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ck 'em up
: 그것들을 다 빨아들여 :
w.카딜
성적인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죠.
여기에선 두 가지 의미에요.
뱀파이어니까 그것='피' 를 빨아들인다는 뜻도 있고 성적인 표현도 있고.
03
"카이, 잘 생각해봐. 그 남자애 얼굴 기억안나?"
"몰라. 그냥 눈 땡그란 남자였어."
"멍청아. 봤으면 죽여야지 그냥 놔 주면 어떡해!"
"타오. 너한테 멍청이 소리 들으니까 기분이 좋지는 않은데."
루한과 타오가 카이의 양 팔을 붙잡고 흔들며 추궁했다. 크리스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 지 고민하는 듯 쇼파에 기대앉아 눈을 감고 있었고 깨어난 카이를 붙들고 한동안 난리를 치던 찬열은 답답한 듯 인상을 찌푸리는 크리스 옆에 가만히 앉아있다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흥분에 다시 일어나 카이의 방으로 향했다. 쿵 쾅 쿵 쾅 계단이 부서질 듯 큰 발 소리와 벌컥 열리는 문에 놀란 루한은 카이에게서 떨어졌고 문 앞에 화가난 듯 씩씩거리는 찬열을 본 타오도 조용히 카이의 팔을 놓고 일어섰다.
"왜 그냥 보내줬어? 너 그렇게 동정심 많은 놈 아니잖아. 흡혈하는 걸 들켰으면 그 자리에서 죽였어야지! 여태 그래왔잖아."
"그냥. 그냥 졸려서 보내줬다니까."
"그게 말이 돼? 그 남자가 지금 경찰에 널 신고했어. 눈도 마주쳤으니 분명 얼굴도 기억하고 있을거야."
"절대 나 못 찾아. 경찰들이 걔 말을 들어주기나 할 것 같아? 걔 미친놈 취급이나 안 당하면 다행일걸."
"그래도 최악의 상황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서 증거는 남겨두지 말라고 했잖아!"
"나한텐 재미없는 것 만큼 최악의 상황은 없어."
"그래서 지금 재밌어? 항상 뒷 수습을 하느라 고생하는 건 크리스잖아! 니 재미를 위해 우리가 희생해야 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찬열과 그런 찬열을 무시하듯 아무런 감정없는 목소리로 대꾸하는 카이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루한과 타오는 카이의 눈치를 보며 찬열의 옷자락을 끌어당겼고 찬열은 그런 둘을 무시하듯 더 큰 소리로 카이에게 대항했다. 끝날 줄 모르는 둘의 기 싸움에 지친 루한과 타오는 크리스를 데려와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슬금슬금 방문을 향해 발 걸음을 옮겼다.
"엄마야!"
"루한 너 엄마 없잖아."
"씨. 크리스 때문에 놀라서 그런거야!"
카이와 찬열 몰래 방문을 연 루한은 문 앞에 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서 있는 크리스를 보곤 놀란 듯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크리스는 넘어진 루한을 일으켜 세우곤 방 안으로 들어섰다.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을 한 크리스가 쇼파에 앉아있는 카이 앞에 멈춰섰다.
"찬열, 오늘 저녁엔 오랜만에 파스타 해줄게. 너 그거 좋아하잖아. 루한과 타오랑 함께 마트에 가서 재료 좀 사다 줘. 집 앞 슈퍼말고 저 아래 대형마트에서."
카이와 둘이서 할 이야기가 있는건지 크리스는 자리를 비켜달라는 말을 재료를 사다 달라는 말로 대신했다. 둘을 남겨놓고 나가는 게 맘에 들지 않은 듯 인상을 쓰던 찬열은 자신에게 이야기 하면서도 뒤를 돌아보지 않는 단호한 크리스의 뒷모습에 씁쓸함을 느끼며 루한과 타오를 데리고 일층으로 내려갔다.
"이제 말해봐. 왜 그냥 보내줬어?"
"그냥. 겁도 많아 보이길래 경찰에 신고 할 배짱도 없는 줄 알았지."
"장난 할 기분 아니야. 너 때문에 뱀파이어의 존재를 경찰들이 알아챌 수도 있어."
"....그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너 그런 걸로 실수하는 놈 아니잖아. 못 봤으면 몰라도 봤는데 그냥 보내줬을리가 없잖아."
"..."
"이유가 있어서 보내줬을 거 아니야."
"디오를 닮았어."
"카이. 디오는 죽었어."
"알아. 디오의 환생이나 후손 쯤 되겠지."
"...우선 걔부터 경찰에서 빼내야겠군."
"..."
"죽이지 않을테니 눈에서 힘 풀어."
크리스는 앉아있는 카이의 어깨를 한 번 토닥이곤 기지개를 피며 일층으로 내려갔다.
*
"학생. 살인 현장을 목격해서 충격이 큰 거 알아. 그런데 본 그대로를 말해줘야 수사를 계속 진행할 수 있어."
"나..남자였어요...키가 큰 남자..그 남자가 목..목을 물고 피..피를....."
"학생. 이 사건 목격자가 학생밖에 없어.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으면..."
"누..눈이 마주쳤는데 어, 없어졌어요."
제 말을 믿지 않는 경찰 때문에 경수는 미칠 지경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늦장을 부리다 학원으로 가는 버스를 놓쳤다. 20분마다 한 대씩 오는 버스를 기다릴 여유는 없었던 경수는 평소엔 위험해서 다니지 않았던 지름길이 생각났고 그 곳으로 발을 옮겼다. 훤한 대 낮이지만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홀로 걷는 건 꽤 무서웠다. 더군다나 어제 이 근처에서 살인 사건이 났기 때문에 더 무섭게 느껴졌다.
