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들과의 노래방*
첫째 박제형.
“다들 놀 준비 됐지? 오늘 목 멀쩡히 못나간다” 이분 벌써 들뜨셨는데요? 첫 곡 부터 쉬즈곤 조져벌임. 거의 뭐 무대위의 주인공 스테이지 장악력 엄청남 근데 또 노래를 못하는게 아님. 겁나 잘함 음역대도 높고 음색 부자라서 무슨 곡이든 소화 가능. 내가 걸그룹 노래부르면 화음이랑 코러스 넣어줌. 오빠 코러스가 더 잘하는게 어디이써... 둘째 박성진.
“야야 살살해라. 이제 내 함 부르자” 지구상 최고의 발라더. 선곡도 기깔 남. 응급실 이런거 부르면서 ‘이바보야 진짜 아니야~’ 하면 난 그냥 그 순간 세상최고 바보똥멍청이 되어버리는거 대체로 첫째 오빠랑 셋째 오빠 힘들어서 쉴 때 쯤에 마이크 잡음. 가만히 앉아서 들으면 왜 가수 안하나 싶음. 내 눈 보고 부르면 오빠지만 멋있음 셋째 강영현.
“훠우~” 아니 그 끼 어떻게 숨긴건데? 평소엔 멀쩡하던 사람이 노래방만 가면 바뀜. 쌍탬버린 들고 흔들면 그게 어디든 상관없음 무아지경이란 단어는 이 사람을 위해 만들어 진게 아닐까. 항상 첫째오빠랑 첫곡으로 쉬즈곤 주고받고 불러야 목이 풀림. 문제는 무슨 노래든지 쌍탬버린 출격한다는거. 발라드부를땐 정신사나움 넷째 김원필.
“건들건들 거리면서 거뤄~” 랩신랩왕! 랩으로 이 노래방을 점령함. 근데 못함 열심히해서 더 웃김 가끔 진지한 노래 부를때 있는데 겁나 잘함. 왜 랩하는지 의문 아무튼 자부심 있나봄. 탬버린 하나 야무지게 들고 방안 뽀짝거리면서 여기저기 쏘다님. 앉아있질 않는단 이야기. 춤추면 옆에서 다 따라춤. 근데 못함 ㅇㅇ 다섯째 윤도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맨날 핸드폰 들고 찍음. 다같이 제정신 아닌 사람처럼 놀 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찍어서 흑역사 박제함. “김하루 춤추는겈ㅋㅋㅋㅋㅋㅋㅋ” “(혼신)” 다음날 내 폰으로 와있는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을 보게 됨. 저번에 진짜 조르고 졸라서 노래 부르는거 봤는데 목소리가 낮아서 그런지 되게 진중함 근데 부르면서 눈은 왜 감는지 모를일 시작-평범
끝-난장판 *하루의 버릇을 보는 오빠들 반응*
첫째 박제형. /손톱뜯는 버릇
“하루, 손톱 그만” “헉 어떻게 알았어?” 안봐도 뻔함. 손을 가만히 못둬서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은 애기때부터 이어져왔음 “오랜만에 검사 한번 할까?” 덕분에 일주일에 한번씩은 손톱검사를 맡음 “하지마아 아프잖아” “응” “하지말자 약속” 얼마나 물어뜯었는지 짧아진 손톱은 안본사이 엉망임. 아프겠다 인상을 찌푸리며 손 여기저기를 유심히 쳐다봄 “다음엔 혼나 진짜” 물론 정말 혼낸 적은 없지만 오빠가 걱정하니까 이제 고쳐볼까 둘째 박성진. /다리떠는 버릇
“공주 또 다리” “아, 맞다” 밥먹을때 마주보고 앉는 둘째오빠와 눈이 마주침. “공주야” “아...” 이게 또 말하고 나면 까먹고, 밥 한숟가락 먹으면 까먹고 그럼. “안되겠다 그냥 이러고 있어야지” 결국 내 다리를 자기 다리로 감싸서 움직이지도 못하게 함 “밥부터 먹고..” “다리떨면 복나간다 했제. 하여튼 누구 닮아서 버릇이 안고쳐지는지” 알겠으니까 밥부터 먹으면 안될까... 셋째 강영현. /입술뜯는 버릇
“막둥아 입술 또 뜯었어? 왜 그러지 자꾸?” 어느새 입술 언저리에서 피가 흐름. 난 몰랐는데 셋째오빠가 기겁해서 휴지들고 달려옴 “요즘 건조해서 자꾸 트나봐” “오빠 봐봐” 자기 주머니에 내 전용 립밤 맨날 챙겨놓고 다님. 좀 뜯는다 싶으면 옆에서 바로바로 발라줌 “입술 내밀어봐” “웅” “따갑잖아 안아파?” “괜찮은데, 거슬려서 다 뜯고싶어” “쓰읍” “잘못했습니다” 퇴근할때마다 립밤이란 립밤은 다 사와서 집에 산더미임 넷째 김원필. /입술 깨무는 버릇
