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팝나무입니다!
이제는 본편의 시작입니다.
현성의 진도를 빼다가 늦춰진 수열/야동 이런 식으로 조금 진행을 하다가
다시 우현의 번외로 넘어갈 생각이구요.
흡, 제 소설을 읽어주시는 모든 그대들 저를 매우 쳐주세요!
오늘 수열야동을 가져오려고 했는데 수열만! 가져와버렸네요...
또르르.. 게다가 제 부족한 글빨로 오늘 일을 저질러버렸... ㅌ..털썩!
아마 시간이 된다면 오늘 중으로 야동 편이 나올꺼구요.
안되면 내일이라도 흡..
항상 말씀 드리지만 제 소설을 재밌게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리구요! 사랑합니다!
밑에 예쁜 표지 두개는 꽁기 그대가 만들어주셨습니다 박수 세번 짝짝짝!
으앜, 오늘 일을 저질러버린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른 ㅋㅋㅋㅋㅋㅋㅋ가버릴게요 으엌웈ㄹ엌ㄹ엌ㄹㅇㅋㄹ웈ㅇㄹ 악 오글거려
오늘 수열의 급전개를 위해서 우리 마성의 알렉스님의 힘을 빌려왔어요^^
그런 의미로 bgm은 클래지콰이 - she is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ㅋㅋ
전 갑니다 빨뤼 가야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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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복 바지에 땀 찬 것 같은데 여기서 훌렁 벗을 수도 없고 아잌, 답답해. 땀으로 쩔어 금방이라도 짠내가 날 것 같은 머리를 새끼 손가락에 감아 꼬던 성열이 제 손에 쥐고 있던 초록색 지폐 서너장을 내려다보았다. 우악! 축축해. 이대로 있다가는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세종대왕님의 얼굴이 불쾌함에 찡그려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 성열은 바람이 세게 부는 타이밍에 맞춰서 지폐를 이까지 악물고 열심히 흔들었다. 아잌, 전하, 그렇다고 표정이 썩으시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이렇게 조금이라도 말려드려야지. 그리고 또 우리 매점 형아가 받을 돈이니까. 초딩 못지 않은 유치한 발상으로 혼자 빵 터져 한참동안이나 어깨까지 들썩이며 즐거워하던 우리의 김명수 빠돌이 1호는 그 어느때보다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매점을 향했다. 아, 물론, 여기서 성열의 손짓발짓에 온몸을 의지한 채 팔랑팔랑 거리며 따라붙은 네 분의 세종대왕님은 옵션.
"형, 음료수 캔 랜덤으로 38개 담아주세요. 참, 이프x는 빼구요!" "이프x는 왜?" "아잌, 형은 안그래요? 그거 누가 가래 뱉은 찝찝한 맛이라서 싫어요! 호원이가 왜 그걸 좋아하는걸까요? 호원이 혀는 썩어문드러졌나봐요! 하하하하하하"
체육 시간에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라도 한건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체육복 소매로 닦아내고는 눈을 반짝이며 숨이 넘어갈 듯이 웃는 성열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비닐 봉지에 음료수 캔을 하나하나 담던 명수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작게 흠칫했다. 아이는 순수하지만 상당히 직설적이었다. 가래 뱉은 맛에다가 혀가 썩어문드러지다니. 게다가 자신이 싫어하는 음료수라고 다른 친구들까지 못 마시게 강요하다니. 자신과 다른 취향이라고 친한 친구의 혀를 미각의 미 자도 느끼지 못하는 쓰레기로 매도해버린 성열이 아방한 눈을 뜨고 가게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는 모양새를 눈에 담던 명수가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였다. 시각과 청각이 어째 일치가 되지 않는 것 같은 강한 괴리감에 시달리고 있다는건 무표정의 명수만이 아는 비밀. 아, 잘생겼어.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잘생긴 매점 형아를 힐끔힐끔 바라보며 심심함을 달래던 성열의 눈이 명수가 몇일 전부터 계속 붙잡고 있던 책에 꽂힌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
"제 3의 물결?" "어, 워낙 유명한거라 너도 알껄." "저게 뭐에요? 재난 소설인가? 아잌, 쓰나미에 대한건가?"
