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썰들 몇개 모아놓은 단편 모음집입니다
달달하다 -1- :: 뽀뽀하고 싶소
w. 이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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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현아"
"......"
"야야야"
"……"
"태현자기야아아"
"아, 뭐!!"
시험대형으로 일렬로 되어있는 책상의 배치에 태현의 뒤에 민호가 앉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 뒤에 앉아있던 누군가의 자리를 뺐었겠지만. 자꾸 뒤에서 제 의자를 잡아 마구 흔들며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송민호였다. 태현은 반응이 없으면 한두번 하다가 끝내겠거니-하고 넘기려했지만, 송민호의 집착은 이길 수 없었다. 공부하려 마음 먹고 책을 보면 송민호가 의자를 마구 흔들어 책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반응을 해주니 태현의 얼굴을 보며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씩 웃던 민호가"뽀뽀해주라"그러고선 민호가 입을 쭉 뺐다.
태현은 송민호의 입을 쳐내고선 다시 원래로 몸을 돌렸다. 민호의 특유의 삐진 소리, 흐엉을 듣고 태현은 순간 웃음이 났지만 그것도 한순간. 다시 민호가 태현의 의자를 잡고 마구 흔들어댔다.
"아아아아. 해주라아아아아"
"아오씨"
태현은 뒤로 돌아 팔꿈치로 그를 때리는 시늉을 냈다. 민호는 살짝 몸을 움찔하더니 자포자기를 했다는 듯 몸을 축 눕혔다. 아니, 시험기간인데 저 새끼는 무얼 하고 있는 거야. 날 먹여살리겠다더니 저래서 날 어떻게 먹여살려. 이제 좀 조용해지나 싶었는데 송민호의 궁시렁궁시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내가 나름 애인인데. 그냥 친구도 아니고 서로 사랑하는 남태현 애인인데, 애인이라는 사람은 뽀뽀해달라니까 여우처럼 고개를 휙휙 돌리고선 아주 여우야, 여우. 아- 나는 언제쯤 내 애인이 나한테 뽀뽀를 해줄까. 안 그래, 필통아?'
허, 고작 하는 게 필통한테 하는 소리였다. 태현은 어린아이도 아닌데 그러고 있는 송민호의 모습이 웃겼다. 유치한 녀석. 끊기지 않는 궁시렁이였다. 언제쯤 끝나려나-하고 기다렸지만 한 문제를 풀어도, 그 다음 문제를 풀어도 끝날 줄을 몰랐다. 다시 한 번 민호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태현의 눈썹에 빡- 힘이 들어갔다.
태현이 뒤로 돌아 긴 두 손으로 민호의 얼굴을 잡았다.쪽-밝고 경쾌한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갑자기 가까이 온 태현의 얼굴에 정신을 못 차리던 민호가 어벙벙한 표정으로 벌써 앞으로 돌린 태현의 뒤통수를 쳐다보았다. 어찌 저리 사랑스러울까.
"태현아"
"왜"
"한 번만 더 해주면 안 돼?"
"죽을래??"
깨갱. 하고 꼬리를 내린 민호의 얼굴에서 헤실헤실 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어찌 보면 태현의 입꼬리가 올라가있는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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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너무 좋지 않나요ㅠㅠ 앞으로 <달달하다> 단편 시리즈 통합 브금으로 하려구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