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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궁화희[後宮火熙] : 4







[방탄소년단/전정국] 후궁화희[後宮火熙] : 4 | 인스티즈






"무슨 일이시래?"





"모친께서 서거하셨나봐."





"그동안 아무리 괴롭혀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으시던 분이 하루종일 저러시니 안됐다."





"오죽하겠어? 이젠 어머니 장례에도 갈 수 없잖아."




 노비들의 설왕설래에 왕부로 들어서던 정국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정국은 두 노비를 불러 무슨 일인지 소상이 물었다. 아니 그게, 복진께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단 소식을 듣고 며칠째 방문 밖으로 나오지도 않으시고 울기만 하신대요. 노비의 답에 정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국이 화희의 방으로 들어서려 하자 태형이 그 앞을 가로막았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태형의 말에 정국은 한참이고 화희의 처소 문 앞 계단에 앉아 화희를 기다렸다. 희미하게 들리는 흐느낌이 화희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짐짓 떠오르던 해가 산을 넘고 자금성 뒤로 자취를 감추고 나서야 화희는 처소에서 나왔다. 화희의 기척에 잠든 정국의 옆에 앉아 있던 태형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7황자님께서는 언제부터 이곳에 계셨습니까. 화희의 잠긴 목소리에 태형은 대답했다.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 기다리셨습니다. 화희는 한참이고 정국을 내려다 보았다. 고개를 올리니 달이 나뭇가지에 걸려 정국을 비추고 있었다. 화희는 조심스레 정국의 옆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저 달만 따라가면 조선으로 갈 수 있을 것 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 한참이고 눈에 담았다. 태형은 뒤에 우두커니 서서 화희의 얼굴을 살피다 이내 황상궁을 불러 망토를 받아 화희와 정국의 어깨에 둘러주곤 그 옆에 앉았다.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느냐."





"이곳으로 온 그날 이후부터 쭉, 계속 생각했습니다."





"… …."





"분명히 제게 약조했습니다. 전하께서 제 어머니를 잘 보살펴 주시기로. 어머니께서 눈물로 눌러 쓴 서찰에, 제 가문이, 청나라에 딸년을 팔아버리고 반역을 꿰한다며 역적으로 몰리어 가족들이 모두 흩어지고 아버지께서는 참수당하셨다고 합니다. 오라버니는 다 알고 계셨지요? 전하께서 보낼 때 어머니의 서찰도 함께 보내셨을리 없습니다. 오라버니의 짓이지요?"





"너에게 말할 수 없었어. 나도, 화운군의 소실이지 않느냐."





"조선을 제 발 아래에 두고싶어요."





"…이미 결심을 한 것이구나."





"오라버니께서 말리지 않으시리란걸 잘 알아요. 하지만 저는 꼭 황후가 되어야겠습니다. 1황자님을 설득했어요. 7황자님께서 황제가 되는것이 뻔하다고 해도 그 자리를 빼앗기지 말라고."





 그래야 내가 황후가 될테니. 화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7황자가 제 편이여야만 했다. 석진의 자리를 감히 넘보지 못하게 철저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오라버니께서 망토를 제게 둘러주실때 마음 먹었어요. 7황자가 저를 사랑하게 만들것입니다. 그 어떤 상황에도 대국 청이, 저를 버리지 못하게 말입니다. 제가 이 영친왕부에 있는 한 최선을 다하여 1황자님을 보필할 것이지만 1황자가 목숨 하나 부지하지 못하게 되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7황자라는 패를 꺼낼 것입니다. 화희는 참하 입밖으로 꺼내지 못하는 말을 입속으로 삼키며 태형에게 말했다.





"7황자님을 제 처소에 뉘여주세요."










-










"기침 하셨습니까."





"… 아, 형수님."





 정국의 인기척에 화희는 들고있던 찻잔을 내려놓았다. 정국이 멎쩍은듯 누웠던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났다. 화희는 그런 정국을 개의치 않는다는듯 제 맞은편에 찻잔을 정갈히 꺼내어 올렸다. 정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희의 맞은편에 앉았다. 형수님, 무례를 용서하세요. 정국의 말에 화희는 고개를 들었다. 7황자님께서는 제게 왜 그렇게 잘 해주십니까? 김이 피어오르는 찻잔의 인영이 흐릿해졌다. 잔 끝을 어루만지는 하얀 손가락에 정국의 정신이 아득해졌다. 서늘했던 공기가 무색하리만치 등골을 타고 더운 기운이 올랐다. 정국은 예상치 못한 화희의 질문에 마른침을 삼켰다. 제 형님의 부인이니 저또한 형수님께…. 화희는 정국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젖은 눈으로 그를 올려다 보았다. 황자님께서 노력하셨으니, 저도 마음을 열어야겠지요. 화희는 내리갈았던 눈을 천천히 떴다. 꽤나 복잡한 얼굴을 하고 있는 정국에 화희는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7황자님께서는 제가 황후가 되어도 저를 자주 보러 와 주실 것이지요?"





"형수님께서 찾으시면 언제든지요."





"전 꼭 황후가 되고싶어요."





"당연한 말씀을 하십니다. 형수님께서는 당연하게 황후가 되실 것인데."