음료수를 이제 막 29개째 담고 있던 명수의 손이 다시 허공에서 제 기능을 멈추었다. 뭐라고? 재난 소설이라고? 쓰나미라고? 명수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제 3의 물결은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정보 혁명을 나타내는 말이나 다름 없다. 앨빈 토플러의 제 3의 물결은 중학교 때부터 교과서에 자주 인용되는 책일텐데. 내가 졸업하고 교육 과정이라도 바뀌었나? 뭐, 책을 모르는거까지는 명수는 이해해줄 수 있었다.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학창시절에 시험 기간이면 책을 두번 읽고 세번 읽으며 교과서에 인용되었던 책들은 일일히 다 조사해보기까지 했던 자신의 불굴의 의지에 어느 누구도 견줄 수 없다는걸 명수 또한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별 대수롭지 않게 30개 째의 음료수 캔 봉봉을 집어들고 있던 명수는 '제 3의 물결'을 집어올려 이리저리 둘러보던 성열의 다음 말 때문에 아까와는 차원이 다르게 밀려오는 충격과 공포에 음료수 캔을 바닥에 떨어트릴 수 밖에 없었다. 저런 발상은 좀.. 이해해줄 수 있는 범위를 훅 넘어서버린걸지도.
"아아, 앨빈 토플러? 이게 이름이에요? 이거 뭐 다크 템플러도 아니고. 스타 크래프트 2 하고 싶다. 테란전 할 때 다크 템플러 뽑아서 쓰면 싹인데."
헐. 자신이 존경해 마지 않는 미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의 이름이 게임 속 유닛의 명칭으로 한순간에 변질되어버린 그 어이없는 발언에 명수는 자신의 깊고 검은 눈을 두어번 느리게 깜박거렸다. 저기서 왜 스타가 하고 싶다는 결론이 나오는걸까. 사실, 23년의 인생을 타인과 별로 접점을 가지지 않았던 터라 남들과 큼직큼직한 사건들 조차 없이 살아왔던 명수는 최근 들어 자신이 많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탱탱볼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열 덕분에 명수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끼곤 했다. 워낙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한 아이라서, 자신도 기분 좋은 느낌을 많이 받곤 했었는데. 지금 이건 좀 뭐랄까? 좀 그랬다. 얼굴만 해맑은게 아니고 뇌까지 해맑게 느껴지는건 나만의 착각이겠지. 설마. 무식한 사람을 날라리들과 다를 바 없이 병적으로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 명수는 머릿 속에 작게 그려지는 불길한 예감을 겨우 잠재우며 결심했다. 그래, 한번 확인 해보자. 그 순간 조차도 온몸으로 백치미를 발산하고 있는 성열을 바라보던 명수가 답지 않게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 나라의.. 초대 대통령은?" "이수만... 대통령?" "........." "왜요?" "아니야.. 그럼... 고려는 누가 세웠지?" "음, 최수종이요! 아! 나 고구려도 안다! 고구려는 송일국이 세웠어요. 그리고 조선은 누구지. 이,이훤?" ".........."
조선을 이훤이 세웠다니... 다물라, 다물라 그 입 다물라! 입만 열면 이미지가 산산조각이 나는 성열을 애써 외면하며 얼마전 종영한 '해를 품은 달'에서 나온 왕 이훤의 명대사를 진심으로 읊조려주고 싶어진 명수가 오른손으로 아릿아릿해오는 머리를 짚었다. 우리 나라 초대 대통령이 이수만이면.. 우리 나라 이름은 sm 엔터테이먼트라도 되는 것일까? 최수종이랑 송일국은 또 왜..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고구려의 시조까지 생글거리는 얼굴로 언급해서 틀려버리고 백치미를 플러스 알파까지 증폭시킨 성열은 정말 답이 없어 보였다. 얘는 사극과 현실을 혼동하며 살아가는걸까? 정말 미치겠다. 명수는 지금 당장 성열의 입에 봉인의 주문을 직접 걸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입만 열면 도가 지나치게 깨니까.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미치고 팔짝 뛰는게 무엇인지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체험하게 된 명수는 한숨을 푹푹 내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오랜만에 맘에 들어하는 애가 저런...무뇌아라ㄴ... 하, 말을 말자. 평소의 무뚝뚝한 표정은 온데 간데 없고 전쟁에서 동생이라도 잃은 것 같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한 표정을 짓는 매점느님을 이제서야 발견한 성열은 눈썹과 눈을 따블로 밑으로 쭈욱 늘인 채 자신의 짝사랑 상대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했다. 형이 왜 그러지? 내가 뭐 실수라도 했나? 불과 1분도 안되서 자신이 뇌의 청순함을 장기자랑이라도 하듯 양껏 뽐냈다는 사실을 개미 눈꼽만큼도 알아차리지 못한 성열은 괜시리 불안해지는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우물거렸다.
