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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유 전체글ll조회 1646l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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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능보다 더 사랑이란 잔인해     



이동혁 여친 1개월차 김시민 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집안 문제, 우울증, 대인관계, 성적, 진로 그런 거 말고. 그렇게 진지한 거면 한 명한테라도 말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거는 문장으로 쓰는 것도 현타 올 얘기라 머릿속으로만 굴리고 있었다. 뭐냐면, 데이트를... 키스를 어디서 하느냐의 문제. 

아직도 봄인데 벌써 기승전결을 다 찍고 깨진 커플들이 유명했다. 그니까 절대로 연애는 희귀한 일이 아니었는데, 그런데 시민이는 누구도 손잡기 말고 다른 걸..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선배들 포함. 어디 숨어서 하나 아니면 반대로 진짜 아무도 아무것도 안 하는 건가. 니베아 맨 바르고 혼신의 연기 해서 조퇴증 끊어봤자 기숙사나 가는 거고, 통학하고 학원 다닌다 쳐도 상상이 안 됐다. 자기도 주말엔 학원 다니는데 말이지. 어디서 어떻게?

다정해 보이는 다른 커플을 보면 짜증도 났다. 뭔가, 왠지, 다른 애들은 생각도 안 하는 거 같은데 자기만 머릿속에 이런 게 차오르는 거 같아서. 이거 솔직히 1초라도 생각해본 사람? 나뿐이야? 진심?





시민이는 평소보다 오십 배는 허탈하고 피곤했다. 점호 끝나고 원래는 다시 자러 가는 건데 요즘은 시험이 얼마 안 남아서 아침 자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험이 어쩌고 교육이 어쩌고 한국이 어쩌고 잔말이 많았지만 다들 지금은 이렇게 닥치고 온다. 효율이 나쁘단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룸메랑 팔짱 끼고 눈을 반은 감고 계단을 오르는데 시민이의 후디 모자가 씌워졌다. 아. 눈꺼풀이 반사적으로 스륵 올라가는 것조차 피곤했다. 시민이는 그 1그램이라도 피로를 보태준 누군가가 짜증 났지만 1초만에 그냥 까먹기로 했다. 피곤하잖아. 후드가 씌워진 김에 아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는 거다. 빛 피하고 좋네.

쉬는 시간에 텁텁한 교실에서 뻗어 있는데 누가 또 시민이의 머리에 후드를 씌웠다. 그러면 보통 놀란다. 아 뭐야, 하고 순간적으로 신경 곤두서는 느낌. 역시 싫었지만 아침 자습에 심야 자습 풀세트로 실행 중인 시민이는 이런 일에 쓸 기력이 없었다. 이것도 그러려니 까먹기로 하고 그대로 따뜻하게 잠들었다.


아침 시간 다 겨우 지나고서 밥 먹고 이도 닦으니까 잠이 깼다. 잠 깨고 시간도 나고 교실도 어차피 북적대니까 시민이는 동혁이나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갔더니 어디 갔는지 아직이라 동혁이 자리에 앉아서 필통도 뒤적여보고, 책도 펼쳐보고 있었다. 어차피 올 건데 굳이 연락할 거 없으니까. 그런데 또 후드가 씌워졌다. 아 XX... 스트레스 받는 거 싫어해서 그저 긍정충으로 사는 시민이지만 반복되니까 별 거 아니어도 개빡쳤다. 아니 초딩도 아니고. 근데 속으로 아 XX 하는 순간 어깨에 손이 올라왔다. 왜 안 보냐~ 이러면서.  넌 둔한 거야 순한 거야. 아침부터 모자 씌운 건 동혁이였다.



아. 진짜 졸려 뒤지겠다. 흐려진 초점에 눈을 끔뻑이고 있자니... 너무... 너무 자고 싶다. 주위를 휘 둘러본 시민이는 그 생각은 접기로 하고 일단 화장실이나 다녀오기로 했다. 화장실 다녀와서 물을 마시고 있었는데 다른 반에서 동혁이가 나왔다. 이럴 때 마주치니까 반가워서 시민이를 발견한 동혁이는 소리 없이 방방거리면서 급수대까지 왔다. 그리고 소곤소곤 조용하게 떠들었다. 

