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양이. 일어났어?”
막 잠에서 깬 나의 어린 고양이를 위해 난 주스를 대령했다. 나를 바라보며 눈을 껌뻑이던 이승현은, 피 투성이인 내 손을 보더니 그제서야 상황 파악이 되었는지 소리를 질러댔다. 넓은 방안이 이승현의 고약한 비명으로 물들었다. 날 미친개처럼 취급하며 뒤로 물러서는 이승현의 팔을 확 잡아끌었다. 녀석의 눈동자가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증오로 가득차있었다. 왜 그래? 악몽이라도 꾼 거야? 애써 분노를 감춘 후, 식은땀을 흘리는 녀석의 머리를 잡아 쓰다듬었다. 몸이고 심장이고 강력한 떨림이 직접적으로 느껴져 기분이 고양되고말았다.
“당신은 미쳤어. 그것도 아주 단단히…!”
“승현이가 나쁜 꿈을 꿔서 아직 파악이 안 되는 건가봐.”
“당신은…살인자야!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당신은….”
정말 미쳤어. 내 손을 매섭게도 쳐낸 이승현이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왔지만, 객기를 부린 용기를 칭찬해 주기도 전에 제 힘에 딸려 넘어지고 말았다. 내 발밑에서 푹 쓰러져버린 이승현의 머리채를 부드럽게 낚아채며 입술을 마주했다. 잘 해주니깐 눈에 뵈이는 게 없구나. 떨고있는 고양이의 달콤한 입술을 감상하며 지긋이 눈을 감았다. 혀를 피하는 게 미워, 혀를 잘라낼까 생각하다, 피해 보는 것은 내쪽일것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내 뺨이라도 한대 후려칠 기세로 피하는 고양이의 미운 뺨을 내려쳤다. 앙상한 몸이 볼품없이 침대 위로 쓰러졌다.
“정집사. 칼 가져와.”
뒤에서 촬영을 하고 있던 정집사가 나의 명령에 작은 칼을 건넸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반짝이는 아름다운 칼이 제 모습을 보였다. 씹어먹고 싶다는 생각을 잠시 한 후, 화면이 잘 보이는 쪽으로 이승현의 손가락을 위치했다. 내 참뜻을 알아 차렸는지 발버둥치려는 녀석의 아름다운 뺨을 다시 내려친 후 가볍게 잘라냈다. 녀석이 손가락이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댕강- 하는 소리를 감상하기도 전에 녀석은 더한 비명을 지르다 금방 기절 해 버렸다. 캠코더가 마감을 하는 소리가 나자마자, 정집사는 쓰러진 고양이를 업고 나갔다. 살이 쓸리고 잘라지는 선명한 감촉에 흥분이되었다. 이 순간 만큼은 커터칼이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강한 쾌감이 날 이끌었다. 바지를 내리며 이승현의 잘린 손가락을 보물상자에 넣었다. 백년이고 천년이고 간직할 심사였다. 앞에 놓인 캠코더쪽으로 가 영상을 확인했다. 내 작품은 완벽했다. 더욱 고양되는 기분에 참을 수 없어 손을 움직이고 말았다. 사랑하는 이의 손가락이 잘려나가는 영상을 보며 자위를 하는 미친놈이 과연 세상에 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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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이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등장했다. 입술을 벌벌 떨며 내 눈을 마주하지 못한 모습이 흡족스러웠다. 정집사가 나가고 둘만 남은 침대에서 녀석은 파래진 입술을 미친듯이 떨며 온전한 손가락들을 미친듯이 움직였다. 조절을 잘 한 탓인지 나머지 손가락의 신경들은 멀쩡하다고 했다. 비록 4번째 손가락은 영영 나의 소유가 되었지만…. 어찌 되었건 생활 하는 부분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을 정도라니, 나의 완벽한 컨트롤능력에 감탄하며 비어진 왼쪽의 네번째 손가락을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우리 고양이가 많이 떠네.”
“살…살려주세요.”
“불과 몇 시간 전에는 살인자라고 그러더니. 정신을 차렸나 봐?”
“제발…. 살려만주세요….”
“불쌍한 하야토. 고작 손가락 하나에, 지다니.”
“흐윽…. 도련님….”
“하여간. 제 목숨에는 지독히도 끔찍하다니깐.”
효과는 직통이였지만, 어쩐지 정 떨어지는 행동에 난 입술을 다셨다. 지독히도 단순하고, 제 목숨만 소중한 이기적인 고양이의 목선을 햝아올렸다. 아직도 녀석의 몸에서 하야토의 향긋한 피냄세가 나는 것만 같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피 특유의 지독한 향이, 마치 향수처럼 날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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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타.. 오랜만이져 ㅠㅠ 6~0 은 검색해서 보셔야 할 ㄷ스 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