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훈]한글도 모르는 깡패랑 연애하는 썰05
"따라와"
사고가정지된다는게 이런 느낌일까
아무생각도 안든다. 앞으로 다가 올 상황이 너무 두려워서.
따라와. 세글자로 내 사고를 제압시키는 너는, 경수야 나 이대로 너 따라가면 너한테 무슨말을 들을까
잘됐다고 헤어지자고 할거야? 그렇다면 따라가기 싫다. 오랜만에 경수 네가 나한테 먼저 말걸어줬는데
상황이 그닥 유쾌하지 않아.
"누구에요"
"남자친구"
상황이 더 거지같아지게 오세훈이 내 손목을 잡는다.
딱 보면 몰라, 남자친구잖아.
"나 안태워줘도 되겠다.고마웠어.들어가."
"...조심해서 들어가요"
그래, 너도 잘들어가. 하고 싶었는데 경수가 내 손목을 휘어잡고 빠른걸음으로 걸어가는 통에 목소리가 먹혀버렸다.
어디로 가려는건지 경수는 걸음을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고, 덕분에 오랜만에 경수한테 손은 아니어도 손목이 잡힌채로 걸어본다. 한창 경수랑 썸탈 때 손잡긴 부끄럽고해서 경수가 내 손목을 잡고 걸어다닌게 지금 생각나면
내가 미친건가. 그 때는 연애를 막 시작하려고 그렇게 풋풋하게 예쁘게
잡은 손목이지만 지금잡은 손목은 경수와 나의 시간이 곧 끝날지도 모르는 일이라.
대학에 입학하고 한창 경수에게 반해서 쪽팔린 것도 모르고 졸졸 쫓아다니면서
좋아한다는 티를 팍팍 냈던게 생각난다.
좋아하는 티를 그렇게 내고 나는 경수에게 고백했고 경수는 내 고백을 받아들였었다.
그리고 모두의 부러움을 받으면서 꽤 달달하게 사귀었었는데, 지금은 왜 이런꼴일까.
경수야.
입학식 때 첫눈에 반했던 니 모습은 그대로인데 왜 마음은 변한거야.
"ㅇㅇㅇ 설명해"
경수가 멈췄다.
어, 여기 내가 경수한테 고백한 공원인데.
시작과 끝을 함께하려고 여기 데려온건가싶어 씁쓸하다.
원인제공은 내가 한건데도.
"오해야"
'경수야 진짜 오해야 니가 생각하는 그런거아니야. 그냥 친한 동생이랑 술마시다 내가 잠들어서 그런거야'
할 말은 주저리주저리 많은데 내입에서 나온말은 '오해야' 세마디.
그러고보면 경수한테 잘못한건 맞네.
경수가 싫어하는건데 남자랑 술먹는거, 거기다가 외간남자집에서 자의든 타의든 잔 것까지.
나쁜년이네, 나.
"어떤오해인지를 설명하라는거야"
"그러니까 친한동생이랑 술마시다가 내가 너무 취해서 잠들었어. 걔는 우리집모르고 그래서 지네집에 데려온 것같아"
"너..."
"미안해, 미안 경수야,미안"
잘못한 주제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다 후두둑 떨어졌다.
미안해서, 경수한테, 우리한테, 그리고 경수를 이렇게 만든 나한테.
"ㅇㅇ아"
"경수야 나 솔직히 알아. 내 신경이 너한테만 쏠려있는데 어떻게 모르겠어.
나한테 권태기 온거 나 질린거 나 다 안단 말이야.
근데,...근데 어떡해? 난 너 아직 좋은데,
솔직히 이런 말 웃기지만 나 니가 나 끌고왔을 때 무서우면서 기뻤어
아직 나한테 조금이라도 감정이있으니까 이렇게 끌고온거아니야?
나 혼자 착각하는거야?"
여태껏 경수한테 듣을까 무서워했던 말을 다 쏟아 냈다.
내 이름을 부르고 나올 그다음말이 너무 두려워서 제발 나 놓지말아달라고 노력할테니
너도 나의 반만큼이라도 노력해달라고 제발, 제발 착각이 아니라고 말하라고.
이젠 내의지와 상관없이 형편없게 목소리가 갈라진다.
울지말라고 해줘, 나우는거 싫어했잖아
"미안해."
"뭐가 미안하는거야?"
