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김준면]남동생 담임선생님이랑 연애하는썰19
겨울이 막 가고 봄이 와 따끈 따끈하던 계절이었어
그 날은 일어날 때부터 기분이 좋진 않았어
그 전날, 미루고 미뤄서 포화 상태인 상태에서 급하게 과제를 끝낸다고 잠을 거의 자지 못했었거든
근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을 잘 못 잔거인지 어깨도 뭉치고 막 온 몸이 쑤셔왔어
지친 몸을 겨우 일어켜서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데 너무 피곤하고 귀찮고 짜증이 나는거야
그래도 출석은 어떻게든 꽉 채워야 된다는 생각에 준비를 하는데 그 날따라 옷도 하나같이 마음에 안 들고 화장도 다 뜨는 거 같고 그러는거야
그래서 그냥 화장 다시 다 지우고, 피부 화장만 대충하고 나왔어
그래서 평소보다 약간, 아주 약간 늦은거 였는데 항상 타던 버스가 신호등 건너편에서 지나가 버리는거야
그 때 진짜 왠지 오늘은 험난한 하루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한숨부터 나왔어
10분 정도 지나고 다음 버스를 부랴부랴 타고 그제서야 여유가 생긴거야
그래서 그 날 일어난 지 처음으로 핸드폰을 보게 됐어
항상 오빠가 오빠 일어나서 출근할 때 나한테 일어나면 연락하라고 문자해놓고 그러거든
그 날도 문자가 와 있는데 내가 그 날따라 기분이 안 좋아서 왠지 오빠한테 툴툴대고 괜히 화내고 그럴거 같은거야
그래서 그냥 학교가서 피곤한거 풀리고 하면 답장하려고 답장 안하고 핸드폰 덮었어
늦게 탄 버스 때문에 늦긴 했지만 그래도 제 시간에는 도착할 수 있었어
평소엔 나보다 늦게 오는 김종대가 먼저 와서 자리 맡아두고 있다가 내가 오니깐 가방 치워줬어
"뭐야? 너 왜 이제 왔어?"
"...버스 놓쳤어"
"헐?니가 버스를 놓쳐?"
"...어제 과제한다고 못 잤어"
"그래서 어쩐지.... 정상으로 보이진 않는다?"
"...죽을래? 교수님 들어오셔서 출석체크할 때 깨워줘"
10분도 안 되는 시간동안 잠깐 눈 붙이고 있다가 출석체크할 때 쯤 깨워준 종대 덕에 일어날 수 있었어
어떻게든 눈 뜨고 수업 듣고 필기하려고 정신을 다잡는데 자꾸 눈이 감겼다 그래서 너무 힘든거야ㅠㅠㅠㅠ
졸았다 깼다 필기해서 그런지 잠깐 정신 차려서 책을 보니깐...ㅎ
그건 필기가 아니였엌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휘적휘적 선만 몇 개 그어있곸ㅋㅋㅋㅋㅋ
그거 보고 한숨 쉬고 있으니깐 김종대가 내 책 한 번 보더니 자기도 한숨을 푹 쉬더니 자기 가방 위에 올려둔 가디건을 집어니 내 책 덮고 그 위에 가디건을 올리는거야
"뭐야?"
"그냥 엎어져서 자라,자"
"나 필기해야 되는ㄷ..."
"그게 필기야? 나중에 보여줄테니깐 그냥 자"
하고 그냥 내 얼굴 눌러서 책상 위에 올려 둔 가디건에 묻어버림ㅋㅋㅋㅋㅋ
일어나려고 하는데 고개 들 것 같을 때마다 고개 다시 눌러버리는 김종대 덕분에 어쩌다보니 자고 있더라ㅠㅠㅠ
수업 끝나고 흔들어 깨우는데 이 날처럼 김종대가 이뻐보였던 적은 없었다ㅠㅠㅠㅠ
그렇게 두 강의 연속 김종대의 필기에 도움을 받고 연달아서 푹- 잤어
그러고 나는 강의가 끝이서 집에 가려고 했는데 김종대가 자기 교양 하나 듣고 졸업하신 선배님이랑 약속있는데 선배가 나 데리고 나오라고 하셨다고 나보고 과방에서 기다리라 그러는 거야ㅠㅠㅠㅠ
그 날 진짜 기분 별로여서 안 가려고 했는데 그 선배분들이 날 워낙 이뻐하시기도 했고 취업 준비하신다고 거의 못 봐서 가기로 했어
그래서 과방 가서 그냥 푹 잤엉ㅋㅋㅋㅋㅋ
그러고 한참 있다 누가 날 거칠게 깨우길래 보니깐 김종대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날 보고 있더라...ㅎㅎㅎ
"작작 자, 선배 교문 앞에 오셨대. 내려가자"
"벌써? 지금 몇 시야?"
