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은 유난히 피부가 하얬다. 처음 그 녀석을 보면 어딘가 아픈 사람인가 하고 생각 될 정도로. 하얀 피부에 작고 귀염상의 얼굴. 나보다는 조금 작은 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아이라인을 그린 것 같은 짙은 눈매. 그 녀석의 손이 내 볼에 닿았다. 녀석의 손이 너무 차가웠지만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녀석의 검고 깊은 눈동자가 슬프게 나를 응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한참을 나를 바라만 보던 녀석이 드디어 입을 떼었다.
“...너를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려왔어. 찬열.”
“백현아...?”
나는 당황스러워서 녀석의 이름을 불렀다. 백현의 슬픈 눈에서 이윽고 나온 물방울이 핏줄이 비치는 하얀피부인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너를...너를...나는 한순간도 잊은 적이 없어.”
울음섞인 목소리가 백현의 입에서 터져나왔다. 조용했던 울음은 슬픔은 흐느낌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이번엔 내가 너를 지킬거야.”
백현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다. 나는 당황해 눈을 크게 떴다. 녀석의 감은 눈이, 떨리는 눈커풀이 시야에 들어왔다. 입술의 체온을 느끼며 나도 눈을 감았다. 내 볼에 녀석, 백현의 눈물과 나의 눈물이 하나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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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