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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꼬으으으으옥!틀어줘요(찡찡) 

 

 

[세준] 270의 나날 | 인스티즈

 

 

0.5 

유통기한 9개월이면 기네. 

 

사람은 누구나 다 죽는다. 단지 순서의 차이일 뿐. 

이렇게 위로하면 울적한 기분이 좀 나아졌다. 

 

그래요. 저는 9개월짜리 인간입니다. 

 

0.5 

누군가에게 내 이름이 불려진게 언제였더라. 

 

[오세훈 환자!] 

 

기억이 났다. 얼마 전 병원 간호사분께 들었다.  

안타깝게도 내 이름 뒤에 뭐가 붙어버렸지만.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서 하고싶은게 딱히 떠오르지않는다. 그냥 소원이 있다면 내게 남은 시간이 최대한 느리게 갔으면 하는 것.  

솔직히 두려운게 사실이다. 어느 누가 죽음을 반겨하겠는가. 뭐 죽지못해 사는 사람도 있긴하겠지만. 

 

난 모아둔 재산도 많지않았고 해외여행을 한다거나 높은 산에 오르는둥, 내 인생 마지막 패러글라이딩을 하고싶지도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지내다가 자는 것처럼 죽는 게 나았다. 

 

그러니까, 

깊은 꿈에 빠져 못 깨는 거다. 

평생. 

 

우울한 과거사는 이제 싫기보단 그리웠다. 나는 어느 막장 드라마 여주인공과 같은 가족사를 지닌 사람이었다. 

 

금수저를 물고 모두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다고한다. 그렇게 유복하게 자라다가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나고, 어머니는 집을 나가셨다. 멀리멀리 쫓아가지도 못하게 머얼리 도망가셨다. 아버지는 독서를 좋아하셨는데 그 뒤로는 책을 팔아 술을 사 드셨다. 그리고 내 위에 하나있던 누나는 독립했다. 어린 내가 봤을때도 그건 독립이 아니라 어머니를 따라 한 도망이었다. 탈출. 그리고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근데 누나가 도망갈 때 몰래 나에게 울며 그랬다. 사실 엄마가 죽을 병에 걸렸다고. 그래서 집을 나가신거라고. 사실 그전에는 엄마가 미웠다. 근데 이제는 뭐.  

 

왜 도망가셨는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한국의 여름은 덥기보단 습하다. 습해서 더워. 작은 원룸은 내 취향대로 꾸몄다. 아기자기한 건 질색팔색. 블랙 앤 화이트로 가구들을 사서 배치했다. 평범한 원룸 외양과는 다르게 내부는 어느 도시의 값비싼 호텔 방 같았다. 저녁이 되면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17년산 와인을 마셨다. 그게 내 고상한 취미였다. 에어컨 틀고 17년산 와인을 마시며 오질나게 슬픈 영화보기. 근데 딱히 슬프진않았다. 어두운 방, 도시의 조명만이 날 비추는 밤의 연속이었다. 

 

외롭고 지루했다. 

 

그래도 죽기전에 의미있는 일 하나는 해놓고 가야할 것 같다. 

 

 

Sh : 오늘같은 날은 너무 우울하네요 

 

코튼 : 여긴 비까지 와요 

 

Sh : 코튼님 

 

Sh : 설마 오늘이 저와 마지막 채팅은 아니겠죠? 

 

코튼 : 네.. 아직은 용기가 부족한것 같아요 

 

자살카페에 가입했다. 

9개월 남은 사람이 자살카페에 가입하다니. 누가 보면 참 성격 급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난 죽는게 달갑지않은 사람이었고, 그래도 뭔가 죽기전에 의미있는 일을 하고 가려고 가입한 것이었다. 죽기싫은 사람에게 죽고싶어하는 사람은 복에 겨워 허덕이는 부르주아였다. 불쌍한 부르주아. 난 한 사람 살리고 나 죽자는 생각으로 카페에 가입해서, 코튼이라는 닉네임의 남자를 알게되었다.  

 

그 '코튼'이라는 남자는 사는게 의미없이 느껴져 자살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이 남잘 살릴거고, 이 남자가 사는게 나에겐 의미가 될 계획이다. 그렇게 '코튼'은 죽지않고 의미있는 삶을 살 것이다. 

 

..... 살 것이다. 

 

코튼을 만났다. 이름은 김준면이었고 나보다 키가 좀 작았다. 근데 생긴 건 잘 생겨서 연예인이라해도 믿을 뻔 했다. 그리고 참 하얬다. 우리가 만나기로 한 장소는 한강공원. 약속시간은 오후 7시. 한여름이라 해도 지지않은 저녁 시간대였다. 더워서 그랬는지 그때 나는 참 들떠있었다. 

 

[하하. 세훈씨는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인 분이네요.] 

 

[그런가요? 아닌것 같은데...] 

