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땅은 좁았다. 예상 외로 너무나 좁았다.
"형, 커피."
건네준 커피는 내가 따로 부탁한적도 없지만 언제 부터인가 매일 사들고 들어오는 카라멜 마끼야또 였다. 오늘도 역시 그의 손에 들려있는 커피는 바깥의 더위와 싸우며 생긴 조금 물이 맺혀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며 샐긋 웃는 눈꼬리가 접혀 길어졌다.
"남우현."
"어?"
"..."
바로 내 손에 들려있는 노란 파일 안에는 그 날 사라진 아이들의 사진들이 담겨져있었다. 생전 자신들의 부모들과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 놀이터에서, 집에서 찍은 사진들. 하지만 이것을 보여준다면,
"왜 형?"
앞에 서있는 이 자의 행방이 설명되지 않는다. 아니면 남우현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날 피가 용솟음치던 날. '남우현'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 곳에 많은 아이들을 베어갔던 칼은 그 날의 출번 번호502번, '남우현'을 담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처음 그를 이곳에서 만났을때, 그는 몇시간 만에 날 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486번 김명수, 502번 남우현, ?, ?, ?, ? , 김성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