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터지는 밤이나 새벽에 볼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저는 김달빛입니다.
<그대가 머무는 달빛 아래서> -01
*
혼자 사는 '집'이라는 공간은 내겐 그저 커다란 우리와 같았고 그것은 곧 차갑고, 어두운 외로움. 그리고 악몽만을 안겨다 줄 뿐이다.
흔히들 생각하는 언덕위의 하얀 집은 아니어도 지나가다가 보면 '저 곳엔 어떤 사람이 살까?'하는 의문을 품게 해주는 집이다. 그래서 내가 이 집을 산 것이기도 하
다. 집의 벽을 감싸고 있는 흰 색들과 넓디넓은 정원의 색색 깔의 튤립들은 저마다 조화를 이루었다.
로맨틱하기 그지없다. 나, 남우현과는 다르게.
내가 이 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정원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이다.
악몽으로 밤을 지새울 때면 밖으로 나와 언덕에 누워 달을 바라보곤 한다. 그러면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가족들을 생각한다.
내가 일곱 살 때쯤, 부모님은 날 버렸다.
사실 부모님이 버렸다기보다는 세상이 나를 버렸다고 하는 게 맞는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 기억이 나는 것은 내가 고아원에서 자라왔다는 것과 어느 순간 정말 착한 동생 때문에 지금 이런 호화로운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성종은 너무나도 고마운 동생이다. 나는 고아원에서 이리저리 치여 지냈다. 결국 난 그 곳을 뛰쳐나왔고 지하철역주변에서 노숙한 지 일주일이 채 안되던 날,
그 아이는 어디선가 나타나 나에게 돈을 쥐어주고 내일 오겠다며 뒤돌아서 어디론가 뛰어갔다. 하루가 지나고 나는 더 꾀죄죄해졌고 성종이는 전날처럼 말끔한
모습으로 어떤 할아버지와 함께 내게 다가왔다. 날 입양하겠다고 한다.
당황스러웠다. 너무나.
"저희 도련님께서 제게 부탁을 하시더군요.허허"
그러더니 할아버지가 손을 내밀었다.
그 후로 나는 성종이의 집에서 살게 되었다.
성종이는 그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얼굴에 미소를 머금으려 노력하는 아이였다.
내게 달려와서는 "형 이거 먹을래요? 완전 맛있어!" 라며 먹을 것을 권하는가하면,
어쩔 때는 혼자 삐져서 자기 방에서 안 나올 때도 많았다. 그럴 때면 내가 어떤 할아버지로만 알았던 집사 분께서 성종이를 달래느라 애쓰셨다.
성종이가 스무 살이 된 올해는 너무나도 슬픈 한 해가 될 것 같다.
스무 살이 되자마자 그는 부모의 유산을 모두 물려받았고 그것의 반절이상을 내게 주었다.
"야..뭐야..이성종? 네 유산을 왜 나한테 주는 건데..?"
"형은 내 가족이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 까불지 말고, 너 장난치려는 거면 당장 그만둬."
"장난이라고? 장난?..지금 장난으로 보여?"
표정이 굳는 걸 보니 진심이었다.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했다. 왜 그랬을까.
그 일이 있고나서 고작 3주 뒤, 그와 그의 집사는 행방불명이 되었다.
세상은 나에게 단 한 사람도 양보하지 않았고 선심을 베풀지 않으려 한다.
나는 성종이의 빈 집을 나왔고 독립을 하게 되었다. 지금의 집을 샀고 나 때문일 것이라는 죄책감에 계속 악몽을 꾼다.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아봤지만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 그만 둔 지 오래.
행방불명이 되어버린 그는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소식이 없다. 그의 상상할 수 없는 재산이 내게 나누어지고 그가 없어진 이후,
나는 줄곧 그를 찾는 일에 나를 소비했다. 허나 소용이 없다. 마음을 다스리려 잠시 성종이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정리한다.
'잊자. 3개월이라는 시간과 그 전의 시간들. 모든 것을.'
풀들과 나무들의 사이, 달의 곁에서 잠이 든다.
다시 깨어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하지만 알고있다.
내일이란 것은 다시 나를 찾아올 거라는 걸.
그대들
커플링이 안나왔다고 서운해하지 말아요.
곧 나올테니까. 헤헤.
아 맞다. 댓글 꼭 남겨주세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0^
- 저는 여백좋아해요 여백 많다고 뭐라하지마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