 

일단 만나야지 뭔 말을 하고 죽는 걸 말리지. 말이 잘 통하는 것 같으니 한번 만나보자고 내가 먼저 제안했다.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장을 받을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흔쾌히 수락을 받아내서 얼떨떨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안면을 트고, 관심사를 공유하고, 또 헤어지고, 집에서 채팅하고, 다시 만나고. 김준면씨와 나는 꽤 각별하다면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사람 사귀는 것에 별 재미를 못 느끼는 나였는데, 마지막으로 알고 갈 사람이라 그런지 그와 있는게 혼자 있는것보다 훨씬 나았고 더 나아가 채팅보단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하는 걸 더 하고싶어졌다.  

 

웃으면 예쁠 사람인데 웃지않던 그가 점점 웃는 것이 잦아졌다. 그에 비례하게 나도 많이 웃었고 즐거워했다.  

 

[세훈씨. 내가 형 인거 알아요?] 

 

[알고는.. 있었죠, 근데 왜요?] 

 

[에- 형 소리 하기 싫어서 모른 척 했구나?] 

 

[아니에요! ... 그럼 형 소리 듣고싶어서 이렇게 떠보는건 누구고요?] 

 

[크크, 아무튼 세훈씨 은근히 귀엽다니깐.] 

 

손으로 입을 가리면서 웃는데 단내가 나는 것 같았다. 생기있는 미소. 웃을때마다 귀엽게 접히는 눈. 웃으니까 더 예쁜 김준면씨는 이제 죽을 생각을 접은 것 같아보였다. 그 이유가 나였음하는데. 또 그렇지도 않다.  

 

270일짜리에게 그런 큰 의미를 두지마세요. 

 

나한테 의미를 두기엔 준면씨가 너무 소중해서 

내가 미안해져요. 

 

270 

코튼 : 세훈씨! 

 

코튼 : 저 이제.. 여기 탈퇴하려구요 

 

Sh : 잘 생각했어요 

 

코튼 : 감사해요. 

 

Sh : 감사까지야! 저도 이제 여기 탈퇴할 생각이에요 

 

코튼 : 윈윈 한건가? ㅋㅋ 

 

Sh : 준면이 

 

코튼 : ? 

 

Sh : 형. 

 

Sh : 저도 형 덕분에 살 이유를 찾게됬어요 

 

Sh : 고마워요 

 

Sh : 잊지못할거에요 

 

Sh : 진짜. 

 

Sh : 죽을때까지 

 

이제 나의 임무는 끝났다. 김준면씨가 자살카페를 탈퇴한다고 했다. 죽지않겠다는 뜻이였다. 사실 내 채팅 뒤로 김준면씨가 여러개 채팅을 보내왔다. 나는 일부러 보지않았다. 봤다간 더 죽기싫어질 것 같아서. 바보같이. 

 

이젠 다 끝났다.  

그 죽일놈의 270일. 

 

어릴적부터 난 엄마의 판박이라는 소릴 많이 듣고 자랐다. 그래서 죽는 것도 같나보다. 그 이유도 방식도. 

 

나는 일전의 미운 엄마와 같이 김준면에게서 이렇게 도망쳤다. 잡지못하게 멀리 멀리. 

 

코튼 : ㅋㅋ... 낯간지러웠다 솔직히 

 

코튼 : 그래도 형이라고 불러주니 고맙네 

 

코튼 : 아! 채팅상으로만 하기없기! 

 

코튼 : 담주 월요일 날 만나서 파스타 먹으러 가자! 

 

코튼 : 빨리 좀 읽어 

 

코튼 : ~~~~~~ 

 

코튼 : 세훈아 

 

코튼 : 자? 

 

코튼 : 지금 딴거하지? 

 

코튼 : 화요일에는 옷 사러 동대문 갈래? 

 

코튼 : 진짜 자냐.. 

 

코튼 : 그럼 잘 자고 월요일 날 봐! 

 

코튼 : 내 번호는 010-0522-1234 

 

코튼 : 음 

 

코튼 : 세훈아! ... 

 

코튼 : 잘자고 

 

코튼 : 내 꿈꿔. 

 

Sh 

달콤한 꿈을 만났다. 

깊은 꿈에 빠져 못 깨는거다. 평생. 

 

 

난 소원 이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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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일=엄청 대략 9개월/Sh=오세훈/코튼=김준면/(노파심 발동) 참고로 마지막 준면이가 보낸 채팅들은 세훈이가 못 보는거에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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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금 이걸 보시는 분들은 제 부족하고 우울한 글.. 을 읽어주신 분들이겠죠?! 감사합니다ㅜㅜ 본격 세준이들 썸타다 그만(.....)하는 글입니다ㅋㅋ...다시한번 제 부족한 글 읽어주신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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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야짖어라 는 그 한편이 end에요ㅜㅜ.. 열린결말 맞구요 다음편 기다리신분은 .. 미안하다!!!!... 하지만현실 카준은 행쇼하니깐..여..(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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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세훈이의 꿈이 이루어진걸 축하해야하는 걸까요 ㅠㅠㅠㅠㅠㅠㅠㅠ 작가님 글 정말 잘 보고있어요 ㅠㅠ 그나저나 개야 짖어라는 단편이군요 엉엉 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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