“우리 막냉이 왜 또 기분이 안좋을까?” 신경쓰이거나 화날때마다 입술을 꾸욱하고 깨무는 버릇이 있음. 그걸 잘 알아서 그때마다 내 눈치보며 손으로 입술 살살 쓸어줌 “몰라” “그래도 입술 깨물면 안돼. 저번에도 한번 피 난 적 있었잖아” “짜증나ㅠㅠㅠㅠㅠㅠㅠ” 잔뜩 토라져 있으니까 귀여운 듯이 웃으며 자기 손을 내밈 “차라리 오빠 손을 물어. 너 입술 다치는거 못보겠어” 지금 그 말 후회 안하지? 다섯째 윤도운. /안고자는 버릇
하루가 일년중 자기를 찾는 날은 몇 없음. 천둥번개가 치거나, 애착인형을 세탁했을때 오늘은 그 두개 다임. 결국 하루 부탁에 둘다 거실에 나란히 이불을 펴놓고 누움. 물론 가운데 기다란 베개를 두고 “야 윤도운 그때 있잖아” “자라 늦었다” “아오 쪼잔해서 잔다 자!” 꽤나 피곤했는지 쫑알거리던 하루는 금세 잠이 들었는데 가끔 들리는 천둥소리에 조금씩 뒤척임 “아씨 깨면 안되는데” 천둥 한번 칠때마다 일어나서 하루 보고, 그렇게 몇번을 계속하다가 결국 가운데 베개를 치워버림 “잘자네 무섭다카더만” 베개 대신 자기에게 꼭 붙어자는 막내를 다독이느라 도운은 날이 샐때까지 잠을 못잤다는 이야기 Bonus! 집착남 김원필, 직진남 윤도운. 원필하면 김하루였음. 이건 이미 과 뿐만 아니라 학교내에 퍼진 소문이자 사실임 새내기 입학 당시 모든게 무료했던 원필앞에 하루가 눈에 띄었음. 인생에 무언가 가지고 싶은게 있으면 가져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였고, 그건 이제 물건에서 이어져 사람에게 향하는 지경에 올랐음. 며칠을 조용히 옆에서 지켜본 결과 하루는 굉장히 섬세하고 남 생각 많이 해주는 딱 원필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류. 하지만 가지기에 제일 적격이고 그렇게 쉬운 성격이 아닐리가 없었음
“미안, 갑자기 울어서 놀랐지. 사실 고등학교 다닐때 내내 왕따였거든, 친구가 생겨서 기뻐서” 누가봐도 거짓말인 말을 하루는 철석같이 믿었고 그녀의 동정심을 끌기엔 충분한 주젯거리였음. 덕분에 주위 원필의 고등학교 친구들은 그의 남우주연상 뺨치는 연기력에 소름이 돋아야했고, 가끔 지나가는 하루를 안쓰럽게 바라봄. 그마저도 원필의 선에서 컷되었지만 뭐 그 이후부터 하루 옆을 차지하는건 시간문제였음. 하루는 꽤나 인기가 많은 편이었지만 눈치가 없었기 때문임
“김하루 근처에 얼씬거리지마 뒤지기 싫으면” “원필아! 많이 기다렸지 미안! 근데 누구셔?” “아아 길 물어보셔서 가르쳐 드린다구 잘 알아들으셨죠?” 이정도만 해도 남아 있는 남자는 그를 제외하고 아무도 없었음. 가끔 하루도 이상하게 생각하긴 했지만 원필의 아무렇지 않은 반응에 금세 수긍하는 단순함을 보임. 사귀는건 아니지만 꽤나 간질간질한 기분이 좋아서 질질 시간을 끌었던게 화근이었을까, 신입생 환영회에 만난 버러지를 처리하지 않은게 실수였을까 여하튼 갑자기 나타난 도운때문에 원필은 요근래 골치가 아픔
“누나 과제 저랑 같이 할래요?” 도운은 하루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면 뭐든지 하고싶었음. 원필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역시 가지고 싶은게 있으면 가져야만 직성이 풀렸음. 술자리에서 하루를 처음 봤을때, 조막만한 손으로 안주를 건네주고, 붉어진 눈가로 해맑게 웃을때 그 역설적인 모습에 잠깐 멍해졌던것 같음 물론 그 모든게 원필을 향한 것이었지만. 이미 도운의 눈은 하루에게 돌아버렸고 그걸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거라 생각함. 동기들 심지어 선배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루의 옆을 얼쩡거렸고 그걸 느낀 원필은 한껏 도운을 경계하며 하루가 그의 존재를 철저히 모르도록 막아야만 했음. 하지만 여기서 꺾일 직진 윤도운이 아님 “벌써 우리끼리 하기로 했는데” 원필의 그 묘한 우리라는 선 긋기를 도운은 너무나 쉽게 뛰어넘어 침범함 “에이 형! 최대 세명까지잖아요 저도 좀 껴주세요” “저기 니 동기들 많잖아”