- 시험 빨리 끝나면 좋겠다.  
- 진-심.  
- 시험 끝나면 영화 보러 갈까?  

영화? 시민이는 머리에 전구가 켜진 거 같았다. 그래 이거다... 순식간에 롤러코스터급 연상-결정-감정전환까지 마치고 그동안 중 가장 반짝거리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 영화... 좋아.  

설레는 계획을 세우고 들어가는 동혁이는 손으로 총까지 따- 쐈다.



심자 끝나고 새벽에 축 늘어져서 씻을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 시험 빨리 끝나라...  
- 시험 끝나면 수행이잖아.. 개싫다.  

한숨 쉬듯 나온 말인데 룸메가 답했다. 그게 그렇게 되나. 시민이는 몇 초간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 아니야, 그래도 일단 끝나야 돼.





드디어 오늘! 시험이 끝났다. 시험도 꽤 잘 봐서 시민이는 더 개운했다. 오늘 하루 석식시간 끝나기 전까지였지만 오랜만에 학교를 나가니까 신났다. 더구나 지금은 동혁이랑 같이 영화를 보러 가고 있었다. 처음 가는 길에 영화 시간도 정해져 있으니까 조금 걱정했는데 근처에 하나뿐인 그 영화관으로 영화를 보러 가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둘은 계속 같은 교복들과 함께 움직였다.  

- 진짜 다 영화 보네...  
- 영화 끝나고 밥 먹는 거, 그냥 저 중에서 아무나 따라갈까? 

팝콘 줄에 서 있을 때 동혁이가 물었다.  
 
- 근데 무슨 영화 보는지 안 물어봐?  
- 아... 무슨 영화야?  
- 너 솔직히 안 궁금하지.  

쿠궁... 시민이는 어... 어... 사고가 정지된 거 같았다.  

- 날 이렇게 좋아하는지 몰랐잖아~ 

동혁이는 웃으면서 다시 물었다. 나초랑 환타? 



학교 애들이 영화관에 싹 다 모인 건 새로 개봉한 마블 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는 그래도 처음이라 어색했고, 도중에는 스크린이 너무 흥미진진해 오히려 민망했고, 끝나고는 불이 너무 일찍 켜졌다. 동혁이가 시민이한테 좀 기대긴 했다. 그치만 그거 말고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시민이는 영화관을 나오는 발걸음이 허탈했다. 내가 이상한 건가...





이번 시험 성적으로 동혁이와 시민이는 면학실에 붙었다. 사랑의 힘 그거 대단하다고 친구들은 감탄하면서도 엄청 웃었다. 친구들의 말대로 시민이는 애정면에서 훨씬 발전한 나날을 보냈다. 따로 신청을 받아 운영하는 면학실은 옆 건물인 어학관에 있어서, 방과후 수업이 끝나면 동혁이와 시민이는 아예 가방을 싸 메고 석식부터 같이 먹으러 갔다. 

물론 급식실이 있는 생활관에서 본관으로, 본관에서 다시 어학관으로 건너가는 동선은 귀찮았지만 아예 못할 짓도 아니었다. 하지만 둘은 같이 밥을 먹을 핑계가 생겼다는 게 신나서 굳이 굳이 가방을 들쳐메고 운동장을 가로질렀다. 수돗가에서 나란히 양치질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런 오바육바를 하는 무리가 하나는 아니어서, 면학실 커플들은 수돗가에 섞여 서서 서로를 숨겨주었다. 이런 일엔 선후배도 없었다. 

매일 물 묻은 동혁이의 얼굴을 보면서 시민이는 생각했다. 섹시한데? 이 정도면, 살 만하다. 그니까 키스 그딴 생각 당분간 안 해도. 