"형, 제가 뭐.. 잘못이라도 했어요? 표정이 왜 그래요? 제가 형이 낸 수수께끼 틀려서 그래요? 조선은 그럼.. 이훤이 아니고.. 박혁거세가 세웠나? 맞죠? 이번엔 맞춘거죠?"
그래, 존나 시발 이건 뭐 겉잡을 수도 없이 틀렸단다. 큰 눈알을 도로록 굴리며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토끼 모드로 돌입한 성열에게 고개를 내저으며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한 명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애써 목구멍 속으로 꾹꾹 눌러넣은 채 체념한 표정을 지었다. 모든게 꿈이길. 차라리 묻지 말 것을. 자꾸 이 세상의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말들을 듣다 보니 옳은 답도 틀리게 느껴지는 듯한 사태까지 이르렀다. 아닌가? 박혁거세가 아닌가? 아잌, 그런데 이 사람은 이름이 왜 그래. 거세라니! 그럼 설마 고자? 곶,곶,고자라니! 아잌, 왜 이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나고 지랄. 언제나처럼 자연스럽게 머릿 속 깊은 곳에서부터 피어올라오는 병드립 정신을 겨우 억누르며 스물스물 말려오는 입꼬리를 진정시킨 성열은 잘생긴 자신의 매점 형아를 바라보았다. 김명수 관찰기 저자 이성열의 경험에 따르면, 저 표정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데 뭔가 심기가 불편할 때 보이는 안면근육의 움직임이다. 그에 이유는 모르지만 괜시리 불안해진 성열이 명수에게 빠르게 다가갔다. 형, 왜 그래요? 뭐 말 좀 해봐요. 워낙 말이 없는 명수지만, 오늘은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 쫌! 뭐라도 말 좀!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형 지금 표정은 말이 아닌데.." "아무것도 아니라고." "아닌 것.. 같은데." "신경꺼"
차마 무식함의 끝을 보여준 성열의 새로운 모습에 놀랐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 명수는 입을 꾹 닫고 벙어리임을 자처했으나 바로 옆에까지 다가와 자신의 팔을 잡고 자꾸 재촉하는 아이의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차가운 말이 나가버렸다. 아차 싶었지만 이미 입 밖에 낸 말은 다시 담을 수 없는 법. 상처 받은 듯 안그래도 큰 눈이 더 커진 것이 보이자 명수는 스물스물 자신을 감싸오는 죄책감에 큼큼 거리다 고개를 돌린 채 음료수 캔들을 마저 담았다. 툭. 아 젠장, 그러던 중 성열의 시선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던 명수의 손길에 길을 잃어버린 음료수 하나가 바닥으로 떨어져버렸고 명수는 밀려오는 짜증을 눌러담은 채로, 성열은 좋아하는 형아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은 마음에, 둘은 동시에 카운터 아래에 주저 앉았다. 어느 새 어딘가로 굴러가버린 음료수를 찾는 손길들은 어색함을 숨긴 채 분주해졌고 고개를 푹 숙이고 뒤뚱뒤뚱 앉은 걸음으로 캔을 찾는데만 급급했던 성열이 목적을 달성하고 고개를 돌리며 발걸음을 떼었을 때 일은 벌어졌다. 어어? 주위를 미처 살피지 못했던 아이는 자신이 찬양해 마지않는 매점 형아가 자신의 바로 뒤에 있는지 몰랐고, 명수 또한 아이가 갑자기 자신 쪽으로 다가올지 예상 조차 못했다.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 처럼 정적이 흘렀다. 히끅. 히끅. 명수의 위에 엎어진 성열은 너무나도 가까이 있는 조각 같은 얼굴에 너무 놀라 딸꾹질을 하고 말았다. 히끅. 히끅. 아잌, 얼른 일어나야 되는데 몸이 안움직여. 성열이 그러거나 말거나, 자신이 첫 눈에 반해버린 명수의 촉촉하고 깊은 두 눈이 제 바로 앞에서 느릿느릿하게 감았다 뜨여지고 있었다.
