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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안 보려고해도 고개를 잠깐 돌리면 어디든 
유리가 있고, 나를 비춘다. 터질 것 같은 티를
내릴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깽겨본다. 이렇게
하면 조금이라도 살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남이보면 내가 크롭티를 입든 발목까지 오는 원피스를 입든 뚱땡이는 변함이 없을텐데. 
아 입은 옷 색깔에 따라 보라색 뚱땡이 빨간색 뚱댕이로 바뀌려나. 
크게 터져나오는 한숨을 내쉬고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잠금설정을 해제하고 갤러리에 있는
사진들을 본다. 하나같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들. 말랐다면 말랐지 뚱뚱하다는 소리 한번 들어보지못할 때.
그때 친구들과 같이 찍은 사진에는 단연 내가 돋보였었다.
맨날 친구들이 그랬지. ㅇㅇㅇ, 예쁘기는 존나 예뻐. 
다지난 얘기지만 뭐.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 꺼진 핸드폰 속에 비치는 나는 방금 사진 속 인물과 동일인물이라고 보기 힘들정도였다.
아 우울해 치킨이나 시켜먹을까 






치킨먹을 생각에 난 또 신나서 신난 코끼리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간다. 찬열이나 불러서 같이 먹을까. 
찬열은 모래성 쌓기 시작할 때부터 알고지낸 내 불알친구이다. 여자가 무슨 불알이냐고? 뭐 어때. 지금 나는 여자취급도 못 받는데. 찬열이가 들으면 뭐라고는 하겠다. 예쁜말 쓰라고 허우대가 심히멀쩡한 찬열은 밖에서 만나기 싫은 기피대상2호이다. 솔직히 키도 크고 잘생기고 키도 크다. 그래서 더 싫다. 만나면 꼭 요란하게 달려오면서 안기는 인사치레덕분에 여자는 물론이고 남자들도 나를 돈 많은 사모님으로 생각하니까. 에이. 씹으니까 얼굴 보기싫다. 오늘은 그냥 혼자 먹어야겠다. 



집으로 가는 시간조차도 치느님을 기다릴 수 없어 그냥 근처 치킨집에 들어왔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보기싫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냥 집에서 먹을 걸 그랬다. 차라리 박찬열이랑 먹을 걸 그랬다. 
아니지, 이제 아무렇지않게 뒤돌아서 나가면 ㄷ...





-어서오세요!! 







아 시발.네, 어서 왔습니다. 
나가기는 개뿔. 더 시선을 집중시키게 하는 역효과가 일어났다. 우렁찬 알바생의 목소리에 그 안에있던 손님들은 물론이고 일호마저도 나를 쳐다보고있었다. 
알바생 썅썅바같은. 호두마루 스크류바! 알바생 알바비 잃어버려라. 알바생의 성대를 씹으며 
나는 절대 혼자온게 아니며 일행을 기다리다 지쳐 먼저 온 것이다를 세뇌시켰다. 자연스레 앉았어. 그래. 좋았어. 




















[찬열/너/종인] 뚱뚱한 것도 나쁘지않은데? | 인스티즈


" 어, "

는 무슨. 나는 망했어 .
그 일호는 나를 비웃어주듯 일행들과 내옆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  오랜만 "


" ... "




들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부들부들 떨려오는 손으로 박찬열한테 연락을 하지만 개똥도 약에 쓸때는 없다더니 받지도 않는다. 


" 살이 더 찐 것 같네. 귀엽게. "

" ..닥쳐. "


들려오는 목소리를 무시하고 
황급히 가방을 가지고 가게를 나서려했지만 내 두꺼운 손목을 잡아오는 나보다 예쁜 팔에 그자세로 멈췄다. 



" 어디가. "


" 놔. "


" 고집 그만부려.  "


" 놓으라고. "


" 살쪄서 못생기게 만들었잖아. 근데 어떤 놈이 좋다해. 니 받아줄 애 나밖에 없잖아. "


" 김종인. "


" 니 존나 못생겼어. 주제 좀 파악해. 진상 그만부리고 "




그래. 알아. 

못생긴거 다 너 때문이야.

이게 다.


