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
[다각/피코] 아저씨,아저씨 w.큰코가 지코
계속되는 작곡 작업 때문에 늦은 저녁을 먹은 후,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는 승현의 말에 비로소 지호는 작곡한 종이들을 정리하고 집에 갈 준비를 하였다.
*** 06.
항상 그렇듯이 지훈은 지호에게 안전벨트를 매어준 후, 시동을 걸었다. 많이 피곤한지 연신 하품만 하는 지호였다.
"피곤하면 좀 자." "안돼요, 저 한번 자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자거든요." "어차피 한남동 도착하려면 멀었어. 도착하면 깨울테니까, 걱정말고 자."
아-안돼는데..말하면서도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눈을 감는 지호. 지훈은 뒷자석에 있던 담요를 꺼내어 지호에게 덮어주었다.
-
"야야, 지나간다." "어디?!"
친구가 손으로 가리키는 곳엔 며칠 전, 입학식 날 보았던 그가 서있었다. 애석하게도 그는 '뭘 꼴아봐, 새꺄.'라는 여섯 단어만을 남긴 채 이름도, 몇학년 인지 물어볼 틈도 없이 사라졌다. 오늘은 필시 하늘이 내려준 기회이니라. 다가가서 말을 붙여보란 계시일거야, 암!
지훈은 지호가 서있는 곳으로 얼른 달려갔다.
"저기요."
굵은 목소리가 제 옆에서 들리자 놀란 지호가 옆을 돌아봤다. 어, 이 새낀..
"아, 이름이 우지호였구나."
지호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끄덕이는 지훈.
"왜 남의 귀한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지랄인데."
역시나 입이 거칠다. 그러나, 이것 또한 그의 매력이라 하면은 매력이다.
"그냥, 그 쪽 이름 알고 싶었어요. 그림 그리는 모습이 너무 아 ‥ 아니, 멋져서요." "미친-"
이 고릴라 닮은 새낀 갑자기 다가와서 다짜고짜 제 이름을 부르며 그림 그리는 내 모습이 멋지단다. 머리가 좀 그런 얘인건가? 왜 하필 내가 걸린건데, 시발.
"저 미친놈 아니예요." "그래그래, 알았으니까 좀 꺼져." "몇 학년이예요?2학년?3학년? 1학년은 아닐테고."
아오, 내가 살다살다 박경보다 더 끈질긴 새낀 처음 본다.
"내가 왜 너한테 알려줘야 하는건데." "안 알려주면 계속 쫓아다닐건데요." "좆까, 미친놈아." "저 안 미쳤다니깐요."
그래, 이런 끈질긴 새끼들을 떨구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원하는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이다.
"2학년. 됐냐?"
별 또라이를 다 보겠네, 진짜. 지호는 짜증스럽게 중얼거리고선 제 갈 길을 갔다. 지훈은 그런 지호를 보며 씨익- 개구지게 웃었다. 2학년, 우지호. 이 두 가지만으로도 오늘은 엄청난 수확이었다.
*** 차는 한남동, 지호가 사는 아파트 앞에 도착했다. 지호는 정말 깊게 잠든 것 같아 보였다.
"지호야."
지호의 어깰 흔들어 깨웠더니, 지호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눈을 살며시 떴다.
"도착했어." "아‥"
제 동네, 제 집인걸 확인하고, 고맙다며 지훈에게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리는 지호.
"내일도 학교 앞에서 기다릴게." "…네, 안녕히 가세요." "그래, 내일 보자."
말을 마친 후, 창문을 올리고 차는 유유히 지호에게서 멀어져갔다. 제 시야에서 차가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지호도 아파트 입구로 들어섰다.
밤 12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지만, '엄마'와 '아빠'라는 사람들은 자식이 걱정도 안되는건지 전화, 문자 한 통 없었다. 하긴, 언제 한번 내가 눈 뜨고 있을 때, 집에 들어온 적이 있었나. 아마, 그들은 아직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늦게 들어온것 또한 영원히 모를테지.
어두컴컴한 집안으로 들어선 지호는 새삼 비참함을 느꼈다. 나에겐, 부모란 사람들이 있긴 하는걸까.
"…없어, 그런거."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없을거야.
참 이상하게도, 오늘 오후에 나를 데리러 와줬던, 내가 더운걸 알고 아이스티를 건네주었던, 내가 추운걸 알고 내 손을 잡아주었던 그가, 아저씨가 보고 싶었다. |
7화 얼른 업뎃하겠습니다. 눈팅 나빠여허..'널 한번도 잊은 적 없어' 下편도 곧 들고 오겠습니다!!ㅎㅎ
항상 댓글 달아주시는 익인이분들 감사해옇
요즘 글잡에 피코픽이 많아서 햄볶으네여.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