쪽-.
에라, 모르겠다! 이건 충동이었다. 자신의 입술을 인감 도장이라도 찍듯이 그 위대하신 명느님의 입술 위에 꾹 눌러찍은 성열의 딸꾹질이 더 심해졌다. 히끅. 히끅. 아씨, 뭐,뭐야! 내 입술 왜 그래! 맘대로 막 거기 가서 앉아있어! 아씨! 딸꾹질 개새끼는 왜 안멈추고 여기서 더 심해지고 지랄! 아잌, 이성열 뭐 하는거야! 빠,빠,빠,빠,빨리 수습! 수습! 제 몸이 제 몸이 아닌 것처럼 경직되어 있던 성열은 뽀뽀 같지도 않은 뽀뽀를 하는 동안에도 자신의 두 눈과 굳이 눈을 맞추고 있는 명수의 모습에 민망해져 달아오르는 얼굴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아잌! 형아는 왜 가만히 있어! 그 순간이었다. 성열이 입술을 떼고 뭔 말이라도 해보려 시도를 하다 뜨거운 한숨을 내뱉었을 때, 그게 신호라도 된 듯 가만히 누워있기만 하던 명수가 성열의 입술을 무서운 속도로 파고 들었다. 읍읍! 읍! 당황함의 표시로 온몸을 바둥대며 명수를 밀어내보았지만 아이의 힘은 군대까지 다녀온 성인 남성의 것에 역부족이었다. 그 자리에 멈춰있는 아이의 혀를 감싸올린 것도 모자라 치열까지 고루 훑으며 성열의 입 속을 곳곳이 탐험하고 있던 명수가 무게가 한쪽으로 쏠리기라도 했는지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는 음료수 더미를 힐끔 바라보았지만 맞붙어있는 입술을 떼지는 않았다. 처음부터 38개를 꼬박 채워넣어야 했지만 별 상관은 없었다.
쉬는 시간이 시작하는 종이 치자 그제서야 명수는 성열이의 입술을 놓아주었다. 강렬한 첫키스의 충격 때문에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건드리면 펑펑 터질 것 같은 말간 얼굴을 바라보던 명수는 아이의 입술을 혀로 한번 쓰윽 핥고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스킨쉽이었지만 후회는 결코 없었다. 카운터 아래에서 본능의 충동질로 시작된 은밀한 입맞춤을 마친 명수는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바닥에 널려있는 음료수 캔들을 빠른 손놀림으로 집어들었다. 자신과 혀를 나눈 후 묘하게 들떠보이는 명수가 내미는 큰 봉지를 멀뚱멀뚱 바라보던 성열은 흐에엑 하고 몸을 크게 움찔거리다 대충 지폐 4장을 건네고 쏜살같이 튀어나갔다. 거스름돈은 개나 주라는 듯이 뒤도 안보고 달려나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명수가 한결 개운해진 기분으로 그 답지 않은 큰 웃음을 터트렸다. 쉬는 시간을 맞이해 매점에 들르는 학생들은 평소와 다르게 가오를 잡지 않고 미소까지 띄우고 있는 매점 형님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그 장본인은 불과 10분 전과는 확연히 달라져버린 자신의 모습을 눈치 채지 못했다. 자신이 시작해놓고 저렇게 내빼는 꼴이라니. 뭐, 솔직히 머리에 든게 없으면 뭐 어떤가? 저렇게 귀엽고 앙큼한데다가 맛있기까지 한데. 이성열이 개가 야옹 하고 짖는다면 그런거고 고양이가 멍멍하고 운다면 그런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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