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과 라디오. - 0 라디오의일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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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김성규의 잔잔한 힐링. 디제이 김성규입니다.
- 오늘은 잡담특집이죠? 팬 여러분들과 애청자분들과 함께하는.
- 그래서 오늘 제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딱히 중요치않다. 하시는 분들은 오늘 저희 라디오를 살짝 끄셔도 좋을지 몰라요.
- ... 아마 여러분 모두 저희 멤버 우현군이 세상을 떠났다는 것은 알고 계실거라 믿어요.
- 오늘 그 이야기를 다룰려고 하는데, 먼저 밝힐것이 있습니다.
- 사실 우현군과 전 애틋한 사이였어요. 네, 그렇고 그런사이.
- 이 점 알고계셔야 할거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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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많은 검색어가 떴네요. 흠.
- 어젯밤에 우현군의 방에서 일기장을 하나 발견했어요.
- 좀 오래된것 같은데 앞부분은 없더라고요
- 딱 우현군이 소속사 연습생됬을때 부터 있어서
- 한번... 읽어 드리려 합니다.
- 읽기전에... 우현아,
- 내가 이걸 읽는다고 날 미워하지 않길바래.
- 나로 인해 네가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2009/02/10
오늘은 내인생의 출발점이다!
드디어 가수의 꿈에 내딛을 수 있는 연습생이 되었다.
비록 작은 소속사지만, 내가 잘한다면 그까짓것은 딱히 중요하지 않을것이다.
남우현 인생의 준비운동이 시작됬다.
- 합격 통지 받은 날같은데, 당차요, 그때나 지금이나. 처음 읽고 이런거에도 펑펑 울었는데,
- 그때 저 눈 부어서 팬분들이 걱정해주셨던거 같은데. 네, 뭐 이런 이유였습니다.
약간 유머스럽게 말해 자신이 괜찮음을 보여주려했지만, 성공했을리가.
2009/2/17
오늘은 처음 소속사 기숙사로 옮기고
연습을 시작했다, 나보다 나이가 두 살많은 형과 한 살 많은형, 한 살 어린 동생이 먼저 연습중 이었는데.
괜히 인터넷에서 서로를 견제해야한다는 말에 인사를 무심하게 했다, 왜 그랬냐 남우현... 다들 친해 보였는데, 바보같다.
아마 다신 친해질 수 없을지도? 아 안되는데...
일단 나보다 두 살많은 형은 되게, 뭐라하지 못생겼다.
- 못생겼다니, 저때도 되게 재수없었어요 정말.
쓴 웃음.
- 계속 읽을께요.
그래도 뭐라하지, 매력있게 생겼다 착할 것 같고.
사실 제일 먼저 나에게 인사해줬는데 대충 대답해버렸다 바보 말미잘 남우현.
- 그때 제가
안녕? 새로 왔구나? 몇살이야, 이름은?
이랬는데
남우현, 열아홉.
이렇게 대답해서 당황한 기억이 나요
정말 당황해서 아아, 어려서 좋겠구나. 나는 김성규 스물하나야.
이랬던거 같네요.
큭큭큭, 추억에 잠김에 동시에 문득, 그가 없다라는게 생각나버렸다.
- ... 계속읽을께요.
한 살 많은 형은 부리부리하게 생겼다, 좀 무서워서 인사도 금방했다, 다 금방 대충했지만 이형은 무서워서 대충.
지금 생각해보니까 연습하는 동안 웃어서 딱히 나쁜 것 같지는 않았는데.
한 살 어린 동생은 진짜 잘생겼다 정말 빛이나는듯 했다. 내가 제일 잘생겼을거라 기대했는데. 이제 그런 생각따위 버려야지.
그 동생도 조용한 것 같았는데, 그 형들이랑 놀때는 되게 다른 사람같았다.
빨리 이미지 회복해서 친해지고싶다.
- 우현군이 말한 멤버들 첫인상이랑 똑같네요 솔직했네.
아니, 솔직하네.
- 이때 정말 인사도 대충하고 무시해서
싸가지 없다, 재수없다, 친하게 지내지 말자.
이런식으로 동우군이랑 엘군이랑 얘기하곤 했는데, 이제 생각하니
그뒤에 친해지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던거 같네요
- 왜 그때 알아채지 못했을까요,
사실 저희가 그래서 우현군이 몇달간 왕따 였거든요.
들어온지 얼마 안됐는데 그렇게... 되서
많이 힘들었었텐데.
- 음.. 우현씨한테 한 마디만 할께요 죄송합니다 청취자 여러분.
- 하늘나라에 전세내신 우현아.
아니 돈 많이 벌었으니 내집 장만은 했니?
많이 힘들었지, 이말 밖엔 못해주겠다.
형이 빨리가서 네집에 얹혀살게, 화내지말아줘.
기다려 빨리 갈께.
- 주저리가 심했나봐요, 벌써 일부가 갔네요.
노래 한 곡듣고 광고 듣고 올께요.
박기영 - 미안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