"그냥 다, 네 말 틀린거 없어. 나 이거 이겨나갈 자신 없어"
"도경수..."
"미안, 미안하다ㅇㅇ아"
경수눈에 지친기색이 역력하다.
너도 나만큼 지쳐있었구나.
오랜만에 경수목소리에 감정이 담겨있었다. 그 목소리가 결국 나에게 헤어짐을 고하는 목소리.
지금 나는 너에게 기쁨이 행복이 되지 못하는구나. 나 때문에 이렇게 힘들구나.
**
"기집애야 아직도 이러고있냐"
비밀번호가 울리는 소리가 들리고 수정이가 들어온다.
근데 얘는 오자마자 사람을 타박해. 아무리 내가 지금이런꼴이라도 친구가 실연당해서
비련의 여주인공인척 좀 하겠다는데 협조 좀 해주지.
"일어나, 죽먹어. 너도 대단하다, 일주일동안 학교도 안나오고 밥도 안먹으니까 좋냐
아주 식음을 전폐해라. 열녀비하나 세워주리?"
.....고맙다.
결국 수정이 덕분에 오랜만에 일어나 사람꼴을 하고 수정이가 떙볕에 나가서 덥다고
오만상을 찌푸리며 사왔을 야채죽을 떠먹기 시작했다.
한끼나 하루정도 밥을 안먹으면 진짜 죽을듯이 배고픈데 일주일정도
굶으면 진짜 배가안고프다.
야채죽이 맛있는지 맛없는지도 모르고 영혼없이 죽을 떠먹고있는데
수정이가 오자마자 너한테 연락이 안되니까 불편해 죽겠다며 충전한
밧데리나간지 일주일 된 핸드폰을 켠다.
"oh my got 도경수아니야?"
"설마"
"아니네, 오세훈? 문맹?"
"어?"
수정이에게 낚아 채듯 핸드폰을 뺏자 정말 36건의 부재중중 32건이 오세훈의 전화임을 확인했다.
하긴 그날 그렇게 갔으니까 당연하겠다. 나머지는 첫날에 전화한 수정이었고.
"야, 나 이제 학교간다. 오늘 너 데리고 학교가려고 했는데 상태보니 영..."
"아니, 나도학교갈거야"
"진짜?"
"응 너무 오래 쉬었다. 너 1교시강의아님? 먼저얼른가"
"ㅇㅇ 나먼저갈테니까 오면 전화하고"
"혼자있다고 또 울지말고, 간다"
겉으로는 저렇게 틱틱거리면서 또 학교가 끝나자마자 먹을걸 사가지곤 우리집으로 올걸
알고있다. 정말 정수정은 츤데레의 대명사다. 츤데레 정선생.
아, 오세훈한테 전화해야겠다. 삼십몇통이나 전화를건 오세훈이 생각나서
휴대폰을 집어들어 오세훈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웬일인지 받지를 않는다.
뭐야, 지금 내가 전화 안받았다고 지도 안받는거야?
혹시 바쁜일이 있는걸 수있으니까이따가 다시 해봐야겠다고 다짐하고선
욕실로 향했다.
샤워를해서 사람으로 거듭나야지. 마트도 가서 장도봐야겠다.
언제까지 누워있을 순 없는 일이니까.
오랜만에 샤워를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니 대충 상황파악과 현실자각이 됐다.
첫째, 도경수랑 나는 헤어졌다
둘째, 이렇게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다고 도경수가 돌아오진 않는다
고로, 나는 이제야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도경수가 개새끼도 아니고 내가 미련한 년이었다. 도경수는 그래도 나와의 예의는 지켰구나.
마지막에 대한 예의. 그게 뭔진 모르겠지만 도경수가 그걸 지켰다는것만큼은 어렴풋이 알겠다.
그래도 딴년이랑 도경수가 만나는거나 딴놈한테 내욕하는걸 봤다거나 전해듣진 않았으니.
지금까지 패턴으로 봐선 을이 나고 갑은 도경수였는데 다음연애는 꼭 내가 갑이 되고 말리라 다짐했다.
내가 좋아서 죽네사네 하는연애는 안해야지.모태솔로였던 주제에 을인 연애를 첫연애로 하는건 정말 미련한 짓이다.
그 미련한 짓을 나는 했고.
