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나의 피터팬
作.개아님
올해 30살을 갓 넘긴 태형은 26살 대학을 졸업한 뒤 회사 입사 이후 삼 년이 되었을 때 갓 입사한 귀여운 아가씨에게 반해 작업을 걸었지만 수십 번을 거절당하였다. 그러나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수백 번을 작업 걸어 결국 넘어간 아내와 알콩달콩 결혼하여 행복한 신혼을 보내고,
“자기야, 다락방 청소 좀 해달라니까!”
“아, 알았어.”
싶었던 건 태형의 바램 뿐이었다. 그래도 나름 귀여운 아가씨였던 아내는 결혼한 지 몇 달 되었다고 그새 초심을 잃고 버럭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게 일상이 되었고, 그런 아내를 못 이기는 태형은 오늘도 한숨을 푹 내뱉으며 티비를 끄곤 소파에서 일어났다. 아니, 그러길래 아파트 가자니까 왜 주택으로 오제. 투덜대며 아내가 꺼내둔 먼지떨이와 빈 상자를 들고 계단을 타고 다락방으로 올라간 태형은 문을 열자마자 소복이 쌓인 먼지에 한숨을 푹 내뱉었다. 아, 나 정말 폐에 먼지 쌓여서 죽는 거 아니야? 우리 애기도 봐야 하는데. 으으, 앓는 소리를 낸 태형이 소매로 코와 입을 대충 가리곤 다락방으로 들어섰다.
어두컴컴한 다락방에 전원 스위치를 누르니 전등이 몇 번 깜빡이다 환한 빛을 내며 다락방을 가득 채웠다. 갑자기 밝아진 터라 잠시 눈이 부신 태형이 눈을 세게 감았다 떴다. 어디서부터 정리하지, 하며 고민을 하던 태형은 그냥 발이 이끄는 곳으로, 는 무슨 그냥 눈에 제일 띄었던 책장으로 향했다. 먼지를 이리저리 탈탈 털며 들고 온 상자를 끌어와 안에 버릴 책들을 차곡차곡 쌓아 넣는데, 삐뚤빼뚤한 글씨로 일기장 표지에 '태형이 일기장' 하고 적혀있는 것을 본 태형이 잠시 멈칫했다. 일기장을 한 장 넘겨보니 그림일기를 썼던 것인지 그림과 함께 큰 글씨가 가득했다.
유치원 때 썼던 건가, 하고 옆 탁자의 먼지를 대충 털고 걸터앉아 일기장을 대충 촤르륵 넘겨보자, 사진 하나가 꽂혀있었다. 사진을 보려고 일기장을 잠시 한 손으로 잡으려는데 일기장 뒤에 있던 것인지 낡은 종이비행기 하나가 떨어져나왔다. 사진을 다시 꽂아두고 비행기를 잡아 일기장에 넣으려다, 비행기 속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비행기를 펼쳤다.
네버랜드로 날아가는 피터팬.
이라고 적힌 글씨와 함께 피터팬이 하늘로 날아가고 있었다. 피터팬과 함께 있어야 할 팅커벨은 땅에 서서 피터팬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엉뚱하단 소리를 많이 들어왔던 태형은 과거에도 변함없던 자신의 엉뚱함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일기장에 비행기를 다시 접어 꽂은 후 옆으로 돌아간 사진을 똑바로 하였다.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과거 어린 시절의 자신과 옆엔 그 시절 친했던 친구였는지 둘이 어깨동무를 하고 카메라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사진을 일기장 아무 곳에 꽂아넣고 청소를 마저 시작한 태형은 자신의 옆구리에 일기장을 끼고 다락방 창문을 열어젖힌 후 다락방 이곳저곳을 청소했다. 사실 귀찮아서 뿌옇게 쌓인 먼지만 대충 턴 게 크나큰 함정이지만. 아무튼, 콜록거리며 청소를 마친 태형이 다락방 문을 신경질적으로 닫고 작업실 책상 위에 일기장을 올려두고 갈아입을 속옷과 옷을 든 채 화장실로 향했다. 물로 머리와 얼굴에 묻은 먼지들을 깨끗이 씻어내고 수건으로 몸을 닦다 문뜩 본 거울 속 자신의 얼굴에 감탄하던 태형이 이내 추위를 느끼고 재빨리 옷을 입고 화장실을 나왔다. 머리를 탈탈 털며 작업실 책상으로 향한 태형이 의자에 편히 기대앉으며 일기장 첫 장을 펴냈다.
20XX년 X월 13일
오늘은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놀이터에서 피터팬이랑 모래성 만들기 놀이를 했다.
내가 모래를 항금 모아오면 힘이 쎈 피터팬은 물을 이만큼 떠다와서 모래에 물을 뿌렸다.