그래서 시험이 끝나고 룸메가 진저리를 치던 수행평가철이 와도 시민이는 지난 시험기간과는 기운이 달랐다. 아무리 북적대봤자 본관에 비할 수 없는 한산한 건물에서 남자친구와 다닐 시간이 많아지니 HP가 금방금방 차올랐기 때문이다. 수행평가를 한다고 야자를 빼는 것도 동혁이와 날짜가 맞으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왜 갑자기 면학실 인원을 조사하나 싶었던 동아리 기장 선배가 어학관 꼭대기에 있는 사진반 암실에다 택배 좀 넣어두라 심부름을 시켜도 시민이는 불만이 없었다. 본래도 긍정충인데 요즘 참 괜찮았으니까.

어제는 사진 인쇄용지랑 즉석카메라 필름, 오늘은 아날로그 카메라 필름이었다. 심부름하는 시민이의 심부름을 하는 동혁이를 달고서. 시민이는 동아리 시간에도 잘 오지 못하는 곳인데 동혁이랑 오게 되어 운이 좋다고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물쇠를 따는 것까지는 순조로웠는데 도어락이 작동하지 않았다. 기장 언니한테 전화를 하고 단톡방에 물었지만 비밀번호도 바뀐 적 없었고 도어락 고장을 아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은 기장 언니에게 직접 맡기기로 하고 다시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 5층까지 학교를 뺑 돌게 된 동혁이는 쀼루퉁한 투로 말했다.  

- 이거 내일도 해야 돼?  
- ... 글쎄.

삐친 기색을 애써 모른 척 대답했지만 시민이는 그 말을 듣고 오히려 더 꽁해졌다. 그냥 좋게 생각하면 안 되나. 딱히 누구 잘못도 아니잖아.

동혁이는 금세 다시 애교를 피웠다. 하지만 시민이는 왠지 그 순간이 잘 까먹어지지 않았다. 짜증 낸 게 처음이라 그런 걸까? 복잡한 속을 접어두고 학원에 다녀온 시민이에게는 난데없는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동혁이가 PC방에 다녀오는 길에 무단외출로 걸렸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그 말은 동혁이가 벌점을 20점은 받았고 선생님과 상담을 하게 되며 면학실에서는 쫓겨나게 된다는 뜻이었다. 더 나쁜 건 그 얘기를 시은이에게 나재민 소식으로 들었다는 것이었다.  

- 너도 갔어?  
- 나랑 갔으면 이성 교제까지 세서 퇴사지. 

시민이는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다시 물었다.  

- 근데 그게 왜?  

시은이는 고개를 크게 갸우뚱했다.  

- 나재민 이동혁이랑 갔잖아.

 

사건 발생은 토요일 저녁, 동혁이는 죽은 듯이 조용하다가 하루가 지나고 일요일 점심시간 다시 자습이 시작될 때가 되어서야 시민이를 찾아왔다. 시민이는 그 얼굴을 보자 묻어뒀던 화가 났다. 헛걸음 싫어하던 분이 헛걸음 한 번 크게 하셨네.  

사과의 말을 어떻게든 주절대는 와중에도 어쩔 줄 모르는 동혁이를 보니까 크게 짜증이 나는 건 아니었다. 하루 동안 말을 안 한 것도 그동안 까먹고 있을 수 있어서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정작 떠오르는 건 그때 일이었다. 그치만 어떻게 잘 설명해볼 도리가 없어 시민이는 그냥 알았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시은이가 한 얘기를 생각했다. 나랑 갔으면 퇴사... 기숙사 학굔데. 허튼 짓 안 해서 다행이라 해야 되나? 생각은 해봤다. 생각만. 중간시험이 끝나고 학교에 체육대회 분위기가 나면서 탈주를 시도하는 애들이 많아졌다. 동혁이랑 재민이가 특이케이스는 아니었다는 거다. 그치만 그런 모험을 자기가 아닌 나재민과 하다가 발각까지 됐다는 게 시민이는 탐탁치 않았다. 자기였다면 시도도 안 했을 일임에도 그런 식으로 속이 상했다. 결과만큼이나 그게 별로였다.