"지금? 4시 반"
"으아- 오늘은 자다가 다 가는거 같애"
선배가 교문에 오셨다고해서 급하게 교문에 나가는데 뛰어내려가다 넘어짐...ㅋ
무릎에서 피가 솟구치는거야ㅠㅠㅠㅠ
진짜 몇시간 동안 잠만 자서 별 일 없나 했더니 밖으로 나오자마자 진짜ㅠㅠㅠㅠ
급하게 벤치에 앉아서 가방에 있던 물티슈 몇 장 북북 뜯어서 대충 피만 닦아내고 편의점에서 제일 큰 밴드 사서 무릎에 팍! 붙였어
"무슨 애도 아니고....(한숨)"
"내가 넘어지고 싶어서 넘어졌냐고오ㅠㅠㅠㅠ"
"됐고, 빨리 와, 선배 기다리시잖아"
정문 앞으로 다시 급하게 가니깐 선배 두 분이서 기다리고 계시는거야
"선배애애애애애애애-! 오랫만이에요오오오오-"
"저러다 또 넘어지지...안녕하세요,선배"
"○○이,넌 오랫만에 봤는데도 똑같네에? 오오, 김종대, 남자 다 됐네,다 됐어"
선배들이 밥 사주신다고 하셔서 조금 이르긴 하지만 밥 먹으러 고기집에 갔어
처음에는 막 안부 묻고 요즘 과 어떻냐고 막 그러고 한다고 분위기가 괜찮았어
근데 주제가 어찌어찌해서 현실적인 취업문제로 넘어가버리니깐 완전 분위기가 푹 젖어버린거야
"와, 난 내가 세상에서 제일 열심히 취업 준비 한 줄 알았거든?"
"나도, 근데 날고 기는 애들 천지야, 무슨"
"진짜 너네도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 자격증이고 뭐고 다 따고 봐야돼,진짜"
사실 우리학교가 어디가서 학벌 때문에 차별받을 학교는 아니거든
선배들도 사실 계속 상위권 유지하셨던 분들이고, 선배들 스펙 대단한건 나도 알거든
근데 선배들이 저렇게 취업 때문에 스트레스 받으시니깐 나까지 막 급격하게 우울해 지는거야
우울한 분위기가 계속 지속되다가 일어나기로 했어
그 때 잠깐 시간 보려고 핸드폰을 열었는데, 그제서야 내가 오빠한테 오늘 연락 한 번도 안했다는게 생각이 난거야
[일어났어?]
[학교는 잘 갔지?]
[오늘 많이 바쁜가 보네. 이거 보면 문자라도 하나 넣어줘]
[○○아,어디야]
[연락 안 되네. 무슨 일 있어?]
진짜 이런 식으로 오빠 문자가 너무 많이 와 있고 부재중 통화도 많이 와 있었어
근데 내가 그러면 안되는데 아까 선배들이랑 취업 문제로 이야기하다 보니깐 갑자기 열등감? 같은게 오빠한테 생기더라고
나는 조금 있으면 4학년이고, 취업할려고 발버둥을 쳐야되는데, 오빠는 이미 취업 다 했고, 게다가 공무원이니깐 자격지심이 막 생기는거야
집에 가려고 버스를 딱 탔는데, 다시 급격히 우울해졌어
그래서 창문에 머리 기대고 이런 저런 생각하고 있는데 집에 가까워질수록 비가 내리는 거 같았어
그렇게 많이 내리는 건 아닌데 정류장에서 집까지 맞으면 온 몸이 다 젖을 것 같았어
누구보고 데리러 오라고 하고 싶은데 딱히 데리러 오라고 할 사람이 없는거야
아빠 엄마는 출근하셨을테고, 종인이도 학교 갔을거고, 옆 아파트 사는 박찬열도 학교 갔겠고.
