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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차학연] 너에게 해주는 이야기 03 | 인스티즈




전에 했던 얘기 중에 과거의 자신이 좀 모자라보였었다는 말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금방이라도 뾰로통하니 튀어나올 것만 같이 입술을 내밀고 있는 그녀를 보며 그는 기분 좋게 웃었다. 
아무래도 그 부분에 신경이 쓰여 뒷 부분은 듣지도 않았을게 분명하단 생각이 들어 절로 웃음이 나온 것이다. 
이미 앞으로 약간 튀어나온 그녀의 아랫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문질러주며 그는 기분 좋은 한숨을 쉬었다.

오늘 안에 그녀에게 모든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가 매 순간 그녀로 인해 느꼇던 그 모든 것을.
그럼 그녀는 마지못해 그의 이야기를 듣는 척하다가 마지막엔 밝게 웃어줄 것이고, 
그 환한 미소는 한동안 그의 삶에 활력소가 되 줄 것이 분명했기에.

그렇다고 그녀가 그의 앞에서 전혀 웃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도 틈틈히 잔잔한 미소를 그에게 보여주고는 있었으니까. 
단지, 그 잔잔한 미소를 그가 썩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를 않아서 문제인거지만.
결국 그는 그녀 대신이랍시고 본인이 활짝 웃으며 그녀를 위해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 별빛아, 첫 데이트 날이 어땠는지 자세히 기억나? 








세번째 이야기


















내가 카페 안에서 너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물어보는게 귀찮았는지 너는 앉아있는 내내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어.
그걸 내가 진작에 눈치 챘어야 했는데 너한테 궁금한게 한둘이 아니라서 틈만 나면 생각나는대로 물어보느라 바빴었고.

뒤늦게 내가 너무 물어봤나 싶어서 나에 대해 궁금한건 없냐고 물어보니까 너는 하나도 없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는거야.
그제서야 내가 너무 일방적으로 물어보기만 했구나 싶어서 일어나서 먼저 나가려는 네 손을 잡고 무작정 카페 밖으로 나왔는데,
나오고 보니까 정작 갈만한 곳도 없고 데이트할 때 어디어디 가야겠다고 생각해둔게 갑자기 하나도 기억이 나질 않는거야.

어디로 가야 하나 싶어서 주변을 살펴보다가 너와 마주 잡은 내 손을 네가 갑자기 꽉 쥐어오기에 뭔가 싶어서 내려다보니까 
많이 추웠는지 네가 입을 꾹 다문 채로 내가 목에 둘러줬던 목도리를 다른 손으로 꼭 쥐고 있는거야. 

내 눈에 콩깎지가 씌어져있어서 그런가. 
그 모습도 사랑럽게만 보여서 미치겠더라. 

그냥 내 손 놓고 집에 갈 수 있을텐데도 내가 잡은 손을 놓지도 못하고 
추운데도 내 옆에서 춥다는 말도 안 하고 참고 있는데. 
아, 지금 생각해도 사랑스러워 미치겠어. 



 많이 추워요? 



춥냐고 물어보니까 나를 살짝 올려다 보더니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젓는데, 그것마저도 예뻐 보였어. 
하긴, 내 눈에 첫 만남 이후로 여태까지 네가 안 예뻐 보였던 적은 없는 것 같긴 하지만. 
항상 예뻣어. 당연히 지금도 예쁘고.

말로는 아니라고 해도 네가 추위를 많이 타는 것을 안 나는 우선 마주 잡았던 손에 힘을 더 줬어. 
네가 내 손 안에 있다는 것을, 내 옆에 있다는 것을 제대로 실감해보고 나서야 근처에 내가 시간 날 때마다 자주 가던 분식집이 있다는 걸 생각해낼 수 있었어. 

그 사이에도 추워서 몸을 떨고 있는 널 보고 마음 같아서는 그냥 끌어안아서 따뜻하게 해 주고 싶었는데, 
네 성격을 보면 받아들이지도 않을 듯해서 참았어. 
잘 했지? 그래서 그 때 못 안았던만큼 요새는 틈만 나면 안으려 드는거지만.



 근처에 자주 가는 분식집 있는데, 거기라도 갈래요? 

 그럼 어딜 가려고 했어요? 



네 말에 너도 아는 분식집인가, 싶었는데 내가 먼저 길을 안내할 때까지 가만히 서 있는걸로 봐서는 그건 아닌가 싶더라. 
무슨 말인지 궁금하긴 했는데 물어 볼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네 손을 잡은 채로 기억을 더듬어 분식집으로 향하는 길을 걸었어. 
익숙한 길거리 풍경에 지나가던 사람들을 보기도 하면서 별 생각 없이 걷다시피 했는데 갑자기 넌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지는거야. 

그래서 걷다가 잠깐 너를 곁눈질하니까 너는 무슨 새로운 세상 구경 나온 것마냥 
눈이 휘둥그레 해져서는 멈춰 세워져 있는 것부터 지나가는 것들까지 하나하나 눈에 담느라 바빠 보였어. 
문득 얼마 전에 만난 조카가 떠올라서 조카에게 했던 것처럼 머리카락을 헝클어뜨리려다가 
네가 화낼 것 같아서 마주 잡은 네 손을 들어서 나에게 신경이 쏠리게끔 하는 걸로 대신했어.



 왜 멈춰요? 얼른 가요. 



그니까 네가 또 자기 나름대로 새침한 표정이랍시고 지어보이면서 나를 올려다 보고 말하는데.
그런 너를 보니까 가슴 한 가운데에 응어리가 지는 듯한 쎄한 느낌이 몰려와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어.
이건 대체 뭘까. 아니, 그 전에 이걸 대체 뭐라고 표현해야 하는걸까. 

이런 생각에 고민하고 있는데 네가 재촉하듯이 내 손을 잡아내리고 팔을 살짝 당기는거야.
그래서 너를 내려다 보니까 다른 말은 하나도 안 떠오르고, 
단 한 문장만 머릿 속에서 계속 맴돌길래 그냥 그대로 입 밖으로 내뱉었어.

첫 데이트 날, 사람들이 바삐 지나다니는 길거리 한 복판에서 말이야.





 별빛씨, 나랑 사귈래요? ”





-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분간 글이 늦어질 듯해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돌아오도록 할게요.
죄송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2
으악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보다니. 반년이 지난 지금도 다음이 올라오진 읺았지만 그래도 오신다고 하셨으니까 기다릴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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