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
[다각/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그렇게 천천히 다가갈게.
***
03.
"가사는 딱 좋은 것 같아. 내일부턴 작곡 작업 들어갈 거니까, 회사 말고 녹음실로 오면 돼. 주소는 알고 있지?" "네."
이제 가봐도 된다는 승현의 말에 지호는 인사를 하고서 밖으로 나왔다.
"선배, 저녁 어떻게‥"
승현은 지훈과 저녁을 같이 먹기 위해 물어보려 했으나, 지훈은 이미 지호를 따라 나간 후였다. 승현은 그저 허탈감에 허허- 웃기만 했다.
한편, 지호를 따라 밖으로 나갔던 지훈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를 기달리고 있던 지호의 손목을 잡았다.
"데려다줄게." "버스 타고 가면 돼요." "여기서 버스 정류장, 멀잖아." "…"
그렇긴 하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엄연히 모르는 사람이 데려다주겠다고 하는데, 그러겠노라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거기다가 상대방이 이런 미친놈이라면 더더욱 사절이다.
"‥괜찮아요, 그냥 버스 타고 갈‥" "허튼 짓 안하니까 걱정 말고, 내 차 타고 가."
문득, 지훈의 눈빛을 본 지호는 차마 지훈의 호의를 거절 할 수 없었다. 그 누구보다도 간절해보였고, 애달픈 눈빛이었다.
"…알았어요."
결국, 그러겠다고 한 지호였다. 그런 지호를 보며 지훈은 옅게 웃었다.
-
지훈의 차는 산 지 얼마 되지 않아보였다. 요즘 TV에서 한창 광고 중이던데. 그래서인지 지호는 더욱 더 타기가 조심스러웠다.
"안 타고 뭐해?"
먼저 운전석에 올라탄 지훈이 조수석 창문을 내리고 지호에게 물었다. 쭈뼛 쭈뼛, 지호가 뒷자석으로 향하자 지훈이 조수석을 가리키며 지호에게 말했다.
"거기 말고, 여기로 타."
입을 비죽 내밀고선, 조수석으로 올라탄 지호. 출발하기 전, 지훈이 지호쪽으로 몸을 숙여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저 원래 안전벨트 안 매는데. 답답해서 싫어요-" "그러다 사고 나. 안전벨트가 괜히 안전벨트인줄 알아? 습관을 들이면 익숙해질거야."
아, 답답해서 정말 싫은데 , 그렇게 말하면서도 지훈의 눈치가 보여 벨트를 도저히 풀 수 없는 지호.
"집이 어디야?" "한남동이요." "꽤‥머네."
지훈이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자, 차에 탄 이후 내내 옆만 보던 지호가 지훈을 바라보았다. 지훈은, 불안해보였다.
"가까운 거리만 운전했었거든. 운전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말을 마치고 깊이 심호흡을 하는 지훈이었다. 차는 이내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
"고등학교는 어때?" "그럭저럭이요." "공부는 잘해?" "아뇨."
이 사람은 나한테 궁금한게 뭐가 그리도 많은건지 쉬지도 않고 물어본다. 나는 그냥 창밖만 바라보며 그런 그에게 단답으로 답해주고 있는 중이고.
"형제는‥있어?" "외동이예요." "아..그래?"
나도 참, 병신같다. 이 사람이 뭐라고 일일이 답해주고 있어. 네비게이션을 흘긋 보니까 한남동은 아직도 멀었다. 짜증나.
"너는 뭐 궁금한 거 없어?"
물어보기 귀찮고, 궁금한 것도 없었다. 그러나 내가 물어봐주길 바라는 저 목소리를 들으니까 아까 그 간절하디 간절한 눈빛이 또 다시 생각 나 버렸다. 왜 유독 그 눈빛에 약한건지. 망할.
"…이름이 뭐예요?"
젠장, 넌 박경보다 더 병신이야, 우지호.
"표지훈."
왠지 모르게 얼굴과 참 어울리는 이름이라 생각했다.
"몇 살이예요?" "서른 일곱."
서른 일곱이면 나랑 무려 19년 차이가 난다. 19년차라 하니까 괜시리 그가 더 늙어보인다.
"순 아저씨네." "아저씨?..아저씨라."
씁쓸하게 아저씨란 단어만 곱씹는 지훈. 지호는 그런 지훈을 보며 '지훈이 아저씨란 단어를 싫어하나 보다' 생각했다. 그래도 아저씨인걸, 어쩌겠는가.
그 후, 물어볼 거리가 없던 나는 또 다시 그가 묻는 말에만 답해주었다. 물론 단답으로-. 그러자 어느새, 차는 한남동에 도착했다.
"고맙습니다."
차에서 내려 꾸벅 인사를 하니까, 그가 잘 들어가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미소가 사람을 참 기분 좋게 만든다는 것은 내 착각일뿐일까. |
으잇..사실 어제 3화 업뎃하려고 했으나 갑자기 사정이 생기는 바람에 오늘에서야 업뎃하게 되네요ㅠㅠㅠㅠ
4화 얼른 가져오겠습니닿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