마지막으로 오빠가 남았는데, 그 날 오빠가 야자까지 감독이라고 했던 걸 얼핏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지금 이 기분으로는 오빠를 볼 자신이 없었어
어떡하지 어떡하지하다 보니깐 내려야 할 정류장에 도착했어
갑자기 내리는 봄비라 그런지 가방 같은 거 머리에 쓰고 뛰어가는 사람들이 많았어
그래서 나도 그냥 맞고 가자라는 생각에 핸드폰이랑 소지품 가방 안에 넣고 뛸려니깐 뛸 힘도 없는거 같은거야
그래서 그냥 걸었어
오늘 생각할 것도 많은데 비나 맞으면서 걷자,하고
근데 이 꼴로 차마 큰 길로는 못 갈 것 같은거야
그래서 평소에는 큰 길로 집에 갔는데 오늘은 오솔길? 이라고 해야되나,아파트 옆 길로 작은 길이 있거든
큰 길이랑은 반대편인데 인적도 없고,그런 길이 있어
그래서 그냥 그 길로 천천히 걸었어
천천히 걷다가 우리 집 앞에 코너에서 딱 돌았는데, 익숙한 사람 모습이 보였어
누가 봐도 오빤데, 아파트 현관에서 내가 항상 다니던 큰 길 쪽을 계속 바라보다가, 자기 휴대폰 한 번 보고 있는거야
근데 그 모습 보니깐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졌어
오빠는 저렇게 나 하나 연락 안된다고 저기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는 오빠한테 자격지심이나 가지고, 열등감이나 생겨서 괜히 연락 안 하고,
그래서 섣불리 오빠한테 다가가지도 못 하고 그냥 그 자리에 멈춰서서 오빠 계속 보고 있었어
오빠가 핸드폰이랑 저 쪽 큰 길이랑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는데 무심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어
처음에는 나인줄 몰랐는지 그냥 다시 고개를 돌렸다가, 잠시 뒤에 다시 내 쪽으로 고개를 휙-돌리더니 날 빤히 바라보는거야.
그러더니 급하게 자기 자켓 벗어서 나 있는데로 뛰어오는데, 그 때부터 오빠한테 미안해서 눈물이 나오더라
오빠는 내 쪽으로 급하게 뛰어와서는 자기 자켓 내 머리에 씌워주고, 나 데리고 아파트 현관 안으로 가는데, 오빤 또 비를 다 맞는거야
그게 더 서러웠어
"오늘 무슨 일 있었어?"
"......"
"연락 안 되서, 걱정했잖아"
오빠가 나한테 계속 말 붙이고 무슨 일 있냐고 묻는데도 난 울음에 북받혀서 아무 말도 못하겠었어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오빠 보면서 우니깐 오빠가 그냥 안아주더라
"괜찮아, 괜찮으니깐 뚝 하고"
"쉬-, 착하지. 괜찮아, ○○아"
계속 나 토닥토닥해주면서 괜찮다고 해주는데 난 그게 더 미안해서 울고,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뚝 그치고, 오빠 보니깐 오빠가 베시시 웃더라
그러고 내가 막 미안하다고- 오늘 기분 안 좋고 이런저런 일 있어서 연락 안하게 됬다고 그랬어
"다음엔, 꼭 연락하자, 알겠지?"
"니 짜증도 다 받아줄 수 있으니깐, 오빠 걱정 안하게 연락해줘야돼, 알았지?"
"난 니가 짜증내는거 보다, 연락 안되는거 더 속상해"
"오늘은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에 씻고, 다시 연락해. 알겠지?"