차라리 학원에 늦더라도 그 골목을 지나지 않았더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그 골목에서 벗어나려 발걸음을 재촉하던 경수는 눈 앞에 보이는 광경에 자리에 멈춰설 수 밖에 없었다. 경수에 눈 앞에는 키가 큰 남자와 한 여자가 선정적인 포즈로 엉켜서 키스를 하고 있었다. 경수는 자신도 모르게 골목에 쌓여있던 쓰레기 더미 뒤로 몸을 숨겼다. 성적인 호기심이였을까. 아님 그 앞을 지나갈 용기가 없어서였을까. 쓰레기 더미 뒤에 숨은 경수는 계속해서 남자와 여자를 지켜봤다. 한참동안이나 키스를 이어가던 남자가 입술을 떼고 짧은 버드키스를 하더니 여자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쓰레기 더미 뒤에 몸을 숨겨 구경하던 경수의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아..그냥 아까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걸... 자신이 지나갈 타이밍을 놓치고만 경수는 쪼그려 앉은 채로 슬금슬금 뒤로 돌아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 했다. 남의 성관계까지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아악!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경수는 몸이 굳었다. 무슨 소리지. 무슨 소리일까. 호기심을 참지 못한 경수는 다시 뒤를 돌아 쓰레기 더미에 몸을 숨기고 남자와 여자를 쳐다보았다. 여자는 힘이 없는 듯 눈을 감고 축 쳐진 몸을 벽에 기대어 있었고 남자는 아직도 여자의 목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뭐..하는 거지? 소리는 왜 질렀을까? 이것 저것 홍수같이 쏟아지는 궁금증에 눈을 굴리던 경수는 곧 이어 여자의 목덜미에 파묻었던 고개를 드는 남자의 얼굴에 온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남자의 눈동자는 묘한 붉은색을 띄고 있었다. 고개를 든 채로 한참이나 입맛을 다시던 남자는 다시 혀를 내어 여자의 어깨를 타고 흐르는 피를 핥았다. 피? ...피..!!!!!!!!!!!
경수는 지금 이 상황이 어떤 상황인 지 도무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그저 '여기서 도망가야한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뒤를 돌아 몸을 일으킨 경수는 경기를 일으키 듯 소리를 질렀다. 언제 온 건지 남자가 제 앞에 서서 소리를 지르는 제 입을 막고 있었다. 분명 방금 전까지 저기에 있었는데! '디오?'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영어로 된 이름을 말하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낮았다. 다리에 힘이 풀린 경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씩 웃는 남자의 입가에 묻은 피가 이 상황이 위험한 상황임을 알려준다.
"다음에 또 보자."
작은 목소리로 뭐라 말하던 남자는 제 이마에 입을 맞추곤 순식간에 사라졌다. 연기처럼..그렇게 사라졌다.
"...그러니까 범인이 뱀파이어라고?"
"네!..부.분명해요. 입가에 피.피가....."
"오형사님. 이 학생 충격이 너무 큰 것 같은데요. 우선 정신과부터 데려가시는게..."
이럴 줄 알았다. 그래서 바로 경찰서로 오지 않고 집으로 갔던건데... 답답해져오는 기분에 경수는 인상을 찌푸렸다. 제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였다. 안 믿을 줄 알았어. 근데 진짜란 말야...
"내가 이야기 해볼테니까 넌 국과수 가서 김반장님 모셔와. 또 혼자 차 몰고 오시다 사고난다."
"네."
"경수..라고 했지? 내 생각엔 니가 지금 거짓말을 하는건 아닌 것 같거든. 물론 겉보기론 믿을 수 없지만 내 감은 그래."
"...."
"니가 오늘 진술한 게 전부 다 사실이야?"
"..네.."
"이거 다른사람한테 이야기 한 적은 없지?"
"네. 말해도 누구도 안 믿을거에요...저였어도 그랬을거에요...그치만 진짜에요!"
"알아. 니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는거."
"...형사님은 제 말이 믿겨지세요?"
"받아들이기 쉽진 않지만 니가 거짓말을 하는 것 처럼 보이진 않아."
"...."
"우선 오늘 진술은 여기까지. 충격이 컸을텐데 이렇게 바로 와서 진술해주느라 수고했어."
"감사합니다.."
"내일 다시 연락할게. 좀만 기다리면 아까 그 경찰아저씨 올거거든? 집까지 태워다 달라고해."
"아니에요.. 바로 이 앞이라. 걸어갈게요."
"그래. 그럼 조심해서 가고 내일 연락할게."
경수는 걸어가면서 제 머릿속을 정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거였으면 좋겠다. ...'디오'는 누구일까. 그 남자는 누구일까. 정말 뱀파이어가 맞는걸까? 뱀파이어가 정말 현존하는 건가? 그 남자는 왜 내 이마에 키스했을까. 그 남자 잘생겼..?! !!!정신차려 도경수! 무슨 생각을 하는거야. 그 남자는 살인자야.
"안녕?"
"..누구..세요."
경수는 제 앞에 나타난 낯선 사람을 잔뜩 경계어린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3편은 그래도 새벽이 되기 전에 들고왔어요!
전개가 좀 느리네요ㅜ.ㅜ 아직도 백현이가 등장을 안했으니...
다음 편부터는 좀 빨리빨리 나갈게요~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이에요!! 제가 본 분들까지 추가했어요!
이프로 포도 왕자 타니 코끼리 꾸꾸꾸 페네 민들레 바니 이불 김종인코판다 물티슈 오미자 청포도 푸푸 비둘기
감사합니다ㅜ.ㅜ 하트하트 |
암호닉 계속 추가하고 있어요!
그리고 아마 다음 편은...내일 올리지 못할 것 같아요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