“쟤네 벌써 자기들끼리 한대요 누나 안돼요? 네? 네?” 눈꼬리를 내리고 최대한 불쌍하게 쳐다보면 그게 도운이 되었든 원필이 되었든 결국 넘어가 버리는게 하루였음. 그 버림받은 강아지같은 모습이 귀여워 하루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임. 이새끼봐라... 원필은 그의 능숙함에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짐 “안되긴! 같이하자 괜찮지 원필아?” 떨떠름한 표정을 감출 생각도 없었지만 자기의 팔을 살짝 잡아오는 하루때문에 한숨을 길게 늘어쉼 아무도 김원필의 일에 태클을 걸 순 없지만 그 모든걸 무력화 시키는게 하루의 말 한마디였음 “그래 그럼” 이튿날 과제를 한다고 모였지만, 목적이 같은 경쟁자 두명을 붙여놓으면 본래 일이 산으로 가는 법! “여기 이 기준으로 잡으면 어때요?” “그 통계 제작년건데, 자료조사가 형편없네” “글쎄요 형도 만만치 않은 것 같은데. 조사대상자 오류났잖아요” “......” 그걸 중간에서 지켜보는 하루는 죽을맛임. 이거하면 쟤가 안된다, 저거하면 얘가 안된다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음. 결국 책상을 한번 크게! 내리치려 했으나 차마 그럴 용기는 없고 “잠깐 둘이 회의하고있어 나 화장실 좀ㅎㅎㅎ 나 돌아왔을때도 싸우고 있으면 집에 갈거야 그냥^^” 커피라도 사와서 둘의 사이를 좁혀봐야겠다 생각함. 그게 될 리가 있나 하루가 밖으로 나가자마자 숨겨왔던 서로의 이와 발톱을 보이는데
“선배, 누나랑 안사귈거면 그만좀 붙어있죠” “니가 무슨 상관인데” “상관이 있죠^^ 제가 누나 좋아하는데 형이 거슬리잖아요” “하루 앞에서 순진한 척은 다 하더니 여우새끼였네” “칭찬이죠?”
“그럴리가 내가 너같은 놈들 잘 알거든. 김하루 옆에서 몇명을 쳐냈는데. 딱 봐도 재수없고 구역질나” “아 그래요? 근데 저는 반대로 형이 여우새끼인것 같은데” “하?” “왜요 제말 틀려요? 가지지도 못할 거면서 애처럼 꼭 붙잡고 뺏길까봐 안절부절. 솔직히 옆에서 보면 좀 웃겨요 안쓰럽고.” 원필은 잠깐 도운의 말에 표정이 굳어졌지만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음 “난 이렇게나 해서 김하루 옆에 있는데 그럼 넌? 아직 손 한번 안잡아봤지? 밥은 같이 먹어봤고? 설마, 그것도 못해서 나한테 어리광부리면서 탓하는거야?” “야” “어쭈 이제 호칭도 생략하겠다” “그럼 내기하죠. 누가 더 빨리 누나랑 사귀나. 지면 앞으로 하루누나 눈앞에 얼씬도 않기로” “내가? 왜?”
“설마 쫄려요? 자신없나봐 나는 자신 있는데” 얘봐라 그냥 여우새낀줄 알았는데
“개새끼였네” 결국 이런날이 올 줄 알았음. 서로를 보는 눈에 살기가 가득한채로 물러날 생각은 추호도 없는, 남자들의 기싸움을 보는 날이. “나 왔어!”
“그러니까 도운아 여기부분 말하는거야(=말귀를 못 알아쳐먹냐 등신아)” “아아 형 이제 알겠어요(=그렇게 잘하면 그냥 니가 하던가)” “아유 이렇게 친하니까 얼마나 보기 좋아(=과제 끝 낼 수 있는건가 두근!)” 아무튼 이 세명의 눈물겨운 대학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건 투비컨티뉴...언젠가 계속 막둥이들 안녕~!~! 오늘 보너스 글이 초큼 길었죠 키득키득 저어번에 영현이 대학썰 풀고 남은 도운이랑 원필이 그냥 데려왔어여... 날씨가 너무 추운데 여러분 다들 감기 조심하시고 올해 덕분에 행복하게 마무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