체육대회 날 사진반의 파파라치 부스는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였다. 인스탁스 대여, 파파라치 샷 촬영, 그리고 사실은 가장 중요한 업무인 기록사진 촬영도 일이었지만 부스에서 파파라치 샷을 출력해서 전달하는 게 진짜 요직이었다. 누가 누구의 사진을 받아가느냐가 핵심이니까. 사진을 찍힌 사람과 그 친구들이 바글거렸다. 사진사가 입을 닫아도 비밀보장 따위 불가능하므로 파파라치는 대놓고 하는 이벤트였다. 그런데도 고객은 민망할 정도로 많아서 사진반 사람들은 장사 잘된다는 말만 나누었다. 눈과 귀를 활짝 열고 속으로는 온갖 데이터를 쌓으면서.

그 인원 중엔 김시민도 있었다. 시민이는 택배 심부름을 한 공으로 1학년 중 유일하게 파파라치 샷 출력에 배치되었다. 이거 봐. 세상 아직 믿을 만하다니까 동혁아. 그리고 제노가 반장 사진을 받아가는 걸 보면서 그 생각을 더욱 굳혔다.  


 
그런데 목록을 지워가며 받은 사진을 계속 뽑고 있는데, 거기서 동혁이가 나왔다. 시민이는 의뢰하지 않았는데도. 그래도 자기 남자친구라고 더 신경 써서 사진을 골라 뽑으면서 시민이는 약간 심란해졌다. 이동혁한테 관심 있는데 나랑 사귀는 것도 모른다고? 아니면 무시하는 건가? 이거는 이동혁 본인이 신청한 거 아니고서야 용서 불간데.

운영으로 참가해서 보니까 당사자가 되기는 싫은 이벤트였지만, 동혁이의 사진을 받아가는 귀여운 선배를 확인하고 시민이는 남들 하는 거 나도 무조건 해야 한다고 결심을 바꾸었다. 남들 하는 건데 남들보다 잘할 자신도 있었다. 꼭 보기로 약속한 경기가 시작된다는 안내 방송을 듣고 파파라치 샷을 찍던 친구와 바톤을 터치한 시민이는 월드컵 현장에 파견된 사진기자 못지않은 표정이었다. 

시민이는 한참 동안 조용히 카메라를 만지작대더니 경기가 시작하고도 얼마가 지나고서 몸을 움직였다. 그 폼이 아깝지 않게 자랑스럽도록 잘 찍힌 사진을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경기는 동혁이의 별 활약 없이 시시하게 끝이 났지만 시민이는 걸음이 아주 가뿐했다. 산뜻하게 걸어오는 시민이를 보고 동혁이는 실없이 웃었다.  

-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 아니? 쪼금 좋아했는데?  

사진도 사진이고, 동혁이네를 이긴 반이 영어과였다.



임무를 끝낸 둘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사진반 부스에 도착했다. 시민이는 자리에 좀 앉고 동혁이는 구경 좀 하려고 했는데 부스 앞에 멈춰 서기도 전부터 선배들이 시민이를 열렬하게 불렀다. 암실에 가서 건전지랑 출력용지 남은 거 있나 찾아보라는 주문이었다. 카메라를 반납한 시민이가 동혁이의 표정을 살피려고 시선을 돌렸더니 정작 동혁이도 어색한 눈으로 똑같은 질문을 했다.  

- 나도 가도 돼?  


그때 짜증 낸 일을 자기만 이때껏 기억하는 건 아니구나 깨달은 시민이는 드디어 그 일이 해소되는 듯했다. 히히 웃으면서 아이스크림을 바꿔 잡고 동혁이의 손을 잡았다. 당연하지!

운동장 가장자리를 빙 돌아서 가야 했다. 말로는 있으면 가져오라고 했지만 선배들의 간절하게 내려간 팔자 눈썹이 신경 쓰여서 시민이는 슬렁슬렁 뛰다시피 했다. 그런데 모퉁이 그늘에 있던 사진반 선배가 나와서 시민이를 불러세웠다. 또 심부름인가 싶어서 어리둥절해진 시민이를 그대로 세워두고 선배는 말없이 셔터를 눌렀다.  