"아니요, 아닙니다. 전부 7황자님 하기에 달렸어요."





[방탄소년단/전정국] 후궁화희[後宮火熙] : 4 | 인스티즈





 정국은 굳은 얼굴로 화희를 바라보았다. 형수님께서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국의 굳은 말투에 화희는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말을 흘렸다. 7황자님께서 그리 나오시니 제가 무슨 못 할 말씀이라도 올린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네요. 제 말은 그저 그 어떤 누구라도 1황자님의 황위를 빼앗을 자가 있거든 꼭 1황자님을 도와 달란 말씀이었습니다. 화희는 떠보듯 정국의 얼굴을 살피었다. 정국은 그저 찻잔만 물끄러미 내려다 보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황자님께서 어미를 잃은 저를 위로하려 하루종일 제 처소 문 앞을 지키고 기다리신줄 알았는데 아니셨나봅니다. 화희의 은근한 가시돋힌 말에 정국은 뒤돌아 화희를 바라보았다. 형수님께서는 어찌 그리 비수같은 말씀을 잘 내뱉는지 모르겠습니다. 전 그저 형수님과 잘 지내고 싶었습니다.





"남녀사이의 유별은 당연한 이치이온데 어찌 저와 잘 지내고 싶으셨다는 것인지, 참."





"형수님!"





"무엇을 그리 걱정하시는 것입니까? 그저 1황자님을 지켜달라는 부탁일 뿐인데. 혹 7황자님께서 그 황위를 탐하시어 그러시는건 아닐테지요?"





 화희는 맹랑한 말로 정국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그럴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 나에게 접근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만 같다. 정국은 그저 1황자의 부인인 내게 접근하여 나를 흔들어 놓고 그 황위를 자신이 가로챌 궁리로 접근한 것이 자명하겠지. 화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황자님을 가시는 길까지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화희와 정국이 처소의 문을 나서자 석진이 조금 화난 얼굴로 서 있었다. 화희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 들었겠구나. 정국은 표정이 좋지 않은 석진을 보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곤 불쾌하다는 듯 복잡한 얼굴로 성큼이며 왕부를 나섰다. 화희는 그런 정국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표정을 갈무리 하고 석진에게로 눈을 돌렸다. 황자님께서 어쩐 일이십니까. 차갑게 굳은 말투로 석진에게 묻자 석진은 착잡한 얼굴로 화희에게 무언가 내밀었다.





"…그대의 오라비인 태형이 내게 건낸 것이오."





"이것은,"





"조선에서 청으로 시집을 올 때 그대의 어미가 내게 전해주라 이르며 그대의 오라비에게 건냈다고 하였소. 아마도 그대와 그대 어미 사이의 중요한 물건이겠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보다 어미를 그리워 하는 그대가 가지고 있는 것이 맞는 듯 하여 돌려주러 왔습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후궁화희[後宮火熙] : 4 | 인스티즈






 그것은 어린시절 화희가 품고 있던 황동노리개였다. 어머니께서 제게 불운을 막아 준다며 주셨던 노리개라 병상에 누워계시던 어머니께 다시 꼭 돌려받으러 올테니 가지고 있으라 일렀던 것이었다. 어머니는 자신이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도, 돌아오기 전에 집안이 망하고 자신이 죽으리라는 것도 모두 알고 있었던 것 처럼 노리개를 사위가 될 1황자에게 보냈을 것이다. 화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노리개를 꼭 쥐었다. 1황자님의 마음을 잘 알겠으니 돌아가 보세요. 황제의 일을 배우시려면 일각도 금처럼 아끼셔야 하옵니다. 화희의 말에 1황자는 머뭇거리다 화희에게 서찰을 건내주었다. 이게 무엇이냐는 화희의 눈빛에 석진은 얼버무리며 말했다. 나중에 혼자 있을때 봤으면 하는데…. 석진의 말에 화희는 고개를 끄덕이곤 휑하니 제 처소로 들어가 버렸다. 석진은 한참이고 문 앞에 서서 화희가 들어간 문을 바라보다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화희는 석진의 발걸음이 멀어지기가 무섭게 자신에게 건내었던 서찰을 꺼내어 읽었다.





[방탄소년단/전정국] 후궁화희[後宮火熙] : 4 | 인스티즈





"황제가 명하노니… …1황자는 적통의 명분을 이어, 전장에 참가하라."





 그야말로 청천병력같은 소식이었다.




















 




 
독자1
ㅠㅠㅠㅠ 석지니가 전쟁에 참여하면 ㅠㅠㅜㅜ
어떻게되는거지요 ㅠㅜㅜ? 너무재밌어용

5년 전
손애
석진이가 전쟁에 참여하게 되면... 여주 운명이..ㅠㅠ
5년 전
독자2
어머... 작가님... 저 지금 군남이랑 후궁환희 다 읽어봤는데... 헐... 이거 뭐예요...ㅠㅡㅜ
5년 전
독자3
진짜 ㅠㅠㅠ 전쟁에 참가하게 되면... 앞에 어찌될지 눈에 훤하기도 하고 ㅠㅠ 눈물이 나네요
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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