달콤한 말로 나를 홀리고 내 주위사람 다 떠나가게 만들어 나 고립시켜놓고, 세뇌시켜놓은 개. 충성심 확인하게 하려고 목줄 풀어놨잖아. 그리고 다시 안 찾아오니까 다시 와서 목줄 묶어놓으려는 이기적인 새끼. 



근데 한가지 절망스러운 건. 
그 이기적인 새끼보다 혐오스러운 게 바로 나라는 사실이다. 
몸은 부들거리고 있는 와중에도 한쪽 마음구석에서는 변하지않고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고 있는 내가. 혐오스러운 나레기. 



















[찬열/너/종인] 뚱뚱한 것도 나쁘지않은데? | 인스티즈



" 아, 시발. "







아무말도 못하고 노려만 보고있을 때, 뒤에서 잔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반쯤 깨진 맥주잔이 내 발밑으로 굴러왔다. 




" 죄송합니다. 손이 미끄러워서. "






전혀 죄송해하는 말투와 표정은 아니었다. 뒤돌아 보이는 것은 아무표정읽을 수 없는 무표정, 아니 약간 화나보이는 얼굴의 박찬열이 서있었다.



" 그 손은 놓고 말하시죠. "


" 내가 왜. "

놓고 말하라는 말에 짜증난다는 듯이 내 손목을 더 꽉 쥐었다.
진짜 뻥안치고 진짜 아파서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자 박찬열은 무표정인 채 그대로 내 앞에 서서 










" 저는 제 것, 누가 만지는 게 싫어서요. 특히 쓰레기가 만지는 건 더더욱. "




라고 말하고는 큰키에 비례한 힘으로 나를 잡아 당겼다. 
그리고 맨날 인사하던 능글거리는 웃음으로 터질 것 같은 내 볼을 아프지않게 꼬집었다. 


" 지금 나 질투나 죽으라고 하는 거지. "


도리도리 


" 내가 딴 남자랑 얘기 하랬어요 말랬어요. "


" ..말랬어요. "


" 잘못했지. 그럼 혼나야 되겠네. 따라나와. "


무언의 압박이었다. 대답하라는. 그래서 나는 얼떨결에 대답을 했다. 몇년동안 보지못한 무표정에 충격이라도 받은 듯.
박찬열은 어이없어하는 김종인을 무시한채 그대로 나를 이끌고 밖으로 나왔다. 손에 이끌려 나오는 순간에도 잡인 손에 삐져나오는 살들이 혐오스러웠다. 



" 왜 가만히 있었어. "


" 어? "


" 바보야? 듣기싫으면 그냥 나가던가. 소리를 지르던가 "


" 아니 그게.. "




다혈질인 박찬열은 내가 김종인을 아직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있다. 미련곰탱이라고 맨날 놀리곤 했으니까. 
근데 그게 화낼일인가? 





" 내가 그새..아니 그 놈. 마주치지도 말고, 말은 더더욱 섞지말랬잖아. "






아니 그것보다 팔 좀... 
더는 삐져나온 살들을 볼 수 없었다. 허리숙여 나를 빤히 쳐다보는박찬열의 큰 눈이 보기 민망하여 고개를 돌렸는데 보이는 건 내 팔살들이었다. 
나보다 훨씬 마른 것 같아. 아. 자살충동. 




" 아. 미안. "


" 미안은 무슨. 도와줘서 고맙. 밥한번 쏨. "




" ..야. "



" 왜, 아 내 치킨. 집가서 치킨 콜? "



아무렇지않은 척 버스정류장을 향해 걸었다. 꼴에 자존심은 높아서 울고싶다는 걸 보여주기 싫었다. 
근데 익숙하게 어깨를 감싸며 건넨 장난끼어린  박찬열의 말은 조금. 눈물나올 뻔 했다. 










[찬열/너/종인] 뚱뚱한 것도 나쁘지않은데? | 인스티즈


[찬열/너/종인] 뚱뚱한 것도 나쁘지않은데? | 인스티즈



" 니 존나 예뻐 세상에서 제일. 진상부려도 될만큼. "































그냥 연습글 똥망글ㅜㅜㅜ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독자1
헐...저런 남자가 잇으면 좋겟다ㅠㅠㅠㅠ 나도 살빼야하는데ㅠㅠㅠㅠ
10년 전
독자3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차녀라ㅜㅜㅜ넌 천사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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