- 아 뭐예요.  
- 뭐긴 뭐야, 파파라치지.  
- 누가요?  

누가요를 물은 건 동혁이였다. 시민이는 이 풍경을 보고 또 한 번 속이 개운해짐을 느꼈다. 그래 너는 아니로구나. 선배는 댕그래진 동혁이의 눈을 무시하듯 눈을 살짝 길게 감았다 떴다.  

- 비밀이지. 원래 비밀이야.



와글와글한 운동장에서 벗어나 건물 안으로 들어오니 시원하고 고요했다. 쓰레기도 버릴 겸 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왔는데 동혁이는 내친김에 세수까지 한 모양이었다. 뚝뚝 떨어지는 물을 보면서 시민이는 생각했다. 음, 섹시한데. 그리고 바로 몇 주 전 좋았던 풍경을 기억해냈다. 시민이가 그 생각을 하면서 계단을 오르는 동안 동혁이는 다른 생각을 하며 손을 탈탈거리고 있었다.  

- 아까 파파라치, 그 선배가 찍은 거 아니야?   

장난스러운 말투였지만 표정은 심각함을 다 못 숨겨서 찌그러져 있었다. 시민이는 웃음을 뱃속에서부터 꾹 눌러야 했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 아니 그냥.. 사진반에 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  
- 나야 모르지?  
- 생각해보니까 아는 게 더 문제네...  
- ㅋㅋㅋ 지금 질투해?  
- 아 싫다.  
- 그니까 나한테 잘해, 나 인기 많아.  
- 알겠어... 벌점도 빨랑 지울 거고 나 진짜.  

꿍얼꿍얼거리는 게 귀여워서 한 소린데 동혁이는 그걸 곧이곧대로 듣고 있었다. 시민이는 동혁이 사진 의뢰가 들어온 건 영원히 비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문은 저번과 다르게 무사히 열렸다. 자물쇠도 번호키도. 전에는 어차피 물건만 놓으러 가는 거라 시민이만 들어갔었는데 이번에는 시민이가 동혁이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포토용지는 금방 찾았는데 건전지는 여기 있다는 말을 처음 들어서 가늠이 되지 않았다. 이런저런 건전지는 많이 나왔지만 즉석카메라에 넣을 사이즈로 세 개 찾는 게 어려웠다. 그래도 어떻게 포장도 안 뜯은 걸 동혁이가 찾아냈다. 

물건이랑 자물쇠를 챙겨 안고 나가려는데 동혁이가 시민이를 잡아 세웠다.  

- 잠깐만. 있잖아. 저번에 왔을 때 문 안 열린 거,  

동혁이는 도어락 전원을 잠그고서 말을 이었다.  

- 이렇게 안에서 잠근 거 아닐까?  
- 어... 그런 거 같아.  

그 말을 듣고 동혁이가 다시 문을 열었고 시민이가 그 문을 다시 닫아 잠갔다.   

- 키스하고 싶어. 나 이상해? 

나 어떡해요 언니? 시민이는 지금 동혁이가 학교의 비밀을 푼 거라고 생각했다. 영문을 모르고 멈춰있던 동혁이가 씩 웃었다. 

- 아니. 


이달의 소녀 - Hi High 

전부터 쓰던 글이었는데 끝나가니까 동혁이가 다쳤네요ㅜㅜㅜㅜ 동혁아 빨리 나아.. 동혁이 뼈 열일해 
 

빡센 기숙사 *고등학교* 에서는 연애를 어떻게(어디서ㅋㅋㅋ) 할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마지막에는... 키스를 했겠죠 (고1, 17세)
 





 
비회원202.6
간질간질하고 너무 좋아욤 ㅜㅜ
5년 전
김유유
감삽니당♡ 쓰면서 가장 귀엽다고 생각한 글이에요
5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5년 전
김유유
어머어머... 재밌게 읽으셨다니 감동입니다💕 예전에 올린 건데 봐주셔서 더 감사해요ㅠ.ㅠ 꿈에 동혁이 나오실 거예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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