모래가 황토색이였는데 피터팬이 물을 뿌릴때마다 색깔이 점점 찐해졌다.
피터팬이 물을 뿌려서 그런 것 같다. 피터팬은 참 멋있다.
월요일은 피터팬이랑 유치원 끝나고 기차놀이 하러 가고 싶다.
기차놀이하면서 네버랜드까지 칙칙폭폭.
20XX년 X월 15일
오늘은 피터팬이랑 기차길에 기차놀이를 하러 갔다.
여기는 왜 기차가 안 와? 하고 한테 물었는데 피터팬이 어려운 말을 했다.
사실 무슨 말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아 그렇구나 하고 아는 척을 했다.
밤에 엄마오면 물어봐야지. 아무튼 오늘은 칙칙폭폭 기차놀이를 했는데 오늘따라 피터팬 표정이 안좋았다.
나랑 노는게 싫은가 싶어서 물으니 절대 아니라며 웃었다.
피터팬은 너무 착해. 피터팬이 너무 좋다.
20XX년 X월 23일
오늘은 하늘에 구멍이 나서 물이 콸콸 쏟아졌다.
나는 노랑색 우산을 들고 피터팬은 파랑색 우산을 들고 유치원에 갔다.
비만 안오면 오늘도 기차놀이 하고 싶었는데.
엄마가 비온다고 유치원이 끝나자마자 데리러와서 피터팬이랑 인사도 못하고 집으로 왔다.
피터팬이랑 놀고싶다. 오늘은 피터팬이랑 못놀아서 기분이 나쁘다.
20XX년 X월 25일
오늘은 피터팬이랑 동산에 놀러갔다.
피터팬이 잠깐만 기다리라면서 어디에 갔다가 왔는데 얼굴이 이리저리 까져있었다.
너무 놀라서 피터팬에게 왜그래? 하고 물으니까 피터팬이 씩 웃더니 나한테 예쁜 꽃을 줬다.
꽃을 받으니 피터팬이 길가다가 꽃봤는데 나를 주고 싶어서 꺾었다고 했다.
피터팬은 정말 멋진 것 같다. 나의 피터팬.
20XX년 X월 27일
내가 오늘 피터팬한테 팅커벨을 할꺼라고 했다. 피터팬이 알았다고 했다.
나는 팅커벨, 피터팬 친구. 나중에 피터팬이랑 네버랜드가서 살고싶다.
아, 웬디는 없었으면 좋겠다. 웬디 너무 싫어.
자신이 과거에 쓴 일기를 읽은 태형은 피터팬 어떤 아이였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너무 오래된 과거라 그런가 얼굴마저 기억나지 않는 아이를 자신은 참 좋아했는지 모든 일기에 피터팬이란 아이와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일기 속 피터팬은 남자인 것 같았다. 어릴 때부터 독특하긴 했는지 자신을 팅커벨이라 칭하며, 대부분의 아이들이 좋아하는 웬디를 싫어했다는 것에 잠시 놀랐다가 금세 수긍했다. 그래, 난 대부분의 영화에서도 악역을 좋아했으니. 어릴 때라고 다를 게 뭐가 있나, 싶었다.
20XX년 X월 24일
피터팬 오늘 유치원 안왔어. 기분 나빠.
20XX년 X월 31일
오늘 유치원 마지막날. 피터팬이랑 초등학교 같은 곳 가면 좋겠다.
하나님 초등학교 피터팬이랑 똑같이 가게 해주세요.
이 일기를 끝으로 유치원 생활이 끝이 난 것 같았다. 자신의 과거 모습이 문뜩문뜩 머릿속에 그려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맞춤법도 많이 틀리고, 아- 나 애기때 너무 귀여웠네. 큭큭 웃으며 일기장을 촤르륵 넘겨보던 태형은 일기장 사이에 꽂힌 사진을 빼내었다. 사진 속 자신은 피터팬이라는 아이와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인지 아까 본 어린 시절과는 달리 조금 성장한 키와 살짝 변한 얼굴로 꽃다발을 들고 카메라를 보고 웃고 있었다. 물론 어릴 때 웃던 얼굴이 변한 것은 아닌지 해맑게 웃는 모습은 어릴 때와 다른 모습이 없었다. 사진을 책상 위에 올려두고 일기장을 마저 넘긴 태형은 이제 초등학교 일기인지 상단 부분에 '초등학교'라 적힌 일기를 읽었다.
20XX년 X월 5일
엄마가 일기를 다 읽어보더니 친구가 피터팬 밖에 없냐고 한다.
아닌데. 나 피터팬 말고 윤기도 있고, 지민이도 있는데.
엄마가 나를 친구가 없는 아이로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
그러면 왜 일기에 피터팬 이야기 밖에 없냐고 한다.