도경수의 경영학과와 나의 유아교육과 관은 멀리 떨어졌다면 떨어졌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연애시절 과는 다르지만 강의시간만은 맞춰 짬을 내 데이트를 하고 점심을 함께하자 라는 나의 말에
도경수는 응했고, 덕분에 나는 생각없이 학식을 먹으러 왔다가 도경수와 마주쳤다.
그러고보면 삼십몇통의 부재중전화중에 도경수는 없었으니 내가 학교를 오지 않았었다는 걸 몰랐을 수도 있다.
그냥 저와 마주치기 불편해서 학식당에 안왔다고 생각하나.
아직 나를 보지못했는지 친구들과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괜히 울컥한다.
도경수가 나랑 헤어져서 괜찮아보이는 것 보다 내가 아직 쟤를 보는게 괜찮지 못해서.
눈이 울망울망해서 눈을 아래로 깔고 밥을 흡입했다. 이럴 때 정수정은 하필이면 급한일이 있다며 집에겔게 뭐야.
이렇게 절망적일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핸드폰에 진동이 울린다. 당연히 수정이일 거라 생각하고 액정을 확인하자 오세훈이라고 찍힌
번쩍거리는 불빛이 나를 반긴다. 괜히 반가우면서 쪽팔린느낌이다. 정신이드니 그렇게 헤어져놓고 일주일만에 연락하니까 뭔가 어색하기도,...
솔직히 쟤랑 내가 어떻게 친해진건지도 모르겠다. 딱히 내가 사교성있는것도아니고 쟤는 뭔가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 같기도하고.
"여보세요"
"누나!"
"아, 고막이야. 애떨어질뻔했네"
"그렇게 가버리고 왜 전화안받아요. 얼마나 걱정했는데"
"니가 왜 내걱정을 하냐"
"당연하잖아요. "
"뭐가"
"ㄱ,과외못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얔ㅋㅋㅋ야 설마 내가 약속해놓고 튀는 그런 몰상식한 여자로보이냐?"
"아닌데요, 과외는 해주셔야죠"
"그래, 그럼 나지금 학식먹는데 밥다먹으면 집에갈거니까 30분후 학교앞으로 픽업해라"
"오늘요?"
"왜, 안돼?"
"그건 아닌데,...아,...돼요,돼"
"ㅇㅇ"
짜식 귀엽긴, 오세훈이랑 같이 뭘하면 뭐랄까. 되게 재미있는것 같다. 짱잼! 꿀잼! 허니잼!
전화받기전에 어색할 것같아 괜히 망설인게 무색해질만큼 통화하는 내내 친한동네친구랑 전화하는 것같았다.사촌동생인줄ㅋㅋㅋㅋㅋㅋㅋㅋ
결정적으로 오세훈이 귀엽고 모성애자극 쩌는 것도 한몫하고. 기다랗고 무섭게 생긴게 어떻게 저렇게 귀여울 수가 있지?
오세훈같은 아들 가지고 싶습니다.오세훈같은 아들 소취!
아, 빨리 밥먹어야겠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과외해줘야지. 난 미래 유치원선생님이니까 경험을 삼는거다. ㅇㅇㅇ선생님의 즐거운 한글교실^_^
어른같은 애롴ㅋㅋㅋㅋ그럼 오세훈은 애른인가, 애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래를 보고 실실 쪼개다가 다시 고개를 들고 돈까스를 입에 넣으려고 크게 벌리는데
"..."
하필 이딴 표정으로 도경수랑 시선이 엉킨다.
암호닉은 제댓글 밑에 암호닉만 신청해주세여
암호닉확인하세요! 없으면 댓글 ㅇ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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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싸다 끊긴기분주의*
이렇게나 늦게온 점 사과드립니다ㅠㅠ자고일어나서 또 열심히 쓸게요ㅠㅠ
경수자꾸 암유발쩌시나여? 한가지스포는 앞으로도 경수가 암유발확률이 높다는거..ㅁ7ㅁ8(근데 나는 여주 때문에 암걸릴것같다.넌씨눈 으;)
오랜만에 왔는데 세훈이도 많이 안나오고 우울한 노잼이라 죄송합니다ㅠㅠ노잼주의ㅠㅠ
세훈이비밀은 천천히 밝힐 예정이고, 제목은 연애하는 썰이지만 연애는 앞으로 먼것같은 연애인듯 연애아닌 연애같은 연애썰 ㅎ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