리에 몸을 앞으로 숙여 턱을 괸 그의 옆 모습은 참 잘생겼다. 내가 증오도 하면서 사랑하는 너를 완상에 빠져들게 할 만큼.
"응."
준면은 내게 눈을 맞추며 다정하게 웃었다.
"우리 애 낳을까?"
우리 애 낳을까. 그 말에 나는 헛웃음이 나와 고개를 돌려 살짝 웃었다. 내가 미쳤니, 평생 그 애한테 발목 잡혀 살면서 너처럼 증오하기는 싫다. 속으로 삼킨 말을 그도 들은 건지 가볍게 숙였던 몸을 일으킨 그가 말했다.
"싫음 말던지."
"…."
"좋지."
"…."
"둘이 오붓하게 사는 것도."
커피잔을 든 너의 손은 한결같이 예쁘다. 다시 고개를 돌린 나는 채널을 돌리며 무심코 비수같은 말을 건넸다.
"현주씨한테 가서 하나 낳아달라고 하던지."
슬리퍼 질질 끌리는 소리가 귀에 차갑게 박혔다. 침실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을 붙잡은 내 말은 그 올무같은 효과가 지속적일만큼 대단했나보다.
"자기야."
그래서 내가 먼저 그 차가운 적막을 깼다.
"응, 왜, 여보."
"사랑해."
그리고 나는 오늘도 고백한다. 그에게.
"고마워."
오늘 역시나 너에게 들려오는 대답은 '나도 사랑해.' 가 아닌 '고마워' 뿐이었다. 침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럴 수록 독기 품은 내 맘은 더욱 짙어져만 간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의 남편, 최고의 사업 파트너, 김준면.
다음 날은 우리 둘 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깼다. 아무렇지 않게 각자 일어나서, 각자 씻고, 각자 옷을 갈아입고. 각자 옷 매무새를 가다듬고, 나는 화장을 하고, 너는 넥타이 핀을 고르고. 그래도 역시나 네가 먹고 가는 내가 차리게 되는구나. 따뜻하게 익은 토스트를 그의 접시에 담았다.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던 그는 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너도 내 손이 닿은 음식들을 먹으면서 속으로는 구역질이 나겠지―, 하는.
-RRRR
기본 벨소리로 울리는 너의 전화벨은 항상 진부하다. 그 이유가 벨소리 때문만이 아니라 저장 된 사람이 '임현주'라는 지겨운 이름이기때문일지도.
"응, 왜 현주야."
나는 아무렇지 않게 가방 속에서 파운데이션을 꺼내 들어 볼 주변을 톡톡 두드려댔다. 불륜과 외도 앞에서 무뎌짐이 이상하지 않은 이 현실 또한 나는 슬프지 않다.
"오빠?, 와이프랑 출근하려고."
"…."
'오빠'. 참 멀게만 느껴지는 그 단어. 2년 전까지만 해도 두 살 연상인 너를 '오빠'라고 불렀었는데, 나도. 너는 나를 바라보며 귀엽다는 듯 웃어주고…, 나는 너를 바라보며 쭈뼛거리며 웃어주고.
지금은 김준면과 내가 나이차이가 났었는지도, 누가 연상이고 연하였는지도 까먹게 된다.
자신의 연인과 통화를 하던 김준면은 통화 내내 자신의 손목시계를 살폈고, 늦었다는 듯 손목시계를 툭툭 치던 김준면은 내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으켜 주었다.
"현주야, 이제 끊자, 회사에서 봐."
-응, 사랑해 오빠.
"어, 나도 사랑해."
사랑해. 다른 계집한테는 그렇게 쉬운 말이 왜 대체 나한테는 단 한 음절도 허락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나는 무너지는 하늘 앞에 기도할 것이다. 김준면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므로써 고통받게 해주세요, 김준면이 저 만큼 괴로워 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해주세요 하느님….
-
사실 변백현만큼 이 역할이 섹시하게 어울리는 사람도 준면이인 것 같아요,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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