피터팬이랑 노는게 제일 재밌고 또 피터팬이는 멋있잖아!
오늘은 피터팬이 비행기를 접어줬다. 놀이터에서 슝슝 날리다가 도로로 날아가버렸다.
주우려고 뛰어가려는데 피터팬이 화를 냈다.
놀라서 피터팬을 쳐다보니 피터팬이 인상을 쓰며 앞을 가리켰다.
피터팬이 가리킨 쪽으로 앞을 쳐다보니 앞에 자동차가 슝 지나갔다.
자동차가 슝 지나가고 나니까 피터팬이 만들어준 비행기가 찌그러졌다. 슬펐다.
저거 없으면, 못날아가잖아. 네버랜드로.
20XX년 X월 6일
오늘은 너무 추워서 코가 빨갛게 됬다. 피터팬이 나보고 루돌프라고 놀렸다.
짜증나서 우니까 피터팬이 울면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안준다고 울지말라면서 사탕을 줬다.
사탕을 받고 울음을 그치니까 이제 눈도 빨개서 루돌프 아니라고 했다.
나 안울었으니까 산타할아버지 나 선물 꼭 주세요.
피터팬이랑 손잡고 날아갈 수 있게 날개를 선물로 주세요.
초등학생 때도 변함없이 피터팬이란 아이와 계속해서 지내는 것인지 일기에는 항상 피터팬이란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잠시 작업실을 나온 태형이 하품을 크게 하며 부엌으로 향해 냉장고에서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한잔 꺼내 컵에 따랐다. 한 모금 마시며 다시 못 읽은 일기를 마저 읽기 위해 부엌을 나가려는데 식탁 위에 아내가 '나 잠시 외출. 배고프면 전화.'라는 쪽지를 남겨둔채 말도 없이 사라졌다.
“나갈 때는 노크라도 해주던가….”
괜히 서운한 마음에 입을 한번 삐죽인 태형이 한 모금 정도 마신 오렌지주스를 다시 들고 못 읽은 일기를 마저 읽기 위해 작업실로 향했다. 일기장에 표시된 '중학교'라고 적힌 페이지부터는 대충 어림잡아 봐야 13장 정도가 다였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일기는 쓸게 못 된다고 느낀 건가. 눈썹을 한번 씰룩인 태형은 중학교 시절을 읽어내려갔다.
20XX년 X월 27일
미친. 걔는 아직도 내가 초딩 코찔찔이 인줄 안다.
지도 나랑 똑같은 중학교 2학년 이면서 어른인척 개쩐다. 존나 꼴불견.
오늘도 어김없이 걔랑 하교를 했다.
근데 오늘은 어떤 이상한 여자애가 걔한테 고백했다.
걔는 눈도 없나? 잘생긴 나를 두고 왜 걔한테 고백하지?
아직도 어이없다.
지가 뭔데 걔한테 고백하냐. 웬디같은게.
20XX년 X월 28일
걔가 문자로 지 여친생겼다고 자랑한다.
……하나도 안부러운데.
걔가 여친생기면 나는 이제 혼자 다녀야하나?
아. 아무렇지도 않았었는데 그 여자애 갑자기 싫어진다.
웬디같은 기집애.
20XX년 X월 6일
오래간다 했더니 결국 걔는 지 여친이랑 깨졌다.
그 기집애 맨날 하교길에서 나 째려보더니. 꼬시다. ㅋㅋ
왜 깨졌냐고 물으니 관심 끄랜다.
역시 싸가지없는 놈.
오늘은 내가 떡볶이를 샀다. 진짜 사기 싫었는데 어제 게임 졌으니까 사라고 닥달한다.
언제 내기 했냐고 물으니 그딴 건 왜 묻냐며 욕한다.
나쁜놈… 아 돈 아까워.
20XX년 X월 13일
또 학교 안왔다.
“뭐야.”
한참 재밌게 읽어가고 있던 소설의 클라이맥스 부분이 싹둑 잘려나간 마냥 일기는 이 이후로 적혀있지 않았다.
“아, 존나 김새.”
짜증스런 맘에 미간을 절로 찌푸린 태형이 일기를 덮자, 일기장 사이에 꽂혀있던 사진이 톡 떨어졌다. 일기장이 무슨 사진첩이야, 사진 진짜 많이도 꽂아놨다. 떨어진 사진을 보기 위해 집어 들자 사진 속 태형은 친구 여러 명과 중학교 졸업을 기념하기 위한 것인지 정문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꽃다발을 들고 웃고 있었다. 그러나 뭔가 억지로 웃는 듯한 기분에 뭐지, 하고 고민하던 태형이 이내 무언가를 깨닫고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매번 사진을 찍을 때 자신의 옆에 딱 붙어있던 아이의 얼굴이 없었다.
피터팬. 걔가 없네. 사진 찍어줬나? 하고 생각을 하다 고개를 휘젓던 태형이 혹여나 자신이 놓친 얼굴이 있을까 싶어 사진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았다. 사진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그 아이의 얼굴에 이사를 갔나, 싶었으나 이사를 갔으면 분명 자신의 성격상 일기에 적어놨을 것이 분명했다. 혹시나 얼굴이 변했는가 싶어 초등학교 졸업할 때 찍은 사진과 함께 비교를 해보아도, 아이의 얼굴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것 같아 마지막 일기를 중학교 시절 일기를 다시 쭉 읽다가 13일 일기 이후에 페이지를 찢은 것인지 종이가 찢긴 흔적이 보였다. 그 흔적을 보자마자 태형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까 청소한 다락방 책장으로 향해 책장을 구석구석 살폈다. 책장을 일일이 뒤지다 보니 종이가 접혀있었고, 그 종이를 챙겨 다시 방으로 온 태형이 종이에 적힌 일기를 읽었다.
20XX년 X월 16일
네버랜드에 함께 가자고 약속한 피터팬이 눈을 감은채 뜨질 않는다.
옛날부터 내가 팅커벨하기로 했는데.
동화 속 팅커벨은 피터팬이 독을 못마시게 하려고 자기가 대신 먹는데, 나는 할수있는게 없다.
이럴 때마다 나는 그아이가 한말이 진짜같아서 두렵다.
“네버랜드는 존재하지 않아.”
왜 너는 굳이 현실이라는 덫에 발을 내미니. 현실에 존재하는 너는 아프기만 하잖아.
오늘도 눈을 감고있는 그아이에게 내가 해줄수있는건 기도뿐이었다.
내가 대신 아파도 좋으니 정국이 살려주세요. 정국이 눈 좀 뜨게해주세요.
정국이가 저보고 욕해도 좋아요. 정국이가 저를 기억 못해도 좋아요.
그러니까, 목소리 좀 듣게 해주세요……
마치 자신의 피터팬을 살리기 위해 독극물을 마신 팅커벨 마냥, 자신이 대신 아플 수 있다면 사지가 찢어져도 좋을 만큼, 몇 줄 안되는 짧은 일기는 너무나도 절실했다. 태형은 어린 시절 자신이 써내려간 일기를 다시 읽어보고 느낄 수 있었다. 내가 피터팬을, 굉장히 좋아했구나. 기억하지 못했던 자신의 첫사랑 상대가 남자라는 것은 거슬리지 않았다. 일기를 수십 번 읽어내려가던 태형이 찢긴 종이를 유심히 보더니 뒷면에 급하게 써내려 간듯한 필기의 흔적을 보기 위해 종이를 뒤집었다. 종이 뒷면에 가지런히 적힌 11자리의 숫자를 본 태형은 눈이 절로 커졌다. 정국이. 하고 적인 번호는 필히 저가 생각하는 피터팬이 맞았다. 떨려오는 손으로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를 집어 들어 11자리의 숫자를 꾹꾹 입력했다. 괜스레 떨려오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생각했다.
전화를 받으면 무슨 말을 할까. 안녕, 나 태형이 인데. 너 나 기억나?
아니면
잘 지냈니? 너 옛날에 아팠었잖아. 지금은 괜찮아? 요새 뭐 하고 지내? 난 아직도 서울 사는데, 너도 아직 서울 살아? 우리 한 번 만날까?
수많은 말들을 머릿속에 되뇌이던 태형은 일단 전화하면서 생각하자, 하고 통화버튼을 누르며 종이를 책상 위에 얹었다. 종이를 얹는 순간 자신의 시야에 가득 찬 일기장 뒷면 달력을 본 태형은 제 시야를 부정하듯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얼마나 울었던 것인지, 동그랗게 표시된 날짜 주변은 눈물 자국이 잔뜩 말라붙어 있었다.
‘네버랜드는 존재하지 않아.’
과거 어린 시절부터 믿어왔던 상상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던 나의 어린 피터팬은
-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로……
현실이라는 덫에 걸려 네버랜드로 날아가지 못한 채
20일, 정국이 하늘나라.
벌써 보고 싶다, 정국아.
죽음을 맞이했다.
네버랜드는 사라지고, 피터팬은 죽었다. 팅커벨은 추억이란 책을 쭉 펼쳐보곤 마지막 페이지를 찢었다. 그리곤 종이비행기를 접어 하늘로 날려 보내더니 예쁘게 미소 지었다.
‘정국이는 피터팬이야, 피터팬.’
사라진 네버랜드에서, 예쁘게 웃고 있던.
어린시절 나의 피터팬,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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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위로 쓰다가 머리식힐겸 한편올려요~ 열심히 쓰고있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